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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혁신

이석준 , 이혁 지음 | 유정원 그림
어문학사

2016년 11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15년 11월 19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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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90MB)
ISBN 9788961843898
쪽수 4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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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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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 찬 사회 만들기'를 화두로 뿌리조차 전혀 다른 두 영역의 두 사람이 의기투합했다. 한 명은 이성, 논리, 계산, 질서, 그리고 계획성으로 대변되는 경영전략 컨설턴트임과 동시에 인지과학 및 인공지능에 탐닉하는 학제적 딜레탕트다. 다른 한 명은 감성, 직관, 영감, 저항, 그리고 즉흥성으로 대유되는 록커임과 동시에 사회 시스템의 체계와 규칙도 나름 잘 준수하는 평범한 소시민이다.

이런 둘이 모여, 쾌락 = f(아이데이션, 표현, 창의성, 소통, 공감, 진정성)이라는 함수를 상정, 우리가 꿈 꿔야 할 세상은 쾌락이 넘쳐나는 세상이며 이의 실현을 위해서 앞에 열거된 독립 변수들을 잘 조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 와중에 평상시 그들 각자가 생각했던 것들, 봤던 책이나 영화들, 그리고 겪었던 경험의 소산 등등이 총망라 된다. 이 변수들은 그날그날의 대담 주제로 이용됐으며, 추후 책의 각 장으로 거듭났다.
프롤로그 - 정말이지, 주체성과 즉흥성의 연쇄로 빚어진 이 책

1장 이런 사람들
1. 전략이라는 로망의 태생적 한계
2. 계산computing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
3. 말로는 참 쉬운 그것, 협업
4. 두 얼굴의 사나이
5. 아카데미 세계를 들여다보면
6. 하늘(SKY) 씨, 이젠 찌그러지시죠
7.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8. 경영학, 어설픈 과학 따라쟁이
9. 내가 하고픈 것을 하는 자는 누구인가
10. 창조주로 가는 매혹의 길, 인공지능
11. 제도권이여 제발이지
12. 안녕~ e-business, 안녕? f-business
13. 조금만 더 얘기합시다

2장 쾌락
1.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세
2. 그렇게 신은 원더우먼의 신랑을 몰아냈다
3. 닥치고 돈
4. 잔머리와 가오를 권하는 세상
5. 주체성과 진정성의 행방불명

3장 아이데이션
1. 너희가 딜레탕트를 아느냐
2. 팔을 안으로 굽히려 해도
3. 오늘은 어제가 아니거든?
4. 꿈틀거린다면 즉시 움직여라
5. 경험 서랍과 구슬
6. 가자 인식적 세계로
7. 인공지능 시대 개봉 박두!
8. 인공지능 딜레탕트거나 혹은 페티시스트거나
9. 깨달음 그리고 인공지능

4장 창작
1. 이런~ 이론
2. 예술은 과학을 넘어선다
3. 언제나 그렇듯 말로만
4. 그 리어왕도 광대를 끼고 있었다
5. 오너가 미치자 섬씽 뉴가 싹텄다
6. 우리들의 일그러진 인간
7. 회사가 놀이터로 변하는 기적
8. 이봐요, 중요한 건 짜릿함이에요
9. 내 즉흥성의 원천은 말이죠

5장 소통, 공감, 그리고 진정성
1. 혁신도 소통이 되나요?
2. 사회적 쾌락 파이 확장을 위한 기본 토대
3. ‘그냥’의 힘
4. 그러나 실제로는 쉽지 않은 그것, 협업

6장 반추 혹은 잉여
1. 쾌락에 대한 사유가 필요한 시대
2. 프로페셔널 도미네?
3. 제 버릇 개 잘 주던데요?
4. 어느 삼류 교수의 경제학 사용법
5. 설국열차가 떠오르는 밤
6. 오직 록뿐인 나를
7. 그것만이 내 세상
8. 우린 그저 경계선 위를 어슬렁거릴 뿐
9. 일상과 일탈의 달콤한 동침
10. 혁신의 아이콘, 딜레탕트
11. 쾌락혁신의 방점
12. 오타쿠를 위한 행진곡
13. 말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하건만

에필로그 고마움에 대한 명상

철학, 인지과학, 인공지능, 비즈니스, 예술, 문화, ……,
경영전략 컨설턴트 이석준과 록 밴드 '내귀에 도청장치'의 보컬 이혁이 만나 쾌락과 그 언저리에 대한 학제적 대담을 펼친다.

다른 관점에서의 회고

어느 날 걸려온 한 통의 전화

학제적 접근과 의식의 흐름이 한데 어우러진다면?
그저 상상만 했을 뿐인데도 숨이 가빠오고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 게 영 피하고픈 질문이다. 하지만 자연스레 그것을 추구한 책이 있다. 2014년 4월, 우리 출판사가 출간한[나는 발가벗은 한 시간 동안 자유로와진다. 그래, 나는 딜레탕트다!]가 그것이다. 인지과학, 인공지능, 철학, 문학, 영화, 경영학, 비즈니스 등을 넘나드는 이야기가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장장 570여 페이지에 걸쳐 펼쳐진다. 그 문제적 작품으로 우리와 인연을 맺었던 이석준 컨설턴트로부터 어느 날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신간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어 연락 드렸어요.”

대뜸 겁부터 났다. 이번에도 학제적 접근과 의식의 흐름이 접목된, 머리에 쥐나는 원고와 씨름해야 하나? 그렇다면, 으으으. 하지만 그의 설명을 들어본 결과, 다행스럽게도 나의 불길함 예감은 절반만 맞았다.

“하하하,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내 귀에 도청장치’라는 록 밴드가 있는데, 이번엔 거기서 보컬을 담당하는 이혁씨와 쾌락에 대한 대담집을 써 볼까 하거든요. 아카데미나 비즈니스 세계와 동떨어진 록커와의 대화이니만큼, 내용도 그렇고 구성도 그렇고 단순하고 평이할 겁니다. 메일도 한 통 보냈으니 확인해 보시고요.”

즉시 메일함을 열어봤다. 파워포인트 3장으로 구성된 기획서가 첨부돼 있었다. 기획서를 넘기며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성, 논리, 계산, 계획성이 몸에 밴 제도권 컨설턴트와 감성, 직관, 영감, 즉흥성으로 뭉친 언더그라운드 록커가 만나 대화를 나눈다면 뭔가 특별한 게 나오지 않겠어요? 그 특별함이 단지 색다름에 기인한 재미뿐 아니라 독특한 메시지도 함께 선사한다면 꽤 유익할 것 같은데……. 물론, 제대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순 없지만요. 사실 저희비즈니스계 사람들은 창출, 창조, 창작, 창의, 이런 ‘창(創)’시리즈에 목이 말라 있거든요. 우리의 논리력에 아티스트의 감(感)같은 걸, 잘 접목하면 이 갈증이 해소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해 보려고요.”

낯설었으나 흥미롭기도 했고, 뿌리조차 정반대인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의 자발적 시도야말로 진정한 학제이자 융 ? 복합이 아닐까 싶어 주저 없이 화답했다. 재미있고 정반합적인 고유한 메시지가 나올 것 같다고. 지금 당장 시작하자고. 이처럼〈쾌락혁신〉은 이석준의 뜬금없는 한통의 전화로 시작됐다.

2014년 여름 내내 펼쳐진 40시간의 대담

파스타 면을 돌돌 말다가 의기투합했다는 이석준과 이혁은 2014년 6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양수리와 연남동 등을 오가며 총 8차례 대담을 진행했다. 어떤 때는 낮이었고 어떤 때는 밤이었다. 맑은 날도 있었고 흐린 날도 있었다. 단지 물만 곁들인 적도 있었고 스테이크를 곁들인 적도 있었다. 논의 자료는 별도로 준비하지 않았다. 그저 그날의 주제 한 단어만 정해 놓고 각자의 머릿속에 순간순간 떠오르는 대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래야 자신들이 주어가 된 진정성 있는 대담을 펼칠 수 있을 거라는 이유에서였다. 준비라는 틈을 만들어 놓으면 그 사이로 가식과 꾸밈이 파고 들어올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요컨대, ‘오늘은 아이데이션을 주제로 이야기 해볼까요?’라는 식으로 화두만 던져놓은 채 5시간 내내 즉흥성에 기대어 주거니 받거니 했다는 말이다.
3개월 일정의 모든 대담이 끝난 후, 인턴들과 분담하여 녹취록을 정리했다. 8개 파일로 나눠진 녹음 시간을 합산해 보니 얼추 40시간 정도의 분량이었는데, 저자들이 토해낸 모든 내용을 책에 담진 못했다. 적나라한 표현들과 주제에서 벗어나거나 논리를 초월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1,000페이지에 육박해 웬만해선 팔리지 않는 책이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한편, 이 책이 대담집인 만큼 편집과정에 있어 저자들의 개성적 말투와 스타일은 최대한 살리고자 노력했다. 제3자적 관점에서 독자의 몰입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한해서만 메스를 가했다.

재고(再考)하라. 쾌락은 모든 설계의 시작점이어야 한다.

쾌락. 19금스럽고 외설스럽고 낯 뜨거운 것이 관심은 가도 선뜻 다가가기 쉽지 않은 말이다. 그저 약간 떨어져 힐끗 쳐다볼 수 있을 뿐이다. 우리의 처음 시선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석준의 설명을 들어보니 기우였다. 이석준과 이혁의 쾌락론은 대중의 편견과 달랐다. 그들이 의미하는 쾌락은 일종의 메타적 개념이다. 그 대상이 육체가 됐건 정신이 됐건 유희와 절제 모두를 아우른다. 유희야 그렇다 해도 절제가 왜 쾌락이냐고? 뭔가 이상하긴 하다. 하지만, 메타 레벨로 올라가 다시 생각해 보자. 가령, 절제를 통해 내가 ‘잘 참았구나.’란 느낌을 얻게 된다면 거기서 비롯되는 자긍심 혹은 뿌듯함 또한 쾌락이 될 수 있으며, 이 같이 절제에서 비롯되는 쾌락은 유희에 기반을 두는 쾌락과는 또 다른 오묘한 맛을 선사한다.

선분을 이용한 설명도 이어졌다.

“먼저 초등학교 때 배웠던 선분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사람은 누구나 다 2개의 점과 1개의 선을 경험하게 됩니다. 여기서 2개의 점은 각각 태어남과 죽음의 순간을 의미하죠. 그리고 1개의 선은 태어남과 죽음의 사이, 즉 살아감 혹은 죽어감의 구간을 의미합니다. 주목해야 할 건 태어남과 죽음은 주체의 의지와 무관하다는 점이에요. 물론 자살이라는 자의적 죽음도 있습니다만 그건 아주 드문 케이스니까요. 결국, 주체가 자기다움과 더불어 의지를 표명할 수 있을 때는 그 1개의 선 위에 있을 때뿐입니다. 따라서 그 선을 얼마나 ‘잘’ 누리다 가느냐가 중요한데, 전여기서 그 ‘잘’을 대체할 수 있는 구체적 표현을‘쾌락적으로’라고 생각합니다. 요컨대 쾌락적 삶이란 최대한 자기답게 의지대로 살아가는 주체적이고 개성적인 삶입니다. 쾌락의 핵심은 주체성이에요.”

그의 말을 듣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맞는 말 같긴 한데, 이런 무용한 사유가 대관절 기업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개선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경영전략 컨설턴트의 입에서 나왔다고 생각하기엔 몹시 어색한 말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아니 그 이상의 말들이 연거푸 쏟아져 나왔다.

“이번엔 쾌락을 다른 관점에서 조망해 볼까요? 이원론을 신봉하진 않지만 잠시 빌려 와야겠습니다. 서구 과학에서는 물질을 쪼개고 쪼개다 보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수준에 다다른다고 하죠. 쿼크, 스트링 뭐 이런 따위들 말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물질이 있던 자리에 마음을 세워 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행하게 되는 모든 것들을 단순화 시키면 행동과 사고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군가가 취한행동과 사고에 대해 ‘너 왜 그랬니?’라고 되풀이해 물어보면 어떤 답들이 나올까요? ‘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하는데?’, ‘왜 그런 행동을 하는데?’, ‘그러면 뭐가 좋은 건데?’, ……지금 당장 옆에 있는 사람에게 테스트 해 보세요. 아마 이럴걸요? 최초의 질문이 정치적 신념에 관한 것이건, 가족의 안위나 호사에 관한 것이건, 개인의 입신양명과 관련된 것이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질문하다 보면 그 답이 죄다 ‘그냥’이거나 ‘나도 몰라’란 말로 환원될 겁니다. 이렇게 더 이상 답 할 수 없어 머뭇거리게 되는, 혹은 더 이상 파고들래야 들어갈 수 없는 심적 근원이자 궁극, 그게 바로 쾌락입니다.”

쾌락의 구분 또한 고유했다.

“쾌락은 크게 2개로 나눠질 수 있어요. 단순 순환형 쾌락과 나선형 쾌락이 그것들이죠. 먼저, 단순 순환형 쾌락은 식욕이나 성욕처럼 어느 시점이 되면 저절로 찾아오는, 그러나 충족되면 사그라지는 쾌락을 의미합니다. 물론 일정 시간이 흐르면 다시금 갈망하게 되죠. 이건 인간 내는 물론 인간과 동물 간에 있어서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반면, 동물과 인간 간뿐 아니라 인간 내 차이를 촉발하는 쾌락도 있습니다. 이게 아마 이번 책에서 주로 다루어질 것 같은데요. 내게 최고의 짜릿함을 주는 것들 중 부침 없이 지속되는 것을 깨달아 이를 만끽하고자 매진하는 것, 바로 나선형 쾌락입니다. 저의 경우를 보자면, 타자를 제 마음대로 컨트롤하고 타자가 저를 경외할 때 그런 변덕 없는 최고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를 누리기 위한 개념 모델로 신을 상정했고, 신이 되기 위한 최적 수단 차원에서 인공지능을 선택한 거죠. 하지만 이건 원한다고 해서 그 즉시 만끽할 수 있는 만만한 게 아니에요.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원하는 지점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아예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나선형 쾌락이란 이름을 붙인 거예요. 누구나 다 자신만의 나선형 쾌락이 무엇인지 깨닫고, 잰걸음이라 해도 한발 한발 다가가려 시도해야 해요. 어떤 면에서는 시스템이 도와줘야 할 부분도 있겠죠. 하지만, 무엇보다 개인 스스로가 능동적 주체가 돼야 합니다. 시스템은 매스(mass)를 상대해요. 그렇기 때문에 제아무리 훌륭한 시스템이라 해도 태생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어요. 개인을 단지 ‘원 오브 뎀’으로 간주하거든요. 반면, 개인은 자기 자신을 ‘온리 원’으로 대하죠. 필히 자기 주도로 가야해요.”

그는 경영전략 컨설턴트다. 그래서 이번엔 쾌락의 경계 안에 전략이라는 개념을 슬쩍 밀어 넣어 보았다. 그러자 시대적 평가로 입을 열었다.

“요즘은 낡아빠지고 남루한 쾌락거리의 과포화 시대입니다. 비즈니스 관점으로 압축해 이야기하자면 사람들의 마음을 요동치게 할 획기적 서비스가 없어요. 온통 기존 서비스에 대한 카피이거나 소소한 개선들뿐이죠. 이래서는 사람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할 수 없어요. 사람들이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생각지 못했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상당히 벅찬 일이지만 그런 것들을 비전 삼아 끊임없이 질러야 해요. 그런데 비즈니스의 핵심, 전략은 어떤가요? 경영전략은 간단히 말해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에 최대한 효과적, 효율적으로 도달하기 위해 자원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복선이 깔린 말인데, 뭔가 느껴지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잔가지를 다 치고 나면 선택만 남습니다. 전략은 곧 선택이란 말이죠. 논리력을 총동원해 후보 대안들을 구분하고 분석해 그 중 최적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 같은 선택은 그 대상이 있을 때에만 존재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상을 둘러보세요. 어떤가요? 막상 선택하려 들어도 거리가 없어요, 거리가. 설사 있다 해도 죄다 추상적인 방향 레벨에 국한될 뿐, 구체적 실체로서의 쾌락 거리는 거의 없습니다. 이제는 전략보다 획기적 섬씽뉴를 만드는 데에 신경 써야 해요. 그런데 이건 논리력이 최우선시 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거든요? 창의력이 최우선시 돼야 해요. 거기에 맞게 구조가 재편돼야 합니다.”

의미심장한 말이다. 만일 이 주장이 옳다면, 논리, 분석, 정량 타령에 빠져 있는 대기업이나 컨설핑펌들은 각고의 혁신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사실 바로 이 점이 경영전략 컨설턴트와 록커가 만난 이유이기도 하다.

쾌락 파이가 무럭무럭 자라나려면

이 책은 적잖은 사회 비판을 담고 있지만, 삼천리금수강산에 널린 무책임한 집단들처럼 지적질만 하지는 않는다. 쾌락 파이의 지속적 확장, 이른바 쾌락혁신을 위한 나름의 가설적 견해 또한 제시하고 있다. 개인 스스로 감당해야 할 것도 있으며, 교육, 과학, 예술, 문화, 정치 등 사회 전반 시스템의 개선을 요하는 것도 있다. 물론 경영전략 컨설턴트의 제언과 록커의 화답으로 성사된 대담인 만큼 기업이 귀 기울여야 할 것들도 많은데, 여기엔 경영학계나 비즈니스계에 있어 거의 박제화 되다시피 한 것들을 다시금 꺼내게 만드는 파격적 주장도 포함된다.

특히 내 눈에 들어온 부분은 저자들의 딜레탕트 혹은 오타쿠에 대한 견해다. 그들은 쾌락혁신의 주역을 전문가 혹은 프로페셔널로 생각지 않는다. 여러 가지 근거와 사례를 열거하며 그 주역은 딜레탕트일 것이라고 역설한다. 쾌락 찬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을 포함한 사회 전반이, 비제도권 구석구석의 은둔자들에 관심을 갖고 발견하고 관계 맺고 케어하고 동기부여 해 협업해야한다고 거침없이 주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헤게모니 장악자인 프로페셔널들을 폄훼하며 소위 뒷방 노인네로 전락시키려 들진 않는다. 그간 알게 모르게 형성되고 고착되어버린 프로페셔널과 딜레탕트 사이의 수직적 상-하 관계 구도를 수평적 관계 구도로 재정립하자고 이야기한다. 이른바 상보적 협업구조를 지향하는 것이다.

하나 더 소개하자면, 앞에서 난 선분에 대한 메타포를 언급했다. 거기서의 핵심어는 주체성이었다. 저자들은 이 측면에서도 과감한 주장을 펼친다. 기업이 말뿐이 아닌 진정한 혁신적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당 기업의 오너가 강력한 주체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 명색이 오너라면 자신이 미치도록 만들고 싶은 것을 하나 이상 갖고 있어야 하며, 이를 형상화하기 위해 decision maker가 아닌 creator로서 진두지휘해야 한다고 외친다. 고객의 니즈? 인사이트? 트렌드? 선진 사례? 단순한 양질의 서비스를 추구한다면 모를까, 사람들이 깜짝 놀랄만한 새로운 경험 기회 제공을 목표로 한다면, 오너들이 입에 달고 사는 이따위 것들은 그 뒤에 줄 세워야 한다는 게 그들의 견해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어떠한가?

이 책의 프롤로그에는 쾌락함수라 불리는 함수식이 있다.

쾌락 = f(아이데이션, 표현, 창의성, 소통, 공감, 진정성)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종속 변수이자 궁극적 목적은 사회적 쾌락이다. 즉, 우리가 꿈꿔야 할 세상은 쾌락이 넘쳐나는 세상이고, 이를 위해서는 위에 열거된 독립 변수들을 잘 조작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골격이다. 바로 이 함수에 도입된 변수들이 그날그날의 대담 주제로 이용됐으며, 책의 장(章)으로 거듭났다.

주지했듯 이 대담은, 준비된 틀이나 자료에 입각한 것이 아니라 화두만 던져놓고 진행된 것이기에 이야기의 수렴과 발산이 자주 교차됐다. 논의 도중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가 튀어나오기도 했는데, 그게 바로 즉흥성이 창의성에 영향을 미치는 증거 아니겠냐며 저자들끼리 뿌듯해하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흐름 역시 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일례로 1장의 도입 부분을 보면 SWOT 분석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된 이야기가 마켓다이내믹스 분석을 거쳐 계산주의를 지나 뇌과학, 인공지능, 소위 가상현실 이야기로 술술 넘어간다.

정말이지 두 저자의 주체성과 즉흥성에 기대 진행한 만큼 진정성은 넘쳐난 것 같다. 가식과 꾸밈, 그리고 욕심이 없었기에 평상시 저자들이 생각했던 것들, 봤던 영화나 책들, 겪었던 경험의 소산들이 한 데 뒤섞여 튀어 나왔다. 1990년대 중반, 인지과학과 인공지능이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그때부터 페티시스트처럼 천착해 온 이석준은 경영전략 컨설턴트로서의 숱한 경험에 못지않게 이들에 대한 사유도 한 가득 쏟아냈다. 다른 어느 곳에서도 접할 수 없는 독특한 사유였다. 한편, 록커 이혁은 ‘내귀’ 활동을 중심으로 음악 전반, 예술, 문화에 대한 많은 견해를 피력했다. 어떤 때에는 경영전략 컨설턴트 이석준과 비즈니스에 관한 갑론을박을 주고받기도 했으며, 다른 어떤 때에는 인지과학 딜레탕트 이석준과 인공지능, 소위(왜 가상현실 앞에 꼬박꼬박 ‘소위’를 붙였는지는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가상현실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치기도 했다.

넋두리 혹은 고백

부족한 나의 지식과 필력을 탓해야겠지만, 넘나드는 동네가 워낙 많다 보니 한정된 지면을 통해 설명하기가 불가능한 것 같다. 아무래도 디테일은 여러분이 직접 접하는 게 좋겠다.

그나저나 이번 책은 또 어떤 장르로 분류해야 하나? 이 짧은 글에 비즈니스 이야기를 제법 담아서 그런지 경영서로 보인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해 반추해 보니 철학서로 다가온다. 이렇듯 경영서다 싶으면 철학서 같고 철학서다 싶으면 인문서 같고 인문서다 싶으면 과학서 같고 과학서다 싶으면 비평서 같다. 이게 끝이 아니다. 비평서다 싶으면 경영서 같다. 순환 현상이 발생한다. 중단하지 않으면 계속 빙빙 돌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난 현기증이 난다.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글) 이석준

저자 이석준은 학부와 대학원에서 각각 경영학과 인지과학(인공지능)을 학습했다.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대부분의 시간을 경영전략 컨설팅에 쏟아 부었으나, 타는 목마름으로 삶의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이른바 ‘학제적 개인’이 되기 위한 몸부림 또한 병행해 왔다.
현재, 쾌락 파이의 지속적 확장, 참 인공지능의 구현, 논리의 초월, 홀리스틱 접근의 실체 규명 등을 지향점 삼아, 저술, 논의, 연구는 물론 f-business, 대안적 컨설팅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서로 『쾌락혁신』, 『나는 발가벗은 한 시간 동안 자유로와진다. 그래, 나는 딜레탕트다!』가 있다.

저자(글) 이혁

저자 이혁은 록 밴드 ’내귀에 도청장치’ 보컬
DJ Shaman
물리치료사(physical therapist)
명상가

http://www.wiretapscandal.com
https://www.facebook.com/prana3828

그림/만화 유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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