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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쫓겨난 자들의 정치

양창아 지음
이학사

2019년 12월 12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5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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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0.54MB)
ISBN 978896147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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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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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남에 대항하여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한나 아렌트의 ‘정치 행위’ 개념을 통해 보는 쫓겨난 자들의 정치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사유를 통해 보는 쫓겨난 자들의 정치적 주체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쫓겨난 자’는 근현대 유대인의 정치사에서 초창기에 등장한 주체 개념인 파리아(pariah)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기도 하고, 오늘날 사회?정치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아렌트가 나치 독일에서 ‘독일계 동화 유대인 지식인’이자 ‘무국적 난민’으로서 겪었던 쫓겨남의 경험을 통해 획득한 관점 ― 파리아의 관점 ― 은 아렌트의 정치 행위 개념을 구성하는 중요한 계기이자 기준점이 된다. 이 책은 아렌트의 유대인으로서의 경험이 그의 정치 사유에 끼친 영향을 다각적으로 고려하되 조금 더 나아가 그 경험을 유대인의 경험에 한정하지 않고 근현대 국민국가 및 사회에서 ‘쫓겨난 자’의 경험으로 확장하여 살펴본다. 즉 이 책은 한나 아렌트의 쫓겨난 자로서의 경험을 다른 쫓겨난 자들의 경험과 연결하여 그의 ‘정치 행위’ 개념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밝혀나간다.
아렌트가 독일계 동화 유대인 난민으로서 겪었던 쫓겨남의 경험은 우리가 오늘날 직장에서, 동네에서, 내 집에서, 심지어 자기 자신으로부터 쫓겨나는 무수한 경험과 겹쳐진다. 우리는 가난하다는 이유로, 몸이 평범하지 않아 보인다는 이유로,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성별을 이유로 또는 기존의 성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쫓겨나거나 그러한 이유로 가족이나 동료를 잃는 경험을 한다. 우리는 이러한 쫓겨남에 대항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누군가를 잃고 삶을 이어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기억하겠다는 약속은 어떻게 지켜질 수 있는가? 정치적 경험이 일천한 사람들이 어떻게 정치적 언어를 구성하고 집단적 행위를 시작할 수 있는가? 고통과 상처의 정치적 의미는 무엇인가? 상처가 고립과 혐오로 이어지지 않고, 저항과 연대로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은 아렌트의 사유의 궤적을 따라가며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고자 하는 동시에, 아렌트에게서 이후의 탐색을 위한 개념적 자원을 발견해나가면서 우리 시대의 문제를 확인하고 공유하고자 한다.
서문: 몸에 쌓인 힘, 말의 협력

들어가며: 여파

1부 상실: 끝나지 않는 애도
1장 쫓겨난 자들의 분열된 정체성: 독일계 동화 유대인 난민의 경험
1. 배제와 추방의 자리: ‘낯선 이웃’의 자리
2. 낙천주의자의 자살과 ‘파리아로서의 자기의식’
3. 분열의 감각과 정체성/차이의 정치
2장 쫓겨난 자들의 행위성의 원리와 조건
1. 불멸성과 기억의 ‘정치-공동체’
2. 탄생성과 우정의 ‘정치-공동체’
3. 정치 행위의 시작: 그 시작의 정념

2부 행위: 쫓겨난 자들의 저항과 응답의 요구
1장 쫓겨난 자들의 정치 행위 1: 드러남
1. 가면의 은유
2. 퍼포먼스의 은유
3. 본다는 것의 정치적 의미
2장 쫓겨난 자들의 정치 행위 2: 시작
1. ‘겪음’으로서의 시작, ‘응답’으로서의 시작
2. ‘홀로 있는 자유’ 대 ‘함께하는 자유’
3. 행위의 구문론: ‘마치 …인 것처럼’

3부 장소: 함께 사는 ‘삶-의-형식’의 생성
1장 쫓겨난 자들의 장소: 저항의 장소, 관계의 장소
1. 정치 사유와 장소 상실의 경험
2. 평의회 체제: 저항의 장소, 관계의 장소
2장 쫓겨난 자들의 언어: ‘말-투쟁’과 사유의 힘
1. ‘몸-말’, 경험에서 길어 올린 사상
2. 사유의 과제: 철학함에 대한 우리 시대의 요구
3장 쫓겨난 자들의 관계: 신체의 요구와 공통 감각의 생성
1. 상처: 또 다른 경험으로 열리는 자리
2. 사이의 감각: 흔들리면서도 흩어지지 않는

나가며: ‘이후의 사유’와 ‘이후의 삶’

한나 아렌트 저작 약어표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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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다. 이러한 시작의 개념은 정치철학에서 ‘자유’의 의미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아렌트의 자유 개념은 근대적 의미의 ‘주권적’ 자유나 개인의 소유권을 전제로 하는 ‘개인적’ 자유 개념에 저항하는 것으로서 사람들이 ‘함께’ 행위할 때에만 성립한다. 아렌트의 자유 개념은 한 세계에 살고 있는 서로 다른 사람들의 행위가 이루어질 때 사람들 ‘사이’에서만 생겨나는 관계적 ‘권력’ 또는 ‘잠재력’의 의미를 내포한다. 쫓겨난 사람들이 자신들의 유대 관계를 쉽게 끊지 않고 경쟁의 원리를 제압할 수 있는 ‘권력’을 구성해낼 때 아렌트가 말하고자 한 자유의 의미는 현실화된다.

3부(장소: 함께 사는 ’삶-의-형식‘의 생성) 1장에서는 쫓겨난 자들의 투쟁이 일어나는 장소와, 비인간화되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기존의 삶과는 다른 삶의 형식을 실험하는 장소에 대해 다룬다. 정치적으로 볼 때 죽음은 ‘인간들 사이에서 존재하기를 그치는 것’이라고 아렌트는 정의했는데, 한 사회에서 누군가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은 곧 ‘사회적’ 죽음을 뜻하며, 말 그대로 사회에서 ‘인간으로서’ 살 수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하여 아렌트의 ‘권리를 가질 권리’ 개념은 인간의 본성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치 행위를 통해 획득해야만 하는 권리로서, 인간의 권리를 갖지 못한 자들이 주장하는 권리이다. 그러므로 쫓겨난 자들이 행위를 통해 권리를 가질 권리를 주장한다고 할 때, 이는 세계 속에 자기 자리를 마련해달라는 ‘외침과 요구’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을 비인간화하는 세계에 대한 변화의 ‘외침과 요구’로 나아간다. 이와 같은 권리를 주장하는 쫓겨난 자들, 즉 정치 행위자들이 모여서 생겨난 ‘공적 영역’은 ‘저항의 장소’이자 ‘관계의 장소’가 된다. 거기서 쫓겨남의 경험에 대한 억울함의 호소와 경청, 토론과 더불어 이 사태의 부당함에 대한 탐구가 시작된다. 죽은 듯이 살던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말하기 시작하고 자신과 유사하면서도 또 다른 고통을 겪는 동료들을 만나면서 ‘다른 세상’을 보게 된다.
3부 2장에서는 쫓겨난 자들의 언어에 대해 다룬다. 서로 다른 이유들로 쫓겨난 사람들의 상황을 알리는 말들은 그들 각자의 경험이 드러나는 ‘몸-말’로 발설되고, 기록되고, 나누어져야 한다. ‘철학’은 그러한 개인의 경험에서 길어 올린

작가정보

저자(글) 양창아

저자 : 양창아
양창아는 한나 아렌트와 주디스 버틀러의 사상에 관심이 많은 사회철학 연구자로 부산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쫓겨난 자들의 저항과, 함께 사는 삶의 장소의 생성: 한나 아렌트의 행위론」으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대에 출강하고 있으며,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산대 분회에 속해 있다. 요즘은 효용을 넘어선 철학의 쓸모에 대해 고민한다. 특히 정치적 연대의 한 방법으로서의 철학 연구는 어떤 형태를 띨 수 있는지, 어떻게 그것을 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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