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공부 인생공부
2013년 07월 29일 출간
국내도서 : 2012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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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61962056
- 쪽수 2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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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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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옛 그림을 이야기하되, 그 시대와 화가와 작품에 얽힌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란꽃을 보여주면서 모란꽃을 사랑했던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이야기를 하는 식’의 작가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곁들인다. 자신의 일상사를 소재로 옛 그림을 이야기하여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며, 옛 그림에 깃든 생활의 지혜와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그림 속에서 먼저 산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찾아봄으로써 그들의 고민과 지혜에 공감하는 기회가 되어 줄 것이다.
봄<기운생동氣韻生動> 가슴 뛰는 삶을 살자
벗이 있어 찾아오는 즐거움
봄은 왔는데 봄 같지가 않구나
꽃에서 세상의 도리를 취하다
그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을까
어젯밤에 나는 무슨 꿈을 꾸었을까
그것을 우리는 사랑이라 부른다
여름<골법용필骨法用筆> '온리 원'의 내공을 쌓자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기를
물 흐르듯이 사는 길
소망의 아이콘, 오리를 품다
죽비 같은 연꽃이 하는 말
아우슈비츠보다 더한 지옥에서
포도알에 담긴 특별한 사랑
가을<응물상형應物象形> 세상과 함께 춤추자
당신은 누군가에게 마음의 고향이 된 적 있는가
사막에서 만난 현장법사와 누란의 미녀
상대를 알고 싶다면 배경을 보라
뜨거운 단풍나무 숲에서 불타는 세상을 보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전통 속에 있다
행복해 보였는데 당신도 힘들었군요
겨울<수류부채隨類賦彩> 나만의 색깔을 갖자
너만 화가냐, 나도 화가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당신
나도 누군가에게 한결같은 소나무가 될 수 있을까
당신께 드리고 싶은 새해 첫 선물
용이 여의주를 얻듯 비상하라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서
다시 봄<경영위치經營位置> 삶의 구도를 그리자
봄은 겨울의 품에서 시작된다
조연의 입장에서 참세상을 보다
무릉도원이 어디인지 궁금하세요
묵자에게 영혼의 위로를 받다
사랑하려거든 나비처럼
더불어 숲이 되기 위해 홀로 서라
벚꽃은 어떤 경우에도 잔소리가 없다. 간섭이 없다. 민첩한 사람에게도, 굼뜬 사람에게도 그 행동을 탓하지 않고 함구한다. 그저 지켜볼 뿐이다. 사람은 벚꽃이 될 수 없지만 벚꽃의 인자함은 닮을 수 있다. 상대방이 조금만 실수를 해도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질하는 사람은 벚꽃에게 배워야 한다. _「꽃에서 세상의 도리를 취하다」에서(42쪽)
세월이 흘러 주름이 하나둘 늘어나게 되면 사랑 때문에 상처 받는 것이 별거 아니란 걸 알게 된다. 풍류가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흘러 지나가는 바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까짓 것이 입에 거품 물고 따져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도 아닐 뿐더러 목숨을 걸만큼 절박한 사건은 더더욱 아니란 걸 알게 된다. _「죽비 같은 연꽃이 하는 말」에서(100쪽)
그래도 나는 아이를 낳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누군가에게 완벽한 희생을 요구하는 존재는 자식밖에 없을 것이다. 내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하지 못하는 자식을 기르다보면 나 아닌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포용력이 생긴다. 아이를 통해 모나고 날카롭던 반쪽자리 인격이 둥글둥글해지고 너그러워진다. _「포도알에 담긴 특별한 사랑」에서(116쪽)
나이 들어 더 이상 찾아갈 고향이 없게 되면 부부는 서로가 서로의 고향이 된다.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혹은 남편이) 늙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고향 가는 길이다. 더 나이 들어 육신의 옷을 벗고 마음의 고향을 찾아가는 날까지 부부는 서로에게 등불을 켜고 기다리는 어머니 같은 고향이 된다. _「당신은 누군가에게 마음의 고향이 된 적 있는가」에서(125쪽)
처음 만난 상대에 대해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격식을 갖춘 행동 너머의 배경을 잘 살펴보라. 얼굴 표정과 손짓, 말투와 언어, 입고 있는 옷과 걸음걸이 등 모든 행동 속에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생활방식과 전 생애가 담겨 있다. _「상대를 알고 싶다면 배경을 보라」에서(141쪽)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우리가 찾는 문제의 해답이 선배들의 작품 속에 전부 들어있다는 것을. 우리는 그것을 전통이라 부른다. 고리타분해서 그다지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선배들의 작품이 사실은 모든 영감의 원천이다. 다만 그것을 보는 눈이 없을 뿐이다. _「모든 문제의 해답은 전통 속에 있다」에서(157쪽)
내가 누구를 안다는 것도 그렇다. 겉에 드러난 화려한 색에 취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그 사람의 내면 깊이 자리한 슬픔까지도 관심을 기울이는 게 진정한 앎이 아닐까. 항상 웃고 있어서 행복해보였는데 알고 보니 당신도 힘들었군요, 그렇게 위로할 수 있는 사이. 그런 관계를 우리는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_「행복해 보였는데 당신도 힘들었군요」에서(166쪽)
우리가 사는 곳이 바로 무릉도원이다. 내가 몸담고 사는 이곳이 극락이고 천당이고 파라다이스고 유토피아다. 아무리 극락이 좋다한 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지옥이라면 미래의 행복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선은 내가 있는 이곳이 극락이 되어야 한다. 천당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수많은 화가가 복숭아꽃이 핀 도원도를 그린 이유일 것이다. _「무릉도원이 어디인지 궁금하세요」에서(,243~45쪽)
그림공부, 인생공부 옛 그림에서 나답게 사는 법을 사색하다
“옛 그림은 사마천의 『사기』다!”
잘 사는 법보다 나답게 사는 법을 전하는 옛 그림 인문학
“오늘도 나는 그림 속에서 인생을 만난다.”(51쪽)
이 책은 ‘옛 그림은 사마천의 『사기』다!’라는 생각으로, 한ㆍ중ㆍ일 삼국의 옛 그림에서 찾아낸 삶의 지혜를 들려준다. 『사기』가 인생을 공부하는 데 훌륭한 지침서가 되듯이, 사람살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옛 그림 또한 인생의 등불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옛 그림은 속 깊은 멘토다. 산수화, 초상화, 풍속화, 탱화, 불화, 우키요에 등 멘토의 종류도 다양하다. 현대인의 고민과 맞닿아 있는, 지은이의 옛 그림 읽기는 내면을 직시하며 삶을 확장시키는 인문학적 그림 읽기다. 그것도 ‘잘 사는 법’보다 ‘나답게 사는 법’을 밝혀주는.
일상에서 옛 그림으로, 옛 그림에서 일상으로
지은이의 옛 그림 사용방식은 특이하다. 옛 그림을 이야기하되, 그 시대와 화가와 작품에 얽힌 이야기만 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모란꽃을 보여주면서 모란꽃에 대한 설명은 거의 하지 않은 채, 모란꽃을 사랑했던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이야기를 하는 식이다.”(6쪽) 감상 주체인 자기 삶을 통해서 옛 그림과 만난다. 그것도 사계절을 나면서 일상에서 부딪치며 겪은 소소하는 이야기가 중심이다.
독자는 옛 그림과 일상의 아름다운 동행에서, 옛 그림이 고리타분한 유물이기보다 지금 우리가 사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일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이, “과거의 그림이 현재의 나와 전혀 관련 없는 박제된 형식이 아니라 현재 내 삶과도 얼마든지 동행할 수 있다는 생각”(13쪽)의 결실인 까닭이다. 이는 향유자의 입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지은이의 특별한 옛 그림 사용 전략에 힘입고 있다.
사실 옛날에는 일상에 그림이 함께 있었다. 선비는 문인화를, 서민은 민화를 생활 속에서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사회가 근대화되면서 미술과 일상은 ‘분단’되었고, 미술을 미술관이나 갤러리 같은 곳으로 유폐되었다. 찾아가지 않는 이상 실물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이런 분단현실에서 미술은 전문가들만의 세계로 인식되었고, 사람들은 자신과 무관한 것으로 미술을 대하기 시작했다. 한번 고착화된 분단 상황은 미술계 내부의 열성적인 ‘미술의 대중화’ 운동에도 불구하고 ‘통일’되지 않았다.
지은이는 이런 미술과 일상의 분단 상황 허물기에 힘을 보탠다. 자신의 일상사를 소재로 옛 그림을 이야기한 것도, 부단히 대중적인 저술이나 강연에 매진하는 것도, 사람들이 옛 그림과 친해지는 가운데 삶의 질을 높이고, 옛 그림에 깃든 생활의 지혜와 복음을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옛 그림이 실은 우리의 ‘오래된 미래’임을 꾸준히 전파해온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에피소드를 버무린 일련의 대중서로 지은이가 들려주고 싶어 한 이야기는 자신의 시시콜콜한 일상사에 있지 않았다. 그보다는 독자도 지은이처럼 얼마든지 옛 그림으로 자신을 이야기하고 수다를 떨 수 있음을 일깨워주는 데 있다. 오랫동안 옛 그림의 권위에 주눅이 들었던 독자의 마음을 풀어주고, 그림과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고자 한 것이다.
“나의 개인사를 마중물삼아 독자들 또한 그림을 볼 때 자신만의 감정을 그림에 투사하고 찾아보는 감상방식이 널리 확산되었으면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림이 자신의 삶 속에 들어와야 그림에 대한 애정도 생기고, 애정이 생겨야 건성건성 보지 않고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남의 일이 아니라 자기 일이 되었을 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법이다.”(6쪽)
참 곱게 늙은 인생의 멘토, 옛 그림
지은이의 옛 그림 이야기는 사람에 대한 관심에 기초한다. 미술사 전공자로서 지은이가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해서 옛 그림을 연구하다가 발견한 것이 사람이었다. 옛 그림도, 결국 우리와 비슷한 삶을 산 옛 사람들이 자기네 삶에서 길어낸 ‘지혜의 경전(經典)’이라는데 생각이 미친 것이다. 즉 사람과 사람살이의 발견으로, 옛 그림을 인생이라는 넓은 범주에서 다시 보기 시작한 셈이다.
“나는 글을 쓸 때 작품보다 작가의 생애가 더 중심이 될 때가 많다. 한 사람의 생각이 작품에 그대로 투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생애 중심의 글쓰기는 매우 위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의 생각은 작품을 통해 가장 정직하게 반영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설령 작가가 자신의 생각과 정반대되는 작품을 제작했다 해도 그것조차 그 사람의 됨됨이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그림을 단지 학술적인 분석의 대상으로써가 아니라 나와 비슷한 삶을 산 또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때, 나와 전혀 무관해 보이던 그림이 갑자기 내 삶에 들어오는 것
작가정보
저자 조정육은 대학에서 불문학을, 대학원에서 동양미술사를 전공했다. 성신여대 대학원,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동양의 마음과 정신을 알릴 수 있는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녀는 옛 그림을 통해 동양의 문사철(文士哲)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산다. 그러나 그 길은 여전히 멀고 아득해 수시로 절망한다. 다행히 절망하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것이 장점이다. 그 장점에 의지하며 걸어가는 가운데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때부터 그림을 소재로 살아가는 얘기를 꾸준히 썼다.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에서 동양의 그림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잔잔하게 녹아 있는지 선보인 이래 『거침없는 그리움』 『깊은 위로』로 이어지는 동양미술 에세이 시리즈를 펴냈다. 그리고 『그림공부 사람공부』로 옛 그
림에 담긴 인생의 조언을 전하고, 『좋은 그림 좋은 생각』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그림과 함께 음미했다. 또한 『꿈에 본 복숭아꽃 비바람에 떨어져』 『가을 풀잎에서 메뚜기가 떨고 있구나』 등의 책으로 조선시대 회화사를 이야기로 풀어 소개했고, 『조선의 글씨를 천하에 세운 김정희』 『어린이를 위한 우리나라 대표 그림』 등 어린이를 위한 우리 화가들의 이야기도 함께 펴냈다. 블로그 ‘조정육의 행복한 그림읽기’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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