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서촌 오후 4시

서촌에서 시작한 새로운 인생
김미경 지음
마음산책

2023년 03월 03일 출간

종이책 : 2015년 02월 20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55.70MB)
ISBN 9788960902527
쪽수 204쪽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자책 화면에 표기된 주석 등을 모두 읽어 줍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교보 ebook' 앱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해야 이용 가능합니다. (Android v3. 0.26, iOS v3.0.09,PC v1.2 버전 이상)

소득공제
소장
정가 : 10,100원

쿠폰적용가 9,090

10% 할인 | 5%P 적립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3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서촌에서 보내는 오후 4시의 아름다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꿈’만 꾸고 있는 사람, 직장을 때려치울 용기, 가난해질 용기가 없어 쉽사리 꿈으로 향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을 위한 책 『서촌 오후 4시』. 일간지 기자와 편집장을 지낸 능력있는 커리어우면이 어느날 돌연 사표를 내고 뉴욕으로 떠났다. 그리고 평범한 직장의 리셉셔니스트로 일하며 집세와 각종 생활비에 벌벌 떠는 소심 싱글맘의 삶을 택했다. 이 책은 특유의 솔직하고 유쾌한 삶을 펼쳐 보였던 저자이자 ‘무면허 옥상화가’로 불리며 뒤늦게 꿈을 이룬 김미경의 두번째 산문집이다.

서촌은 저자가 20대 시절 자취했던 곳이자 미국에서 돌아와 집과 직장을 갖게 된 곳으로, 우리 공동체의 시간과 기억이 응축되어 있는 곳이자 지나온 삶과 미래의 꿈이 만나는 김미경의 ‘현존의 시점’이 되는 지점이다. 또한 해가 뉘엇뉘엇 지기 시작하는 오후 4시는 저자의 인생 시간이다. 그리하여 ‘서촌 오후 4시’라는 제목이 탄생했다.

책에는 그녀가 옥상화가로 변신해가는 과정이 그림과 함께 담겨져 있다. 서울에서 살았던 저자의 자아와 뉴욕에서 보냈던 시간 그리고 다시 올다온 서울에서의 시간이 만나 쉰여섯 살의 나이로 ‘1억 년 후 화가’의 꿈을 어떻게 앞당기게 되었는지 그 열정의 정체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고 쉰여섯 살의 나이로 회사를 뛰쳐나와 그림을 그리고 살고 싶어진 것인지, 그가 그리는 서촌은 어떤 모습인지, 무엇보다 어떻게 한 발짝 한 발짝 화가가 되어 갈 수 있었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꾸밈 없이 들려준다. “예전보다 조금 가난해졌지만, 조금 많이 행복해졌다”는 저자의 고백이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그림자가 짙어지는 오후 4시처럼 그림도 글도 길어지는 그림자의 흔적을 보여주고 싶다는 저자는, 한 여자가 보내는 서촌에서의 오후 4시의 무르익은 풍경을 살뜰하게 담아낸다. 서촌의 사계절을 세 번 보내고 배우게 된 생활 속 깨달음들은 마치 인생의 사계처럼 반짝인다.
책을 내면서

서촌 봄_ 산다는 것 신나는 것
결정적인 순간에 용감해지는 여자
뉴욕아 책임져라!
직장 때려치울 두 가지 조건
나이 들어 좋은 이유
딱 좋은 나이
개인적인 자아, 사회적인 자아
나는야 그림 노동자
노가다로 살 거야
알바가 어때서?
의자, 너 때문에
빨간 딱지
세밀화는 추상화다
글 쓰는 화가
버리기 대장
마음에 철썩 가닿기

서촌 여름_ 나는야 옥상화가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지도 그리는 사람이라구요?
옥상화가
누군가에게 한 뼘 따스함이면 좋겠네
오늘도 걷는다
우리 집을 그려주세요
청운아파트

빨래 널어 좋은 날
오래 묵어야 제맛
기와집이 좋아
왼손으로 그린 그림
덜덜덜덜
가본 곳, 안 가본 곳
세상에 망친 그림은 없다

서촌 가을_ 그림이 우리를 그려주었네
동네 친구
먹고 그리세요!
백 살 할머니
본준이
작은아버지
미경이 미술쌤
먹보
‘좋아요!’ 없인 못 살아
내 친구 인왕산
엄마새
이효리
그림만 그린다고 되는 게 아니야!
엄마, 나 가난하게 살아야겠어

서촌 겨울_ 작은 돌멩이를 치우는 사람
작은 돌멩이를 치우는 사람
서명숙
양희은
춤바람
난 벗고 살고 싶어요
동사무소표 목욕탕
다시 뛸까?
촛불 파도
아름다운 식판
세월호 가시

에필로그
옥상화가의 그림 목록
발문_이주헌(미술평론가)

이 책은 도대체 그 화학작용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왜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는지, 우리 나이로 쉰여섯 살인 내가 왜 회사를 뛰쳐나와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어진 것인지, 길거리에서, 옥상에서 그림 그리며 나는 어떤 세상을 만나고 있는지, 내가 그리는 서촌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어떻게 한 발짝 한 발짝 화가가 되어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
무. 면. 허. 그렇다. 이 책은 ‘무면허 화가의 좌충우돌기’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줄 일을 막기 위해 면허라는 제도가 생겨났지만, 면허 제도는 그 자체로 사람들을 위축시키기도 한다. 면허, 자격증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여기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 사랑하기, 숨쉬기, 걷기, 춤추기, 노래하기, 그리고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세상살이에 가장 중요한 이 모든 것들은 모두 면허가 필요 없는 일들이다.
수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덮는 순간, ‘화가가 되는 일은 숨쉬기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구나, 정말 면허가 필요 없는 일이구나. 나도 그려 봐야지’ 하며 고개 끄덕이기를 기대해본다. 면허증에 기대지 않고 제멋대로 살고 싶은 사람, 자기 색깔을 내며 더 자유롭게 살고 싶은 사람,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살 각오가 되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래서 새로운 인생을 새롭게 씩씩하게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 모두에게 이 책을 바친다.
-9~10쪽 「책을 내면서」에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일을 위해 월급 없이 살아가는 법을 걸음마 배우듯 배워야 한다는 것. 그로 인한 가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그 가난이 죽을 때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이 시대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는 ‘가난 앞에 당당하게, 의연하게, 행복하게 살기’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예전보다 조금 가난해졌지만, 조금 많이 행복해졌다.
-26쪽 「직장 때려치울 두 가지 조건」에서

살아 보니 정말 ‘그게 다’였다. 과정이 그냥 인생이었다. 종착역에 거창한 클라이맥스가 따로 기다리는 게 아니라는 거. 지금 이 시간이 바로 우리 인생이라는 거. 과정 속에 클라이맥스가 순간순간 숨어 있을 뿐이라는 거. 모두 나이 들어 알게 된 거다. 그래서 화가가 되고 싶었다. 하고 싶은 거 하며 살다 그냥 죽으면 될 것 같아서. 엄청난 클라이맥스를 기대하지 않게 되어서.
-29쪽 「나이 들어 좋은 이유」에서

생각해보면 누구든, 언제든 딱 출가하기 좋은 나이고, 딱 연애하기 좋은 나이고, 딱 신진작가 되기 좋은 나이다. 딱 누구든, 언제든. 딱 마음먹기만 하면 말이다.
-31쪽 「딱 좋은 나이」에서

먹고살기 위해 몸을 움직여 하는 노동은 모두 신성하다는 거. 어떤 일을 하고 있든, 그 노동의 외형이 그 사람의 개성이나 존엄성을 곧바로 규정짓는 게 아니라는 거.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맞는 말인 것 같다.
-44쪽 「알바가 어때서?」에서

과감하게 버려야 지키고 싶은 것들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 버려야 새로운 것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고 믿는다.
-55쪽 「버리기 대장」에서

나는 옥상화가다. 아니 옥상화가로 불린다. 옥상에서 그림 그리는 화가로 알려지면서 “왜 그림을 옥상에서 그리세요?” 하고 묻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글쎄 왜일까? 무슨 심오한 뜻이 있을까? ‘옥상에서 보는 풍경이 너무너무 좋아서’가 그 첫 번째 대답일 듯싶다.
7년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던 지난 2012년. 직장도, 집도, 인왕산 가까이에 자리 잡았다. 당시 일터였던 옥인동 아름다운재단 옥상에 처음 올랐을 때였다. 인왕산 아래 기와집들이 수백 폭 병풍처럼 좌르르륵 한꺼번에 펼쳐졌다. 한순간 숨이 콱 멎었다. 갑자기 마주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황홀한 풍경이었다. 큰 파도처럼, 웅장한 음악처럼 다가온 풍경. 그날 밤 잠을 설치면서 스마트폰 앱으로 그리기 시작했었다. 그때부터 틈만 나면 여기저기 동네 건물 옥상에 올랐다. 옥상에서 보는 인왕산과 그 아래 기와집, 적산가옥, 일반 주택들이 마구 뒤섞여 있는 풍경들이 좋았다. 땅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구도의 스펙터클한 풍광.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옥상에선 내가 겸재 정선이 되어버린 듯한 배포가 생긴다.
-74쪽 「옥상화가」에서

지나온 삶과 미래의 꿈이 만나는 곳, 서촌
‘무면허 옥상화가’의 새로운 삶 이야기
일간지 기자와 편집장을 지낸 인정받던 열혈 커리어우먼은 2005년 돌연 사표를 내고 뉴욕으로 떠났다. 그리고 평범한 직장의 리셉셔니스트로 일하며 집세와 각종 생활비에 벌벌 떠는 소심 싱글맘이자 능숙하지 못한 영어로 딸에게 핀잔 듣는 신세가 되었다. 안정적인 직업과 한 몸 같은 모국어, 익숙한 땅을 버리고 택한 인생 2막 이야기 『브루클린 오후 2시』를 통해 특유의 솔직하고 유쾌한 삶을 펼쳐 보였던 저자 김미경의 두 번째 산문집이 출간되었다. 그사이 7년간의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저자는 인왕산에 포근하게 안긴 서촌에 둥지를 틀었고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으로 일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기’를 결심, ‘1억 년 후 화가’의 꿈을 앞당겼다.
이 책은 서울에서 살았던 저자의 자아와 뉴욕에서 보냈던 시간 그리고 다시 돌아온 서울에서의 시간이 만나 쉰여섯 살의 나이로 ‘1억 년 후 화가’의 꿈을 어떻게 앞당기게 되었는지 그 ‘열정’의 정체를 시종일관 흥미롭게 털어놓는다. 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고 쉰여섯 살의 나이로 회사를 뛰쳐나와 왜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어진 것인지, 길거리에서 옥상에서 그림 그리며 어떤 세상을 만나고 있는지, 그가 그리는 서촌은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어떻게 한 발짝 한 발짝 화가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촌은 그가 20대 시절 자취했던 곳이자 미국에서 돌아와 집과 직장을 갖게 된 곳. 인왕산 아래 한옥과 일제시대 가옥들, 현대식 빌라, 주택들이 뒤엉켜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것들과 가장 빠른 변화가 공존하는 이곳은 그의 ‘애인이자 삶의 터전이자 세상이자 우주’가 되었다. 이로써 서촌은 단순히 경복궁 서쪽에 있는 마을을 의미하지 않고 우리 공동체의 시간과 기억이 응축되어 있는 곳이자 지나온 삶과 미래의 꿈이 만나는 김미경의 ‘현존의 시점’이 된다.
『서촌 오후 4시』는 이른바 서촌 옥상화가가 된 저자의 인생 3막 이야기이자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보고 싶은, 무면허의 자발적 행복자를 위한 따뜻한 조언의 책이다.

무. 면. 허. 그렇다. 이 책은 ‘무면허 화가의 좌충우돌기’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줄 일을 막기 위해 면허라는 제도가 생겨났지만, 면허 제도는 그 자체로 사람들을 위축시키기도 한다. 면허, 자격증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여기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 사랑하기, 숨쉬기, 걷기, 춤추기, 노래하기, 그리고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세상살이에 가장 중요한 이 모든 것들은 모두 면허가 필요 없는 일들이다.
수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덮는 순간, ‘화가가 되는 일은 숨쉬기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구나, 정말 면허가 필요 없는 일이구나. 나도 그려 봐야지’ 하며 고개 끄덕이기를 기대해본다. 면허증에 기대지 않고 제멋대로 살고 싶은 사람, 자기 색깔을 내며 더 자유롭게 살고 싶은 사람, 자발적으로 가난하게 살 각오가 되면 세상에 두려울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래서 새로운 인생을 새롭게 씩씩하게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 모두에게 이 책을 바친다.
-9~10쪽 「책을 내면서」에서

인생 오후 4시는 어떤 모습인가
그림으로 깨쳐가는 인생의 맛
저자는 지금 자신이 인생의 오후 4시쯤에 온 것 같다고 말한다. “해가 서쪽으로 훌쩍 넘어가기 시작하는 오후 4시. 그림자도 짙어지고, 맘도 깊어지는 시간” 그리하여 제목도 『서촌 오후 4시』다. 그림도 글도 길어지는 그림자의 흔적을 보여주고 싶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인생의 오후 4시를 서촌에서 보내고 있는 여자의 이야기면서 오후 4시만큼 무르익은 서촌의 풍경이기도 하다. 그렇게 서촌의 사계절을 세 번 보내고 배우게 된 생활 속 깨달음들은 마치 인생의 사계처럼 반짝인다.
첫 장 「산다는 것 신나는 것」은 인생 오후 4시에 다다른 저자가 뉴욕을 버리고 서촌에 자리를 잡기까지, 멀쩡한 직장을 때려치우고 그림 노동자로 살 결심을 하기까지 소소한 일상의 순간들에서 깨치는 지혜가 생생하다. 인생을 시작하기에 언제나 늦은 나이는 없으며 모든 나이란 무엇을 시작하기에 ‘딱 좋은 나이’라는 긍정성에 이른다.

생각해보면 누구든, 언제든 딱 출가하기 좋은 나이고, 딱 연애하기 좋은 나이고, 딱 신진작가 되기 좋은 나이다. 딱 누구든, 언제든. 딱 마음먹기만 하면 말이다.
-31쪽에서

두 번째 장 「나는야 옥상화가」에서는 옥상화가로서 길거리 화가로서 서촌 구석구석을 누비며 그려가는 그림 이야기를 담았다. 길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다 전경에게 쫓겨난 사연부터 보안계에 불려간 이야기, 그렇게 옥상화가가 된 연유, 빨래 널린 풍경과 감나무 같은 한국만의 문화에 대한 애정까지, 그림을 그리면서 배우는 인생의 묘미와 생활의 철학이 진진하다.

‘세상에 망친 그림은 없다’가 그래서 내 그림 철학 중 하나가 됐다. 끝까지, 좀 쉬다 또 끝까지 그리다 보면 어설퍼도 또 하나의 그림이 된다. 정말 세상에 망친 그림은 없다. 세상에 망친 인생은 없듯 말이다.
-113쪽에서

어떤 이는 힘찬 빗줄기처럼 씩씩한 선을, 어떤 이는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선을, 각자 수십 년 삭혀온 선을 풀어내 놓기 시작한다. 누군가 이야기했던 누에고치론이 딱 맞는 것 같다. 모든 사람은 누에고치라고. 모두 고치 속에 어마어마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고. 단지 풀어내지 않았을 뿐이라고. 풀어내기 시작하면 엉켜 있던 선들이 끊임없이 풀려 나올 것이라고. 각자 다른 모양의 선들이 말이다.
-108쪽에서

세 번째 장 「그림이 우리를 그려주었네」에서는 그림으로부터 시작된 인연 이야기를 엮었다. 효자동 백 살 할머니 집부터 인왕산을 비롯 서촌 곳곳의 동네 친구들, 미술 선생님, 페이스북 친구들, 이효리, 구본준 기자에 얽힌 비화까지 각양각색 인연들이 하나같이 소중하고 정겹다.
네 번째 장 「작은 돌멩이를 치우는 사람」에서는 사회적인 인간으로서 세상과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적었다. 1960년생인 저자는 1980년대 대학을 다니며 이데올로기를 무겁게 짊어지고 살았고 시대와 국가를 고민하느라 개인의 욕망과 자유는 스스로 옭아맸던 세대로서 그러한 시대를 통과하며 내면화했던 자아상과 앞으로의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촛불 집회와 세월호 사건을 다시 겪으며 동시대인이자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자리를 고민한다.

휘둘리는 삶 속에서 꼭 지켜내야 할 것들
펜화로 새긴 서촌의 풍경, 따뜻하고 정겨운 삶의 현장
저자는 오래된 것, 낡은 것, 해진 것 속에서 비어져 나오는 미덕을 상기하며 “합리적인 척, 이성적인 척, 논리적인 척, 세련된 척, 서구적인 척, 우리가 만나는 현재가 전부인 양 깔끔하고 심플한 현대 빌딩 모양인 척 우기며 살지만, 실상은 우리네 삶이란 빌딩과 적산가옥과, 빌라와, 판잣집과, 양옥과, 기와집이 뒤범벅인 뒤죽박죽 그런 모습”이며 “문풍지 사이로, 얽어놓은 기와 사이로, 여기저기 바람 숭숭 들고 비 새는 낡은 기와집”처럼 “어려운 과거와의 복잡한 연결고리 속에 놓여 허우적대는 게”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삶 속에서 꼭 지켜야 할 것이 기와집으로 상징되는 어떤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서촌의 과거와 현재를 부지런히 기록해가는 것도 그러한 정성의 이름일 터다.

건물은 역시 오래되어야 제맛이다. 아무리 멋없이 단순하게 지어진 건물이라도 세월이라는 켜를 입으면 멋을 더해간다.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의 건물들뿐 아니라 우리 동네 백 년 가까이 묵은 한옥들은 그려도 그려도 지루하지 않다. 기와 한 짝, 돌담 하나마다 퀴퀴한 사연들이 풍기는 맛이 깊다.
-98쪽에서

가느다란 선과 점으로 이루어진 펜화로 “퀴퀴한 사연”의 현장을 날마다 세밀히 새겨가는 저자의 서촌 풍경들은 그래서 더 귀하다. 책에 실린 펜화 45점을 쉬이 지나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휘둘리는 삶 속에서 지켜내야 할 것은 언제나 이렇게 각자의 사연으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들, 그리고 그러한 것들 틈바구니에서 어렵게 피어나는 새로운 삶을 향해 돌진해가는 용기일 것이다.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일 수 있는 용기, 그것을 위해 자신이 현재 가진 가장 소중해 보이는 것들을 버릴 수 있는 용기.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용기. 그 용기만을 나를, 세상을, 진정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165쪽에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 일을 위해 월급 없이 살아가는 법을 걸음마 배우듯 배워야 한다는 것. 그로 인한 가난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 그 가난이 죽을 때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이 시대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기’는 ‘가난 앞에 당당하게, 의연하게, 행복하게 살기’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예전보다 조금 가난해졌지만, 조금 많이 행복해졌다”는 저자의 고백은 그래서 더 묵직한 여운을 준다.
『서촌 오후 4시』에 실린 <서촌옥상도> 연작을 비롯한 그림들은 2015년 2월 17일부터 3월 1일까지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리는 전시를 통해 원화로 만나볼 수 있다.

추천사

옥상화가를 자처하는 김미경 씨는 아예 옥상을 자기 아틀리에로 삼았다. 맞다! 옥상에 올라가면 세상이 달라 보이고 시야가 트인다. 옥상에서는 호흡도 자유스러워지면서 마치 무당(예술가)이 된 느낌이다. 고흐 못지않게 끈질기게 가느다란 선을 그어대며 그는 현장에서 뛰어난 작가로 태어나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은 그가 옥상화가로 변신해가는 과정을 그림과 함께 실었다. 글과 그림이 맛깔나게 어울린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_김정헌(화가, 서울문화재단 이사장)

혹자는 말할지 모른다. 그는 미술대학조차 나오지 않은 사람 아닌가? 화가는 졸업장이나 등단 코스로 그 자격을 얻는 사람이 아니다. 화가는 깨달은 사람이다. 자신이 화가인 줄 알고 다른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으면 그 사람은 화가다. 화가는 더하고 곱하는 자가 아니라 빼고 나누는 자다. 김미경의 그림을 보라. 빼고 나누어 풍성하다. 선 하나하나가 순수하고 형태 하나하나가 정겹다. 공교함은 결코 순수함을 이기지 못하는 법이다. 서촌 오후 4시의 풍경이 참 담백하고 순수하다.
_이주헌(미술평론가, 전 서울미술관 관장)

책속으로 추가

죽치고 앉아 철거촌 풍경을 한참 동안 그리고 또 그렸다.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그렸다. 예전 같으면 철거촌 문제 해결을 위해 아무런 일을 하지 않으면서, 철거촌 모습을 앉아 그리고만 있는 모습을 한참 손가락질하며 비웃었을 게다. 이젠 자책하지 않는다. 내 그림이 누군가에게 판잣집 앞에 붙어 있던 저 복조리만큼, 대문 한쪽에 세워져 있던 저 기타만큼, 그만큼의 힘이라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82쪽 「누군가에게 한 뼘 따스함이면 좋겠네」에서

건물은 역시 오래되어야 제맛이다. 아무리 멋없이 단순하게 지어진 건물이라도 세월이라는 켜를 입으면 멋을 더해간다.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의 건물들뿐 아니라 우리 동네 백 년 가까이 묵은 한옥들은 그려도 그려도 지루하지 않다. 기와 한 짝, 돌담 하나마다 퀴퀴한 사연들이 풍기는 맛이 깊다.
-98쪽 「오래 묵어야 제맛」에서

우리네 삶이 합리적인 척, 이성적인 척, 논리적인 척, 세련된 척, 서구적인 척, 우리가 만나는 현재가 전부인 양 깔끔하고 심플한 현대 빌딩 모양인 척 우기며 살지만, 실상은 우리네 삶이란 빌딩과 적산가옥과, 빌라와, 판잣집과, 양옥과, 기와집이 뒤범벅인 뒤죽박죽 그런 모습이라는 거. 문풍지 사이로, 얽어놓은 기와 사이로, 여기저기 바람 숭숭 들고 비 새는 낡은 기와집 같기도 하다는 거. 어려운 과거와의 복잡한 연결고리 속에 놓여 허우적대는 게 우리 삶이라는 거. 그리고 이리저리 휘둘리는 삶 속에서 꼭 지켜야 할 것이 기와집으로 상징되는 어떤 것일지도 모른다는 거.
-102~103쪽 「기와집이 좋아」에서

어떤 이는 힘찬 빗줄기처럼 씩씩한 선을, 어떤 이는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선을, 각자 수십 년 삭혀온 선을 풀어내 놓기 시작한다. 누군가 이야기했던 누에고치론이 딱 맞는 것 같다. 모든 사람은 누에고치라고. 모두 고치 속에 어마어마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고. 단지 풀어내지 않았을 뿐이라고. 풀어내기 시작하면 엉켜 있던 선들이 끊임없이 풀려 나올 것이라고. 각자 다른 모양의 선들이 말이다.
-108쪽 「덜덜덜덜」에서

‘세상에 망친 그림은 없다’가 그래서 내 그림 철학 중 하나가 됐다. 끝까지, 좀 쉬다 또 끝까지 그리다 보면 어설퍼도 또 하나의 그림이 된다. 정말 세상에 망친 그림은 없다. 세상에 망친 인생은 없듯 말이다.
-113쪽 「세상에 망친 그림은 없다」에서

왁자지껄 부산스러운 세상사에 시달리고, 키 재기를 하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 인왕산이 벌거벗고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면 갑자기 모든 일이 부질없어 보이기도 하고, 창피해지기도 했다.
-143쪽 「내 친구 인왕산」에서

학력 차별에 대해 거품을 무는 사람들과 함께 목청을 높이진 않았지만, 나는 소위 ‘석사 기자’로 ‘고졸 판매 사원’을 사랑하고 결혼했던 일. 페미니스트라고 큰 목소리로 떠들지는 않았지만 평생, 아니 부모로부터 독립한 이후로, 단 하루도 남자가 벌어다주는 돈으로는 살아본 적 없었던 일. 내가 겨우 내세울 수 있는 자랑거리다. 내 앞에 놓인 학력 차별, 성차별 돌멩이를 치우느라 생몸살을 앓았다.
-162쪽 「작은 돌멩이를 치우는 사람」에서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 기울일 수 있는 용기, 그것을 위해 자신이 현재 가진 가장 소중해 보이는 것들을 버릴 수 있는 용기.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용기. 그 용기만을 나를, 세상을, 진정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165쪽 「서명숙」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김미경

저자 김미경은 1960년 대구에서 태어나 자랐다. 서강대 국문학과와 이화여대 여성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8년 <한겨레>에서 처음 기자 생활을 시작해 20여 년간 기자로 일했다. 2005년 뉴욕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일했다. 2010년 낯선 곳에서 시작한 두 번째 삶 이야기 『브루클린 오후 2시』를 통해 가장 뜨겁고 화려한 인생의 순간들을 펼쳐 보였다. 2012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으로 일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기’를 결심, ‘1억 년 후 화가’의 꿈을 앞당겼다. 그렇게 길거리에서 옥상에서 서촌 풍경을 펜으로 그리며 ‘서촌 옥상화가’로 겸재 정선 부럽지 않은 세 번째 인생을 살고 있다. 어디서 어떻게 살든 듣고 생각하고 춤추고 고민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들을 계속 그리며 쓰고 싶은 것이 마지막 꿈이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서촌 오후 4시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서촌 오후 4시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서촌 오후 4시
    서촌에서 시작한 새로운 인생
    저자 모두보기
    저자(글)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북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북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