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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의 발견

임두원 지음
부키

2020년 07월 31일 출간

종이책 : 2020년 07월 20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43.01MB)
ISBN 9788960517998
쪽수 2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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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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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에 튀기면 교양도, 과학도 맛있다!
튀김옷 좀 입혀 본 과학자가 선사하는 맛깔나는 튀김피디아
“기름에 튀기면 구두도 맛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여기, 튀기면 교양과 과학도 맛있어진다고 주장하는 튀김 애호가가 있다. 그는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근무하는 과학자이자 20년 전통 돈카츠 전문점 사위로서 튀김은 왜 맛있는지, 우리는 왜 튀김을 사랑하는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튀김 맛의 비밀을 풀기 위해 과학, 인문, 사회,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해 살펴보았고, 튀김의 진정한 매력을 파헤치기 위해 튀김을 만들고, 팔고, 먹고, 거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 결과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에는 흥미로운 과학 원리가 숨어 있고, 각국을 대표하는 튀김 요리의 탄생 비화에는 역사의 한 장면과 그 주인공들의 삶과 혼이 녹아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야말로 튀김은 세계인의 진정한 소울 푸드(Soul Food)였으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책은 교양 상식과 과학 지식을 더 맛깔나게 즐기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튀김 입문서이자 튀김 ‘덕후’들을 위한 전문서다.
프롤로그: 기름에 튀기면 과학도, 교양도 맛있다!

1장 인류는 언제부터 튀기기 시작했을까
전 세계인의 소울 푸드, 튀김|튀기면 맛이 부풀어 오른다|기름이 없으면 튀김도 없다|요리가 인류를 진화시키다|
기름의 대중화가 곧 튀김의 대중화|지방을 선호하는 인간의 본능|곤충의 바삭함과 닮은 튀김의 식감

2장 세상에 튀기지 못할 재료는 없다

아시아에 진출한 중세 유럽의 야채튀김: 덴푸라
덴푸라와 오뎅은 다르다?|선교사들의 튀김을 모방하다|궁극의 튀김옷을 완성하다

세 겹의 튀김옷을 껴입은 돼지고기: 돈카츠
서양 콤플렉스를 요리로 승화하다|돈카츠의 무한 변신|돈카츠와 돈가스의 차이|두드려라, 부드러워질 것이니

기름과 건조 기술로 세상을 구휼하다: 라면
세상을 뒤바꾼 인스턴트 라면의 탄생|보존성과 간편성을 높인 튀김 기술|과연 라면 스프는 건강에 해로울까

신대륙에서 닭튀김의 신세계가 열리다: 프라이드치킨
아프리카 노예들의 한과 혼을 요리하다|양념과 향신료로 치장한 닭고기들|치킨으로 전 세계를 점령한 대령

이름만 프랑스인 국적 불명의 감자 요리: 프렌치프라이
프렌치프라이는 정말 프랑스 요리일까?|냉동 유통 기술의 혁신|프렌치프라이를 건강하게 즐기는 방법

영국인의 영원한 ‘생선과 감자’ 친구: 피시앤칩스
15세기 알람브라에서 건너온 유대 요리|영국 노동자들을 위한 진수성찬|식욕을 돋우는 갈색의 비밀

소스가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 요리: 탕수육
탕수육과 꿔바로우의 조상, 꾸루로우|아편 전쟁이라는 출생의 비밀|걸쭉한 소스의 완성은 전분의 농도

3장 ‘겉바속촉’을 완성하는 튀김의 과학
구멍이 많을수록 바삭해진다|글루텐 보호막으로 육즙의 유출을 막아라|빵가루로 완성하는 궁극의 바삭함|
왜 집에서 만든 튀김보다 전문점 튀김이 더 맛있을까|튀김이 무지하게 ‘당기는’ 과학적 이유|
마이야르 반응, 세상에 없던 풍미를 만들다|달콤하게 타 버렸다, 캐러멜화 반응|
튀김의 세계에 불가능이란 없다: 과일 튀김, 아이스크림 튀김, 고중력 튀김

4장 기름은 튀김의 친구인가 적인가
튀김 맛의 절반은 기름 맛|식용 유지가 만들어지는 과정|다이어트를 방해하는 지방의 두 얼굴|
우리 건강을 해치는 주범, 산화된 기름|기름의 산화를 막는 최선의 방법|어떤 기름이 튀김에 더 적합한가

5장 튀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옷을 입다
밀가루가 튀김옷 재료로 안성맞춤인 까닭|튀김옷에 적합한 밀가루는 따로 있다|
밀가루가 그냥 옷이면, 배터믹스는 날개옷|반죽에 맥주를 넣으면 튀김옷발이 산다|고소한 접착제 달걀과 비법 양념 시즈닝

6장 기름과 온도의 마술사, 튀김기의 구석구석
막강한 화력의 원조 튀김기 듀오, 칩 팬과 웍|튀김꾼들의 로망, 업소용 튀김기 파헤치기|
높은 압력으로 육질을 부드럽게, 압력 튀김기|낮은 압력으로 골고루 익히는 진공 튀김기|
튀김의 패러다임을 바꾼 에어 프라이어

에필로그: 우리의 튀김순애보는 계속된다!

기름에 튀기면 과학도, 교양도 맛있다!
튀김은 단순히 맛있는 요리 이상이었습니다. 그 이면에는 흥미롭고 놀라운 이야기가 많았으니까요. 튀김이라는 요리가 탄생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메뉴 중 하나로 자리를 잡은 데에는 인류의 미식 본능이 발휘된 덕분이지요. 뛰어난 풍미와 높은 열량 덕분에 튀김은 19세기 흑인 노예들의 삶과 애환을 지탱해 주는 ‘소울 푸드’가 될 수 있었습니다. 튀김 산업의 발전은 한 나라의 경제나 기업의 흥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도 했고, 다양한 튀김 요리가 현대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덴푸라와 돈카츠, 미국의 프라이드치킨, 영국의 피시앤칩스 등 각국을 대표하는 튀김 요리에는 그 나라 국민의 고유한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튀김은 요리와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본문 10~11쪽〉

기름의 대중화가 곧 튀김의 대중화
튀기는 조리가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아직까지 분명하게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튀김 요리가 처음 등장한 문헌은 1세기경에 편찬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최초의 요리서 《요리에 대하여(De Re Coquinaria)》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당시 로마의 유명한 미식가였던 아피시우스(Apicius)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아피시우스’라는 말에는 ‘미식가’란 의미가 있어서 이 책의 저자가 실존 인물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로마의 한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아피시우스는 많은 유산을 물려받아 풍족하게 살았고 요리를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상속받은 재산을 거의 탕진하게 된 그는 ‘배고픔이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본문 36쪽〉

지방을 선호하는 인간의 본능
지방은 다른 영양분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뛰어납니다. 다시 말해 적은 양으로도 더 많은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지방은 우리 몸속에서 장기간 안정적인 저장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효율이 좋은 지방을 몸속에 충분히 저장한다면 생존에 더할 나위 없이 유리합니다. 우리는 그러한 과정을 통해 살아남은 사람들의 후손인 셈입니다.
여기까지 살펴보자 저는 비로소 이해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왜 그토록 기름진 음식을 탐하게 되었는지 말이죠. 현재 인류의 DNA에는 지방을 선호하는 원초적인 본능이 내재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지방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존재로서 기본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었던 셈이죠. -〈본문 40~41쪽〉

두드려라, 부드러워질 것이니
돈카츠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따라가면 ‘겉바속촉’의 비밀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약 2센티미터 두께의 돼지고기를 준비한 후 고기를 다질 때 사용하는 일명 ‘고기 망치’나 칼의 손잡이 부분을 이용해 여러 번 두드립니다. 이런 손질 과정을 거치면 고기는 한층 더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은 물리적 연화 작용 때문입니다.
‘연화’란 말 그대로 단단한 것이 부드러워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식재료의 단단한 조직이 부드러워지면 맛이 좋아질 뿐 아니라 소화 흡수율도 한층 높아집니다. 단백질과 같은 영양분은 작은 분자 여럿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고분자에 속해 덩어리가 매우 큰 편입니다. 따라서 그 자체로는 소화 흡수율이 낮을 수밖에 없지요. (중략)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육질을 연하게 만드는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고기를 키위나 파인애플 즙에 약 30분 정도 담가 두는 것입니다. 이 과일 즙에는 프로테아제(Protease)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이 효소가 작용하여 고기의 단백질 분자를 작은 크기의 분자로 분해합니다. 이는 일종의 화학적 연화 작용이라 할 수 있지요.-〈본문 70~72쪽〉

누구나 튀김을 좋아하지만 어떤 재료를 어떻게 튀기면 맛있는 튀김이 되는지는 잘 모른다. 요리사들도 거의 그렇다. 재료에 ‘옷’을 입혀서 끓는 기름에 넣으면 그럭저럭 먹힌다는 정도만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요리 학교에서도 튀김이 왜 맛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가르쳐 주지 않는다. 튀김은 맛있지만 그 배경 지식과 과학 원리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이 책은 그런 답답한 속을 뻥 뚫어 준다. _박찬일(셰프 겸 음식 칼럼니스트)

그동안 음식과 요리를 인문학적 소양으로 살펴보거나 튀김에 얽힌 스토리를 알려 주는 책은 많았다. 하지만 튀김의 속살에 숨은 과학 원리를 밝혀 주거나, 실제로 요리를 할 때 응용할 수 있는 과학 지식을 알려 주는 책은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다. 튀김의 탄생지인 유럽과 튀김을 발전시킨 일본에서도 이런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우리나라 과학자가 이를 해냈다. _정혜경(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고기의 인문학》 저자)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근무하는 과학자이자 20년 전통 돈카츠 전문점의 사위, 무엇보다 자칭 튀김 애호가인 이 책의 저자는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나는 왜 튀김을 사랑할까? 아니, 근본적으로 튀김은 왜 맛있는 걸까?’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인류는 언제부터 튀겨 먹기 시작했을까? 튀김옷은 어떻게 바삭해지는 걸까? 튀김의 기름은 정말 건강에 해로울까? 펄펄 끓는 기름 속에서, 바삭한 튀김옷 속에서, 튀김을 한 입 베어 문 입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그는 나름 요리도 자주 했고 튀김에 대해서도 충분히 안다고 자신했었다. 하지만 이런 질문에 명쾌한 답을 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고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이 궁금증과 호기심을 해결하겠다는 작은 사명감이 생겼다.(본문 9쪽)
이 책은 튀김을 향한 저자의 애정의 결과물이다. 그는 튀김의 맛과 매력의 비밀을 풀기 위해 물리, 화학, 재료공학, 인문, 사회, 역사,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재료, 기름, 조리 도구, 튀김옷 등 튀김이라는 요리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살펴보았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열광하는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에 과학 원리가, 각국을 대표하는 튀김 요리의 탄생 배경에 역사의 한 장면이, 튀김의 산업화 과정에 경제 논리와 문화 키워드가 숨어 있음을 발견했다. 덕분에 교양 상식과 과학 지식을 더 맛깔나게 즐기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튀김 입문서이자 튀김 ‘덕후’들을 위한 전문서가 탄생하게 되었다

튀김을 사랑한 덕분에 인류는 살아남고 번성할 수 있었다!

그럼 튀김은 왜 맛있고, 우리는 왜 튀김을 원하는 것일까? 식재료를 기름에 튀기면 단백질이 풍부해지고 풍미도 좋아지지만 무엇보다 지방의 함량이 증가한다. 지방은 비교적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영양분으로 적은 양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제공한다. 게다가 지방은 우리 몸속에서 장기간 안정적인 저장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결국 지방을 많이 섭취하고 몸 안에 저장해 두면 생존에 유리한 것이다. 우리의 조상이었던 원시 인류는 지방을 탐한 덕분에 살아남고 번성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그들의 후손인 우리가 지방과 튀김을 원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우리의 DNA에는 지방을 선호하는 원초적 본능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본문 41쪽)
게다가 지방의 기름진 맛을 제6의 기본 미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퍼듀대학교의 리처드 맷츠 교수 연구 팀은 ‘기름진 맛’이 기본 미각으로 분류될 만한 독특한 성질을 가졌기 때문에 5가지 기본 미각(단맛, 신맛, 쓴맛, 짠맛, 감칠맛) 외에 제6의 기본 미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올레오구스투스(Oleogustus)’라고 명명한 이 기름진 맛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 강렬하게 원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본문 43쪽)
하지만 우리는 튀김의 맛이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튀김을 한 입 베어 물면 원재료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고 다채로운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기 때문이다. 과연 이 풍미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비결은 고온의 기름에 식재료를 튀길 때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 반응이다. 마이야르 반응으로 인해 생성되는 맛과 향 성분은 무려 1000여 종에 달하고, 캐러멜화 반응은 튀김이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하거나 특유의 달콤함과 고소함을 가지도록 도와준다.(본문 158쪽) 그래서 우리는 튀김을 먹을 때마다 새롭고도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튀김, 세계인의 한과 혼이 담긴 ‘소울 푸드’로 거듭나다

하지만 튀김이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데에는 단순히 풍미와 영양학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각국을 대표하는 튀김 요리의 탄생 배경에는 역사의 한 장면이 숨어 있고, 그 역사 속 주인공들의 삶과 한과 혼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튀김은 ‘진짜’ 소울 푸드(Soul Food)라 할 수 있다.
역사상 최초의 치킨은 고대 로마에서 발간된 요리책 《요리에 대하여(De Re Coquinaria)》에 소개된 아피시우스 치킨(Apicius Chicken)이다.(본문 37쪽)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즐겨 먹는 형태의 프라이드치킨은 19세기 아메리카 대륙에 노예로 팔려 온 아프리카 흑인에 의해 탄생했다. 고향을 떠나 낯선 대륙의 대규모 농장에서 죽도록 일해야 했던 그들에게 뼈까지 씹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바삭하게 튀긴 프라이드치킨은 음식의 낭비를 최소화하고 힘든 노동을 견딜 수 있게 해 준 고열량 영양식이었다.(본문 91쪽) 무엇보다 흑인 노예들은 아프리카식 양념이 가미된 프라이드치킨을 먹으면서 망향의 설움을 달랬다.
영국의 대표 요리, 피시앤칩스 또한 전통적으로 가난한 영국 노동자들을 위한 성찬이었다. 하지만 이 요리에는 그들의 고단함뿐 아니라 15세기경 스페인 왕실로부터 종교적 박해를 받고 이베리아반도에서 쫓겨난 유대인의 설움도 담겨 있다. 이때 영국으로 이주한 유대인들이 즐겨 먹었던 튀김 요리 페스카도 프리토(Pescado Frito)가 영국 전역에 널리 퍼지면서 피시앤칩스의 기원이 되었기 때문이다.(본문 111쪽)
일본의 돈카츠와 중국요리의 대명사 탕수육의 탄생 비화에서는 19세기 제국주의로 인한 동아시아의 수난사를 발견할 수 있다.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은 서양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서양인과의 현격한 체격 차이 때문에 콤플렉스가 생겼다. 서양인에게 위압감을 느낀 나머지 그들을 덴구(天拘)라는 요괴로 묘사했을 정도니 말이다. 일본 왕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육식을 장려했는데 이렇게 탄생한 요리가 바로 돈카츠다.(본문 62쪽) 한편 1840년 아편 전쟁에서 영국에게 패한 청나라가 항구를 개방하자 수많은 서양인이 쏟아져 들어왔다. 젓가락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서양인들은 포크로 찍어 먹을 수 있는 고기 요리를 원했고 이렇게 만들어진 메뉴가 탕수육과 꿔바로우의 원형인 ‘꾸루로우’다. 이 이름은 서양인들이 돼지고기 튀김을 보고 침을 ‘꿀꺽’ 삼키는 모습을 묘사한 데서 유래했다.(본문 122쪽)
이 외에도 《튀김의 발견》은 미국과 프랑스와 벨기에가 벌이는 프렌치프라이 원조 논란, 1960년대 전후 쌀 부족 현상으로 식량난을 겪었던 한국과 일본의 사정과 이때 서민들의 허기를 달래 주었던 인스턴트 라면의 탄생 비화 등 “요리와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본문 11쪽)으로서의 튀김 이야기를 소개한다.

튀김옷 좀 입혀 본 과학자가 안내하는 기름진 교양의 세계

어느 저녁, 저자는 냉장고에 남은 한 캔의 맥주를 즐기기 위해 안주로 오징어튀김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요리를 도와주려고 나선 아들이 그 맥주를 튀김옷 반죽에 홀랑 부어 버린 것이 아닌가. 저자는 아쉽게 입맛을 다셨지만 한편으로 아들의 갸륵한 마음에 흐뭇해졌다.(본문 208쪽) 그런데 저자는 맥주를 잃었는데도 왜 흐뭇했을까? 식재료가 고온의 기름에 튀겨지면 수분이 기화된다. 이 기체들이 튀김옷을 뚫고 배출될 때 튀김옷 표면에는 마치 스펀지처럼 수많은 작은 구멍이 생기는데 이를 다공질 구조라고 한다. 튀김이 바삭한 이유는 바로 이 다공질 구조 덕분이다. 그리고 튀김옷 반죽에 맥주를 넣으면 맥주의 탄산 때문에 다공질 구조 형성이 촉진된다.(본문 58쪽) 즉 튀김옷 반죽에 맥주를 넣어 만들면 튀김은 더욱 바삭해지고, 이는 ‘겉바속촉’의 비밀이기도 하다.
튀김에 얽힌 저자의 일화는 이뿐 아니다. 그의 처가에서 처음 돈카츠 전문점을 오픈했을 때 재료를 준비하기 위해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새벽까지 고기 망치로 고기를 두드렸다. 고기를 두드리는 작업은 단순해 보여도 상당한 기술과 감각이 필요한데, 두드림이 모자라면 육질이 부드러워지지 않고 지나치면 육즙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경험을 통해 ‘적당함’의 정도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고찰하는가 하면 물리적 연화 작용이라는 맛의 비밀까지 발견한다.(본문 71쪽) 단단한 조직을 두드리면 부드러워지면서 단백질 같은 영양분이 더 작은 분자로 쪼개진다. 분자가 작아지면 우리 혀가 맛을 더 잘 느끼고 소화 흡수율도 높아진다. 우리 몸이 더 맛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업소용 튀김기를 구매하기 위해 서울 황학동에 위치한 주방 거리를 찾았을 때에는 줄지어 선 튀김기들을 보면서 동고동락했던 연구실 생활을 떠올리는가 하면,(본문 218쪽) 자신만의 튀김 레시피를 완성하기 위해 직접 말린 빵을 빻아 튀김가루를 만들거나(본문 205쪽) 온갖 양념을 뒤섞어 시즈닝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본문 212쪽) 그러면서 저자는 “튀김이 왜 과학이고 요리가 왜 창작인지” 깨닫게 되었다

작가정보

저자(글) 임두원

서울대학교에서 고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기업에서 연구 개발 부문에 종사하다가, 정부 기관으로 자리를 옮겨 과학기술 정책 기획을 담당했다. 현재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근무하며 과학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처갓집이 오래전부터 돈카츠 전문점을 운영한 덕분에 튀김을 비롯해 다양한 요리에 관심이 많다. 과학, 역사, 인문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튀김을 살펴보는 일은 단순히 요리를 더 맛있게 즐기는 것뿐 아니라 삶의 행복과 추억까지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고 믿는다. 이 책은 과학과 요리에 대해 저자가 쏟은 애정의 결과물이다. 옮긴 책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 읽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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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김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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