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난민화되는 삶
2021년 09월 02일 출간
국내도서 : 2020년 06월 0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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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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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8년 10월 무렵 예멘 난민에 대한 혐오 발언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연구·활동가들이 모여 만들어낸 시공간의 압축적인 기록이다. 프로젝트 그룹 〈난민×현장〉이라는 이름은 ‘난민’과 ‘현장’을 서로 부딪쳐, 난민화되는 몸들이 놓인 상태를 구체적으로 인식하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 이 책에 담긴 여러 주제, 즉 난민 인권활동가가 겪는 어려움, 민족국가 바깥의 위안부 할머니들, 난민화된 병역거부(기피)자, 성소수자 난민, 항상적 난민 상태의 동물들, 전체가 드러날 수 없는 난민의 이미지 등은 그 각각의 상태들이 서로를 비추며 연결되고 사유의 그물이 된다.
〈난민×현장〉은 난민화되는 삶을 사상적·문학적·역사적으로 연구하면서 이러한 삶을 살게 하는 권력에 저항하는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아카데미 안팎의 사람들이 다양한 입장과 위치에서 첨예하게 토론하는 티치인(Teach-in) 공통장을 만들어 왔다. 이를 통해 난민혐오 속 뿌리 깊은 인종주의,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난민운동의 접점, 로힝야 난민의 고통을 듣는 것이 불/가능한 ‘우리’의 자리, 난민을 만들어내는 전쟁에 연루된 일상에 대한 인식, 금지영역을 깨뜨려 장소의 운명을 바꾸는 힘에 대해서 논의한다. 이처럼 이 책은 아카데미 안팎, 활동가와 연구자의 차이, 난민과 난민화되는 삶의 간극에서 부딪쳤던 한계-접점의 경험을 섬세하게 사유함으로써, 2018년에서 2020년까지 만들어져 온 ‘또 하나의 시공간’을 하나하나 펼쳐 보여 준다.
1부 전염과 매듭
‘증언을 듣는 자’에 대한 증언 / 신지영 31
2부 난민과 난민화되는 삶
민족국가 바깥에서 등장한 조선인 ‘위안부’, 그녀들의 귀향의 거부 혹은 실패 / 이지은 92
‘국민화’의 폭력을 거절하는 마음 : ‘난민화’의 메커니즘을 비추는 병역거부와 이행을 다시 생각하며 / 심아정 136
‘동물’의 난민성과 재난민화 : 사하라로 보낸 그 많은 염소는 모두 안녕할까? / 송다금 174
접힌 이미지의 바깥을 펼치며 : 어떤 옷차림의 사람들 / 전솔비 211
이주와 정주 : 베를린 기록 / 이다은·추영롱 240
3부 해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일들
난민×현장 : 해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일들 / 이지은·전솔비 261
제1회 신인종주의와 난민
어떻게 국민은 난민을 인종화하는가? / 김현미 278
질문으로서의 차별금지법, 그리고 난민 / 미류 303
제2회 로힝야 난민 이야기
생존하는 것만으로 저항인 사람들의 이야기 / 김기남 334
지금-여기에 ‘로힝야’는 어떻게 도착해 있나 : ‘로힝야 학살’에 대한 한국 사회의 반응 / 신지영·심아정·이지은·전솔비 361
제3회 반군사주의와 난민
전쟁 만드는 나라의 시민으로 살겠습니까? / 쭈야 401
병역거부 운동 : 누구의 위치에서 어떤 평화를 말할 것인가 / 이용석 423
평화를 만드는 말의 모습 / 도미야마 이치로, 심정명 445
글쓴이와 옮긴이 소개 467
유의 그물이 되고 투쟁의 공통장이 될 수 있는 기반을 모색했다. 이러한 시도와 실패들은, 점차 공통장이나 공론장이라는 오프라인의 관계 맺기가 어려워져 가고 혐오발언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관계 맺기의 욕망과 윤리를 고민하면서 투쟁의 장소가 지닌 역사성을 질문하게 한다.
『난민, 난민화되는 삶』은 누가 난민인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난민화하는 조건을 살핀다. 이를 통해 교차하는 권력의 억압과 착취를 비판하는 한편, ‘증언’을 듣고 말하는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증언’을 당사자에게 귀속시키고 절대적인 진리로 삼는 것이 아니라, 증언을 둘러싼 여러 관계 속에서 ‘증언’의 공통장을 만들어가려는 것이다.
이 책이 던지는 다양한 화두들
철학적 차원에서, 이 책은 고통이나 상처조차 통치성의 도구로 활용하는 ‘인도주의적 통치성’(버틀러)의 세계에서, 어떻게 난민과 난민화되는 삶의 고통을 듣고 표현하는 공통장이 가능할지를 질문한다. 이는 고통의 재현이 고통 포르노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하는 저항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묻는다.
역사적 차원에서 이 책은 역사 속의 난민과 현재의 난민을 연결 짓고, 난민과 다른 소수자성의 한계-접점을 찾아내는 수많은 구체적인 사례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난민을 최근의 문제로만 파악하거나 난민을 국민국가 비판으로만 파악하는 시도들을 벗어나, 난민화되어가는 각자의 경험과 삶의 문제로 난민 문제를 인식하게 한다.
사회이론의 측면에서 볼 때, 이 책은 한국사회의 난민 문제를 인종주의에 대한 접근을 통해서 보여준다. 혐오발언이 난민을 인종화하는 측면, 아시아의 민중봉기가 일어난 지역에서 봉기 이후 불거진 소수민족에 대한 학살, 제도화된 인종주의의 폐해 등이다.
이 책은 일종의 새로운 사회운동론,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운동론으로서도 접근이 가능하다. 즉 권력에 의한 억압과 착취의 교차를 보는 교차성 이론을 새롭게 전유했다. 위안부, 병역거부자, 동물, 이주민 이미지 등 고전적인 주제를 2018~2020년을 관통하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운동의 흐름(성소수자 운동, 난민인권활동, 동물권, 새로운 위안부 논의, 병역거부와 가해자성, 무기거래 감시, 포괄적 차별금지법, 여성장애, 활동가의 위치에 대한 인식)과 연결시킨다. 이를 통해 드러난 한계-접점은 피해나 소수자성의 더하기나 소수성을 다른 소수성
작가정보
저자(글) 김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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