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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의 진화

연애의 주도권을 둘러싼 성 갈등의 자연사
리처드 프럼 지음 | 양병찬 옮김
동아시아

2019년 05월 07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4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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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7.81MB)
ISBN 9788962622782
쪽수 5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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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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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과 욕구의 자연사!
적응주의와 자연선택만을 맹신해온 이들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불편함을 안겨줄 발칙한 문제작 『아름다움의 진화』. 30년 이상 수리남과 안데스산맥 등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새들이 선보이는 갖가지 아름다움을 관찰하고 연구해 온 저자는 놀랍도록 다양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은폐되었던 다윈의 아이디어에 깊이 매료되어 이 책을 써냈다.

이 책은 ‘성선택’이라는 다윈의 잊힌 이론을 전면으로 내세운다. 누구나 《종의 기원》은 알지만, 다윈의 후기 저작인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심지어 성선택의 개념조차 낯설다. 그러나 자연에서 나타나는 아름다움은, 자연선택과 적자생존의 개념만 가지고는 결코 오롯이 설명해낼 수 없다. 저자는 도저히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아름다움의 방식이 제각기 진화해왔다고 이야기하면서 성적 자기결정권과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나름의 전장에서 싸우고 있는 모든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의 이야기는 현존하는 새들의 생태, 서식지, 구애행동만이 아니라 그들의 조상 이야기에까지 다다르며, 나아가서는 유인원 그리고 종래에는 인간 사회의 문화와 섹슈얼리티까지도 두루 섭렵한다. 조류관찰 이야기의 재미에 빠져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 이르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갈망하던, 순수하게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그 이상의 통쾌함을 선사한다.
저자의 추론에 따르면, 성적 강제와 물리적인 억압이 성행하던 시절에는 조류와 영장류를 불문하고 아름다움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동물이 성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비로소 아름다움에 의미가 생겼다. 한 종 안에서 양성의 성적 자율성이 담보될 때, 배우자선택의 기준으로 남는 것은 결국 순수한 아름다움인 것이다.

저자는 자연계에서의 아름다움과 욕구는 우리 인간의 개인적 경험과 마찬가지로 비합리적이고 예측하기 어렵고 역동적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자연에는 쓸모없는 아름다움도 있기 때문에 더욱 찬란하게 빛나며, 아름다움은 그저 아름다움을 위해 아름다운 것이고, 아름다움 자체가 목적임을 강조하고 지금도 어딘가에 보지 못한 채 숨겨져 있을,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에 찬사를 보낸다.
『아름다움의 진화』에 쏟아진 찬사들
프롤로그
1. 다윈의 정말로 위험한 생각
2. 이 세상에는 별의별 아름다움이 다 있다
3. 춤추고 노래하는 마나킨새
4. 일생을 탕진하는 퇴폐적 아름다움
5. 백악관을 뒤흔든 오리의 페니스
6. 데이트 폭력은 이제 그만!
7. 로맨스 이전의 브로맨스
8. 사람에게도 별의별 아름다움이 다 있다
9. 이 세상에는 별의별 쾌락도 다 있다
10. 섹스 파업이 불러온 평화
11. 호모 사피엔스의 호모-섹슈얼리티
12. 아름다움을 위한 아름다움
감사의 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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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성선택 이론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진취적인 점은, 미학적 성향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그는 자연계에 나타난 아름다움의 진화적 기원을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동물적 욕구의 결과’로 파악했다. 이 생각이 급진적인 이유는, 생명체(특히 암컷)를 종 진화의 능동적 주체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은 경쟁?포식predation?기후?지리 등의 외력external force이 생명체에 작용하는 데서 비롯하지만, 이와 달리 성선택은 생명체가 스스로 담당하는 독립적이고 자기 주도적self-directed인 과정이다. 다윈은 암컷을 ‘미적 취향을 가진 존재’와 ‘심미적 존재’로, 수컷을 ‘배우자를 매혹하려 노력하는 존재’로 서술했다.

_44쪽.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는 이 구절에서 적응주의adaptationism가 탄생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적응주의자들은 ‘자연선택에 의한 적응’을 가장 강력하고 보편적인 힘으로 내세우며, 그것이 진화과정을 늘 지배할 거라고 믿는다. 또는 월리스가 단언한 것처럼, “자연선택은 엄청난 규모로 끊임없이 작용하므로, 다른 모든 진화적 메커니즘을 중화한다”라고 믿는다.
월리스는 다윈의 ‘비옥하고 창의적이고 다양한 지적 유산’을 ‘지적으로 빈곤하고 획일적인 이론’으로 변형시켰는데, 오늘날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다윈주의는 후자에 가깝다. 그즈음 월리스의 행동 중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독선과 고집이라는 적응주의적 논증 특유의 스타일을 확립했다는 것이다.

_60쪽. ‘다윈의 정말로 위험한 생각’ 중에서

어떤 경우든, 대칭가설은 청란의 날개깃과 꽁지깃에 나타난 패턴과 같은 복잡한 장식물의 진화를 부분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다. 설사 그런 측면이 존재하더라도, ‘완벽하게 대칭적인 신호에 대한 자연선택’으로는 청란의 깃털과 과시형질에 무수히 숨어 있는 특이적이고 복잡한 세부사항을 단 하나도 설명할 수 없다.

_129쪽. ‘세상에는 별의별 아름다움이 다 있다’ 중에서

배우자선택의 자유를 파괴하려는 폭력적 시도가 곳곳에 깔려 있지만, 암컷의 배우자선택이 우 위를 유지하는 한 아름다움은 계속 발전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암컷의 성적 자율성은 ‘수컷에 대한 권력 행사’의 형태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단지 배우자선택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한 메커니즘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암컷 오리는 수컷에게 성적 주도권을 행사하지 않으며, 자신이 선호하는 배우자에게 언제든지 바람을 맞을 수 있다. 암컷은 성폭력에 맞대응하여 수컷을 지배하도록 진화하지 않았으며, 단지 자신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 진화했다.

_266쪽. ‘백악관을 뒤흔든 오리의 페니스’ 중에서

바우어는 미적인 건축물일까? 절대적으로 그렇다. 바우어는 (암컷을) 보호할까? 정말로 그렇다. 바우어가 미적으로 복잡하고 다양하게 진화한 것은, 바로 그것의 보호 기능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바우어의 진화적 기능은 미적 평가를 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며, 이러한 환경은 암컷을 데이트 강간date rape에서 보호한다. 바우어 덕분에 일단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면, 암컷은 좀 더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의 아름다움에 대한 미적 선호를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다.

_309~310쪽. ‘데이트 폭력은 이제 그만!’ 중에서

“평등한 몸집에 대한 여성의 선호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신체적 우위 감소’로 이어지며, 성적 강제를 비롯한 폭력에 저항할 기회를 향상시킨다”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여성의 배우자선택을 통한 몸집의 이형성 감소는, 그와 관련된 남성의 행동 변화(특히 공격성 감소와 사회적 관용 증가)를 끌어낼 수 있다.

_444쪽. ‘섹스 파업이 불러온 평화’ 중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간이 침팬지와 공통조상에서 갈라진 이후 수백만 년 동안 발달한 여성의 성적 자율성은(진화적 맥락 2) 비교적 최근에 진화한 두 가지 문화혁신의 도전에 직면했다. 하나는 농업이고, 다른 하나는 농업과 함께 발달한 시장경제다. 이 ‘쌍둥이 혁신’은 우리 조상들이 궁핍한 생활을 영위하던 600세대 이전 시대에 나타나, 부富를 창출하고 차별적으로 분배할 기회를 창조했다. 남성들이 이러한 기회를 틈타 물질 자원에 대한 문화적 통제권을 장악하자, 남성의 사회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가 새로 창출되었다. 전 세계의 많은 문화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고안된 가부장제는, 여성의 삶 중 거의 모든 영역에 대한 통제권을 남성에게 넘기는 기능을 수행해왔다. 요컨대, 현대 여성들이 과거에 진화를 통해 얻은 성적 자율성을 완전히 향유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주범은 가부장제라는 문화의 진화였다.

_496쪽. ‘아름다움을 위한 아름다움’ 중에서

자신이 누리는 권력과 특권을 정당화하려는 듯, 가부장제의 옹호자들은 종종 페미니즘을 ‘권력 장악을 위한 이데올로기’로 매도한다. 그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페미니스트들은 남성의 삶을 조종하고, 그들의 자연발생적·생물학적 특권을 부인하며, 그들을 부차적인 지위로 끌어내리려고 한다.” 예컨대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한 법학자는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합법적 권리마저 “자신의 개인적인 성적 욕구를 타인에게 강요하려고 한다”라고 그릇되게 비판한다. 성적 자기결정권은 강간과 성범죄를 규정한 법령 중 대부분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런 어처구니없는 비판은 성적 자기결정권의 개념과 생물학적·문화적 발생과정을 근본적으로 오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_499쪽. ‘아름다움을 위한 아름다움’ 중에서

‘아름다움’을 과학의 영역으로 복권시키는
진짜 다윈주의자의 아름다운 반란!

2017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ㆍ 2018 퓰리처상 최종후보작
성선택과 동물의 아름다움이 펼쳐지는 생생한 현장으로의 초대

2013년 프린스턴대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밴 버냉키(당시 연방준비제도 의장)는 “제군들은 이 점을 명심하세요. 신체적 아름다움은 다른 사람들이 장내 기생충을 많이 갖고 있지 않음을 확인하는 진화적 방법이에요”라는 말을 남겼다. 이것은 외형의 아름다움이 육체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정직한 신호라는 믿음에 기초한다. 이러한 ‘적응주의’ 이론에 따르면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동물들의 ‘성선택’은 결국, 적자생존의 법칙에 기초한 ‘자연선택’의 부수적인 곁가지에 불과하다. 심지어 생물학자들 사이에까지도 이러한 믿음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정작 자연선택과 성선택 개념을 처음 제시한 다윈은 결코 성선택을 자연선택보다 낮춰 보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 책의 저자인 리처드 프럼은 30여 년 동안 수리남과 안데스산맥 등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새들이 선보이는 갖가지 아름다움을 관찰하고 연구해왔다. 그리고 이 모든 자연의 경이와 아름다움이, 결코 “자연선택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성선택은 결코 자연선택의 시종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는 “단언하건대, 우리는 진짜 다윈을 모릅니다.”라고 말하며, ‘성선택’이라는 다윈의 잊힌 이론을 전면으로 내세운다. 그는 30년 이상의 조류관찰 과정에서 놀랍도록 다양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고, 은폐되었던 다윈의 아이디어에 깊이 매료되어 이 책을 써냈다. 저자가 처음으로 펴낸 책이지만, 이 책에 담긴 풍성하고 매혹적인 발상은 단번에 수많은 사람을 사로잡았다. 2017년에 《뉴욕 타임스》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10권의 책 중에, 유일한 과학 책으로 당당하게 자리를 잡았으며, 2018년에는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에서 최종후보에 올랐다. 적응주의와 자연선택만을 맹신해온 이들에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불편함을 안겨줄, 실로 ‘발칙한’ 문제작이다.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갈망하던, 순수하게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그 이상의 통쾌함을 선사할 책이기도 하다.

2017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
2018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

만국의 피메일(Female)이여, 단결하라!
모든 동물의 역사는 젠더 투쟁의 역사다

“인간과 비인간 동물은 엄연히 다르다. 비인간 동물들 사이에서 자행되는 강제교미와 인간의 강간을 같이 취급하는 것은, 인간의 강간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맥락을 가려버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라는 것이 지금까지 동물행동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있던 생각이다. 그러나 역으로, 이러한 ‘구분 짓기’가 동물의 강제교미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함의와 생물학적 시사점에서 눈을 돌리게끔 만들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런 편견 때문에 오바마 정부 시절, 예일대학교의 ‘오리의 생식기 연구’에 정부 예산을 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덕페니스게이트(Duckpenisgate)’라는 조롱이 쏟아지기도 했다. 오리의 생식기와 성 문화 연구가, 오바마 정부 예산 낭비의 대표주자로 꼽힌 것이다. 하지만 오리의 생식기 연구는 결코 예산 낭비가 아니다. 오히려 이것은 생물 진화에 대한 새로운 시사점으로 가득한 보고다.
어떤 종의 오리는 몸길이가 평균 30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지만, 수컷의 페니스 길이는 암컷의 전체 길이를 훌쩍 뛰어넘는 최장 42센티미터에 달한다. 반면 암컷의 생식기는 구불구불하고, 험난하여 나아가기 어렵다. 이것은 강제교미를 자행하려고 하는 수컷과, 이를 어떻게든 막아내려고 했던 암컷의 치열한 군비경쟁의 결과다. 오리만이 아니다. 침팬지 암컷은 강압적인 우두머리 수컷을 피해, 자신이 고른 수컷과 달콤한 밀월여행을 떠난다. 구애행동을 위해 수컷이 무대를 만드는 바우어새의 경우, ‘비상탈출구’가 마련되지 않은 무대에는 암컷이 얼씬도 하지 않는다. 강압적으로 일어나는 데이트 폭력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이토록 놀랍고도 다양하게 성 갈등 양상이 펼쳐지는데, 이들의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동물이 성적 자기결정권과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나름의 전장에서 싸우고 있다! 현존하는 동물들의 신체에는 그 지난한 싸움의 역사가 ‘진화’라는 형태로 아로새겨져 있다. 동물의 진화사는 젠더 투쟁의 역사다.

양성 간의 ‘차이’는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좁히고 평등해지는 방향으로 우리는 진화해 왔다

가부장제의 수호자들은 흔히 페미니즘이 ‘자연발생적이고 생물학적인 차이를 부인하며, 남성의 지위를 끌어내리고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양성의 차이를 ‘차별’이 아닌 ‘차이’로 인정하라는 목소리는, 일견 생물학적?과학적 사실에 입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페미니즘이 정말 그렇게 ‘만들어진 허상’에 불과하다는 업신여김에, 리처드 프럼이 정면으로 맞선다. 바로 그 ‘과학’을 기초로 말이다. 정말 페미니즘이 허상이라면, 각자 나름의 ‘성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하고, 진화해온 각종 동물들의 진화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또, 같은 영장류?유인원 조상에서 갈라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르게 나타나는 인간의 신체적 조건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인간과 가장 가까운 유인원인 보노보와 침팬지의 경우 암수의 몸집 차이가 25~35퍼센트 가량 차이나지만, 인간의 경우 남성의 체구는 여성보다 고작 16퍼센트 가량 클 뿐이다. 다른 영장류에 비해 유난히 작은 송곳니를 보라! 인간은 물리적인 강압과 폭력의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바로 ‘여성의 선택’을 통해서 말이다. 이것을 지금 흔히 사용하는 의미로 ‘페미니스트’라고 표현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양성 간의 평등과 성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싸움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온, 범동물적이고 과학적인 현상이다. 리처드 프럼은 이 책을 통하여 그야말로 ‘과학적 페미니즘’의 새로운 근거를 제시한다.
사회운동가도, 사회학자도 아닌 순수한 조류학자의 연구와 관찰이 ‘성적 자율성’이라는 개념에 도달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는 새들의 생태와 진화론, 다윈의 미학을 연구한 끝에 자연스럽게 도출된 이야기다. 저자의 추론에 따르면, 성적 강제와 물리적인 억압이 성행하던 시절에는 ‘아름다움’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조류와 영장류를 불문하고. 왜냐하면 ‘아름다움’에는 어떠한 실질적인 쓸모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물이 성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비로소 ‘아름다움’에 의미가 생겼다. 이제 데이트 폭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된 바우어새 수컷은 암컷을 맞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무대를 꾸미고, 수컷들끼리 군무를 준비한다. 인간 또한 성별을 불문하고 서로의 마음에 들고자, 아름다움의 기준과 신체 자체를 진화시켜나가고 있다. 한 종 안에서 양성의 성적 자율성이 담보될 때, 배우자선택의 기준으로 남는 것은 결국 순수한 ‘아름다움’인 것이다. 생존에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퇴폐적인 아름다움 말이다!

새들이 선보이는 진화적 역동성을 통해 인간을 들여다보다
30여 년의 현장 연구에서 우러나오는 깊이 있는 통찰!

한때 생물학계에서는 연구실에서 이론이나 수학에 천착하는 사람과, 답사를 나가 직접 발로 뛰는 현장 생물학자를 구분 짓는 기류가 흘렀다. 매트 리들리의 비유를 들어 말하자면 ‘컴퓨터에 탯줄이 연결된‘ 사람과 ’턱수염을 기르고 장화를 신은‘ 사람들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이분법적인 시선을 “가당찮다”라는 한 마디로 일축해버린다. ’새 덕후‘로서 30여 년 동안 현장을 답파하며 새의 생태를 관찰해온 리처드 프럼의 연구 성과는, 실험실에서 쌓아올린 이론을 기반으로 하여 공고한 체계를 구축하는 데 이르렀다. 섬세한 세밀화와 함께, 새들이 부르는 세레나데 마냥 조곤조곤 이어지는 이야기는 더할 나위 없이 환상적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현존하는 새들의 생태, 서식지, 구애행동만이 아니라 그들의 조상 이야기에까지 다다르며, 나아가서는 유인원 그리고 종래에는 인간 사회의 문화와 섹슈얼리티까지도 두루 섭렵한다. ’조류관찰 이야기‘의 재미에 빠져서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 이른다.
〈창세기〉에서 여호와가 이브를 만들 때 사용한 것은 정말 아담의 ‘갈비뼈’일까? 왜 인간은 다른 영장류와 비교했을 때 몸집 대비 ‘엄청나게 거대한’ 페니스를 발달시켰을까? ‘이성애자 여성-동성애자 남성 간 우정’은 흔히 소비되는 이미지인데 왜 ‘이성애자 남성-동성애자 여성 간 우정’은 낯설게 느껴질까? 오리, 바우어새 등 다양한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인간 또한 여성의 선호를 통해 형질을 진화시켜왔다. 그리고 인간은 ‘빈번하게 영아살해를 일삼는 잔인한 영장류’에서 ‘사회적 지능을 갖추고 배우자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돌봄이’로 거듭났다. 그러나 수백만 년에 걸친 이 장대한 진화사에서 결코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이 지난한 군비경쟁은 결코 여성이 우월적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일어났던 싸움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체적?물리적으로 성적 강제와 폭력, 억압에 시달리기 쉬웠던 여성이 ‘평화’를 도모해온 결과가 지금 인간의 신체다. 이는 역사시대 이전부터 내려오는 장구한 정전협정이다.

섹슈얼리티와 아름다움, 다윈의 미학에 바치는 찬가
아름다움에는 죄가 없다, 마찬가지로 공도 없다!

찰스 다윈이라고 하는 이름과, 그 이름이 생물학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유명한 존재지만, 진짜 다윈의 사상은 두터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누구나 『종의 기원』은 알지만, 다윈의 후기 저작인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심지어 ‘성선택’의 개념조차 낯설다. 그저 자연선택의 시종으로서의, 반쪽자리 성선택만이 남았다. 다윈의 죽음 이후, ‘다윈주의자’를 참칭하며 ‘자연선택’만을 남기고, ‘성선택’을 배제해버린 신다윈주의자들이 바로 그 범인이다. ‘적응주의’라고 하는, 자연의 모든 신비를 기능적으로 해석하고자 하는 맹신만이 남아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자연에서 나타나는 아름다움은, 자연선택과 적자생존의 개념만 가지고는 결코 오롯이 설명해낼 수 없다.
저자가 말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도그마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강력한 단일이론이나 과정으로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하는 구태의연한 일신론에서 비롯된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에 종교적 일신론에서 탈피한 게 아니라, 단순히 ‘유물론적 진화론’이라는 유일신교로 ‘개종’했을 뿐인 ‘지적 전도단’의 계보가 아직도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자연은 누군가가 짜 맞춘 것처럼 완벽하게 하나의 이론으로 구축되어 있지 않다. 도저히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아름다움의 방식이 제각기 진화해왔다. 자연에는 쓸모없는 아름다움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아름다움은 그저 아름다움을 위해 아름다운 것이다. 아름다움 자체가 목적이다. 그리고 이 책은 어떤 단일한 신이나 이론이 아닌,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났으며 지금도 어딘가에 보지 못한 채 숨겨져 있을,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새 시대의 찬가다.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글) 리처드 프럼

예일대학교 조류학과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동시에 피바디 자연사박물관의 척추동물 수석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매카서 펠로십과 구겐하임 펠로십을 받았으며, 공룡의 깃털과 그 색깔을 밝혀내는 데 기여했다. 저명한 조류학자인 그는 『아름다움의 진화』에서, 주도면밀한 연구 결과와 한평생의 조류관찰을 통해 수집한 사례들을 총동원하여, 독자들을 전율 넘치는 지적 탐험의 세계로 안내한다.
『아름다움의 진화』는 각양각색의 새들이 아름다움을 뽐내는 숲속에서 시작하여, 종래에는 인간의 진화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2017년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책’ 10권 중 유일한 과학 책이며, 2018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 수상 후보로 올랐던, 흥미진진하고 매력 만점인 걸작이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생명과학 분야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포항공과대학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바이오통신원으로,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해외 과학 저널에 실린 의학 및 생명과학 기사를 번역해 학계의 최신 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진화론의 교과서로 불리는 『센스 앤 넌센스』와 알렉산더 폰 훔볼트를 다룬 화제작 『자연의 발명』을 번역해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 외에 옮긴 책으로 『핀치의 부리』, 『경이로운 생명』, 『오늘도 우리 몸은 싸우고 있다』, 『크레이지 호르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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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아름다움의 진화
    연애의 주도권을 둘러싼 성 갈등의 자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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