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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세상

켈시 티머먼 지음 | 문희경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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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26일 출간

종이책 : 2016년 01월 22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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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9.02MB)
ISBN 9788960515352
쪽수 3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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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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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의 이면을 파헤치다!
세계화된 옷장을 탐구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나는 어디에서 입는가》의 저자 켈시 티머먼이 이번에는 ‘나는 어디에서 먹는가?’란 지리적 질문을 던지며 세계화된 식탁을 집요하게 파헤친 네 대륙 음식 탐사 르포로 돌아왔다. 우리가 값싼 바나나와 예쁜 토마토를 먹을 수 있게 된 사연에서부터 음식 때문에 병들고, 죽고, 굶주리는 사람들의 삶에 이르기까지 음식을 둘러싼 다양한 진실을 채집해 이 세상에 대한 총체적인 상을 제시하고 있다. 음식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의 이면을 파헤친 기록이자, 네 대륙의 농부/노동자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담은 탐사 르포, ‘성장 아니면 죽음’을 신조로 삼던 아버지의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사적인 기록이다. 인간이 욕망하는 음식에 역사, 경제, 정치, 사회, 문화를 버무린 풍성한 식탁이자, 더 나은 세상과 음식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정직한 식탁을 차려낸다.
1. 내가 여행을 떠난 이유
미국인은 거대한 음식을 원한다|누가 내 커피를 만드는가|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가치가 높은 작물

2. 마약과 납치, 커피가 공존하는 곳
무장 반군보다 산비탈이 무섭다|커피는 재킷을 주고 셔츠를 가져간다|농부는 신을 믿을 수밖에 없다

3. 인생을 바꾸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인가
열심히 일해도 남는 게 없다|아이패드 1대 VS 최고급 커피 250킬로그램|100퍼센트 콜롬비아 커피는 단 하나뿐

4. ‘세계의 심장’에서 배운 인생의 지혜
정신적 수도를 향해|삶의 옷감을 짜는 사람들|물건 대신 지식을 소유하다|얼마나 벌어야 충분할까

5. 꿈의 노예
노예 2천만 명|아프리카의 소국 말라위, 기적을 이루다|씨앗을 먹는 건 돈을 먹는 것|아동노동은 원하지 않지만 값싼 초콜릿은 원한다

6. 자유로워지는 법
내 가이드가 소유한 노예 해방시키기|현실은 단순하지 않다|자유를 되찾고 비틀거리다|나는 노예제를 보았다

7. 평안하십니까?
우리는 기뻐하며 떠났어요|실업률 4위의 나라|이 나라를 떠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저는 실종되지 않았어요

8. 바나나 노동자의 통근길
일이 있어서 감사하죠|유일한 일자리이자 고된 일자리

9. 의미 있는 삶
우리의 입맛이 정치적 지형을 바꾸었다|우리 같은 사람들은 평생 공장에서 일해야 돼요|지구를 위한 특별한 농장|농사의 목적은 식량인가, 돈인가|우리가 맛없는 바나나를 먹는 이유

10.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원한다
바나나 소송 사건|노동자들은 심리학자가 필요하다

11. 삶과 죽음, 그리고 바닷가재
소비자들은 바닷가재를 어떻게 잡는지 모른다|지팡이와 목발을 짚은 젊은 남자들|극도의 행복감이 사라지지 않으면 죽는다|매일 12번씩 자살행위를 하는 사람들|건강하면 써주지만 다치면 버린다|낙하산도 없이 안전하게 뛰어내리는 법

12. FBI 요원으로 몰리다
미국인들은 나한테 빚졌어|잡는 사람에겐 생계, 먹는 사람에겐 사치

13. 물고기의 미래
우리가 무엇을 먹는지가 세상에 영향을 끼친다

14. 사과는 없다
우리는 비소를 얼마나 마시고 있는가|사과나무에 사과가 없다|중국에서 무엇을 보게 될지 모른다

15. 세계 1위의 사과 생산국, 중국
사과로 250만 명의 삶이 달라지다|농부의 자식들은 도시로 떠난다|우리는 사과 주스를 마시지 않아요

16. 식료품 체인점 대표 행세를 하다
사과는 농부의 딸을 어디까지 데려가는가|중국 중산층과 미국 중산층은 대등하다|진실은 지각과 착각 사이에 존재한다

17. 음식 한 입이 순응 아니면 저항
두 아이의 아빠, 요리를 배우다|음식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보다

18. 성장하거나 죽거나
더 예쁘고 더 맛없는 토마토|우리는 아버지의 실패로부터 배운다

19. 아버지가 꿈꾸는 아들의 미래
우리 아이가 자폐증일지도 모른대|음식이 아이를 자유롭게 만들다

20. 아주 사소한 것들이 삶을 바꾼다
바나나 한 개, 커피 한 잔이 삶을 바꾼다|나는 어디서 먹는가?|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진실|음식이 없다면 사랑은 불가능하다

감사의 말

얇은 과육을 깨물자 약간 단맛이 난다. 하얀 콩(사실은 씨앗)을 손에 뱉고 가만히 들여다본다. 이 씨앗이 모든 소란의 근원이다. 에티오피아에서 기원한 이 씨앗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가치가 높은 작물이다. -본문 27쪽

커피 농부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브라질 말이 있다. “커피는 재킷을 주고 셔츠를 가져간다.” -본문 42쪽

“대다수 사람들에게 인증은 사업이에요. 특정 로고가 붙어 있으면 커피를 더 많이 팔 수 있거든요.” -본문 64쪽

미고엘이 했던 말은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잊을 수 없었다. 그가 골짜기와 마을을 가리키며 한 말이었지만 나는 식료품점에 갈 때마다 그 말을 떠올린다. “이곳은 모두가 와서 결정을, 영적인 결정을, 대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곳입니다.” -본문 73~74쪽

미국인의 시에라네바다산 콜롬비아 커피에 대한 갈망보다 코카인에 대한 갈망이 이곳 원주민의 삶을 더 크게 좌우한다. 140만 명의 미국인이 코카인을 복용한다. 코카인 1킬로그램은 콜롬비아 고산지대에서 2천 달러(225만 원)에 거래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소매 분량으로 나뉘면 1킬로그램 가격이 10만 달러(1억 1천만 원)로 치솟는다. 금보다 비싸다. 코카인 거래에서 중개상 역할을 하는 멕시코 마약 조직은 연간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인다. 페이스북과 넷플릭스의 수익에 맞먹는 금액이다. -본문 81쪽

여러분이 만약 다크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잘못 먹어서 그렇다. 깨물어 먹지 말고 한 입 물고 혀로 녹이면서 향 ㅡ 달콤하고, 쌉싸름하고, 과일 향과 견과류 향이 나는 ㅡ 이 입안에서 서서히 퍼지게 해야 한다. 내 말을 믿으시라. 이래봬도 수업을 마친 후 허쉬 대학으로부터 초콜릿 시음에 관한 공식 석사학위를 받은 몸이다. -본문 93~94쪽

우리는 몇 시간 더 달려서 카카오로 건설한 이 나라의 수도 야무수크로에 도착했다. 작은 마을 같은 도시였지만 여느 도시와 달랐다. 우푸에부아니 대통령의 작은 마을로, 그가 돈을 퍼부어서 건설한 도시였다. 그는 대통령궁을 지을 때 주위를 인공호수로 둘러싸고 악어를 잔뜩 풀어놓았다. 제임스 본드 영화의 악당조차 조금 과하다고 할 만한 구조였다. -본문 106~107쪽

우리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우리 가이드가 소유한 노예를 해방시킬 방법을 짜내고 있다. 가이드의 가족과 친지, 부족민들이 사방에 깔려 있다. 여든여덟 살인 톰의 노모는 더위를 피해 차 안에 앉아 있다. 지금 이 순간 복잡함과 위험과 어리석음이 똑같이 거대해 보인다. -본문 133쪽

“지금 하는 일에서 제일 좋은 점은 뭔가요?”
“가족을 먹여 살리잖아요.” 후안이 그런 어리석은 질문이 어디 있냐는 듯(사실이 그랬는지 모르겠다) 껄껄 웃었다. 나는 무슨 대답을 기대한 걸까? ‘이 세상에서 큼직한 바나나 다발을 짊어지고 다니는 일만큼 제 마음을 채워주는 일은 없어요’라는 대답을 원한 건가? -본문 181~182쪽

모든 1학년 학생들은 토요일 오전을 유기농 농장에서 보내야 한다. 주변의 밭에서 수확한 사탕수수와 유카로 돼지를 기른다. 돼지의 배설물을 모으고 대학 식당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와 섞어 퇴비를 만들어 밭에 뿌린다. 이렇게 생산된 먹거리는 다시 대학 식당으로 들어가 그들이 먹거나 닭과 소, 돼지에게 여물로 주고 키워서 잡아먹거나 시장에 내다판다. 심지어 학생들의 분변도 생물소화조에 넣어서 난로와 전등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든다. 사람에게서 동물로 갔다가, 농산물로, 다시 사람에게로 돌아온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닫힌 순환체계 속에서 살았다. 농업이 산업화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본문 205~206쪽

“제가 인디애나의 우리 동네 식료품점에서 그로 미셸을 살 수 있는 날이 올까요?” 내가 물었다.
“아뇨. 다시는. 모든 비즈니스, 모든 컨테이너, 모든 상자, 모든 기술이 캐번디시를 위해 발전했거든요.” -본문 213쪽

영국의 비영리재단인 바나나링크가 슈퍼마켓 바나나 소매가의 이윤을 백분율로 나눠보았더니 슈퍼마켓이 41퍼센트를 가져가고, 수입업체가 19퍼센트, 수출업체가 28퍼센트, 농장 소유주가 10.5퍼센트, 바나나 노동자가 1.5퍼센트를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문 217쪽

사과에 대한 전형적인 이미지를 한번 떠올려보자. 이 박물관에는 바로 그런 이미지를 포착한 전시물이 있다. 아이작 뉴턴 경, 또는 뉴턴 경이라고 만든 기괴한 인체 모형이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 새로운 거창한 아이디어를 기다리고 있다. 다른 사과나무 아래에서는 아담과 이브 동상이 이제 막 죄를 지으려 한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산타가 포토샵으로 그린 큼직한 사과를 손에 꼭 쥐고 있다. 게다가 방문객이 뤄촨 사과의 영예를 모를까 봐, 어설프고 장황하게 번역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본문 304~305쪽

세상이 바뀌자 식탁도 바뀌었다

1967년, 마틴 루터 킹은 우주의 상호연결성에 대해 연설했다. “우리는 아침 식사를 끝마치기도 전에 지구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남미의 누군가가 따라준 커피이고 초콜릿은 서아프리카의 누군가가 건네준 초콜릿이며, 우리의 우주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평화를 얻지 못할 거라는 우려였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더 복잡하고 유동적인 곳이 되었다. 세계는 경제적으로 더 가까워졌고, 먹거리는 더 먼 곳에서 오기 시작했다. 2002년에는 미국의 항구로 들어온 수입식품 화물이 6백만 개였지만, 2012년에는 2천4백만 개로 늘어났다. 현재 미국은 수산물의 86퍼센트와 과일의 50퍼센트를 수입한다. 미국의 농산물 수입액은 점점 증가해 2010년 88조 9천억 원에 이르렀고 같은 해 한국의 농산물 수입액은 30조 5천억 원이 넘었다.
이 책 『식탁 위의 세상』 저자는 궁금하다. 왜 사과 주스 한 병에 네 대륙의 사과가 들어가는 걸까? 식품의 세계화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 걸까? 우리의 식탁은 왜, 어떻게, 그리고 누가 아웃소싱을 하고 있는가? 인구는 늘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지속적으로 식량을 공급할 수 있을까? 『잡식동물의 딜레마』의 저자 마이클 폴란이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미국을 돌아다녔다면, 이 책 『식탁 위의 세상』의 저자 켈시 티머먼은 ‘나는 어디에서 먹는가?’란 질문을 던지며 네 대륙을 탐사한다.
책의 발단은 원산지 표시제였고, 기폭제는 스타벅스였다. 저자는 즐겨 입는 옷의 원산지를 추적해 온두라스와 방글라데시, 캄보디아와 중국의 피복 노동자들을 만났던 경험을 담아 『나는 어디에서 입는가? Where Am I Wearing?』를 썼다. 이 책이 서점에 깔릴 무렵 미 농무부는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했다. 하루아침에 딸에게 먹이던 사과 주스는 그냥 사과 주스가 아니라 중국산 사과 주스가 되었다. 바나나는 코스타리카산이었고, 블루베리는 칠레산이었으며, 새우는 태국산이었다. 저자의 냉장고는 칼로리의 유엔이었다. 저자는 문득 아침마다 마시는 ‘스타벅스 콜롬비아 로스트’를 누가 재배하는지 알고 싶어서 스타벅스에 문의했지만 ‘독점 정보’라서 알려줄 수 없다는 답장을 받는다. 저자는 직접 자신의 커피를 생산하는 ‘사람’을 찾아 나선다.

음식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다

“독일인들은 쓴 커피를 좋아해요. 일본인들은 단맛을 좋아하고…….” X 씨는 주위를 살핀 뒤 몸을 앞으로 숙이며 속삭이듯 말한다. “일급비밀인데요, 나라마다 독특한 입맛에 맞추려면 커피를 섞어야 돼요. 100퍼센트 콜롬비아 커피는 아니라는 말입니다.” -63~64쪽

사람은 누구나 거짓말을 하고, 기업은 조직적으로 거짓말을 한다.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콜롬비아 로스트’를 홍보하면서 해발 2km의 고산지대, 언제라도 폭발할 것 같은 화산지대에서 소중한 붉은 열매를 미식가의 완벽한 커피로 키우고 있다며 자사의 고집스러운 철학을 강조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저자가 만난 콜롬비아의 스타벅스 현지 협력업체에 따르면, 스타벅스 콜롬비아 로스트는 100% 콜롬비아산이 아니다. 콜롬비아에서는 단맛이 나는 아라비카만 재배되기 때문에 쓴맛이 나는 로부스타 커피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기호에 맞게’ 혼합한다는 것이었다. 또 스타벅스는 ‘블랙 에이프런 익스클루시브’라는 고급스러운 이름과 높은 가격을 붙인 원두를 ‘깨끗한 물’, ‘철저한 환경 보존 농법으로 재배’한다고 칭송했지만 에티오피아의 그 농장은 강에서 말 사체 썩는 것 같은 악취가 나고, 걸쭉한 물질이 잔뜩 떠다녔다. 이 폭로가 있기 전까지 스타벅스 관계자가 이 농장을 방문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우리는 농약과 플랜테이션 농장, 저장과 유통 혁신 덕분에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산지의 다양한 먹거리들을 싼값에 먹게 된 대신 우리 입으로 무엇이 들어가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마시는 사과 주스에서는 기준치 이상의 비소와 납이 검출되었고, 미국소아과학회는 아동의 소아암과 자폐증 등이 살충제 접촉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음식이라는 렌즈로 본 세상은 “악은 선을 알지만 선은 악을 모른다”는 카프카의 말과 닮았다. 스타벅스는 시다모 원두 포장지에 “좋은 커피가 좋은 일을 합니다”라는 문구를 인쇄하고 농부들이 가족을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가격을 책정하고 마을에 다리를 놓아준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커피로는 돈을 벌 수가 없다고, 커피 가격을 제대로 받으면 여기 사람들이 직접 다리를 놓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고 싶을 뿐 구걸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세계은행과 IMF는 카카오 가격 폭락으로 아이보리코스트가 경제 위기에 처하자 돈을 빌려주면서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식량 대신 환금작물을 재배하고, 농부들에게 지원하던 최저가격제를 폐지하라는 거였다. 이제 농부들은 각자 알아서 살아남아야 했다. 삶의 질은 카카오 가격에 따라 불안하게 요동쳤다. 상품 가격의 하락으로 발생하는 잔혹한 역설 중 하나는, 더 많이 생산해야 생계를 겨우 유지할 수 있고 그러다보면 과잉 공급으로 상품 가치가 더 떨어져 더 많이 생산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구조조정을 시행한 지 20년 만에 결정을 번복했다. 자신들의 무지와 방관, 부패와 착취 조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초콜릿 목욕과 카카오 노예, 초현실과 현실을 오가다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초현실적인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미국의 펜실베이니아에는 초현실적인 허쉬 마을이 있다. 허쉬 초콜릿 회사가 조성한 마을로, 허쉬 키세스 가로등으로 화룡점정을 찍은 곳이다. 허쉬 호텔에서는 초콜릿 욕조에서 목욕을 할 수 있고 코코아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 2시간짜리 초콜릿 스파 패키지는 약 92만 원으로, 서아프리카 카카오 노동자들 일 년 소득보다 높다. 허쉬의 ‘초콜릿 월드’에서는 박사가 가상의 초콜릿 생산국인 아리바에서 초콜릿에 관한 지식을 가르쳐주고 초콜릿 시음에 관한 석사학위까지 내준다. 저자도 이곳에서 8세 아동들과 함께 석사학위를 받았다.
허쉬 초콜릿의 설립자인 밀턴 허쉬는 파산해서 고생고생을 하다가 세계 최초로 밀크초콜릿을 개발해 대박을 쳤고, 아이를 갖지 못하자 학교를 세워 고아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현재 이 학교의 학생은 1,800명이고 학생 1명당 연간 1억 2천만 원을 지출한다. 밀턴은 평생 “남에게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행하지 말라”는 은률을 지키면서 살았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재산의 대부분을 학교 재단에 기부했다. 현재 학교 재단은 8조 2천억 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허쉬 기업에 대한 다수의결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허쉬 기업은 “서아프리카 아동노동을 기반으로…… 초콜릿 제국”을 건설해서 주주들의 투자금을 위험에 빠트렸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펜실베이니아의 고아들이 소유한 기업이 아동노동과 관련해 주주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이다. 밀턴 허쉬의 은률에도 불구하고 허쉬 기업은 자신들이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을 카카오 농장 노동자들에게 행했다. 허쉬 같은 초콜릿 기업들은 카카오 농장의 끔찍한 노동조건(노예의 기대수명이 5년이었다)이 영국인 종군기자의 기사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받자 다른 지역을 물색했다. 바로 가나와 아이보리코스트였다.

“우리가 돈을 주고 솔로를 살 수 있을까요?”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믿기지 않는다. 내가 정말로 인간을 살 생각을 하고 있다니. -101~102쪽

저자는 아이보리코스트의 카카오 농장에서 노예를 만났다. 가나에서 온 스무 살 청년 솔로(가명이다)였다. 솔로는 하루 한 끼만을 먹을 수 있었고 돈을 받지도, 떠나지도 못했다. 솔로를 소유한 ‘주인’은 바로 저자가 고용한 가이드였다. 가이드 대니얼(역시 가명이다)은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카카오 협동조합의 조합장이었다.
저자는 어차피 불평등한 세상이지만 눈앞에 있는 불평등에 눈감을 수는 없기에 솔로를 탈출시키는 모험을 감행한다. 아이보리코스트는 카카오 머니가 대통령 영부인에게 들어간다는 사실을 밝혀낸 프랑스인 기자가 실종된 나라다.
국제노동기구의 추산으로는, 전 세계에 약 2천만 명의 노예가 존재한다. 서아프리카에서는 카카오 농장에서 일할 아이들을 사고팔고, 아이들은 마체테를 휘두르며 화학약품 속에서 일한다.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토마토 농장에서 일할 노예를 사고팔고, 감금하고, 폭행하고, 죽이기까지 한다. 그래서 한겨울에 토마토를 먹는 것은 노예가 손으로 딴 토마토를 먹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목가적 슈퍼마켓’에 진열된 붉고 단단하고 윤기 나는 토마토는 수상쩍은 냄새를 풍기며 비즈니스는 이윤을 택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맛있는 음식에는 입맛 떨어지는 사연이 숨어 있다

“의사 선생님이 저이한테 더 이상 잠수하면 안 된다고 했어요. (중략) 저이가 바다에 나간다고 하면 무척 슬퍼요. 그래도 제가 뭘 어쩌겠어요? 가진 게 쥐뿔도 없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저이를 위해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안전하게 돌려보내주시라고 비는 것밖에 없어요.” -257쪽

음식이 우리에게 영양분을 주는 동시에 건강을 해치듯이, 먹거리 생산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생산자들에게 희망과 기회를 안겨주는 동시에 희망과 기회를 앗아간다.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불구가 되고, 목숨을 잃는다. 우리의 음식을 재배하고, 잡아 올리는 사람들은 기업으로부터 일자리를 제공받

작가정보

저자(글) 켈시 티머먼

1979년 오하이오에서 태어났다. 마이애미 대학에서 인류학을 전공하고 지질학을 부전공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나는 어디에서 입는가 Where Am I Wearing?』의 저자이자 저널리스트, 페이싱 프로젝트 The Facing Project의 공동창업자이다. 우리 옷을 만든 사람들의 삶을 담은 책인 『나는 어디에서 입는가』는 15개 대학에서 교양서로 선정되었고 수많은 대학과 고등학교의 수업자료로도 채택되었다. ≪타임≫, ≪크리스천사이언스 모니터≫, ≪포트폴리오≫지에 기고를 해왔으며 10년간 60여 개국을 여행했다. 현재 인디애나 먼시에서 아내와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홈페이지 whereamiwearing.com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 『타인의 영향력』, 『장사의 시대』, 『가족의 죽음』, 『플로팅 시티』, 『왜 학생들은 학교를 좋아하지 않을까』, 『너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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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탁 위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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