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시의 사적 전개과정

오성호 지음

경진 2013년 08월 26일 출간 종이책 : 2010년 03월 1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북한시의 사적 전개과정』은 시를 통해 북한 인민들에게 무한한 희생과 헌신을 강제하는 금욕주의적 노동윤리가 부과되고 그것이 내면화된 강제로 고착되는 규율화의 과정, 그리고 수령중심주의 이데올로기가 북한 인민의 양심과 영혼을 장악해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목차

제1부 북한시의 역사

건국의 열기와 신인간의 요구
: 평화적 건설기의 시
‘국토완정’의 꿈과 절멸의 공포
: 전쟁기의 시
재건의 의지와 열정
: 전후 복구건설기의 시
공산주의 사회 건설의 꿈과 새로운 삶의 속도
: 천리마 시대의 시
주체시대의 출범과 수령의 형상
: 주체시대의 시 1
주의주의적 동원체제와 ‘숨은 영웅’의 형상
: 주체시대의 시 2
‘고난의 행군’과 상상의 의병전쟁
: 수령 사후의 시

제2부 북한정치와 북한시

북한시의 형성과 전개
: 송가, 서사시, 서정시를 중심으로
백두산과 북한의 서사시
임화의 월북 후 활동과 숙청
제2차 조선작가대회와 전후 북한문학
: 한설야의 보고를 중심으로

책 속으로

민족적 상상력의 문학적 결실 ‘친애하는 장군님’

북한시의 상상체계 속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수령, 그리고 수령의 뒤를 이은 ‘친애하는 장군님’이었다. 그것은 민족을 거룩한 공동체로 간주하는 상상이 빚어낸 필연적인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민족의 신성화가 그 수호자인 수령의 신성화로 이어졌고, 인민에게는 민족과 수령을 위한 희생과 헌신이라는 ‘신성한’ 의무가 부가된 것이다. 북한시가 수령결사옹호의 방법으로 자폭정신, 총폭탄 정신을 강조하면서 그것이 양심의 매개를 통한 엄정한 도덕적 정화의 결과여야 함을 강조한 것은 이 때문이다. 신성한 존재를 위해 바쳐지는 제물은 정결한 것이어야 하거니와, 수령을 옹위하기 위한, 혹은 공동체를 위한 희생과 헌신 또한 엄정한 도덕적 정화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했던 것이다. 이를 위해 북한시는 개개인민의 도덕적 정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순교(결사항전)의 결의를 북한 인민들이 내면화해야 할 일상적인 삶의 도덕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북한시가 강조하는 집단적 순교의 요구는 인민들의 가차 없는 희생과 헌신 이외에는 다른 대안을 제시할 수 없는 상상력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동시에 그것은 북한 체제와 지도자가 감당해야 할 파탄의 책임을 인민들에게 전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막다른 골목에 마주친 현실과 관련하여 북한시는 그동안 수행해온 역할에 대해 근원적인 반성을 하고 새로운 전망과 대안을 모색하는 대신 인민들에 대한 극한의 동원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지도자의 요구를 맹목적으로 따름으로써 그 자체의 한계와 무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북한시의 문학적 가치, 민족주의와의 상관관계, 정치적 선전도구화 과정…
시대의 흐름과 함께 북한시를 고찰하다

북한시의 사적 변모과정을 평화적 건설기, 조국해방전쟁기, 전후 복구건설기, 천리마 대고조기, 주체시대, 그리고 수령 사후 등 모두 여섯 시기로 나누어 고찰했다. 이 사적 변모과정은 점차 시가 지워지고 정치선전이 그 자리를 채워가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를 통해 북한 인민들에게 무한한 희생과 헌신을 강제하는 금욕주의적 노동윤리가 부과되고 그것이 내면화된 강제로 고착되는 규율화의 과정, 그리고 수령중심주의 이데올로기가 북한 인민의 양심과 영혼을 장악해가는 과정에 주목하고자 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오성호

저자 오성호(吳聖鎬)는 1957년 ‘수복지구’인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마쳤다. 1993년 식민지 시대 프로시의 형성 및 발전 과정을 다룬 ?1920~30년대 한국시의 리얼리즘적 성격 연구?라는 논문으로 학위를 받았다. 1984년 혜산 박두진 선생의 추천으로 시단에 발을 들여놓았고 그 이후 시를 창작하는 한편 한국 근대시에 대해 공부해 왔다. 1995년부터 순천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 근대시와 글쓰기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한국 근대시와 관련하여 김동환－한 근대주의자의 행로(건국대출판부, 2000), 서정시의 이론(실천문학사, 2004) 등의 연구서를 냈으며 그 밖에 대학 글쓰기(새문사, 2007)등의 책을 썼다. 북한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0년대 말부터로 이후 북한시에 대해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신형기 교수와 함께 북한문학사(평민사, 2000)를 냈고 신형기, 이선미 등과 함께 북한문학(선집)(문학과지성사, 2007)을 엮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