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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

모나 숄레 지음 | 박명숙 옮김
부키

2019년 03월 22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3월 0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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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2.30MB)
ISBN 9788960517042
쪽수 4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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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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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서 집이란 무엇인가?
《르몽드디플로마티크》의 기자이자 프랑스에서 에세이 작가로도 활동 중인 모나 숄레는 우리 삶에서 집의 의미를 고민하다가 오늘날 집이 사는 곳이 아니라 파는 곳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집이 삶에서 의미하는 것, 집이 가능하게 하는 것, 주거 환경에 대한 바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를 펴냈다.

저자는 고전 《오디세이아》, 《어려운 시절》, 《오블로모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현대의 고전 《패턴 랭귀지》, 《공간의 시학》,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자기만의 방》, 《여성의 신비》, 《해리 포터》, 영화 《아멜리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 《스타워즈 4》,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위기의 주부들》, 다큐멘터리와 회화 작품까지 종횡무진하며 집을 다면적으로 조명하고 평생에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할 7가지 인생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기존의 관점을 해체하고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집을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 낯선 여정의 끝에서 집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자신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얻게 될 것이다.
집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던 저자는 집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과 정확히 맞닿아 있음을 깨달았다. 민주주의의 퇴보, 급락하는 혼인율과 상승하는 이혼율, 갑질 문제, 사회 계층과 세대 간의 이중 격차, 근로노동 시간 논쟁, 가정 형태의 변이, 건축 방식의 문제 모두 집에서 시작되거나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집을 둘러싼 거의 모든 문제를 파헤치는 집에 대한 가장 지적이고 집요한 탐구서라 할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볼 수 있다.
서문 나를 숨 쉬게 해 주는 곳 9

1장 나쁜 평판 : “그러니 이제 좀 방에서 나가!” 17
‘끊임없이 움직이기’의 과대평가된 덕목들 22
땅 위의 길과 책 속의 길 27
공격당하는 상아탑 33
내 모자 상자를 위한 변론 39
동굴을 통해 세상 바라보기 50
2장 내 집 거실의 군중 : 인터넷 시대에 쓸모가 없어진 문 55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지닌 블랙홀 66
‘자아의 확장’ 77
자기 삶이 없는 불쌍한 사람들? 82

3장 대거 퇴출 : 우리가 살 곳은 어디에 있을까? 89
족쇄가 채워진 삶 99
어떻게 물려받을 것인가 108
곡예사들의 시대 117
적응하기, 하지만 어디까지? 128
집주인의 성배 141
다 함께 살아남거나 다 같이 죽거나 146

4장 천상의 시간을 찾아서 : 시간은 ‘돈’인가 ‘삶’인가 155
통로에 낀 코끼리 : 일 164
시간의 굴레 172
최후의 보루들 180
머리에 가해진 타격 190
효율성이라는 질병 195
해방에 대한 통찰 206
남쪽으로 우회하기 215
연쇄적 사고 224

5장 하녀의 변모 : 집안일이라는 뜨거운 감자 227
“당신들은 우리를 위한 쓰레기통이야” 237
착취의 현대화 244
하녀이자 동반자에서 동반자이자 가정부로 254
“밀가루가 묻은 여인의 두 손” 262
“우린 아무것도 양립하고 싶지 않다” 272

6장 행복한 가족이라는 환상 : 거주하다, 그런데 누구와 함께? 281
순응주의의 유혹들 287
여성들에게 가정을 팔아먹다 295
천사와의 싸움들 307
여성과 남성을 갈라놓기 315
탐험가들 328
따로 또 같이 339
혼자 살기, 궁극의 두려움? 344
가족이 된 친구들 356

7장 사람들로 북적대는 궁전 : 이상적인 집을 상상하기 367
환상과 실제 378
짓기 혹은 광내기 384
일본 건축이 지향하는 매력에 빠져들다 396
후지모리 데루노부는 어떻게 내 시각을 구원했나 404
모두를 위한 건축? 413
건축은 스스로 짓는 것 428
보통의 오두막 짓기 435

주 448 찾아보기 490

서문: 나를 숨 쉬게 해주는 곳
많은 사람의 인식 속에서 가정적 세계는 소심하게 움츠러드는 곳, 미키마우스 실내화를 신고 텔레비전 앞에서 후줄근하게 퍼져 있는 곳, 가전제품을 강박적으로 쌓아 두는 곳, 단호하게 세상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등의 전혀 영예롭지 않은 이미지들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집은 중요하지 않은 일이나 해결해야 하는 곳, 또는 사람을 둔하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덫쯤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그런데 요즘처럼 가혹하고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시대에는 그 반대로 우리의 삶을 이루는 구체적인 조건들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 게으름 피우고, 잠자고, 공상에 잠기고, 읽고, 곰곰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놀고, 혼자 고독을 즐기거나 지인들과 어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 등등. 이런 행위들과 우리에게 필수적인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기본적인 즐거움에서 삶을 다시 출발하는 것 말이다._<본문 10~11쪽>

1장 나쁜 평판 : “그러니 이제 좀 방에서 나가!”
자기 집에서 살 권리를 주장하면 대개는 즉각적인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는 집을 소비할 권리밖에는 없다. 여기서 우리 사회가 갇혀 있는 이중적 도덕 기준이 드러난다. 자신에게 가혹하게 굴기, 효율성에 대한 요구, 삶의 대부분 영역에서 절제하고 희생하기. 그와 동시에 오직 소비 영역에서만 모든 욕망을 즉각 충족시키고 위안과 위로를 발견하기. “나는 소중하니까요”라는 슬로건은 아무런 이견 없이 가장 성공한 마케팅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퇴직자들의 권리 옹호를 위한 시위에서 이 구호를 보게 된다면, 사람들은 분노와 비난으로 가득한 부정적인 반응을 숱하게 쏟아 낼지도 모른다. 실리콘이 가득 든 윤기 나는 샴푸는 얼마든지 사용해도 좋지만 평온한 노년을 즐길 권리는 없는 것이다. 킹사이즈 소파베드를 의무처럼 할부로 구입해야 할 권리는 있지만, 낡은 소파에서 오랫동안 몽상에 잠길 권리는 없다._<본문 40쪽>

2장 내 집 거실의 군중 : 인터넷 시대에 쓸모가 없어진 문
그러나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 있다. 아무리 모든 문을 꼭꼭 닫아걸어도 이제 난 결코 혼자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난 달라졌다. 내 머릿속에는 언제나 지독한 소란이 일고 있다. 내 머리는 세상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2분마다 주파수를 바꾸는 라디오 수신기처럼. 나의 생각은 끊임없이 사방으로 튀어 오른다. 물론 잘 안다, 생각의 속성이 본래 그렇다는 걸. 그래도 이 정도까지는 아닐 테지. 나는 여전히 고독의 절대적인 필요성을 느끼고, 그런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고독조차 더 이상 예전에 느끼던 고독일 수 없다. 어린 시절 도서관에서 몇 시간씩 독서에 몰두하던 순간이나, 청소년 시절에 소파베드에 누워 책을 읽으면서 느낀 마음의 평정과 평온함을 다시는 맛보지 못할 것이다. 캐나다 작가 더글러스 쿠플랜드가 인터넷에 퍼뜨린 이미지가 아주 잘 말해 주는 것처럼. “인터넷이 존재하기 이전의 내 뇌가 그립다.”_<본문 74~75쪽>

3장 대거 퇴출 : 우리가 살 곳은 어디에 있을까?
2008년의 서브프라임 거품이 꺼진 후 미국 전역을 휩쓴 부동산 압류 돌풍은 현대 세상이 어떤 방식으로 ‘99프로’가 느끼는 뿌리 내리기의 욕구를 좌절시키고자 하는지 여실히 보여 주는 강력한 상징이다. 대서양 양쪽에서 어떤 식으로든 임금과 부동산의 적대적 추이를 느끼지 않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2014년 초, 아베 피에르 재단은 ‘14만 1500명의 사람이 노숙을 하고 있고, 그 가운데 3만 명이 아이들’이라고 발표했으며, 2001년 이래로 노숙인 수가 50퍼센트나 증가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재단은 자기 집이 없거나 매우 힘든 처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를 약 360만 명으로 집계했다. 거기에 더하여 주택 위기로 인해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500만 명이 그 주위를 맴돌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이들은 점점 더 혜택받은 소수의 차지가 되는 도심에서 살 경우 비좁은 공간으로 만족해야만 한다. 또는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는 경우에는 매일 진 빠지는 여정을 각오해야 한다. 스위스도 젠트리피케이션에서 예외가 아니다. 알린 클레르는 오래된 이웃과 나란히 선 채 두 사람이 수십 년간 살았던 로잔 시내 건물이 더 부유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넘겨주기 위해 허물어진 잔해를 응시하면서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아.” 그녀의 말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여전히 이 세상에 머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_<본문 99~100쪽>

4장 천상의 시간을 찾아서 : 시간은 ‘돈’인가 ‘삶’인가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가 사람들의 마음속에 뿌리내리자, 더 이상 삶을 즐기는 것과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양심의 가책 없이는 할 수 없는 일

누군가는 ‘매일’ 생각하며 살고, 누군가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을 법한
“집에 관한 우아하고 일리 있는 이야기”

우리 삶에서 집이란 어떤 의미일까? 사람들은 매일같이 집을 들고나지만, ‘팔기 좋은 집’의 조건을 생각할 뿐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르몽드디플로마티크》의 기자이자 에세이 작가로 활동 중인 모나 숄레는 우리 삶에서 ‘집의 의미’를 고민하다가 오늘날 집이 ‘사는(居) 곳’이 아니라 ‘파는(賣) 곳’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 저자는 고전 《오디세이아》《어려운 시절》《오블로모프》《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현대의 고전 《패턴 랭귀지》《공간의 시학》《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자기만의 방》《여성의 신비》《해리 포터》, 영화 〈아멜리에〉〈하울의 움직이는 성〉〈스타워즈 4〉,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위기의 주부들〉〈마스터스 오브 섹스〉 등을 종횡무진하며 평생에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할 7가지 인생 질문을 던진다.
“집은 ‘누구’와 사는 곳인가?”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집’이라는 시공간은 우리에게 어떤 이점을 주는가?” “노동 없이 집을 유지할 수 있는가?” “초연결사회는 공간과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우리가 살 ‘공간’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오늘날 우리에게 ‘이상적인 집’이란 어떤 곳인가?” 이 책은 집을 둘러싼 거의 모든 문제를 파헤치는 ‘집에 대한 가장 지적이고 집요한 탐구서‘라 할 수 있다. 이 흥미로운 여정 속에서 독자들은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우리는 살고 있는지, 우리 삶에서 집이란 무엇인지 고찰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한번은 고민해야 할 ‘사는 곳’에 관한 쓸데 있는 생각들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살 것인가”

당신에게 ‘좋은 집’이란 어떤 곳인가? 교통이 편리한 곳? 좋은 학군이 있는 곳? 특정 브랜드의 아파트? 전망이 좋은 곳? 그래서 팔기 좋은 곳? 그러나 《르몽드디플로마티크》의 기자 모나 숄레에게 그런 곳은 진짜 ‘집’이 아니다. 그이에게 집이란 ‘게으름 피우고, 잠자고, 공상에 잠기고, 읽고, 곰곰 생각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놀고, 혼자 고독을 즐기거나 지인들과 어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곳이다. 이런 행위들과 우리에게 필수적인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기본적인 즐거움을 주는 곳. 그런 곳이 바로 집이다.
프랑스에서 에세이 작가로도 활동 중인 모나 숄레는 집이 삶에서 의미하는 것, 집이 가능하게 하는 것, 주거 환경에 대한 바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이 책의 집필을 시작했다. 그러나 ‘집’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던 그녀는 또한 ‘집’이라는 것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점과 정확히 맞닿아 있음을 깨닫는다. 민주주의의 퇴보, 급락하는 혼인율과 상승하는 이혼율, 갑질 문제, 사회 계층과 세대 간의 이중 격차, 근로노동 시간 논쟁, 가정 형태의 변이, 건축 방식의 문제 모두 ‘집’에서 시작되거나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결론에 이르기까지 그이는 문학, 예술, 철학, 사회학, 영화, 잡지, 드라마, 다큐멘터리 기사, 통계 등 ‘집에 관련된 거의 모든 인문학’을 파헤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역설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완벽한 삶의 공간’을 찾기 위해서는 다음의 7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집은 ‘누구’와 사는 곳인가?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집’이라는 시공간은 우리에게 어떤 이점을 주는가?
?노동 없이 집을 유지할 수 있는가?
?초연결사회는 공간과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우리가 살 ‘공간’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오늘날 우리에게 ‘이상적인 집’이란 어떤 곳인가?

문을 닫아도 집 안으로 들이닥치는 군중들
프랑스의 작가 엠마뉘엘 피레르는 “나는 우리를 의존적인 존재로 만들고 교류의 영역을 무한정 넓히기 위해 기술이 최근에 보여 준 교묘함과, 그 때문에 자립 체제의 가능성이 줄어드는 사실을 주목한 바 있다”라고 밝혔다. 사실 우리는 이런 경험을 매일같이 하고 있다. 집에 들어와 컴퓨터를 열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기가 무섭게 대부분 철저한 이방인으로 이루어진 군중이 거실이나 침실에 난입하는 경험을 말이다. 매몰차게 창을 닫으려 해도 소셜 네트워크는 “아무것도 놓치지 마세요!”(트위터) “벌써 가세요?”(페이스북)라는 메시지를 날려 ‘무언가를 놓칠 것 같은’ 두려움을 심어준다. 저자는 ‘정보 비만증’과 더불어 이 소셜 네트워크로 말미암은 ‘신경성 의존증’이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얼마나 방해하고 있는지 지적한다.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은 ‘시간’을 평평하게 만들고 획일화한다. 컴퓨터 화면에서 좀 더 일찍 벗어나지 못한 날에는 하루가 더 짧게 느껴진다. 혹여 누군가 내 시간을 도둑질하기라도 한 것처럼. 나는 더 이상 예전처럼 편안히 쉬지 못한다. [...]다시 집 밖으로 나가는 순간이 와도 예전처럼 더 이상 ‘다른 곳에’, 남들이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안식처에 머물렀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인터넷은 집콕족이 자신만의 은밀한 공간에서 경험하는, 새로운 활력을 선사하고 각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낯섦’의 느낌을 더욱 희귀하게 만든다.-본문 68~69쪽

인터넷은 또한 ‘거주 형태’ 즉 공간에 대한 개념도 바꾸어 놓았다. 예전에는 많은 행위가 다양한 신체 자세, 집의 공간이나 외부로 이동하기, 다양한 도구와 기구를 사용하기 등을 전제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모든 게 컴퓨터 화면과의 대면만으로 이루어진다. 전화하기, 읽기, 편지 쓰기, 글쓰기, 그리기, 정보 수집하기, 쇼핑하기, 음악 듣기, 영화 보기 등. 우리는 컴퓨터뿐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으로 집 어디서든지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서 ‘집 안의 공간’을 소홀히 여기게 되었다. 저자는 사람들이 늘 한군데서만 머무느라 집을 가꾸고, 문제점을 보완하고, 충분히 투자하는 일을 거의 포기한 채 살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에게 시간은 ‘돈’일까 ‘삶’일까
팔레스타인의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는 “우리 안에 있는 가장 심오한 것들을 들을 수 있는 방이다”라고 했고, 예술 비평가이자 문학 교수인 마리오 프라츠는 집에 대한 감각이 없는 사람은 ‘자기 안에 음악이 없는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우리에게 집이란 이렇게 자신을 내려놓음으로써 자신을 발견하는 곳, 자신의 또 다른 면모들을 함양하게 하고, 자기 정체성에 숨구멍을 틔워 줄 수 있는 일종의 ‘시간적 배양기’ 역할을 하는 곳, 즉 ‘하우스’가 아닌 ‘홈’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는 집 고유의 기능을 느낄 만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우리 자신으로부터 끊임없이 멀어지게 만드는 사회에서 어떻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자신에게로 갈 수 있을까? 너무 애쓰지 않고도 욕망의 무사태평함만이 지배하는 은총의 상태에 안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회가 점점 더 인색하게 허용하는 일과의 면제가 없이는 우리 모두가 ‘시간의 엄격한 분할’이라는 동일한 체제를 따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구속은 우리의 삶을 고갈시키며, 무엇보다 우리가 집과 그 효용을 충분히 경험하는 것을 가로막는다.-본문 172쪽

저자는 시간 부족의 원인을 자본주의로 말미암은 시간 개념의 도입으로 보며, 그것이 내포하는 사회적 폭력을 살펴본다. 법적 근로시간이 35시간인 프랑스 노동자들도 평일에는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자신만의 시간을 향유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주말에는 미루어둔 취미생활과 집안일을 신경 쓰다가 무엇도 하지 못한 채 월요일을 맞는다. 게다가 자본주의 사회는 노동에의 무한한 헌신과 희생의 가치를 앞세움으로써 노동자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노예화에 협력하게 만들 만큼, 그리하여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포기하게 할 만큼 위협적인 힘을 지닌 주의(主義)를 전파했다. 즉 법적인 근로시간 규정뿐만이 아니라 벤저민 프랭클린의 ‘시간은 돈이다’라는 개념 등이 전파되면서 ‘효율성이란 질병’이 퍼진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를 ‘내려놓는’ 데 그토록 어려움을 느낀다면, 그건 단지 물질적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 스스로 빗장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집에서의 시간과 그것이 주는 여러 해택을 되찾기 위해서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 온 정신적, 법적 제약을 깨뜨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집 안을 저절로 청소해주는 집 요정 ‘도비’는 없다
소피 디브리의 소설 《교외의 마담 보바리》에서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주부인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녀는 점차 자신이 어떤 덫에 걸렸는지 깨달으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가정을 이룬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이었다. 여왕인 동시에 노예가 되는 것.” 20세기 이전만 해도 프랑스에서 집안일은 하녀가 담당했다. 19세기의 영국에 관해 빌 브라이슨은 “당시 사람들은 오늘날의 가정에서 로봇 가전제품들을 소유하듯 하인들을 고용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널리 퍼진 20세기 이후 하인제도는 가정부가 아닌 ‘여성’으로 대체되었고, 여성은 ‘임금 노동’과 ‘가사 노동’이라는 ‘이중 노동’의 덫에 갇혀 버렸다.

주부들로 하여금 과거에 하녀들에게 떠맡겼던 역할을 다시 맡게 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밖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공공연한 경멸의 대상이 되어 왔던 집안일을 한껏 찬양해야만 했다. 그런 식으로 찬란한 미래를 기약하는 이미지가 탄생했으며, 그 주인공들이 제정신이 돌아와 그동안 자신들이 얼마나 속고 살았는지를 깨닫지 못하도록 이미지를 끊임없이 쇄신해야만 했다. 혼을 빼 놓을 정도로

작가정보

저자(글) 모나 숄레

스위스 제네바 출신 기자 겸 에세이스트. 현재 프랑스 젊은 여성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에세이 작가 중 한 명이다. 제네바에서 문학 학사를 취득한 뒤 릴 고등저널리즘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샤를리 엡도》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일했으나 2000년 팔레스타인인을 일컬어 ‘비문명인’이라고 한 편집장 필립 발(Philippe Val)의 기사에 항의한 뒤 해고됐다. 지금은 파리에 거주하면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기자와 에세이 작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현실의 횡포La Tyrannie de la r?alit?》 《우파의 꿈R?ves de droite》 《치명적 아름다움Beaut? fatale》 《마녀Sorci?res》가 있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보르도 제3대학에서 언어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프랑스 고전주의 문학을 공부하고 ‘몰리에르’ 연구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와 배재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출판기획자와 불어와 영어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제르미날》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오스카 와일드의 《심연으로부터》 《오스카리아나》 《와일드가 말하는 오스카》, 알베르 티보데의 《귀스타브 플로베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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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지금 살고 싶은 집에서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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