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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의 말

우주 그리고 그 너머에 관한 인터뷰
칼 세이건 지음 | 김명남 옮김
마음산책

2017년 06월 27일 출간

종이책 : 2016년 12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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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6090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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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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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와 사랑에 빠진 과학자, 칼 세이건과의 인터뷰
『칼 세이건의 말』은 2016년 12월 20일 20주기를 맞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진솔하고 우아하고 용감한’ 민낯을 볼 수 있는 인터뷰집이다. 코넬대학교의 천문학 및 우주과학 정교수로 자리 잡은 뒤 이력의 절정으로 향하던 1973년 서른아홉의 젊은 칼 세이건부터, 자신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콘택트>의 각본에 참여했으나 그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1996년의 칼 세이건까지, 모두 16편의 인터뷰에 그의 일생이 담겼다. 말년까지 간직하게 될 우주의 경이를 처음 깨달은 다섯 살의 기억, 그때의 감정을 이해하고 지지해주었던 부모님, 그 덕에 빠져든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과학소설, 그러면서 갖추게 된 그만의 언어와 회의주의, NASA의 우주탐사 계획과 그의 오랜 숙원인 외계 지적 생명과의 만남, 그 탐색 과정에서 부닥친 다양한 종교적·정치적 반박과 사이비 과학에 대처하는 법 등, 칼 세이건은 단편적인 인터뷰에는 다 담을 수 없는 방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저서에서 하지 못한 여러 뒷이야기를 『칼 세이건의 말』에서 들려준다.
서문 _ 톰 헤드

아주 미미한 지구
살아 있는 것과의 공명
광속의 딜레마
인간을 닮지 않은 외계인
외계 생명을 소망하다
코스모스
신과 칼 세이건이 한 우주에?
창백한 푸른 점
전쟁보다 지구
콜라 전쟁이 아니다
과학, 세상에 착륙
자긍심의 실체
악령 살해자
사이비 과학에 대처하는 법
길고 꿈 없는 잠
또 다른 행성에서

옮긴이의 말
연보
원주
찾아보기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증거를 얻기 전에 결정을 내려선 안 되는 법이죠.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데이터가 입수될 때까지 판단을 미루는 게 힘든 모양입니다. (…) <라이프> 편집자들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보세요, 여러 대안을 제공해서 독자를 헷갈리게 만들지 마세요. 그냥 뭐가 맞는지만 알려줘요.” 저는 “뭐가 맞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여러 가능성이 있고, 우리는 판단을 미뤄야 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그들은 “그냥 하나를 고르세요. 뭐가 됐든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걸로”라고 대꾸했죠. <라이프> 편집자들의 그런 태도는 오늘날 많은 사람의 사고방식과 딱 맞아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불확실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사고방식과.
-34~35쪽

요즘 우리가 쏟아내는 어마어마한 양의 전파 에너지가 나오는 곳은 세 군데입니다. 하나는 AM 라디오에서 높은 주파수 대역이고, 두 번째는 일반적인 가정 텔레비전 방송이고, 세 번째는 미국과 소련의 레이더 방어망입니다. 지구에서 먼 곳에서 지구의 지적 생명이 내는 신호로서 감지할 수 있는 건 이 세 가지뿐입니다. 이것은 제법 숙연한 기분이 드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자주 거론하는 의문 중에 이런 게 있죠. 외계 지적 생명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대체 왜 아직까지 지구에 오지 않았을까? 이제 우리는 답을 압니다. 우리가 내보내는 방송을 한번 들어보라고요.
-43쪽

사람들은 화성에 대해서 거의 신경질적일 만큼 우월주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습니다. “아, 그건 그냥 달이랑 비슷해” 하는 식으로요. 그런 논증은 이렇게 이어졌습니다. “달에는 크레이터가 있지. 그리고 달에는 생명이 없지. 화성에도 크레이터가 있지. 그러므로 화성에도 생명이 없어.” 만일 아리스토텔레스가 이 런 삼단논법을 들었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났을 겁니다.
그렇다면 매리너 9호가 우리에게 알려준 현실은 어땠을까요? 화성에 액체 물이 흐르는 운하는 없었지만 어느 모로 보나 꼭 말라붙은 강처럼 보이는 지형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본 것은 달과 비슷한 행성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본 것은 그와는 다른 무엇이었습니다. 화성은 누구의 추측과도 다를 만큼 그저 환상적으로 달랐습니다. 전 외계 지적 생명 수색의 현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환상에 순응 하지 않을 테고, 우리의 우월주의에도 순응하지 않을 겁니다.
-50~51쪽

요즘에는 일종의 이분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합리적인 것과 신비로운 것 사이에 선을 긋습니다. 하지만 전 그게 정말로 이분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약물 체험을 묘사하면서 자신과 우주가 하나가 된 느낌이라고 말하곤 합니다. 약물과 무관한 종교적 체험에서도 물론 그런 표현이 쓰입니다. 동양 사상이든 기독교든 다들 그 비슷한 말을 합니다. 그런데 만일 그런 경험을 했다는 사람에게 “우주와 하나가 된다”라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지 물으면 그들은 그걸 말로 표현하기 어려워합니다.
-54쪽

그는 여전히, 인간을 닮은 외계인과 “과학적 부정확성”이 산재한 두 영화에 코웃음을 보낸다. 그는 왜 제작자들이 굶주린 대학원생이라도 고용해서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살피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스타워즈>에서 조종사 한 솔로는 하이퍼 공간으로 높은 “파섹”의 총알을 발사한다. 하지만 파섹(parsec)은 속력의 단위가 아니라 거리의 단위다. “그건 마치 ‘오늘 아침에 32마일에 일어났어’ 하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세이건은 말한다.
-125쪽

“제가 과학이라는 활동에─특히 천문학에─바라는 게 하나 있다면, 그것이 인간적인 행위로서, 즉 인간의 고유한 활동으로서 보였으면 하는 겁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지구의 다른 어떤 생물도 과학을 ‘하지’ 않습니다. 강렬한 감정이라면 다른 종들도 갖고 있습니다. 인간을 독특하게 만드는 건 감정이 아닙니다. 인간을 독특하게 만드는 건 인간의 생각이고, 과학은 그것의 가장 훌륭한 예시입니다. 전 모든 사람이 그런 걸 즐기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학창 시절 초창기부터 사람들로부터 그런 의욕을 꺾어놓습니다. 모든 사람은 지적 발견과 공명하는 일종의 회로입니다. 저는 그 공명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133쪽

창조론이 제기하는 질문에 관해서라면, 자연선택이 진화의 원인이라는 이론이 가설에 불과한 건 사실입니다. 다른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창조론자들은 자신들이 문제 삼는 건 공정성이라고 말합니다. 자신들은 여러 경쟁하는 원칙들 가운데 단 하나만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합니다. 공정성에 대한 그들의 관심에는 박수를 보냅니다만, 전 그들 의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를 시험하는 첫 단계는 그들이 교회 에서 기꺼이 다윈주의 진

진솔하고 우아하게 우주를 그리워한 과학자
칼 세이건과 우주를 담은 23년의 인터뷰

약 50억 년 전 우주 어딘가의 성운에서 태양이 만들어졌고, 약 46억 년 전 그 주변을 돌던 미행성과 기타 물질이 중력으로 뭉쳐 지구가 되었다. 영겁과 같은 세월 속에서 아주 우연한 한 시점에, 매우 무작위적인 조건으로 발생한 지구 생명은 결국 별과 같은 물질로 이루어졌다. 우주적 우연에서 생겨난, 우주의 물질로 이루어진 존재. 한 사람의 죽음은 한 우주의 죽음과 같다는 말이 상징이나 비약만은 아닌 것이다.
평생 친근한 언어로 학계와 대중의 경계를 허물며 우주와 깊은 유대감을 맺어온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라면 더욱 그렇다. 다섯 살 때 뉴욕만국박람회에서 처음 우주에 매료되어 매리너호 계획 등 NASA의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1980년 다큐멘터리 <코스모스>와 동명의 책을 내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자”가 된 뒤에도 그는 세계 최대의 우주과학 민간단체인 ‘행성협회(The Planetary Society)’를 공동 창설하고 그 회장으로서 열정적으로 외계 생명을 찾아 헤맸다. 칼 세이건은 오직 인간이 아는 우주와 그 협소한 인식을 넓히는 데 평생을 쏟았고, 1996년 12월 20일 62세의 조금 이른 나이로 그에겐 좁았던 지구를 벗어나 넓은 우주로 나아갔다.
『칼 세이건의 말』은 2016년 12월 20일 20주기를 맞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진솔하고 우아하고 용감한’ 민낯을 볼 수 있는 인터뷰집이다. 코넬대학교의 천문학 및 우주과학 정교수로 자리 잡은 뒤 이력의 절정으로 향하던 1973년 서른아홉의 젊은 칼 세이건부터, 자신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 <콘택트>의 각본에 참여했으나 그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1996년의 칼 세이건까지, 모두 16편의 인터뷰에 그의 일생이 담겼다. 말년까지 간직하게 될 우주의 경이를 처음 깨달은 다섯 살의 기억, 그때의 감정을 이해하고 지지해주었던 부모님, 그 덕에 빠져든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과학소설, 그러면서 갖추게 된 그만의 언어와 회의주의, NASA의 우주탐사 계획과 그의 오랜 숙원인 외계 지적 생명과의 만남, 그 탐색 과정에서 부닥친 다양한 종교적·정치적 반박과 사이비 과학에 대처하는 법 등, 칼 세이건은 단편적인 인터뷰에는 다 담을 수 없는 방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저서에서 하지 못한 여러 뒷이야기를 『칼 세이건의 말』에서 들려준다. 거의 평생에 걸친 그의 인터뷰에서 우주와 지구와 생물,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에 대한 드넓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

한 가지 제가 변한 건 인생의 아름다움, 우주의 아름다움, 살아 있는 것 자체의 즐거움을 훨씬 더 강하게 음미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 매 순간을, 살아 있지 않은 모든 것을, 하물며 살아 있는 것의 뛰어난 복잡함은 말할 것도 없고요. 네, 이런 것들이 그리울 거라고 상상하면 갑자기 모든 게 훨씬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336~337쪽

일생을 두고 쓴 글, 평생에 걸쳐서 한 인터뷰에서는 자신을 감추고 도망갈 길이 없다. 모든 것이 드러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칼 세이건의 말』은 말하자면 칼 세이건의 감출 수 없는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책이다. 그의 말은 진솔했고 우아했고 용감했다. 그도 진솔했고 우아했고 용감했다.
-이명현(과학저술가·천문학자)


진지함과 유머가 공존하는
칼 세이건과의 지적인 대화

우리가 과학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정교함, 깊이, 탁월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는데, 전 그것이 어느 관료주의적 종교가 제공하는 이야기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고 믿습니다. 심지어 자연의 장엄함 앞에서 느끼는 경외감 그 자체를 종교적 체험이라고 부른대도 전 반대하지 않겠습니다.
-176~177쪽

칼 세이건은 특정 분야에 갇히지 않았기 때문에 막연히 ‘<코스모스>를 만든 과학자’ 또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더 유명하지만, 열여섯 살에 시카고대학교에 들어간 영재에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교와 코넬대학교 등에서 30여 년을 강의했으며 2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부지런한 과학자다. 그러면서도 그는 오랫동안 한 분야에 매진할 때 흔히들 실수하는 것과 달리, 아집에 빠져들거나 경계에 갇히지 않았다. 이런 그를 이끈 것은, 인터뷰 곳곳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드넓은 우주와 그 안에서 기적 같은 확률로 생겨난 지구 그리고 생명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그가 “종교적 체험”에 빗대기도 한 우주와 생명의 경이로움은 특정 학문이 전유할 수도, 그 혼자 감당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을 질시하는 여느 과학자들이 조롱을 담아 말하는 “과학 대중화 전문가”(342쪽)이기를 마다하지 않았고, 결국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칼 세이건 이전에도 과학이 있었고 이후에도 과학이 있지만, 그가 전하는 것만큼 과학이 친근했던 적은 없다.

요즘 우리가 쏟아내는 어마어마한 양의 전파 에너지가 나오는 곳은 세 군데입니다. 하나는 AM 라디오에서 높은 주파수 대역이고, 두 번째는 일반적인 가정 텔레비전 방송이고, 세 번째는 미국과 소련의 레이더 방어망입니다. 지구에서 먼 곳에서 지구의 지적 생명이 내는 신호로서 감지할 수 있는 건 이 세 가지뿐입니다. 이것은 제법 숙연한 기분이 드는 사실입니다. 사람들이 자주 거론하는 의문 중에 이런 게 있죠. 외계 지적 생명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대체 왜 아직까지 지구에 오지 않았을까? 이제 우리는 답을 압니다. 우리가 내보내는 방송을 한번 들어보라고요.
-43쪽

칼 세이건이 공감을 얻은 건 무엇보다 그의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화법과, 작은 질문에도 공들여 대답할 줄 아는 진지함과 배려 덕분이었다. 『칼 세이건의 말』에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칼 세이건의 매력이 흠뻑 배어 있다. ‘외계 지적 생명 수색 작업’인 세티(SETI)와 그가 참여했던 NASA의 우주 프로그램들에 관한 크고 작은 뒷이야기는 물론이고, 흔히 과학의 대척점으로 여겨지는 종교에 대해, 심령술이나 네스 호 괴물 같은 사이비 과학에 대해, 그리고 과학교육과 환경과 정치와 SF영화에 이르기까지, 그는 비아냥거림과 냉소로 일축하거나 젠체하지 않고, 모든 대상 모든 질문에 논리와 유머와 솔직함으로 답한다. 『칼 세이건의 말』에서는 질문자가 점성학자여도, 종교학자여도, 나아가 어린아이여도,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최상의 논리를 대중적이되 진지하고 지적인 언어로 내보이는 칼 세이건의 면모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비결은 하나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전문용어를 쓰지 말라는 것 입니다. 자기 동료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하지 말라는 겁니다. 대신 자신이 뭔가 이해되지 않을 때 스스로에게 속으로 말하듯이 하라는 겁니다. 사람들에게 사실을 전문용어가 아닌 평이한 언어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청중의 지성을 존중하되, 단 그들은 당신처럼 전문교육의 혜택을 받은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278쪽


‘과학’이 아니라 ‘과학적인 것’에 대한 믿음
인간의 원동력은 회의주의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감정적으로 정말로 우리를 끌어당기는 무언가에 대해서도 우리는 적절한 증거가 있는지 꼭 물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12년 전, 15년 전에 양친을 잃었습니다. 저는 부모님과 관계가 좋았어요. 두 분이 정말로 그립습니다. 두 분의 영혼이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정말로 믿고 싶습니다. 1년에 5분만이라도 두 분과 함께 보낼 수 있다면 무엇이든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 우리는 가장 엄격한 수준의 증거를 요구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일 때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따라서 영매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 어떤 사람이 제 앞에 나타나서 “부모님과 접촉하게 해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한다면, 전 그 말을 절실히 믿고 싶기 때문에 더더욱 여분의 회의주의까지 발휘해야 한다는 걸 압니다. 제가 속기 쉬운 처지니까요.
-329~331쪽

공개적으로 마지막 인터뷰가 된 1996년 5월의 인터뷰에서 칼 세이건은 많이 쇠한 몸으로도 평생 설파해온 ‘회의주의’의 신념을 놓지 않는다. 사실 그는 냉철하기만 한 과학 맹신자가 아니었다. 평생 외계인의 흔적을 누구보다 열렬히 좇았고, 돌아가신 부모님의 영혼을 믿고 싶어 했고, 리처드 도킨스가 “만일 세이건이 살아 있었다면 그를 반드시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하겠다”(「옮긴이의 말」)라고 말할 만큼의 뛰어난 감수성을 『코스모스』와 『콘택트』에서 충분히 드러내 보였다. 다만 칼 세이건은 믿고 싶은 것을 정말 믿기 위해 비판과 회의와 증거가 필요했고, 이러한 태도가 바로 그가 생각하는 과학의 본질이었다. “과학이 발전하는 길에는 죽은 이론들이 무수히 흩어져 있습니다. 발전은 그렇게 이뤄집니다”(98쪽)라던 그는, 어느 때고 자신에 대한 비판과 반증, 시기와 질투마저 품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칼 세이건의 말』은 이처럼 지식이 아닌 태도로서의 과학을 따랐던 칼 세이건의 순수한 지성을 그 자신이 한 말로 넉넉히 들려준다.

과학을 인간의 오류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태도, 지식에 대한 주장을 회의주의적으로 평가하는 태도를 뜻하는 말로 쓴다면 전 과학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대단히 넓은 의미의 정의입니다. 과학(사이언스)이라는 단어는 사실 라틴어로 지식이라는 뜻일 뿐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대단히 박식하거나 난해한 무엇으로 여겨선 안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과학의 핵심은 비판, 토론, 개방적인 탐구, 지식을 체계화하려는 태도, 설득력 있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믿음을 미루는 태도, 비판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는 태도입니다. (…) 과학은 가장 존경받는 인물의 견해를 반증한 사람에게 제일 큰 보상을 안깁니다.
-

작가정보

저자(글) 칼 세이건

저자 칼 세이건 Carl Sagan은 미국 천문학자. 1934년 뉴욕 브루클린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넉넉하지 않은 유년이었지만 부모의 기대 속에서 과학적이며 회의적인 사고를 물려받았다. 1939년 뉴욕만국박람회에서 우주에 처음 매료되었고 도서관을 드나들며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와 허버트 조지 웰스 등의 과학소설을 탐독했다. 열여섯 살인 1951년 시카고대학교에 진학했고,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0년 학위논문에서 이미 외계 생명의 가능성과 그 존재 조건을 추론했다. 학부 시절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 화학자 해럴드 유리와 교류했고, 대학원 시절 천문학자 제라드 카이퍼와 연구하며 영향을 받았다. 1961년 <사이언스>에 금성의 대기와 온실효과에 관한 논문을 게재하여 주목받았고 이를 계기로 1962년부터 하버드대학교 천문학과 조교수로 일했다. 이즈음 스미스소니언연구소 상주 천체물리학자를 겸했다. 1968년 코넬대학교로 적을 옮겼고, 데이비드 덩컨 천문학 및 우주과학 교수로 죽는 날까지 재직했다. 1950년대 말 금성 탐사선 매리너호 계획에 발을 들이면서 NASA와 첫 인연을 맺었고 이후 바이킹호, 보이저호, 갈릴레오호 등 굵직한 우주탐사 계획에 참여했다. 평생 2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 과학자이지만 무엇보다 1980년 PBS에서 방송한 다큐멘터리 <코스모스>를 만들어 과학을 대중의 영역에 자리매김한 것으로 유명하다. 1980년 세계 최대 우주과학 민간단체인 행성협회를 공동 창설했고, 외계 지적 생명 수색 프로젝트 SETI를 이어나갔다. “광활한 우주에 우리만이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 낭비”라던 그의 아이디어는 그가 원작을 쓰고 각본에 참여한 영화 <콘택트>에도 그대로 담겼다. 지은 책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에덴의 용』(1977), 『지구의 속삭임』(1978), 『코스모스』(1980), 유일한 소설 『콘택트』(1985), 『창백한 푸른 점』(1994) 등이 있다. 1996년 12월 20일, 골수형성이상으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했다.

역자 김명남은 카이스트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환경 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편집팀장을 지냈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55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지구의 속삭임』 『지상 최대의 쇼』 『암흑 물질과 공룡』 『고맙습니다』 『틀리지 않는 법』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이 말합니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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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세이건의 말
    우주 그리고 그 너머에 관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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