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
2022년 09월 02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8월 3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4.52MB)
- ISBN 9788960907690
- 쪽수 1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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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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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닳지 않는 느낌이 들어.”
쓰는 일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
두 시인의 시와 시인에 대한 이야기
제멋대로 흐르는 듯 보이는 대화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중심에는 늘 ‘시’가 있다. 누구보다 시를 좋아하면서도 괴로움을 느끼곤 했던 두 젊은 시인의 고민들이 한 권 책에 담긴 셈이다. 시에 대한 긴 기다림과 만성적인 슬럼프를 겪던 이들은, 툭 터놓고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이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냈다. 마치 자신의 일인 양 서로의 시를 분석해주고, 가끔은 한 장소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함께 시를 쓰기도 했다. 시의 형식, 변화와 연속성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들에게 시란 “진심이 되고 싶은 거짓말”이자 “스스로의 언어를 만드는 일”이다. 그에 가닿기 위해 좋은 거짓말들을 연습하고, 문장 안의 요소들을 잘게 쪼개어본다. 필명 또는 부캐를 만들어 나만의 은신처를 만들어보기, 과거 내가 썼던 시에 응답하기, 다른 사람의 시를 따라해보기, 할 말이 다 떨어졌을 때조차 할 말 없음의 상태로 써보기, 혹시나 길에서 시의 재료를 얻게 될까 살피며 걷다가 풍경에 부딪히는 일까지 이들에게는 모두 시 쓰기의 과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 시인은, 기꺼이 계속 잃는다. “세상이 행복하고 질서 잡혀 있다는 환상에 질문을 던지는 게 문학의 역할 중 하나”라고 믿으며. 무언가를 잃어버린 대상들, 상실의 집합에게 초점을 맞추어 삶의 어두운 부분들을 비춘다.
“세상이 행복하고 질서 잡혀 있다는 환상에 질문을 던지는 게 문학의 역할 중 하나겠지. 갈등을 봉합하고, 화해하며 끝나는 이야기들은 때때로 삶의 어두운 부분이나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을 은폐하기도 하니까. 그래서 문학은 세계를 구하는 이야기들과 손절하고 반대 방향으로 걸어온 걸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실이 슬퍼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해야만 문학인 것도 아니잖아. 언제부터인가 문학의 본질은 뭔가를 계속 잃는 게 된 것 같아. 아무것도 구하지 않고 끝나.” “엄청 슬픈 강박이다. 이런 게 어딨어? 계속 잃어야 하는 직업이.” “계속 잃어야 하는 직업.” “꼭 상실의 집합 같아.”
-34쪽
1 시라는 점
은신처
진심이 되고 싶은 거짓말
세상에 미안한 직업
아름다운 번복
언제나 가까이 있는 나를 불편하게 여기겠죠
할 말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문보영 시 배틀그라운드-원
2 어질러진 잡지
모텔방에서 TV를 끄는 심리에 관하여
오타가 생겨도 고치지 말라
우주인들의 대화록
기대 있는 순간
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
같이 가서 펭귄을 세자
장수양 시 친구는 다치지 않으리
3 덜 슬픈 시
음주 낙서는 어떻게 시가 되었을까?
소설을 만나고 온 시
문예지에 발표한 시는 왜 구린가
초인종 상담 너무 근사하지 않은 우리들의 루틴
초인종 상담 딴 데 보기
초인종 상담 하나씩 없애보는 건 재밌어
초인종 상담 60대가 되기 전에 못 견디고 신이 되고 말 것 같아
시의 뺨
내가 좋아하거나 선택하는 건 다 일종의 은신처 같아.
-18쪽
언니가 아까 얘기했잖아. 어떤 사람들을 보호하고 싶은 마음과 아닌 마음이 공존한다고. 하지만 언니는 그중에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대해서 쓴 거잖아.
-28쪽
한 번쯤 나의 시 쓰기를 멀리 보내주고 싶었다. 나도 쉬고 너도 쉬어서 나중에 서로가 모르는 것을 많이 묻히고 만날 수 있게. 그러면 우리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고 깜짝 놀라기만 하면 된다.
-38쪽
다음에는 이상한 곳에서 만나, 이상한 형태로 대화를 나누고, 야릇한 감각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두 번 다시 현실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다. 친구는 나에게 이 뜻하지 않은 친절을 겪게 한다.
-39쪽
‘이제 우리는 서로에게 두 번째가 아니라 완전한 친구다’라고 말하는 시를 쓰고 싶어. 작은 위험은 함께 감당할 수 있게.
-40쪽
‘시’ 하면 그 시절이 떠올라. 먼 곳에서 동경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써보던 때였어. 지금도 시를 쓸 때 문득문득 떠올려.
언니는 언니의 까마득한 과거를 사랑하는구나. 그건 정말 멋진 일이야.
-42쪽
할 말로 가득 찬 일기를 쓰다가 그 글이 이륙하는 그 순간에 시가 나왔던 것 같기도 해. 일기가 일기를 벗어나는 순간에 말이야.
-55쪽
친구를 만나기 전에 젠가처럼 할 말을 쌓아두고, 우리가 만나면 합심해서 그 탑을 다 무너뜨리는 것이다. 그날이 정말 기대가 된다.
-58쪽
친구와 통화하는 내내 나는 말을 건네는 일에 쾌감이 따른다는 걸 느꼈다. 우리는 전화를 걸기로 약속한 날짜와 시간은 알고 있었지만 장차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지는 몰랐다. 내 입에서 무슨 말이 튀어나올지도 알 수가 없다. 대화는 아주 많은 우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열띤 대화의 끝은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와 내가 주고받은 말들은 그로부터 멀리 가라고 우릴 떠밀어줄 발사 지점이 될 것이다. 변화의 예감은 설레고도 슬프다.
-84쪽
언니, 그런데 시의 얼굴이 보이지 않게 된 게 좋은 것 같기도 해. 사실 그게 시의 진짜 얼굴일 수도 있잖아.
-159쪽
함께 읽기,
책 속에서 ‘시’를 발견해내는 일
이 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는 ‘함께 읽기’다. 책의 내용을 다루는 대화 역시 다른 대화들처럼 점차 시와 글쓰기로 퍼져나간다. 먼저 등장하는 책은 어슐러 K. 르 귄의 소설집 『세상의 생일』이다. 그중 단편 「고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에 관해 대화가 오가는데, 두 사람은 ‘고독’을 두고 ‘생물적인 고독’ 또는 ‘좋은 고독’이라 이름 붙여본다. ‘좋은 고독’이란 무엇일까. 이는 문보영 시인이 겪은 치앙마이에서의 고독을 예로 들 수 있다. 외국에서 한 달 동안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았던 그의 경험은 단순한 단어들만을 사용할 때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전달한다. 구체적이지 않은 문장으로 사유할 수 있는 어렴풋함, 희미함에 대한 두 시인의 애호와 소망은 마치 시 쓰기의 한 방법을 눈치챈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두 번째로 다루는 책은 토베 얀손의 『정직한 사기꾼』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토끼는 언제나 마음속에 있어”의 ‘토끼’는 주인공이자 동화작가 안나가 출판사의 요구에 따라 그리게 된 것으로, 다른 사람들의 요구에 기꺼이 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책의 마지막에서 안나는 더 이상 토끼를 그리지 않는데, 두 시인은 이를 두고 외부의 요구로부터의 독립이라는 단순한 결론을 내지 않는다. 그 대신, 다른 사람을 위한 글을 쓰는 일에 골몰한다. “우리도 정직한 사기꾼일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쓰지 못하는 사람이어서 더 어려운 것 같아. 내가 내 맘대로 썼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좋아해주었을 때 누가 날 있는 그대로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난 그것만 기다리는 것 같아.” “나도 그런 순간을 기다려.” 같은 책을 읽고 서로 느낀 감정을 공유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다시 시에 대한 고민으로 돌아오는지 그 양상을 따라가다 보면, 그 속에서 우연히 튀어나온 말들이 오래 우리 마음속에 남게 될 것이다. 정직한 사기꾼 속의 동화작가 안나가 타인의 사랑을 바라며 덧그린 토끼처럼.
“외국어를 사용하면 하고 싶은 말을 부정확하게 표현하게 되고, 진심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못하니까 내가 구체적이지 않은 사람이 돼. 그래서 분노도 덜 구체적인 것이 되고, 감정을 덜 느끼게 된달까……? 그래서 화도 누그러져. 모든 게 어렴풋해져서 좋아.” “나는 구체적인 게 늘 좋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때는 희미해지고 싶을 때도 있는 것 같다!”
-69쪽
딩동! 두 시인의 ‘초인종 상담’
우리가 같이 쓰는 방법
마지막으로, 책의 후반부에는 문보영, 장수양 시인의 고민을 포함해 ‘초인종 상담’이라는 이름 아래 다른 이들의 시에 대한 고민들이 담겼다. 글쓰기에 대한 질문을 두 시인에게 보내면, 그들이 대화를 나누며 답변을 보내주는 형식이다. 시와 문장의 형식, 글쓰기 루틴,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놓기, 지금이 아닌 60대에 시인이 되는 방법까지 다양한 물음들에서 출발한 대화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감하는 일로 마무리된다. 시를 향한 진지하고도 유쾌한 물음과 대답을 읽어가던 와중 어느새 그 안에 녹아 있는 일상의 난처함, 관계의 어려움, “원하는 방식으로만 들키고 싶은” 기분들까지, 소박하면서도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이 감정들이 나만 느끼고 있던 게 아니었다는 안도감에 다다른다. 온통 시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 책이 결국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가닿게 되는 지점이다.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한없이 재잘대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작가의 말
숲을 그리는 화가가 타인의 사랑을 바라며 살짝 덧그린 토끼처럼, 때로는 사담에 가까운 이들의 말은 멀지 않은 미래에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어떤 은밀한 말도 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이어질 기록들은 어질러진 대화에 가깝다. 시를 좋아하지만 시 쓰기가 괴로워 자주 실의에 빠졌고, 문학에 대해 말할수록 문학을 더 모르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도 다 알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문학이 좋은 것 같았다. 이들은 대화를 마음껏 어지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책머리에」 중에서, 저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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