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 (강남시문학회 사화집 제9호)

강남시문학회 지음

연인M&B 2012년 07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08년 12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강남시문학회(회장 배경숙) 사화집 제9호로 개성 강한 스물여덟 명의 중견시인들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항아리'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대로 각박해지는 이 세상에 묵묵히 대대로 이어 내려온 삶의 흔적을 시로 승화시켜 진솔한 시어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목차

배경숙
고향의 혐의│12 옛집│13 항아리│14 <산문> 강남시 뒷얘기│15
백우선
문어 척후│19 노숙│20 번개 촛불│21 <산문> 종교 찌개│22
신광철
사람│26 홍시│27 늑대의 사랑│28 <산문> 지구여행자로 행복을 배운다│33
우산 없이 휴대폰 없이 도시에서 살아가기│35
신현운
반 고흐전│38 버킷 리스트│39 달님이 따라와요│40
<산문> 내가 시를 쓰는 10가지 이유│41
우재욱
창고 1―가래떡│45 창고 2―만남│46 창고 3―도다리│48
이복자
터미널│50 청포도│51 사랑 19│52 <산문> 다시 살아서 쓰는 글, 내게도 기적은 있었다│53
이숙희
바람의 길에서는 아직도 서툴다│57 어른 고아│58 경우의 수│59
<산문> 세미나가 있는 날의 풍경│60
이인철
시화호의 안개│64 탬버린│65 고무호스│66 <산문> 나무 끝이 단풍 든다│67
이태규
개구리참외│69 숭례문이시여!│70 섬을 향하여│72
임윤식
인수봉│74 비 내리는 강촌에 가면│75 복숭아│76 <산문> 다산 선생의 유산│78
조임생
진주│81 그대는 언제나 꽃이었어│82 누군가의 섬김이 있다면│83 <산문> 큰오빠│84
최금녀
부고│87 삶을 계량한다│88 쑥갓 향│89 <산문> 가매장(假埋葬) 해 놓으십시오│90
하두자
달빛 교향곡│94 고흐의 편지│95 풍금의 페달│96 <산문> 꽃 보러 갔다가│97
구희문
사람의 사람│100 눈밭│101 어머니│102
김계영
목소리―바람 같이│104 목소리―‘열애’같이│105 목소리―햇살 같이│106
<산문>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그림, 그들의 사랑│107
김광옥
초원의 길│112 꼭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114 쩡판쯔의 ‘마스크 시리즈 6번’│116
<산문> 시 낭송에 대하여│118
김선옥
계절│122 막다른 길│123 세탁소 주인│124 그래서 당신은│125
김세영
쥐 떼│127 심야의 2호선│128 인연(因緣) 1│129 <산문> 나의 글 쓰기│130
김영호
파종│133 무심천 새벽│134 화양동 야음(夜音)│135
김인육
포도│137 어머니의 꽃│138 입적―똥│139 <산문> 사랑하다 죽어버리자│140
김정임
먼레이 바이올린│144 푸른 틈새│145 나비 풍경(風磬)│146
<산문> 새벽이면 새들은 모두 어디로 날아가나│148
김한순
부메랑│151 번호들은 형광등 아래에서 웅얼거린다│152 기억의 고집│153
<산문> 미역 볶는 소리│154
나순자
내가 기르던 사막│157 누룽지를 먹다│158 적당히 숨죽이기│159
<산문> 결혼기념일 소묘│160
박남주
고치│163 만화경│164 오버랩(overlap)│165 <산문> 운명을 믿으시는지?│166
박재화
그 5월의 하모니카│170 꽃잎들이 냇물을│171 부겐베리아, 갈릴리의│172
<산문> 그를 발가벗긴다│173
박정원
씨│181 환삼덩굴│182 달콤한 감│183 <산문> 뜨거운 관계│184
박정이
죽은 화분에도 꽃이 핀다 3│187 그늘의 강│188 모래 폭풍을 기다리며│189
<산문> 정제되지 않는 우물물 같은 나의 소중한 것들│190
방지원
흑명석│195 직유와 은유│196 한증막│197 <산문> 아버지와 아들│198

책 속으로

단단하고 허허로운 저 공간 앞에 서면
가끔은 트일 것 같은 숨도 멎을 것 같았다
치자꽃 숨 막히게 피고 석류 가지 휘어지던 우물가 장독대
간장 고추장 막장 멸치젓갈…… 크고 작은 항아리들
그 속에서 할머니는 고름집으로 잡히곤 했다
할머니의 영원한 감옥이며 지존의 세력들
항아리 속에서 곰팡내를 키우고
짠내를 들이키며 서식하는 동안
할머니는 장독간 손질을 멈추지 않았다
언젠가 당신을 남모르게 부를 것 같은
청춘의 영감님을 어루만지듯
그렇게 기다리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상처나 비명을 통하지 않고서는 닿을 수 없었을까
발자국소리, 웃음소리조차 밀봉한 할머니 곁에 서면
어머니 입에선 언제나 단내가 일었다
청상의 할머니에겐 천적이던 어머니
어머니의 아픔을 내림으로 받았던 상처를
하얀 수건으로 걸어두는 밤이면
항아리를 향해 돌아앉은 어머니 생살이 타는 듯했다
-<항아리> 전문

출판사 서평

이 지상의 모든 것들이 나날이 푸릇해지기를

이 시집은 강남시문학회(회장 배경숙) 사화집 제9호로 개성 강한 스물여덟 명의 중견시인들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항아리’라는 제목이 주는 느낌대로 각박해지는 이 세상에 묵묵히 대대로 이어 내려온 삶의 흔적을 시로 승화시켜 진솔한 시어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슴으로 파고드는 쓰라리고 아름다운 문학이라는 길, 그 길의 어떤 소리에 마음을 내어주며 새벽을 맞이하고 저녁 어스름을 보낼 것이다. 꽃과 바다와 산과 바람과 야밤의 기척에 한없이 귀를 기울일 것이다. 내일이 그저 또 다른 어제가 되게 하기 위해서, 단지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기 위해서 나뭇잎과 흙, 뿌리들이 푸르스름한 연기와 냄새로 겨울을 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강남시문학회와 더불어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과 이 지상의 모든 것들이 나날이 푸릇해지기를 진심으로 빈다’는 ‘책머리에’처럼 10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강남시문학회의 시 쓰기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집이 되리라 봅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강남시문학회

강남시문학회
강남시문학회(회장 배경숙)는 시문학을 통한 아름다운 삶의 구현을 목표로 1999년 11월 18일에 창립되어 시낭송회와 시화전, 문학세미나 개최, 연간 사화집 발간, 문학현장 답사, 시창작교실 운영 등을 시행해 오고 있습니다. 시낭송회는 매월 셋째 수요일 저녁 대치2문화센터 2층에서 2008년 11월 현재 108회를 가졌고, 시화전은 6회를 열었으며, 연간 사화집은 9호를 내게 되었습니다. www.poet.or.kr/b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