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밟아 봤어?
2018년 08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18년 08월 24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49.66MB)
- ISBN 9788962479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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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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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나와라 봄 / 마당 한 귀퉁이에 / 비닐봉지 구른다 / 보았나 / 벚꽃 날리는 오후 / 봄비처럼 / 긴긴 긴 자 / 사 학년 준하
2부 맴맴 맘맘
탓 / 뾰뾰뾰뾰뾰 / 잘 자 벌레야 / 술래밖에 못 했어 / 오빠만 믿어 / 글 베끼기 숙제 / 맴맴 맘맘 / 동동동대문 남남남대문 /
강아지풀 / 갈 길 간다
3부 아따 좋겠네
가을볕 아래서 / 이런 적 있어 / 잠자리 떼 / 똥 밟아 봤어? / 천장 / 아따 좋겠네 / 엄마는 모르는 엄마 얼굴 / 갈대
4부 냠냠 찾아라
발아, 맨발아 / 홍시는 그렇게 먹어야 제맛 / 아기 새들 옹알이해요 / 어린이 열람실에 할아버지 앉아 계시네 / 천사는 못 되지 /
때를 놓쳤지 / 나 네 거야 / 냠냠 찾아라 / 뽁뽁이 장군
감상의 글| 기억과 상상력이 합쳐지는 지점을 잘 포착한 시
자연 속 소소한 행복, 생활 속 잔잔한 재미
장영복 시인이 추구하는 시의 맛!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무당벌레 한 마리가 앙금앙금 기어와서는 한번 날아 보겠다고 헛발질 열세 번, 뒤집어지기를 두어 번 하고 몇 걸음 걷다 날아오른다. 무당벌레에게는 큰 행복이고, 그걸 지켜보는 우리는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봄이 온다.
장영복 시인이 바라보는 봄은 그렇다. 쇠박새가 삐이쓰이찌이째이 울고, 아기 쑥이 얼굴을 내민다. 지난겨울 넘어져서 엉덩방아 찧은 그곳에 핀 제비꽃이 나를 보았을까, 그걸 보고 지금 웃고 있나. 무심코 지나칠 만한 사소한 일을 한 번 더 되새겨 보고 내가 너라면, 네가 나라면 바꿔 생각한 걸 시로 옮겨 놓았다.
비닐봉지 구른다
사락사락 구른다
동글동글 만다
봉지야, 김밥 마는 거니?
비닐봉지 구른다
빈 밭에 구른다
동글동글 봄바람 만다
소풍 갈 거야?
- [비닐봉지 구른다] 전문
비닐봉지가 구르고 말고 하는 모습을 보고 김밥을 마는 것처럼 연상하고, 김밥 하면 떠오르는 소풍을 연관시키는 과정 속에서 비닐봉지는 더 이상 그냥 구르고 있는 비닐봉지가 아니다. 시인의 상상력으로 인해 김밥도 되었다가 소풍도 가게 되는 새로운 존재로 태어난다.
말 붙이기 조심스럽게
살 살 살
봄비 내리는 아침
새로 우리 반 된 아이
말 붙이기 조심스러운 그 아이가
살며시 교실 문을 열었어
“너도 봄비처럼 오는구나”
슬며시 건넨 말에
웃음 한 잎 살포시
그 애 입가에 돋았어
- [봄비처럼] 전문
봄비 내리는 아침, 전학 온 아이가 조심스럽게 교실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너도 봄비처럼 오는구나”라고 말한다. ‘봄비’가 주는 설레고 촉촉하고 희망적인 느낌을 전학 온 아이의 모습에 덧붙이면서 새 친구를 받아들이는 심정을 행복한 이미지로 한 문장에 표현하고 있다.
힘들고 어렵다고 느낄 때,
유쾌하고 통쾌한 상상력을 맛보다
요즘 아이들의 고민거리 중 공부와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꽤 높다. 매일 하는 공부는 누구보다 못하고 키도 크고 날씬해지고 싶은데 누구보다 작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공부나 외모나 유전의 영향이 큰데, 왜 나만 갖고 그러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장영복 시인이 쓴 [탓]을 보면 아빠한테 물려받은 건 아빠의 아빠한테 거슬러 올라가고, 그러다 보면 결국 단군 할아버지까지 탓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다.
내가 공부를 못하는 건
내 키가 작은 건
아빠한테 물려받은 거야
아빠가 공부를 못했던 것도
아빠 키가 작은 것도
아빠의 아빠한테 물려받은 거야
그럼 아빠의 아빠도
아빠의 아빠의 아빠도
아빠의 아빠의 아빠의 아빠도
물려받은 거야?
물론이지!
그럼 내가 공부를 못하는 건
내 키가 작은 건
앗, 단군 할아버지 탓?
- [탓] 전문
또 한 편의 시 [똥 밟아 봤어?]는 똥을 실제로 밟아 봤을 때의 느낌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면서 더럽고 창피한 상황을 유쾌한 언어 감각으로 승화하였다.
똥 묻은 발로
엉기적엉기적 걸었어
풀숲에 쓱쓱 닦았어
진흙에 뭉그적뭉그적 뭉갰어
물가에서 철버덕철버덕 비볐어
- [똥 밟아 봤어?] 중에서
이외에도 얄미운 동생을 엄마 몰래 꽁 쥐어박고 분풀이하는 언니의 마음이 담긴 [천사는 못 되지], 밥상 차릴 때 고민하는 엄마 얼굴을 보고 그런 엄마 얼굴이 제일 좋다는 [엄마는 모르는 엄마 얼굴] 등 평소 찡그리고 푸념할 만한 상황을 유쾌한 언어로 통쾌하게 날려 버리는 시를 만날 수 있다.
이재복 어린이문학 평론가의 감상평을 보면 [마당 한 귀퉁이에]에서는 ‘아하’ 하는 삶의 철학이 몇 줄의 시에 담겨 있고, [비닐봉지 구른다]는 되풀이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노랫말의 느낌이 든다고 한다. 또 [긴긴 긴 자] [똥 밟아 봤어?] [천장]에서는 즐거운 시각적 재미를 가져다주고 유쾌하고 통쾌한 상상력이 돋보인다고 한다. 이 시집을 읽고 마음이 훈훈해서 웃음 지을 수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 것이기에 기쁘다는 평론가의 말처럼, 리듬감 넘치는 이 동시집이 우리 아이들의 일상에 소소하지만 따뜻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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