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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가 말하는 치과의사

19명의 치과의사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은 치과의사의 세계
부키 전문직 리포트 21
부키

2015년 03월 05일 출간

종이책 : 2015년 02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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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4.48MB)
ISBN 9788960514652
쪽수 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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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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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전문직군에 대한 진로, 직업 가이드를 소개하는 「부키 전문직 리포트」 제21권 『치과의사가 말하는 치과의사』 .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전·현직 치과의사 19명이 일과 일터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치과병원, 치과의원부터 대학병원, 국립소록도병원, 보건복지부, 국제보건의료재단, 나아가 저 멀리 미국에 있는 치과병원에서 일하는 치과의사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또 치대생, 인턴, 레지던트, 공중보건의 및 구강내과, 구강악안면외과, 교정과, 치과보존과, 보철과, 소아치과 전문의 등 다양한 치과의사의 세계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치과의사가 된다는 것, 치과의사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떠한 애환과 애로, 기쁨과 보람이 있는지 알 수 있다.
1장 치대 생활 맛보기
01 본과 2학년_치대가 곁다리 의대라고요? | 안현세 9
02 본과 4학년_브레인스토밍? 아이 오브 더 스톰!! | 여상호 20

2장 초보 치과의사의 좌충우돌 진료 일지
01 수련의_레지던트는 미운 오리 새끼 | 임세호 33
02 군의관_공중보건의냐, 군의관이냐 | 남대호 44

3장 치과의사 생활 엿보기
01 치과의사의 7일_치과원장으로 산다는 것은 | 김진구 55
02 치과의사의 1일_기자 3년 vs 치과의사 6년 | 권민수 72

4장 다양한 치과의사의 세계
01 통합진료과_대학병원 치과의사의 이모저모 | 이강희 87
02 소아치과_매일 아이들과 울고 웃으며 | 이현주 102
03 구강내과_치과계의 숨은 해결사, 구강내과 의사들 | 윤승현 114
04 구강악안면외과_치과의사가 얼굴 수술을 한다고요? | 권진일 126
05 교정과_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하는 의사 | 안상수 140
06 보존과 _나는야 자연 치아 지킴이 | 김유란 151
07 보철과_치과의사 면허만 따면, 공부는 이제 그만~? | 이진선 164
08 치주과_치과에 웬 치질? 나는 치주과 치과의사라니깐! | 남대호 176
09 기초치의학_실험실에서 일하는 치과의사 | 장성일 184

5장 더 넓고 아름다운 치과의사의 세계
01 국제보건의료재단_치과의사, 직업이 아닌 삶의 선택 | 이수구 199
02 국립소록도병원_소록도 치과의사, 한센인들의 벗이 되다 | 오동찬 209
03 보건복지부_진료실을 넘어 국민의 건강을 돌보다 | 최종희 224

6장 치과의사 정보 업그레이드
01 미국 치과의사 도전기_오늘도 멈추지 않는 무한~도전 | 김형근 237
02 치과의사의 길을 가려는 후배들에게_순간을 잡자 | 최혜영 252
03 치과의사에 대한 궁금증 20문 20답_치과의사, 아는 만큼 보인다 | 권민수 264

부록_전국 치과대학 / 치의학전문대학원 일람표 | 279

오래전에 신경 치료를 한 치아가 아프다는 젊은 여자 환자를 1시간 동안 열심히 치료했다. 신경 치료가 불완전하게 되어 있는 치아를 다시 신경 치료 하는 것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난이도도 높은 데다 진료 기구가 파절되거나 손상될 우려가 크다. 그래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몇 번에 나누어서 해야 하는 진료를 한 번에 끝내 드렸는데 결과가 좋다.
신나서 신경 치료를 한 치아를 씌우는 일정을 잡으려는데, 환자가 전에 치료받은 치과에서는 할인을 해 준다며 그 치과로 가시겠다고 한다.
치료받을 병원이야 환자가 선택할 노릇이고 비용을 아끼기 위한 개인의 전략을 내가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솔직히 병원에 돈 되는 치료는 다른 곳에서 하고 싸고 어렵고 힘든 치료만 우리 병원에서 한 환자가 좀 괘씸하다. 좀 허탈하다. - 본문 64쪽 중에서

얼추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을 하려는데, 환자가 한 손으로는 턱을 붙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병원 문을 밀며 들어온다. 잠깐 망설였지만 어쩔 수 없다. 아픈 환자를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잖은가. … 이제 시간은 5시를 넘어섰다. 만나기로 한 친구도 치과의사인지라 ‘이 정도는 이해하겠지.’ 하면서 지친 몸을 이끌고 병원 문을 나선다. - 본문 68-69쪽 중에서

해외 학술 대회는 대부분 교수와 수련의들이 팀을 이뤄 참석한다. 가을에 로마에서 열렸던 2014 EAO(유럽골유착임플란트학회)에 수련의들과 함께 일주일간 참석했는데, 병원에서는 불편한 사이였지만 거기서는 웃고 떠들고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매일 밤마다 남자들끼리의 음담패설을 주고받으며 와인도 엄청 마셨는데, 신기한 것은 귀국하는 비행기부터 조금씩 어색해지더니 병원에서는 다시 불편한 사이가 되었다. 슬프다. - 본문 98쪽 중에서

“네? 머리 MRI요? 턱관절 때문에 왔는데 왜 머리를 찍어야 하나요?”
환자는 당황한 눈치였다. 게다가 치과에서 머리 MRI를 찍게 되리란 생각은 전혀 못했을 것이다.
“일반적인 턱관절 질환 증상과 좀 달라서요. 신경학적 증상들이 동반되고 있어서, 물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머리 쪽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합니다. 혹시나 머리 쪽에 이상이 있다면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교과서적으로 MRI 촬영을 해서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본문 120쪽 중에서

“다 늙어서 교정한다고 친구들이 놀릴 텐데.”
아이들만 하는 줄로 알았던 교정장치를 붙이고 와이어(흔히 철사라고 말하는 교정 재료들을 통칭하는 말)를 넣는 과정들을 어색해하셨지만, 환자 분은 치료가 진행됨에 따라 치아가 움직이는 것을 보며 만족하고 자랑스러워하셨다.
치료가 마무리된 후에는 주변 친구 분들께도 적극적으로 교정 치료를 추천하셨다. 교정 치료보다는 임플란트 치료가 적합하신 친구 분까지 모셔 왔을 정도였다. 내 손을 꼭 잡으며 몇 번이나 “수고했어요. 고마워요.” 하시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잊고 지내던 것이 떠올랐다.
‘아, 난 마음도 고쳐 줄 수 있는 의사구나.’ - 본문 146-147쪽 중에서

“선생님, 신경 치료를 받으면 치아의 신경이 되살아나나요?”
“네, 죽은 신경 조직을 살리는 치료예요.”라는 대답을 기대한 환자에게, “아니요, 한번 죽은 신경 조직을 살릴 수는 없고요. 죽어서 염증이 생긴 신경 조직을 깨끗하게 제거하고 소독한 다음에 다른 치과 재료로 채워 넣는 치료예요.”라고 설명하면, 반짝이던 환자의 눈에 금방 실망한 빛이 깃든다. - 본문 159쪽 중에서

최종 보철물을 제작할 때도 친분이 있는 기공사에게 부탁해서 도와 가며 겨우 날짜에 맞췄다. 선배 치과의사들이 말하길, “마음 맞는 기공사를 만나는 것은 보철과 의사에게 있어 큰 축복”이라고 하였는데, 짧은 시간에 최적의 보철물을 만들면서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보철물의 적합도에 기공사의 실력은 굉장히 중요하며, 특히 전치부(앞니) 보철물에 있어서는 의사와 기공사와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본문 171-172쪽 중에서

환자들과 교류하며 잇몸 관리도 돕고 발치한 치아는 임플란트를 통해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은 치주과 의사에게 가장 큰 기쁨이다. 그런데 가끔은 임플란트가 만능인 줄 아는 환자들이 있어 곤란한 경우가 생긴다. 임플란트가 고가의 치료이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또 임플란트는 평생 고장 나지 않는 줄 알지만, 임플란트 또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고 뽑아내야 할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인식이 아직 약해서 임플란트에 문제가 생기면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신뢰가 깨질 수도 있고, 심지어 오랜 기간 가족처럼 정을 쌓아 온 의사와 환자 사이에 금이 가기도 한다. - 본문 182-183쪽 중에서

치과의사, 그 일 할 만한가?

“얼마 전 고액 연봉을 받는 직장을 그만두고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 치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를 만났다. 그에게 치과의사의 녹록치 않은 현실을 설명해 주었지만 그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 안상수, 「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하는 의사」 중에서

버스 안 라디오에서는 양악수술에 관한 광고가 흘러나오고 지하철에는 화려한 스펙의 치과의사들을 내세운 치과병원 광고판이 붙어 있다. 큰길가에는 두어 개 건물 건너마다 치과병원 간판이 걸려 있다. 멋모르는 보통 사람이 보기에도 치과의사는 차고 넘치고 치과병원 업계도 경쟁이 치열한가 싶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직장인 중 학창 시절에 공부 좀 했다 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치과의사로의 이직을 꿈꾼다. 대학생은 말할 것도 없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직장 내 잦은 인사이동과 정리해고, 명예퇴직 그리고 회사의 존폐 위기를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공기업 직장인, 공무원도 안심할 수 없다.
그들이 치과의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는 단순, 명료하다. ‘경제적 안정성’이 그 첫 번째요, ‘평생 직업’이 그 두 번째 이유다. 게다가 전문직에 엘리트 집단이 아니던가.
그런데 정말 그럴까? 치과의사는 할 만한 직업일까? 장래 직업으로 치과의사를 고려하고 있는 청소년과 대학생, 이직을 꿈꾸는 직장인이라면 ‘치과의사가 직업으로 정말 괜찮은지’, ‘치과의사가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치과의사로서의 전망은 어떠한지’ 등등이 궁금하고 고민될 것이다.
이 책 『치과의사가 말하는 치과의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전?현직 치과의사 19명의 일과 일터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네의 작은 치과병원, 치과의원에서부터 대학병원, 국립소록도병원, 보건복지부, 국제보건의료재단, 나아가 저 멀리 미국에 있는 치과병원에서 일하는 치과의사들의 이야기와 함께 치대생, 인턴, 레지던트, 공중보건의(군의관) 및 구강내과, 구강악안면외과, 교정과, 치과보존과, 보철과, 소아치과 전문의 등 다양한 치과의사의 세계를 통해 치과의사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또 어떠한 애환과 애로, 기쁨과 보람이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치과의사로 산다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치과의사가 된다는 것 그리고 치과의사로 산다는 것은 다른 모든 직업군과 마찬가지로 ‘쉽지’ 않다. 누군가는 “그래도 돈 많이 벌 수 있지 않느냐?”라고 반문하지만, 실제 치과의사들에 따르면 그 또한 “다 옛날 일”이다.
치과의사는 다른 많은 전문직들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그에 따라 근무시간도 길어졌고 지속적인 실력 향상은 물론 서비스 경쟁, 가격 경쟁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또 상당수 치과의사가 개업의인 만큼 개업 시 큰 경제적 부담을 안아야 하고 병원 경영을 지속적으로 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자칫하면 기업이 부도를 맞듯 빚더미 속에 병원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주 6일 이상, 하루 10시간 이상 치과 근무는 이제 너무 일반화되었고, 지하철 광고판을 보고 있으면 새벽 진료, 야간 진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대다수 치과의사들은 상당한 금액을 대출받아 개원하는데, 인건비는 상승하지만 진료 수가가 하락하고 값비싼 장비와 높은 월세 등으로 인한 고정 지출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 - 안상수, 「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하는 의사」 중에서

치과의사 중 80퍼센트를 차지하는 개업의(치과원장)의 하루는 보통 이렇게 시작된다.

진료 의자마다 연결된 컴퓨터와 모니터를 켜고, 엑스레이 기계와 그 외 전자 기기들의 전원을 켜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전기세를 조금이라도 아껴 보겠다고 개별 스위치가 달린 멀티탭을 사용하다 보니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 김진구, 「치과원장으로 산다는 것은」 중에서

치과원장은 함께 일하는 간호사의 눈치를 보기도 한다.

치과 문을 열고 들어오니 진공청소기 소리가 들린다. 기특하게도 막내 위생사가 언니들보다 먼저 와서 청소를 하고 있다. 개업 초기에는 청소 상태를 가끔 체크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자잘한 먼지는 일부러 못
본 척한다. 직원들이 시어머니 같은 원장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들 아침부터 잔소리를 듣고 싶겠는가. - 권민수, 「기자 3년 vs 치과의사 6년」 중에서

컴퓨터며 각종 전자 기기 전원을 켜는 것으로 시작되는 치과원장의 월요일(환자가 많지 않은 날) 퇴근 인사는 “내일은 (환자가) 터집니다. 아침 엄청 많이 먹고 오세요!”로 끝난다. 그렇게 화, 수, 목, 금요일을 보내고 환자가 넘치는 토요일 진료를 마치고 나면 드디어 동기를 만날 시간 여유를 갖게 된다. 주말에는 진료 봉사를 다니고 가족 여행이나 동기 모임에 가기도 한다. 한 치과의사는 이런 치과원장을 일러 병원 경영도 잘하고 의사로서 진료도 잘해야 하는 ‘슈퍼맨’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개업의 외에도 다양한 치과의사가 있다. 페이닥터(봉직 치과의사)도 있고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공직 치과의사도 있고 대학교수(연구자, 학자)의 길을 가는 치과의사도 있다. 보건복지부나 장애인치과병원, 국제보건의료재단 등 특수한 병원이나 기관에서 일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많은 시간 공부하고 일하고 고민하는 슈퍼맨이다.

다크서클 달고 사는 치과의사의 길

그러면 어떻게 해야 치과의사가 될 수 있을까? 치과의사가 되기까지는 어떤 과정을 밟아야 할까?
치과의사가 되려면 먼저, 고등학교 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 웬만큼 잘해서는 어림없다. 치과대학으로 가는 문은 아주 좁다.
대학은 보통 예과 2년, 본과 4년 과정으로 6년을 다닌다. 학교에 따라 7년 과정인 곳도 있다. 4년제 정규 대학 졸업 후 치의학전문대학원에 들어가거나 학사 편입을 할 수도 있다. 대학 생활은 그야말로 빡빡하다.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듯, 잘 짜인 시간표가 나오고 강의실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각 과목 교수가 돌아가면서 들어온다. 치과대학생이 된 기분은 고된 실습과 잦은 시험에 치이다 유급을 걱정할 때쯤 느끼게 될까.

퀴퀴한 냄새가 꽉 밴 실습복을 입은 채 어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저녁을 먹고 다시 실습실로 향하는 우리의 표정은, 정말 생기라고는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 없다.
“아….”
옆 조에서 누가 또 신경을 끊어뜨렸나 보다. 해부학 실습에서는 신경과 혈관의 주행 방향을 이해하기 위해 이를 손상하지 않고 실습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조용한 실습실에선 “아이 씨….” “아!” 하는 안타까운 탄식이 고요함을 깨곤 한다. - 여상호, 「브레인스토밍? 아이 오브 더 스톰!!」 중에서

물론 짬짬이 대학생으로서의 낭만과 여유를 즐기고 연애도 한다. 더욱이 치과대학에는 커플이 참 많다.

우리 학교 치과대학의 정원은 한 학년에 70명 정도인데, 동기 중에서 20~30퍼센트는 동기와 혹은 선배나 후배와 결혼에 골인했거나 연애 중이다. 잘은 몰라도 다른 과나 다른 분야에 비해 유난히 높은 비율인 것 같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이유는 간단하다. 오래 보면 정든다고 같이 있는 곳이 학교, 병원, 동아리 등 너무너무 많기 때문이다. - 이강희, 「대학병원 치과의사의 이모저모」 중에서

대학 졸업 즈음에는 국가고시를 봐야 하고, 합격 후에는 바로 사회로 나가거나 대학병원에 들어가 인턴으로 1년, 레지던트로 3년 수련을 받은 다음 전문의 시험을 본다. 물론 남자의 경우에는 공중보건의 또는 군의관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특히 인턴, 레지던트로 일할 때는 쪽잠을 자야 할 만큼 고되기도 하지만 치과의사로서 진료도 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

한밤의 응급실은 그야말로 전쟁터였다. 아픈 아기를 안고 달려와 아기와 함께 우는 젊은 엄마, 술 먹고 넘어져서 뼈가 부러졌는데도 술기운에 횡설수설하는 아저씨, 왜 빨리 안 봐주느냐며 소리 지르고 역정 내는 환자들…. 그 와중에 심정지 환자가 도착하면 모든 응급실 인력이 만사 제쳐 두고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 임세호, 「레지던트는 미운 오리 새끼」 중에서

물론 공부는 끊임이 없고 시간에 쫓기는 생활도 여전하다. 한 치과의사에 따르면 “층층시하에 권위적이기로 유명한 교정과 의국 생활 중 출산 후에도 별로 빠지지 않은 머리털이 한 줌 빠지는 경험을 하였다.”고 할 정도다. 그런 가운데서도 환자가 건네는 고구마 하나, 야쿠르트 한 병에 의사로서의 책임감과 함께 따스한 인간애를 경험한다.
그렇게 4년 후 전문의 시험을 통과하고 나면 페이닥터를 거쳐 개업을 하거나 대학병원이나 대학, 관련 단체나 기관에서 일하게 된다.

그래도 나는 치과의사가 좋다

우리나라의 대표 직종 203개에 종사하는 직장인 56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13) 치과의사는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직종이다. 환자의 기대치, 경제력, 시간적 여유, 치과 치료에 대한 두려움 등을 고려해 최적의 치료를 하기 위해 치료 전, 치료 중 그리고 치료 후까지 환자와 상담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감정적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다.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몸이 편하지 않다. 목과 허리 디스크, 어깨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치과의사가 허다하다. 심지어 수술을 받는 이도 있다.
세상 사람들의 생각처럼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다. 일반 병원 진료와 달리 치과 진료는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고 치과 진료용 재료 값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치과의사는 전문직이고 경제적 안정성이 비교적 보장돼 있으며 평생 직장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일을 하면 할수록 자부심을 가지게 되는 직업이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은 밖에서 보는 것처럼 쉽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은 아니다. 많은 리스크가 있고 육체적으로도 블루칼라에 준하는 힘든 직업이 분명하다. 평생 작은 병원에 갇혀서 해외여행 한 번 가기가 쉽지 않고, 환자에게 멱살을 잡히거나 욕을 먹는 일도 다반사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영위를 위해 일하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서 직접적인 감사와 존경을 받는 직업은 그리 많지 않다. 치과의사는 매력적인 직업이 분명하다.” - 김진구, 「치과원장으로 산다는 것은」 중에서

환자로부터 진심이 가득 담긴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받을 때마다 자신의 의료 행위에 대해 책임감과 더불어 보람을 느낀다는 치과의사도 있고, ‘돌팔이’와 ‘명의’를 왔다 갔다 하면서 또는 과거에 서툰 치료로 환자를 힘들게 했지만 현재는 더 정확하고 노련한 진료를 하면서 그간에 거쳐 온 환자들, 간호사들, 기공사들 그리고 선후배, 동기, 교수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는 치과의사도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지역 의료 봉사는 물론 저 멀리 소록도에까지 가서 한센인 환자들을 위한 특별한 수술법을 개발하고 그들과 함께 오랜 시간 같이하고, 더 나아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치과의사도 있다.

2003년 또다시 선거에 도전했고 그해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장으로 취임하였다. 그런데 회장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후배 치과의사가 저소득 장애인 치과 치료비를 지원하는 ‘스마일복지재단’ 설립을 도와 달라며 찾아왔다. … 스마일재단을 설립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서울시에 시립 장애인치과병원을 설립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을 설득해 한국 최초의 장애인치과병원을 서울 성동구 홍익동 경찰병원 자리에 세울 수 있었다. 선거에서 패한 일이 오히려 우리나라 최초로 시립 장애인치과병원을 설립하는 쾌거로 이어진 것이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옛말이 거짓은 아닌 것 같다. - 이수구, 「치과의사, 직업이 아닌 삶의 선택」 중에서

물론 그들 모두 완벽한 치과의사는 아니다. 가끔은 실수도 하고 욕심도 부리지만, 환자가 정말 아플 때는 가족보다 더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의료인이다. 그리고 환자들, 주변 사람들과의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지식과 술기를 쌓으며 조금씩 성장한다.

다음 날 수술 후 관리를 위해 병원에 오신 어르신은 “아니, 그렇게 가는 신경관을 수술하니 눈이 얼마나 좋아야 하는 거야? 치과 선생님은 보통 사람보다 눈이 많이 좋아야 할 것 같아.”라며 눈에 좋다는 블루베리 엑기스 한 상자를 내미시는 것이 아닌가. 현미경을 보고 했노라고 설명드렸지만, 어르신은 눈도 좋고 실력도 좋다며 연신 웃으셨다. - 김유란, 「나는야 자연 치아 지킴이」 중에서

“그래서 나는 치과의사가 좋다.”고 당당히 말하는 우리 가까이 있는 의료계 전문직 종사자다.

작가정보

저자(글) 안현세

저자 안현세는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본과 3학년

저자(글) 여상호

저자 여상호는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 치과대학병원 보존과 레지던트

저자(글) 임세호

저자 임세호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레지던트

저자(글) 남대호

저자 남대호는
국군양주병원 군의관 (치주과 전문의)

저자(글) 김진구

저자 김진구는
파주 연세구치과 원장

저자 권민수는
서울 위드치과의원 원장

저자 이강희는
연세대학교 임상연구조교수

저자 이현주는
수원 사람사랑치과 소아치과 원장

저자 윤승현은
의정부‘이 예쁜 나라의 앨리스 치과’원장

저자 권진일은
서울 지방병무청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저자 안상수는
평택시 공중보건의사 (교정과 전문의)

저자 김유란은
일산 연세덴티프로치과 원장

저자 이진선은
국군강릉병원 치과부장 (보철전문의)

저자 장성일은
연세대학교 대학원 박사 과정

저자 이수구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총재

저자 오동찬은
국립소록도병원 의료부장

저자 최종희는
보건복지부 과장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 파견 근무)

저자 김형근은
미국 러트거스치과대학 졸업 예정

저자 최혜영은
서울 연세우리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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