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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가득한 작업실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더 패치

존 맥피 지음 | 윤철희 옮김
마음산책

2020년 04월 17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3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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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1.43MB)
ISBN 9788960906143
쪽수 4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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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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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수상 작가, 프린스턴대 45년 글쓰기 교수
논픽션의 대가 존 맥피의 국내 첫 출간 책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미국 논픽션의 대가, 존 맥피의 산문집이 국내 첫 출간됐다. 맥피는 1965년부터 〈뉴요커〉 전속 기자로 활동하며 서른 권이 넘는 저작을 발표하고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글쓰기 수업을 45년간 진행해 왔는데,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들과 작가들이 이 수업을 거쳐 갔다. 1960년대 트루먼 커포티, 톰 울프 등이 주도한 ‘뉴저널리즘(New Journalism)’의 영향을 받은 그는 지질학, 자연, 역사, 스포츠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방대한 관심사에 대해 글을 써왔다. 면밀한 구성을 통해 논픽션의 ‘사실’을 넘어 ‘감정’을 이끌어내는 그에게 비평가들은 ‘독창적인 논픽션(Creative Nonfiction)’ 장르를 개척했다는 찬사를 보냈다.

최신작 『두려움 가득한 작업실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더 패치』(이하 『더 패치』)에서 맥피는 그간 썼던 글 중 “25만 단어를 샅샅이 훑어 75%를 잘라”내고 개고해서 엮었다. 〈타임〉 〈뉴요커〉 등의 기고 글과 개인적으로 써왔던 글을 모은 이 책은 작가로서 맥피의 일생을 보여주는 “메타적 자서전”에 가깝다. 맥피는 아버지의 임종에 대해 쓴 「더 패치」로 책의 첫 장을 열면서, 글쓰기의 내밀한 기원이자 아버지와의 추억이 서린 특별한 공간(패치)으로 독자를 단숨에 이끈다. 1부에서 골프, 미식축구, 라크로스, 곰 등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정확한 역사적 사실과 삽화, 추억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글을 엮는다면, 2부에서는 1950년대부터 잡지 기사로 썼던 존 바에즈, 토머스 울프 등에 대한 프로필, 허쉬초콜릿 공장 방문기, 미국 정계의 골프클럽 ‘버닝 트리’ 등 미국의 정치, 문화사에 관한 소재들로 흥미를 더한다.
해제 | 최고의 논픽션 작가 존 맥피의 메타적 자서전
-최윤필 (『가만한 당신』 저자)

1. 스포츠의 현장: 낚시, 미식축구, 골프, 라크로스 그리고 곰
더 패치
파이베타 미식축구
오렌지 트래퍼
링크스랜드와 바틀
파이어니어
직접적인 시선 교환

2. 앨범 퀼트

옮긴이의 말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작은강꼬치고기의 등은 짙은 황록색이고 양옆은 연한 황금빛 색조를 띠는데,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교차하는 울타리가 일정하게 퍼져나가듯 검은 무늬가 겹쳐 인쇄된 모습이다. 이 예술적인 모습은 순전히 극도로 얇고 작은 비늘이 연출한 것이다. 생선의 뼈를 발라내는 작업이 이뤄지는 도마에서 스케일러(물고기의 비늘을 제거하는 장비)가 두어 번 지나가고 나면 이 예술품은 완전히 파괴되면서 은빛 피부가 드러난다.
-28쪽

작은강꼬치고기의 이빨은 입천장에 나있다. 면도날 같은 턱은 말할 것도 없고 혀에도 이빨이 있다. 놈들의 몸에는 가끔씩 다른 작은강꼬치고기의 이빨 때문에 생긴 흉터가 있다. 작은강꼬치고기의 위장에서 발견된 작은강꼬치고기의 위장에 작은강꼬치고기가 들어있다. 작은강꼬치고기의 위장에서 발견된 피라미의 위장에 작은강꼬치고기가 들어있었는데, 그 작은강꼬치고기의 위장에는 피라미가 들어있었다.
-29쪽

여전히 이 세상에 있는 우리는 현재 80대다. 10여 년간, 나는 남자 라크로스 팀 관계자가 발휘한 마술 같은 능력 덕에 프린스턴 사이드라인에 돌아가고는 했었다. 내 딸들은, 특히 대학(호프스트라대학)에서 작문을 가르치지만 그곳에 있는 스타디움에 자주 가지는 않는 막내 마사는 이걸 못 본척 지나치지 않았다. 최근에, 내가 전화로 게임 내용을 요약 해주는 걸 들은 후 마사가 말했다. “아빠, 아빠는 여덟 살 때프린스턴의 사이드라인에 있는 마스코트였잖아요. 그런데 아빠는 지금도 프린스턴 사이드라인에 있는 마스코트예요.”
-44쪽

당시 (골프)공의 커버는 요즘처럼 튼튼하지 않아서 공이나 골퍼의 자존심을 거의 보호해주지 못했다. 그리고 골퍼의 실력이 형편없다는 걸 보여주는 아주 흔한 표식은 잘못 휘두른 아이언 때문에 웃는 모습처럼 벌어진 부분을 가리키는 ‘스마일’이었다. 주머니칼로 커버를 벗기는 작업은 고무줄이 나타날 때까지 계속 공을 깎아내리다가 곱슬곱슬한 머리카락 같은 게 갑자기 튀어나오는 걸로 끝났다. 워 볼을 깎았을 때 안에서 발견되는 건 절대 깨질 것 같지 않은 단단한 코어였다. 이상하게도, 바로 그것이 테이블 톱으로 오늘 날의 골프공을 갈랐을 때 보게 되는 모습과 비슷하다. 코어, 맨틀, 표면-이것이 세계적으로 1년에 10억 개에 육박하는 속도로 골프공이 덮고 있는 바로 그 행성의 구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모형이다.
-61~62쪽

미국골프협회 데이비드 페이 전무의 경험에 따르면, 루프에 속한 10번홀에서 8번홀 그린 위에 있는 그랜드스탠드는, 또한 11번 홀에서 7번 홀로 이어지는 십자형으로 교차하는 페어웨이들을 굽어보는 그랜드스탠드는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좋은 전망”을 보여준다. 그는 스파이크 리(미국 영화 감독으로 농구팀 뉴욕 닉스의 열혈 팬이다)의 고견을 들어보지 않았을 것이다. 잭 니컬슨(미국 배우로 농구팀 LA 레이커스의 열혈 팬이다)을 피해 다녔을 것이다. 그럼에도, 싸늘한 바람이 가장 간단한 샷들을 휘어져 날아가게 만들면서 바람을 막으려고 중무장한 모든 섬유의 모든 겹을 파고들 때, 그곳은 말 그대로 숨이 막힐 정도로 끝내주는 곳이다. 당신이 맨 윗줄에 있는데 바람이 당신의 등으로 불어오면, 갈매기들이 당신 얼굴과 골프채 길이만큼 떨어진 곳에서 미동도 없이 허공에 매달려서는 당신의 눈을 들여다본다. 북해를 배경으로 한 브뤼헐(16세기 네덜란드 화가)풍의 풍경을 그린 캔버스 곳곳에 골퍼들이 배치돼 있다.
-104쪽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어나는 판의 움직임은 LA 길거리에 금과 은을 빗물처럼 퍼부어 대는 석유가 저장된 배사구조를 만들었다. 판의 움직임이 무척 건조한 분지를 형성한 탓에 LA에서는 물을 8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가져와야만 한다. 판의 움직임으로 LA는 지형상 화재에 약한 날씨가 발달했는데, 화재로 암설 (巖屑)이 흩날리면서 도시가 망가진다. 판의 움직임은 온순하고, 치명적이고, 영원하고, 인과관계에 있고, 유익하고, 파멸적이고, 지속적이고, 불가피하다. 이건 순전히 운에 모든 걸 맡기는 카드 게임이나 다를 게 없다. 판의 움직임은 지진이다.
-158쪽

컨은 브롱스빌에 있는 자택에서 롱아일랜드 그레이트넥에 있는 해머스타인에게 전화를 걸곤 했다. 그러고는 수화기를 피아노에 갖다 놓고는 건반을 열심히 두드렸고, 그러는 동안 미국 오페레타의 최고 걸작들이 전화선을 따라 성장을 거듭했다. 컨 부부와 해머스타인 부부는 가까운 친구지간이었지만, 해머스타인의 아내 도로시는 사람들이 “제롬 컨의 〈올 맨 리버〉”라고 말하는 걸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말하고는 했다. “〈올 맨 리버〉를 쓴 사람은 오스카 해머스타인이에요. 제롬 컨은 타타 둠둠, 타 타타 둠둠을 쓴 사람이고요.”
-167~168쪽

〈타임〉은 언젠가 기득권층에 대한 커버스토리를 계획했

뉴욕대에서 ‘창의적 르포르타주’를 강의하는 작가 겸 저널리스트 로버트 보인턴(Robert S. Boynton)은 존 맥피를 ‘뉴뉴저널리즘(The New New Journalim)’의 대부라 평했다. 뉴뉴저널리즘은 저널리즘의 고전적 가치를 중심에 두면서 뉴저널리즘의 미학적 야심을 계승한 이들의 글쓰기 경향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특별한 대상의 도드라진 사연이나 자극적인 일화보다는 덜 특별한 이들의 일상에 주목했고, 현란한 수사나 문학적 비유보다 팩트들-그것이 진술이든, 묘사든, 인용이든-을 적절히 배치함으로써 내용과 함께 감정을, 감동을 전하고자 했다. 뉴저널리스트들이 논픽션으로 픽션의 성채를 넘봤다면 그들은 픽션과 논픽션의 ‘알량한’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 맥피가 그 선봉이었다.
- 최윤필 『가만한 당신』 저자 (「해제」 중에서)

90세 현역 논픽션 작가가 관찰한 사람과 사물들
‘한 알의 모래에서 우주를 보듯’
각각의 단편으로 큰 진실을 드러내다
원서 제목이기도 한 ‘패치(patch)’의 사전적 의미는 ‘주위와 구별된 작은 공간’, ‘장식용으로 덧대는 데 쓰는 조각’인데 이 뜻은 책의 구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더 패치』는 1부 「스포츠의 현장」과 2부 「앨범 퀼트」로 나뉘어 있으며 1부는 비교적 작가의 근년 이야기를 다룬 중단편을, 2부는 56편의 단편을 개고해서 엮었다.
1부의 「더 패치」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는 맥피가 어렸을 적 아버지와 낚시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이야기다. ‘더 패치’는 작가가 즐겨 찾던 낚시터이자 뉴햄프셔 위니퍼소키호수의 수련 서식지에 붙인 이름으로, 이곳에서 그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낚싯대로 강꼬치고기를 낚곤 했다. 맥피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각별하다. 그는 저작 『4번째 초고: 글쓰기 과정(Draft No. 4: On the Writing Process)』에서 자신이 쓴 글들의 주제를 조사한 결과 90퍼센트 이상이 대학교 이전의 관심사와 연결됐다고 밝힌 바 있는데, 삶을 이루는 많은 추억이 아버지와 보낸 시간에서 비롯하기 때문이다. 그는 유년기부터 프린스턴대 팀 닥터인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미식축구 등의 스포츠를 접했고 역시 아버지가 주치의였던 키웨이딘 캠프에서 성장기를 보냈는데, 이때의 경험은 그가 훗날 낚시, 카누, 자연 등을 글의 소재로 삼는 바탕이 됐다. 아버지가 물려준 유산을 통해 글을 썼기에 맥피는 책의 시작을 아버지에게, 글쓰기의 ‘패치’에 헌사한다.
1부의 또 다른 글인 「파이베타 미식축구」 「링크스랜드와 바틀」 「파이어니어」에선 차례로 미식축구, 골프, 라크로스를 다룬다. 이제는 백발이 성성한 동기들과 젊을 적 미식축구 팀으로 경기했던 추억,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삼촌이 심판으로 뛰었던 때를 돌아본다. 열 살 무렵 비바람 치는 경기장에서 선수로 뛸 때, 난방기가 있는 기자석을 보고 바로 그 자리에서 글쟁이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링크스랜드와 바틀」은 2010년 브리티시 오픈을 중계하듯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경기가 열린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의 특징과 역사, 골프 중계 방식의 변천사, 우승한 골퍼 루이스 우스트히즌을 비롯한 선수들의 삽화 등을 유려하게 엮어낸다. 올드 코스 주변 마을의 골프 클럽이 어떻게 계급별로 나뉘어 있는지 설명하는 부분은 골프를 통해 지역 사회를 들여다보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오렌지 트래퍼」에서 그는 골프 코스 주변에 떨어진 골프공을 강박적으로 ‘오렌지 트래퍼’라는 기구로 주우러 다니고, 「직접적인 시선 교환」에서는 곰을 직접 보고 싶다는 갈망을 고백하는 엉뚱함도 보여준다.
2부 「앨범 퀼트」는 56개의 글 조각(패치)을 ‘퀼트’를 짜듯 작가가 직접 배치했다. 〈타임〉 기자 시절부터 써왔던 글들은 시간과 공간을 종횡무진 넘나든다. 마치 삶의 단편들이 모여 존 맥피의 취향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듯한 2부는 먼저 유명 인사들의 프로필이 눈에 띈다. 영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캐리 그랜트, 소피아 로렌, 뮤지컬 작가 오스카 해머스타인, 환경 운동가 데이비드 브로워, 존 바에즈의 이야기까지 전후 문화계 주요 인물들의 사적 이야기로 개개인의 매력과 이들이 놓인 사회상을 드러낸다. 맥피의 주 관심사인 지질학과 자연에 대한 글도 있다. 로스앤젤레스를 만든 대륙판의 움직임에 대해 쓰기도 하고 새 관찰(birding)에 푹 빠진 편집자의 이야기를 통해 ‘버딩’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허쉬초콜릿 공장, 금을 보관하는 맨해튼 연방준비은행 방문기는 맥피의 친절한 안내와 함께 그곳을 차근차근 둘러보는 듯하다. 이 외에 〈타임〉 커버 이미지에 얽힌 비화, 명편집자 로버트 빙엄과의 일화도 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 소소한 일상을 다룬 글은 인간 맥피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한다.

맥피는 폭발하는 듯한 지식으로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의 정신은 순수한 호기심 그 자체다. 그의 호기심은 모든 세상의 끝자락들로, 특히 대다수가 간과하는 장소들로 흘러가기를 열망한다. 맥피의 글은 우울하거나, 섬뜩 하거나, 슬프거나, 패배주의적이지 않다. 그것은 삶으로 가득 차있다. 맥피에게 탐구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삶을 사랑하고 향유하는 방법이다. 그의 거대한 우주론에서 지구의 모든 사실은 서로 연결된다. 모든 지역, 생명체, 시대 그리고 그것들의 존재와 부재 모두 말이다. 물고기, 트럭, 원자, 곰, 위스키, 풀, 바위, 라크로스, 선사시대의 이상한 굴, 손자들과 판게아 대륙. 이 모든 것이 보낸 시간은 다른 모든 것이 보낸 시간과 연결된다.
- 샘 앤더슨 〈뉴욕 타임스〉

구성 하나만으로도 참신한 작품. 수십 년간 세상을 상세하게 관찰하고 그 관찰 내용을 정확하게 묘사한, 글을 쓴 시기나 맥락이 알쏭달쏭한 글들이 당신을 향해 밀려오는 것을 경험하는 건 매혹적인 일이다. 인생의 추억을 한데 이어붙이는 무척이나 진솔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보여주는 이 책의 구성은 깔끔한 발단과 전개, 결말이 글쓰기 전략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한다.
- 윌리 블랙모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두려움 가득한 작업실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 써낸
독창적인 논픽션. 사실을 배치하는 구성의 힘
“허구적 사실을 빚어내는 마술사라기보다는 현실의 정보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그릇에 가까운 작가” 존 맥피는 독창적이고 효과적인 글 구성을 짜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업한 모든 프로젝트에서 나는 구조에 집착했다”는 그는 집필을 시작하기 전 정보를 어떻게 배치할지에 온 에너지를 쏟는다. 『더 패치』에서는 이런 그의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다. 표제작 「더 패치」는 임종을 앞둔 아버지의 병상과, 강꼬치고기 낚시에 성공한 과거의 이야기를 부단히 오가는 구성으로 감정에 대한 직접적 묘사 없이도 아버지를 향한 저자의 애틋함을 전달한다. 과거의 그는 강꼬치고기를 낚고, 현재의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끝을 맺는 글은 아이러니하면서도 비유를 함축한다. 「링크스랜드와 바틀」 「파이어니어」는 골프, 라크로스 경기 실황을 중계하듯 전하면서 중간중간 경기를 둘러싼 삽화들을 적절히 배치해 흥미를 끌어올리고, 경기 승리 장면을 묘사한 후반부는 쾌감과 승리의 의의를 동시에 전한다. 마치 잘 조율된 오케스트라 같은 구성을 보여주는 근년의 글뿐 아니라, 젊은 시절의 맥피가 잡지에 기고했던 유명인들의 프로필도 뛰어난 구성이 돋보인다. 이를테면 유명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흥미로운 일화를 글 초입에 배치하고 독자들의 호기심을 끄는데, 이런 구성은 마지막 문장에 가서야 본명이 밝혀지는 배우 피터 오툴에 대한 글에서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유머도 빼놓을 수 없는 그만의 인장이다. 특히 인물들의 유머러스한 부분을 포착해 전하는 방식이 눈에 띈다. 이를테면 연방준비은행의 지하 금 보관소 직원들은 자신들이 “조직의 사다리를 오르는 대신 내려”왔고 “사다리의 다음 계단은 땅에 묻히는 거죠.”라고 너스레를 떤다. 책 제목처럼 맥피는 “두려움 가득한 작업실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으면서 글을 썼고 유머를 구사했다. 그리고 그의 유머는 삶의 이면을 예리하게 포착하면서 진실을 마주하게 한다. 『더 패치』에서 독자들은 존 맥피 논픽션의 정수를 만나게 될 것이다.

전업 작가란, 정의하자면, 극기라는 옷을 걸치고서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이 정신과 영혼에 얼마나 가혹한 짐을 짊어지고 있는지 모른다고 유창하게 한탄하고, 무엇이 되었든 집안일이라도 생길라치면 ‘작업 기강’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고, 해쓱한 시인처럼 구슬픈 얼굴로, 두려움 가득한 작업실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을 것이고, 다른 한가한 인간들에게 자신은 이만 가보겠다고 말하고, 글쓰기의 성소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 빗장을 채우고, 그 고독한 희생 속에서, 뉴욕 메츠의 야구 경기에 빠져 드는 사람이다.
-211쪽

■ 이 책에 쏟아진 찬사

미국 최고의 저널리스트
- 〈워싱턴 포스트〉

다작을 쏟아낸 경력을 쌓은 지도 오래인 지금, (맥피가) 마침내 글쓰기의 달인이라는 정체를 드러내기에 좋은 시점일 것이다. 그는 즐겨 구사하던 회심의 전략을 『두려움 가득한 작업실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더 패치』(이하 『더 패치』로 표기함)에서 다시금 부끄럼 없이 택한다. 대중이 매력적으로여기지 않는 게 분명한 주제들을, 심지어는 지저분한 포장지에 싸인 따분해 보이는 주제들을 소개하면서, 그 주제들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독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무척이나 힘이 넘치고 탄탄한 구성을 갖추도록 문장을 가다듬는 전략을 말이다. 『더 패치』는 호기심을 아낌없이 쏟으면서 계속 집필해나가는 회고록의 또 다른 장(章)이다.
- 크레이그 테일러 〈뉴욕타

작가정보

저자(글) 존 맥피

저널리스트. 퓰리처상 수상 작가. 1931년 미국 뉴저지주 프린스턴시에서 프린스턴대학교 스포츠 팀 닥터의 아들로 태어났다. 평생 프린스턴시에서 살아온 그는 프린스턴고등학교를 다녔고, 1953년에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후 케임브리지 대학교 모드린 칼리지에서 공부했다. 〈타임〉에서 편집자로 일하다가 1965년, 〈뉴요커〉의 전속작가가 되었고 서른 권이 넘는 책을 저술했다. 1974년부터는 프린스턴대 저널리즘 교수로 부임해 글쓰기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데, 미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들과 작가들이 이 수업을 거쳐 갔다.
1960년대 ‘뉴저널리즘(New Journalism)’의 영향을 받은 존 맥피는 사실에 입각해 대상을 취재하되, 효과적인 글의 구성으로 감동을 이끌어내는 논픽션을 발표하면서 비평가들에게 ‘독창적인 논픽션(Creative Nonfiction)’ 장르를 개척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또한 지질학, 역사, 스포츠 등 폭넓은 관심사를 방대한 배경지식을 통해 풀어내 이런 주제에 문외한들도 매혹하는 ‘논픽션의 대가’란 평을 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퓰리처상 수상작인 『지난 세계의 연대기(Annals of the Former World)』(1998) 와 『오렌지(Oranges)』(1967), 『대사제와의 만남(Encounters with the Archdruid)』(1971), 『평지에서 솟아남(Rising from the Plains)』(1986) 등이 있다. 퓰리처상 이외에 1977년에 미국예술아카데미가 수여하는 문학상을 받았고 2017년에는 전미도서비평가협회가 수여하는 평생공로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수상 이력을 자랑한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영화 전문지에 번역 기사와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아이리시맨』 『꿈의 방』 『이안』 『타란티노: 시네마 아트북』 『한나 아렌트의 말』 『캐스린 비글로』 『스탠리 큐브릭』 『위대한 영화』 『히치콕』 『지식인의 두 얼굴』 『도시, 역사를 바꾸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로저 에버트』 『에퀴아노의 흥미로운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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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두려움 가득한 작업실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더 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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