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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 비긴즈

본격 3D 하드코어 ‘칼잡이’ 외과의사가 되는 길
장항석 지음
시대의창

2019년 09월 16일 출간

종이책 : 2018년 12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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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9.03MB)
ISBN 9788959406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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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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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메디컬 드라마, 외과의사 탄생기
집중된 조명 아래 푸른 수술복을 입고 날카로운 메스로 환자를 수술하는 외과의사의 모습은 멋지게 보인다. 외과의사는 직접 환부를 도려내고 병의 근본을 치료한다. 의학적으로나 보람으로나 자부심을 갖기에 부족하지 않다. 그런데 의사 가운데 외과의사는 대다수 의대생이 기피하는 3D 직종이다.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가 엄청난 탓이다. 이 책은 강남세브란스병원의 현직 외과의사가 들려주는 ‘외과의사 탄생기’이자 ‘외과의사가 되는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다.

지은이는 의대 시절의 이야기에서부터 인턴, 레지던트를 거쳐 소위 ‘칼잡이’로 불리는 외과의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때론 익살스럽고 때론 담담하며 때론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의학에 대한 열정, 삶에 대한 고민, 환자에 대한 연민이 뒤엉킨 이 책은 한 시즌의 메디컬 드라마와 같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유머러스한 문체로, 쓰러질 듯 일어서며 포기할 듯 다시 가다듬는 외과의사의 모습을 그린 에피소드들을 읽고 나면, 자연스레 시즌2를 기대하게 된다. 외과의사를 꿈꾸는 이들은 물론, 빡빡한 현실 속에서 뜻밖의 즐거움을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프롤로그_무림입문: 외과의사가 되는 길

첫 해부학 실습날
커닝 열전
공포의 유기화학
미팅 열전
그건 사랑이었을까?
KBS의 100분 쇼
블랙잭
마 씨의 추억
인턴이 살아남는 법
용 비늘 이야기
Non-Kim’s 어록
외과의사의 필요조건
콩나물 기르기
눈물 젖은 신계치
도망자 시리즈
언제 집도의가 되는가
피 말리는 무대
레지던트 생존 분투기
치프라는 자리의 의미
연수의 꿈
레임덕
똑같이 당하기
그의 웃음
너희들 중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크로스 카운터
회식 문화
동헌일지
외과의사 L 이야기
아버지의 처방전

에필로그_외과의사 비긴즈

해부학은 의과대학에 들어와서 배우는 가장 중요한 과목이자 가장 어려운 과목이기도 하다. 대학마다 과정이나 시기의 차이가 조금씩 있지만 거의 다 비슷한 기간과 비슷한 교육방식을 채택하고 있어서, 학생들은 1년 동안 꼬박 온갖 기발한 방법으로 고안된 ‘학대’를 경험하게 된다. 강의와 실습, 과제, 시도 때도 없는 쪽지 시험과 정규 시험으로 학생들을 들볶아서 예과 과정에서 여유롭게 공부하던 ‘느슨한’ 사고방식을 철저히 바꿔 놓고 의사가 되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 주는 아주 ‘중요한’ 과목이다. _11쪽

이윽고 다가온 유기화학 시험은 당시 종합관의 015A, 015B 강의실에서 치르게 되었다. 200명이 넘는 학생을 두 반으로 나누어 시험을 치는데 100명 이상 들어갈 수 있는 방은 몇 개 되지 않았고, 총대단에서(우리 대학은 각 학년 학생 대표를 ‘총대’라고 부른다) 파악한 정보로는 A반은 015A, B반은 015B에서 친다는 것이었다. (나는 오랫동안 그룹 ‘015B’가 이 교실 이름에서 유래된 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무한궤도’란 말을 암호처럼 표현한 말이라고 한다.) 우리 학년은 모두 자기가 앉을 책상을 파악하고(선택하고) 미리 그 책상에다 빼곡이 자신의 비장의 ‘콘텐츠’들을 적어 두었다. 커닝 페이퍼가 아니라 ‘커닝 책상’이 된 것이었다. _30쪽

의과대학은 수업 구성이 거의 고등학교 수준이다. 대학생의 특권인 강의 스케줄 조정 등 개인의 자유의지는 전혀 필요하지 않고, 하루 9~10교시의 ‘번듯한 시간표’가 바로 나온다. 학생들의 피부 미용을 위해 햇빛에 노출될 가능성을 최소화한 ‘치료 목적’의 시간표인 것이다. 아마도 ‘감금과 린치’에 해당한다 할 수 있겠다. 그러다 보니 타과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작정을 하고 뭔가 기획을 하지 않고는 미션 임파서블이다. _44쪽

시험 일정에 치어 거의 죽어가던 나는 준비가 무척 미비했던 어떤 시험에서(아마도 내과학 시험이었던 것 같다) 문제를 풀다가 “thyroid storm의 치료법을 기술하시오”라는 아주 비중이 큰 서술형 문제를 발견했다. 하늘이 보우하사, 아니 데즈카 오사무가 보우하사 나는 시험 준비가 미비했음에도 완벽한 답안을 기술했고 상당히 괜찮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만화가 의학 공부 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새로운 발견을 한 순간이었다. _61쪽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던 코끼리 시리즈가 떠올랐다. / <질문 1>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 <질문 2> 코끼리를 바늘로 죽이는 방법은? 역시 여러 가지 재치 있는 대답이 있었지만 의대에서의 정답은 “인턴을 시킨다”였다. / 의대 사회에서 가장 지위가 낮은 계급은 바로 인턴이다. 나름대로 의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의사 면허증을 따고 집안과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사회로 나섰으나 현실은 냉정하고 무서운 것임을 알게 된다. _71쪽

외과의사가 되려면 다음의 네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 첫째, ‘매의 눈’을 가져야 한다. (중략) / 둘째는 ‘사자의 심장’이다. (중략) / 셋째, ‘강철 체력’이다. (중략) / 네 번째, ‘방광의 용적’이다. (중략) /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가? ‘매의 눈, 사자의 심장, 강철 체력’을 다 갖춘 슈퍼맨부터, ‘쪼잔하고 우유부단하고, 체력도 그저 그런’ 한심한 이들까지 여러 조합이 나올 확률이 있다. 하나 더! 오래 버티는 방광근육과 괄약근은 공통 요건이 되겠다. _93~98쪽

“파견 1년차는 나가 있어!”라는 치프의 명령이 떨어졌다. 무언가 큰일이 일어난 모양인데 무슨 일일까? 한 시간 넘게 큰소리가 나고 무언가 던지고 부서지는 소리하며 우당탕탕 소란이 벌어졌다. 정말 공포스러운 분위기였다. 다시 들어간 의국은 온통 난장판이었다 (중략) / 그런데 이 친구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다. 가만히 보니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면발을 삼키고 있는 게 아닌가! ‘아, 사는 게 이렇게 버겁고도 치사한 것이로구나.’ 그랬다. 바로 눈물 젖은 신계치 라면이다. 너무나 맛있어서 눈앞이 온통 가려지고 보이지 않게 되던…. 그리고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건, 혹은 생명은 소진해도 남은 삶은 허기짐을 느낀다고 할 만하던 맛이었다. _114~116쪽

집도의가 된다는 것은 하나의 수술을 주도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 갖추어졌다는 뜻이고, 자신이 시행한 수술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바로 진정한 외과의사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들 알고 있듯이 외과의사가 되는 길은 멀고도 멀어서 수술실에서 늘 서드 어시스턴트third assistant(제3보조의) 자리에 머물다 이 단계를 거쳐 세컨드second assistant(제2보조의), 그다음 퍼스트 어시스턴트first assistant(제1보조의)에 이르는 데만 3년가량 걸린다.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도 그렇다. _132쪽

세상에서 가장 힘든, 혹은 힘들었던 일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외과의사 열이면 열 다 레지던트 시절이라고 답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레지던트 생활에는 필설로 다하기 힘든 무언가가 있다. 물론 ‘자기가 다녀온 군대’라는 관점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_151쪽

모든 외과의사들이 겪는 과정이 하나 있다. 누군가의 휘하에 있다가 처음으로 독립을 하고 나면 다들 ‘세상에서 내가 수술을 제일 잘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혹은 착각)을 하게 된다. (중략) 그러나 이때가 외과의사로서는 아주 위험한 시기다. 자신감이 넘치다 보니 신중함이 부족해지는 경향이 생기게 된다. 즉, 균형감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꾸 사고가 나고, 예상치 않은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_173쪽

심장 검사를 하던 내과 전공의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면서 나는 그날 그 검사를 한 게 잘한 일인지 후회하기 시작했다. 연수는 심각한 심장 기형이 있었던 것이다. (중략) 이 결과는 또 다른 어려운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 가냘픈 팔다리지만 힘찬 움직임을 하는 연수는 나를 정말이지 힘들게 했다. 그 아이는 살고자 하는 투쟁을 계속하고 있었고, 부실한 심장과 폐로도 어쨌든 삶을 이어 가고 있었다. _185쪽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미 약간 판단력이 흐려진 간호사가 다시 똑같은 톤실(수술용 겸자)에다 실을 물려 주었다. 당연히 또 실이 빠져 버릴 수밖에. / “이거 나오지 말랬지!” / 너무 화가 나서 아예 수술대 밖으로 던져 버렸다. 그래야 부소독不消毒되어 다시는 나오지 못할 테니까. 그런데 내가 힘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그게 곧장 날아가서 벽에 그대로 꽂혀 버렸다! _196~197쪽

나는 갑상선암을 다루는 대부분의 의사들과 달리 이 병으로 사망을 하는 드문 경우를 많이 접하는 사람이다. 힘들어도 살아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비록 짧은 시간이나마 최선을 다해 인생을 영유하고, 안타깝고 소중한 시간을 주변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일들을 너무나 많이 알고 또 느껴왔다. / 사람에게 ‘무의미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말자는 말을 늘 한다. 인간의 존엄성과 살아 있음의 소중함은 그 무엇으로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_206쪽

초짜 의사인 아들을 보며 못내 불안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던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것이 하나 있다. (중략) 아버지의 휘갈긴 듯 날아가는 달필로 감기약 처방, 소화불량 처방에서부터 농약중독에는 뭘 써야 하고 등등의 내용들을 자세히 써 주셨는데, 그걸 다시 찾은 것이다! / 나는 지금도 감기약이나 소화제 같은 기본적인 처방은 아버지의 처방대로 쓰고 있다. 사실 내가 처방하는 감기약은 잘 듣는다고 제법 소문이 나 있다. 환자들이 다 타 가고 싶어 하는 약, 그 약이 바로 아버지의 처방이다. _272쪽

EBS [명의] 장항석 교수가 들려주는 외과의사가 되는 길
지은이는 EBS [명의] 갑상선암 편에 출연한 ‘명의’다. 이 책에는 그가 ‘명의’라는 이름을 얻기까지 한 사람의 외과의사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의사가 되겠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의과대학 학부생 시절 해부학 실습 첫날의 사건으로 소주를 못 마시게 된 사연, ‘공포’라고 할 정도로 어려웠던 유기화학 수업, 독특한 강의로 특별한 별명이 붙은 교수 이야기, 학생보다 못한 인턴과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말턴(인턴 말년)’의 생활, 전공의 1년차 때 먹은 눈물 젖은 라면, 힘든 수련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친 이야기, 집도의로 처음 수술했을 때의 일화, 살얼음판 같은 컨퍼런스 이야기, 살면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는 레지던트 생활 등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보여주는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그럼에도 지은이는 외과의사가 되는 길을 ‘무사히’ 걸어갔다. 본문 이야기 가운데 마지막에 놓인 [외과의사 L의 이야기]와 [아버지의 처방전]을 보면 지은이가 외과의사의 길을 묵묵히 그리고 진득하게 걸을 수 있었던 까닭을 알 수 있다. 아버지의 삶과 자신의 삶을 교차시킨 이 에피소드는 정석의 의술을 고집하는 외과의사이자 자부심 넘치는 ‘칼잡이’로서의 지은이의 모습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한다.
지은이는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돌이켜 10년 넘는 기간 동안 시간을 쪼개어 쓴 이 이야기들이 92퍼센트의 진실을 담고 있다고 한다. 혹여 이야기에 등장하는 분들에게 해가 될까 8퍼센트는 가공했다고는 하지만, 책 전반에 흐르는 외과의사로서의 자부심과 열정 그리고 삶에 대한 자세는, 100퍼센트 이상의 진실과 감동으로 전해진다.

작가정보

저자(글) 장항석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 교수 및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중적인 글쓰기를 통해 의학이 병리학이나 인체 내부에 국한된 학문이 아니라 인간의 실제 삶에 직결된 학문임을 알리고자 한다. 국내외를 통틀어 3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지은 책으로 《판데믹 히스토리》, 《진료실 밖으로 나온 의사의 잔소리》, 《냉장고도 모르는 식품의 진실》 등이 있다. 2018년, 월간 문예지 《시사문단》 소설 부문 신인상에 단편소설 〈부에노스아이레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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