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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민주주의가 온다: 도둑 정치, 거짓 위기, 권위주의는 어떻게 권력을 잡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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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18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9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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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4.84MB)
ISBN 9788960517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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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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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종식 후 30년, 오늘날 신권위주의는 어떻게 전 세계에 다시 확산되고 있는가?
전 세계에 확산되는 신권위주의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은 연대기 『가짜 민주주의가 온다』. 2011년 전체주의 사상의 귀환, 2012년 러시아 민주 정치의 붕괴, 2013년 러시아의 유럽 연합 맹공격, 2014년 우크라이나 혁명과 뒤이은 러시아의 침공, 2015년 러시아, 유럽, 미국에서 정치적 허구의 확산,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선 등을 치밀하게 들여다봄으로써 동구에서 서구로 확산되고 있는 권위주의 광풍을 들여다본다.

소련 해체 이후 다른 동구권 나라들도 마찬가지였지만, 러시아는 민주주의가 정착되지 못했다. 민주주의 정치 체제가 부재한 가운데 구소련의 국가 자산을 불법적으로 차지한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oligarch)들이 재빨리 권력을 장악했고, 이들이 자신의 부와 생명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관리, 통제하기 위해서 찾아낸 새 지도자가 바로 블라디미르 푸틴이었다.

저자는 2012년 푸틴의 장기 집권 수립,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016년 브렉시트와 2016년 트럼프가 당선되기까지의 과정을 훑으면서 러시아가 민주주의로 가장한 신권위주의를 어떻게 부활시키는지 치밀하게 기록한다. 실제 현실과 아무 관련도 없는 대안 현실, 대안 세계를 버젓이 제시하는 것이 러시아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신권위주의를 동구에서 서구로 팽창시킨 방식이었다고 이야기하며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를, 권위주의의 노련한 잠식력을, 현재를 사는 우리가 가져야 할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절실히 깨닫게 한다.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고,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언을 고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인류사회 최후의 이데올로기라고 단정했을 때만 해도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3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오늘, 경제성장은 둔화됐고 불평등이 확산됐으며 세계화의 부작용이 시민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처럼 정교한 가짜 뉴스가 사방에서 몰아치며 진실을 가리고, 현재의 불평등과 미래의 불확실성이 엄습하면서, 우리는 민주주의로 가장한 권위주의에 이끌리기 쉬워졌다.

20세기 전반기 전체주의가 어떤 희생을 낳았는지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역사학자인 저자는 필연성에서 영원성으로 이어지는 이 생각 없는 여행을 멈추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 보고, 역사 속에서 우리가 놓인 자리가 어디인지, 나아가 우리가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를 알아가며 가짜 민주주의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고, 불확실한 미래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가기를 바라고 있다.
옮긴이의 말 7
프롤로그 23

CHAPTER ONE 개인주의인가 전체주의인가 39
이반 일린, 부활하다 43 | 전체주의의 도래 46 | 순결한 러시아 48 |적을 만들라 51 | 대속자라는 환상 54 | 필연과 영원 사이 57’

CHAPTER TWO 계승인가 실패인가 67
볼셰비키에서 러시아 연방까지 68 | 정치가가 쓴 소설 74 | 민주적 부정 선거 77 | 영웅과 파괴자 81 | 콘돔과 원숭이 84 | 유럽 연합과 미국을 겨냥하다 88 | 복종과 반역 90 | 외부자의 잘못 92 | 영원한 동거 95 | 영원의 환상을 조성하다 99

CHAPTER THREE 통합인가 제국인가 103
유럽 통합과 러시아 108 | 민족의 대속자 116 | 러시아가 꿈꾸는 유럽의 모습 120 | 유라시아주의 123 | 알렉산드르 두긴 128 | 이즈보르스크클럽 132 | 러시아의 대외 정책 140 | 후원자들 142 | 협력자들 148 | 필연인가 영원인가 153

CHAPTER FOUR 새로움인가 영원인가 155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것 164 | 마이단 광장 168 | 품위와 용기 171 | 법률을 따르라 175 | 본질을 흐리는 방법 180 | 꼭두각시 세우기 182 | 시위대를 향한 폭력 184 | 크림반도의 바람 188 | 스키조파시즘 196 | 진짜 파시스트 200 | 이후의 풍경들 203 | 가려진 진실 208

CHAPTER FIVE 진실인가 거짓인가 213
그럴듯하지 않은 부인 217 | 노보로시야를 위하여 222 | 동결된 분쟁 228 | 죄책감을 덜다 234 | 텔레비전의 역할 237 | 항공기 격추 사건 238 | 오토바이 공연 243 | 전투와 휴전 248 | 새로운 형태의 전쟁 256 | 사실성을 파괴하라 258 | 승리인가 패배인가 260 | 독일의 문제 262 | 폴란드 이야기 267 | 주목받지 못한 경고 275

CHAPTER SIX 평등인가 과두제인가 285
성공한 사업가 287 | 트럼프타워에서 일어나는 일 288 | 허구의 승자 291 | 이제 미국이다 293 | 미국 주권, 공격받다 298 | 알려진 이야기들 307 | 가짜 뉴스의 홍수 321 | 미국을 무너뜨리는 방법 328 | 러시아식 과두제 337 | 위대했던 시절의 향수 340 | 오피오이드 드림 345 | “진실은 진실이 아니다.” 349 | 러시아라는 거울 앞에 선 미국 350

에필로그 362
감사의 말 366
주 370
찾아보기 444

프롤로그
이 책은 역사적 시간을 위해 현재를 되찾고, 더 나아가 정치를 위해 역사적 시간을 되찾으려는 하나의 시도이다. 그러려면 사실 자체가 의문시되는 시대에 러시아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우리 당대의 세계사에서 상호 연결된 일군의 사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 연합과 미국에게 일종의 리얼리티 테스트 reality test였다. 유럽과 미국의 많은 사람들은 법질서를 옹호하는 것보다 러시아의 선전이라는 환영을 따라가는 게 더 쉽다고 생각했다. 유럽인들과 미국인들은 침공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우크라이나가 하나의 나라인지, 어쨌든 우크라이나가 침공을 당할 만한 나라였는지를 물으면서 시간을 허비했다. 이로써 러시아가 조만간 유럽 연합과 미국 내부의 취약성을 한껏 활용할 수 있음이 드러났다. -<본문 33 쪽>

CHAPTER ONE 개인주의인가 전체주의인가
마치 시체에서 유령이 나오듯이 영원성은 필연성에서 생겨난다. 필연의 정치학의 자본주의 버전, 즉 정책의 대용물로서의 시장은 경제적 불평등을 낳고, 이 불평등은 진보에 대한 믿음을 잠식한다. 사회적 이동이 중단됨에 따라 필연성은 영원성에, 민주주의는 과두제에 길을 내준다. 아마 파시즘 사상의 도움을 받아 순결한 과거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과두 지배자는 진짜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가짜 보호를 제공한다. 기술이 자유에 기여한다는 믿음은 지배자의 스펙터클에 길을 열어 준다. 기분 전환distraction이 정신 집중concentration을 대체하는 가운데 미래는 현재의 좌절 속으로 녹아들고, 영원성이 일상생활이 된다. 과두 지배자는 허구의 세계로부터 현실 정치로 넘어오고, 신화를 불러일으키고 위기를 조작하는 식으로 통치한다. 2010년대에 바로 이런 인물인 블라디미르 푸틴이 또 다른 과두 지배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허구에서 권력으로 가는 길을 호위했다.
러시아는 맨 먼저 영원의 정치에 도달했고, 러시아 지도자들은 이 정치를 수출함으로써 자신들과 자신들의 부를 보호했다. 최고 과두 지배자 oligarch-in-chief 블라디미르 푸틴은 파시즘 철학자 이반 일린 Ivan Ilyin을 인도자로 선택했다. 시인 체스와프 미워시Czesław Miłosz는 1953년에 이렇게 썼다. “많은 유럽 나라의 주민들은 대개 고통을 겪으면서 20세기의 한복판에 이르러서야 복잡하고 어려운 철학책들이 자신의 운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다.” 오늘날 중요한 철학책들 중 몇몇은 일린이 쓴 것인데, 그는 미워시가 이 구절을 쓴 그해에 세상을 떠났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러시아 당국이 이반 일린을 부활시키고, 파시즘이 과두제를 가능케 하는 쪽으로 개조되자 그의 저작은 지도자들이 필연성에서 영원성으로 이동하는 것을 도와주는 특정한 사상으로 제2의 삶을 살게 되었다. -<본문 39~40쪽>

CHAPTER TWO 계승인가 실패인가
민주주의는 통치자를 바꾸는 절차다. 공산주의 시절에는 “인민 민주주의”, 그 후에는 “주권 민주주의”처럼 민주주의에 형용사를 붙여 한정하는 것은 그런 절차를 없애려는 시도다. 처음에 수르코프는 과감하게 양다리를 걸치려고 하면서 올바른 사람을 권좌에 앉힘으로써 민주주의 제도를 유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우리의 정치 문화에서는 인물이 제도라고 말하고 싶다.” 일린도 똑같은 술수를 부린 적이 있다. 자신의 대속자는 인민을 대표하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민주적 독재자”라고 부른 것이다. 수르코프가 러시아 국가를 떠받히는 기둥이라고 말한 것은 “중앙 집권, 인격화, 이상화”였다. 국가는 통일되어야 하고, 국가의 권위는 한 개인에게 부여되어야 하며, 그 개인에게 영광이 돌아가야 한다. 수르코프는 일린의 말을 인용하면서 러시아인은 자유를 누릴 준비가 되는 만큼만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물론 일린이 말하는 “자유”란 개인이 지도자에게 복종하는 집단에 자신을 내던질 자유였다. -<본문 79~80쪽>

CHAPTER TWO 계승인가 실패인가
한동안 러시아 국가가 선거 비상사태와 선별적인 전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승계 원리가 부재한 탓에 생겨난 불안 자체는 해외로 투사해서 실질적 적대 관계를 조성함으로써 전체 과정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2013년, 러시아는 이웃 유럽 나라들을 꾀거나 겁박해서 그들 자신의 제도와 역사를 포기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만약 러시아가 서구가 될 수 없다면 서구가 러시아가 되게 하라. 미국 민주주의가 가진 결함을 활용해서 러시아의 피보호자를 선출시킬 수 있다면, 푸틴은 외부 세계가 러시아보다 별로 나을 게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 푸틴은 자신이 사는 동안 유럽 연합이나 미국이 해체된다면 영원의 환상을 조성할 수 있다. -<본문 102쪽>

CHAPTER THREE 통합인가 제국인가
2013년까지

푸틴의 장기 집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당선
이 모든 것은 민주주의로 가장한 신(新)권위주의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티머시 스나이더의 지난 저작인 《폭정》이 트럼프 당선 이후 우려되는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지식인의 신속한 대응이었다면, 신작 《가짜 민주주의가 온다》는 전 세계에 확산되는 신권위주의에 대한 역사가로서의 깊은 통찰을 담은 연대기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매우 간명하다. ‘냉전 종식 후 30년, 오늘날 신권위주의는 어떻게 전 세계에 다시 확산되고 있는가?’
소련 붕괴 이후 냉전이 종식되면서 자유민주주의는 최종적인 승리를 거둔 듯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믿음은 허상이었음이 드러났다. 푸틴이 파시즘 사상을 활용해서 부유층의 지배를 정당화할 수 있음을 깨달음에 따라 러시아에 권위주의가 부활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체주의 사상의 귀환(2011년), 러시아 민주 정치의 붕괴(2012년), 러시아의 유럽 연합 맹공격(2013년), 우크라이나 혁명과 뒤이은 러시아의 침공(2014년), 러시아, 유럽, 미국에서 정치적 허구의 확산(2015년), 도널드 트럼프 당선(2016년) 등을 치밀하게 들여다봄으로써 동구에서 서구로 확산되고 있는 권위주의 광풍을 들여다본다. 산재해 있는 팩트들과 역사를 퍼즐을 맞추듯 연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를, 권위주의의 노련한 잠식력을, 현재를 사는 우리가 가져야 할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다.

민주적인 파시즘, 정의로운 포퓰리스트, 법과 절차를 지키는 독재자
오늘의 권위주의는 ‘민주주의’의 가면을 쓰고 온다!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강력 추천
*《타임》 《가디언》 《포린어페어스》 강력 추천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고,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역사의 종언을 고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인류사회 최후의 이데올로기라고 단정했을 때만 해도 이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가파른 경제성장과 함께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평등, 복지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가 눈앞에서 실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시민들은 민주주의 체제, 그리고 진보와 번영이 필연적인 미래라는 사실을 확신했다.
그러나 30년이 채 지나지 않은 오늘, 경제성장은 둔화됐고 불평등이 확산됐으며 세계화의 부작용이 시민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가중되는 불안과 분노 속에서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상상력은 소멸됐다.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결함과 취약성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권위주의 후계자들은 이를 쉽게 활용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푸틴은 어떻게 러시아를 지배할 수 있었나

소련 해체 이후 다른 동구권 나라들도 마찬가지였지만, 러시아는 민주주의가 정착되지 못했다. 옐친은 소비에트 공화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뒤 다시 투표를 거치지 않은 채 러시아 대통령이 되었다. 그냥 러시아가 독립된 뒤에 계속 대통령직을 유지한 것이다. 민주주의 정치 체제가 부재한 가운데 구소련의 국가 자산을 불법적으로 차지한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oligarch)’들이 재빨리 권력을 장악했다. 이들이 자신의 부와 생명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관리, 통제’하기 위해서 찾아낸 새 지도자가 바로 블라디미르 푸틴이다(75~76쪽).
구소련 정보기관 요원 출신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 보좌관 시절에 벼락부자가 된 푸틴의 지지율은 1999년 당시 2퍼센트에 불과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희박했다. 그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올리가르히들은 테러를 연출하고 그것을 진압하는 영웅으로 푸틴을 등장시킨다. 이와 더불어 압도적인 텔레비전 등장 횟수, 투표 조작, 테러와 전쟁의 분위기를 풍긴 덕분에 2000년 3월 푸틴은 손쉽게 권력을 승계받는다(77~78쪽). 올리가르히들은 위의 방법을 2000년 선거는 물론 2004년 재선에도 써먹었는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러시아 헌법에 따르면, 푸틴은 법적으로 2008년에 3선에 도전할 수 없었기에 대신 무명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후계자로 선택됐다. 메드베데프 치하에서 러시아 헌법이 개정되어 대통령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뒤, 2012년에 치러진 외관상 민주적인 선거로 푸틴은 대통령직 복귀에 성공한다.
그러나 투표 조작에 관한 의혹과 증거는 도처에 널려 있었다. 이에 항의하는 러시아 시민의 시위 또한 연일 계속됐다. 푸틴과 올리가르히들의 계획은 2012년,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해 최소 20년간 집권하는 것이었기에 타계책이 필요했다. 첫째로 개헌과 부정선거로 승계 원리는 사라졌으므로 푸틴에게는 이를 뒷받침해주고 국민을 통합할 만한 이데올로기가 시급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반세기 전에 죽은 파시즘 철학자 이반 일린(Ivan Ilyin)이다. 푸틴은 ‘교육 받은 상층 계급이 무지한 하층 계급을 영적으로 인도하는 임무를 다해야 한다’는 유의 그의 사상을 과두제를 공고히하는 통치 이데올로기로 삼는다(54~56쪽).
둘째는 현재의 통치 체제에 불만을 품은 시위대들이 미국 같은 서구 민주주의 국가의 사주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외부의 적이 러시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었다. 마지막 계획은 ‘유라시아 구상’으로 옛 소비에트 연방 국가들이 유럽 연합에 합류하는 것을 막고 다시 한 번 러시아 제국을 복원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 계획의 시작점이자 교두보인 우크라이나가 유럽 연합 가입을 희망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신(新)권위주의의 부활을 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유령 군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다

2014년 2월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처음 총성이 울렸을 때, 세계는 어리둥절했다. 한쪽 편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는데, 상대편의 정체는 모호했다. 러시아 군복을 입고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군인들이 러시아 무기로 공격을 가하는데, 정작 러시아는 자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우크라이나의 ‘폭정’에 억압받던 러시아계 주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이었다.
리투아니아와 폴란드를 거쳐 17세기에 러시아로 편입되었던 우크라이나는 소련이 해체된 뒤 여느 동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민주주의를 확립하고 시장 경제를 안정시키는 힘겨운 도정에 나섰다(157~163쪽). 다행스럽게도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에서는 민주적 선거를 통해 권력의 주인이 바뀌었고, 시민사회가 만들어지고 있었으며, 국민들은 법치를 지키고 부패를 벗어나게 해줄 치료책으로 유럽 연합 가입을 염원했다(168쪽). 그런데 2013년 말 우크라이나의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다수 국민의 의사와 정반대로 유럽 연합 가입 시도를 중단하고 친러시아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가뜩이나 부패와 독재에 진력이 났던 국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유로마이단 혁명을 일으켰다.
야누코비치를 꼭두각시로 세워 우크라이나를 제국으로 합류시키려 했던 당초 계획이 실패하자 러시아는 2014년 2월 24일을 시작으로 표식 없는 군복 차림의 러시아 특수 부대원들을 우크라이나 북쪽으로 이동시킨다. 3월에는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점거하고 가짜 국민투표로 독립 선언과 병합을 추진한 뒤(192쪽), 5월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즉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 장교, 러시아 오지에서 온 지원병, 우크라이나 러시아계 주민 등으로 구성된 반군으로 주 정부 청사를 점거하고 각각 인민공화국을 선포한다(228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과정에서 사용했던 전술은 군사적인 면에서는 대단할 것이 없지만, 정보전의 경우 전쟁 역사상 가장 정교한 전술이라고 평가될 정도로 눈여겨볼 만하다. 푸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적이 없으며,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은 내전에 불과하다는 이른바 ‘그럴듯하지 않은 부인(implausible deniability)’으로 일관했다(217~222쪽). 텔레비전 방송을 이용해 러시아 특수 부대, 첩보 기관, 사령관, 지원병, 무기 등의 존재를 부인했고, 트위터 봇과 인터넷트롤을 이용해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에서 잔혹 행위를 하고 있다’ ‘MH17 격추 사고는 우크라이나의 짓이다’라는 유의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 우크라이나의 철도, 항만 당국, 국고, 재무부, 기반 시설, 방위 시설, 수도 키예프의 송전소까지 해킹해 무력화시키는 실제적인 사이버 공격이 벌어졌다(256~257쪽). 이 방법으로 러시아는 국제 여론과 서구 언론은 물론 심지어 우크라이나 국민들까지 교란시키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사이버전,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쟁’의 실효성을 확인한 러시아가 그다음으로 향한 곳은 유럽 연합이었다. 유라시아 구상의 성공은 유럽 연합의 분열을 담보로 하고 있었고, 푸틴은 자신의 장기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해 유럽 연합을 러시아의 항구적인 위협으로 정한 터였다. 또한 이는 러시아가 강대국이 될 수 없다면, 다른 나라를 약화시키면 된다는 ‘전략적 상대주의’에 의거한 바였다.

유럽 연합에 부는 권위주의 광풍과 파시스트 협력자들

2016년 베를린에서 13세의 러시아계 독일 소녀가 난민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했다는 가짜 뉴스가 러시아투데이(RT)를 필두로 한 러시아 방송을 시작으로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이는 메르켈이 연간 50만 명의 난민을 독일에 받아들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였다. 2017년 선거 운동 중에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독일의 소셜미디어는 이민을 위험한 것으로, 제도권 정치를 비겁하고 거짓말을 일삼는 정치로, 독일대안당을 독일의 구원자로 묘사했다. 2017년 9월 선거에서 독일대안당은 전체 투표의 13퍼센트를 얻어서 전체 3위에 올랐다. 1933년 나치 이래 극우 정당이 독일 의회에서 의석을 얻은 첫 번째 사례였다(264~267쪽).

작가정보

1969년 미국 오하이오주 출생. 중유럽 및 동유럽사와 홀로코스트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다. 현재 예일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있으며 비엔나 인문학 연구소 종신 연구원,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관 양심 위원회 위원이다. 런던 정경대학교, 바르샤바 유럽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6개 국가 문서 보관소 17곳의 먼지 앉은 자료들을 발굴 종합해 홀로코스트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대표작 《피의 땅(Bloodlands)》으로 한나 아렌트상(2013), 안토노비치상(2014), 비전97상(2015) 등 12개의 상을 받았다. 국내 출간된 저작으로는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이던 역사가 토니 주트와의 대담집 《20세기를 생각한다》, 트럼프 집권에 따른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하는 《폭정》, 홀로코스트의 본질과 교훈을 재해석한 《블랙 어스》가 있다. 미국의 떠오르는 공적 지식인 중 한 명으로서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해럴드트리뷴》 《더네이션》 《시카고트리뷴》을 포함해 다양한 매체에 빈번히 기고하고 있다.

국제 문제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조종이 울린다》 《빚의 만리장성》 《불평등의 이유》 《자기 땅의 이방인들》 《 E. H. 카 러시아 혁명》 《기지 국가》 《팔레스타인 비극사》 《갈증의 대가》 등이 있으며, 《미국의 반지성주의》 번역으로 58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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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가짜 민주주의가 온다: 도둑 정치, 거짓 위기, 권위주의는 어떻게 권력을 잡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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