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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 절름발이 자라가 천 리를 간다

임건순 지음
시대의창

2016년 01월 12일 출간

종이책 : 2015년 12월 21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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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0.79MB)
ISBN 9788959405886
쪽수 7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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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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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 절름발이 자라가 천 리를 간다』는 은 젊은 동양철학자 임건순이 순자와 그의 사상을 21세기 한국에 소개한다. 보령이라는 가상의 한국인 대학생을 설정하여, 21세기로 불러낸 순자를 인터뷰하는 형식이다. 크게 순자와 그의 사상을 살핀 [내편 1], [내편 2], [내편 3]과 순자, 맹자, 율곡의 사상을 대조?비교하는 [외편 1], 순자와 제자백가의 사상적 역학 관계를 들여다본 [외편 2]로 구성했다.
책 앞에
프롤로그_천하무도 구의

내편內篇 1 순자 이야기 -인간과 하늘 사이에 선을 긋다

1장 순자를 만나다
순자를 만나다 | 현실주의자 순자 | 저무는 전국시대 | 군주를 위하여 | 순자의 문제의식
2장 순자의 나라
북방 조나라의 유자 | 제2의 조국 제나라 | 남방 초나라로 가다
3장 인간과 하늘 사이에 선을 긋다
하늘의 운행에는 규칙이 있으니 | 종교적 하늘과 결별하다 | 오직 인도만 있을 뿐 | 실천과 노력이 인간이다 | 인간도 하늘이다 | 하늘과 땅의 일에 참여하는 존재 | 하늘에 대한 미련 | 순자의 하늘과 묵자
4장 학문과 수신, 그리고 스승
학문을 권하다 | 오경을 확립하다 | 스승의 자격 | 학문과 부귀

내편內篇 2 순자 철학 읽기 -순자의 철학과 사상

5장 천인지분에서 성위지분으로
성과 위를 나누다 | 생이 성이다 | 성과 위를 구분하다
6장 성악설을 논하다
순자와 성악설 | 현실을 보는 사람들의 사상 | 악이란 무엇인가 | 집합적 욕망의 문제 | 성악설의 결론 | 옹기장이가 질그릇을 만들듯
7장 백지설을 논하다
성선설은 선악혼재설이다 | 성악설은 백지설이다 | 인간에 대한 이중적인 이해 | 결핍을 인지하고 채워라 | 자기부정의 능동성 | 인간은 관계적 자아 | 인간은 전승하는 존재
8장 예란 무엇인가
예와 금욕주의 | 예의 기원과 욕망 | 의식과 음악도 예다 | 순자, 예를 노래하다 | 음악의 또 다른 기능 | 정치의 시작과 통치의 완성 | 순자의 예, 공자의 예와 인
9장 법이란 무엇인가
법을 긍정하다 | 교화가 우선이다 |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 순자와 무위정치 | 민본정치를 주장하다
10장 군자란 누구인가
군자 그리고 수양론 | 천인지분에 밝은 자 | 군자는 합리주의자 | 한결같은 사람, 성실한 사람 | 군자는 정치인
11장 군주 그리고 후왕이라는 이상
순자 사유의 중심, 군주 | 군주, 요청적 개념이자 존재 | 좋은 선비가 나라의 울타리 | 현재의 군주, 후왕

내편內篇 3 순자 읽기 -순자의 네 모습

12장 위대한 스승 순자
주제별 강의와 글쓰기 | 개념 정의와 활용 | 문장의 아름다운 대칭성 | 단계 그리고 지와 무지
13장 역사가 순자
위대한 역사가 순자 | 오자서와 주공 | 환공과 관중 | 최강대국 진나라 | 퇴행적 역사관을 거부하다 | 순자가 본 당대의 강국
14장 시장주의자 순자
시장을 너무도 좋아하다 | 인간의 욕망과 시장 | 경제주체와 자유무역 | 중농억상의 진실 | 통일 제국과 시장
15장 사회학자 순자
분과 분업의 원리 | 종적 분업, 횡적 분업, 지역적 분업 | 분과 분업이 필요한 이유 | 인간의 계산적 이성 | 군거화일지도 | 왜 종적 신분 질서인가 | 경제학적 분업 | 사회학적 분업

외편外篇 1 순자, 맹자, 율곡 -공자의 계승자와 순자의 계승자

16장 순자, 맹자를 겨냥하다
1라운드
공자의 진정한 계승자 | 성선설 대 성악설 | 자신감과 패기 대 겸손과 겸양 | 농인 대 공인 | 반, 미, 성, 고 | 도덕 감정 대 인식주체 | 내적 선의지 대 외재적 기준
2라운드
지성과 양성 대 치성과 화성 | 성위합, 위도 성이 필요하다 | 사천과 순천 대 제천과 승천 | 재아자, 재외자, 재천자
3라운드
과욕 대 양욕 | 지식인 대 군주 | 선왕 대 후왕 | 두 근원 대 한 근원 | 순자의 기 대 맹자의 기
17장 순자와 율곡
재귀관찰과 재귀점검 | 기대승과 사단칠정 논쟁 | 자극과 반응, 순자와 율곡 철학의 전제 | 지각설, 순자적 신유학의 이름 | 현실과 인간은 모두 기 | 이발과 미발 | 궁리, 율곡 수양론의 시작 | 거경, 관찰을 위한 준비와 관찰 | 역행, 배운 것을 실천하다 | 율곡의 입지와 순자의 지의 | 인심 대 도심, 인심도심론 | 율곡과 십만양병설

외편外篇 2 위대한 종합자 -철학을 집대성하다

18장 순자와 제자백가
묵자와 순자 | 장자와 순자
19장 순자와 대학, 중용
대학과 중용 | 순자의 당부

나가며
에필로그
미주
참고 문헌

부록
《순자》 암송본
순자의 명언 99

순자_ 맞습니다. 하늘은 그저 우리들 눈에 보이는 자연일 뿐입니다.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외적 환경일 뿐이지요. 인간과 집단 앞에 놓인 삶의 조건이자 문제 상황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인간의 행동과 실천이지요. 외적 환경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하늘과 인간을 철저히 구분해서 보아야 합니다. 여기서 인간은 그냥 단순히 생물학적인 존재만이 아니라, 인간이 기울이는 노력과 실천까지 포괄하는 의미의 존재입니다. 자, 잘 들으세요. 천으로 대변되는 인간을 둘러싼 ‘외적 대상’을 ‘인간(과 인간의 노력, 실천)’과 분명히 구분하자는 것이지요. 그게 바로 천인지분입니다. _77~78쪽.

순자_ 먼저 성악설, 성악론은 절대 인간을 부정 일변도로 보거나 비관하는 철학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걸 꼭 알아두셔야 하는데 저 같은 성악론자들은 현실을 보는 이들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현실을 중심에 놓고 사유합니다. 특히 현실의 혼란과 무질서를 직시하고 그것과 어떻게든 마주해서 싸우거나 해결하려는 이들이 우리 성악론자들입니다. _173쪽.

보령_ 선생님의 입장을 충실히 계승한 《예기》라는 책에서는 먹고 마시는 데에서 예가 시작했다고 합니다. 다분히 예라는 것이 욕망과 관계있다는 뜻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꼭 채워줘야 한다고 하신 욕망, 그것을 위한 것이지요? 욕망을 억누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욕망을 위한 것. 앞서 그런 뉘앙스로 말씀하신 것 같은데요?
순자_ 인간의 욕망은 어떻게든 충족시키고 보장해줘야 하는데, 예라는 질서 틀 내에서 그렇게 하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사실 예 자체가 욕망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흠…… 음식남녀로 말할 수 있는 식색의 욕구 말고도 인간에게 있는 욕망은 다양합니다. 저 순자는 그것을 전제한다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어떤 인정 욕구 내지 명예욕 같은 욕망까지 말입니다. _235~236쪽.

보령_ 후왕은 선생님께서 창안하신 개념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사상가들 가운데 선생님 홀로 쓰신 개념으로요.
순자_ 후왕은, 쉽게 말해, ‘지금’ 또는 ‘현재’의 군주라고 알면 됩니다. ‘과거의 군주’, ‘옛날의 성인군주’와 대조되는 개념이지요. 지금 현재 질서의 중심이 되고, 지금 여기에서 유가적 예법으로 나라와 백성을 이끄는 군주를 뜻합니다. 그리고 지금 시대에 맞게 예법과 문화를 수정해서 적용하는 군주이지요. _335쪽.

순자_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사실 종적인 ‘차별’의 색깔이 진한 게 저의 분입니다. 그 원리에 기초한 것이 저의 예이지요. 그런데 한마디 더 하자면, 제가 말하는 분은 단순히 종적인 분업, 예의 핵심 원리인 종적 구분에만 한정되지는 않습니다. 단지 신분 차별을 위해 계층과 계급을 정하여 나눈 것으로만 보지 말았으면 합니다. 전 횡적인 분도 주장했습니다. (중략) 생산성 향상을 위한 분업도 제가 중시한 바입니다. 세로로만 나누지 않고 가로로도 나눴지요. 생산 진흥을 위해 사람들을 가로로 나누자고, 즉 능률적으로 분업하자고 했습니다. 또 직업별, 직능별로도 나누자고 주장했습니다. _416쪽.

보령_ (전략) 선생님과 맹자를 같이 놓고 보는 것은 무리라서요. ‘레벨’이 맞지 않는다는……. 선생님께서는 당대 최고의 학술 연구 기관인 직하학궁에서 대표 격인 좨주를 세 번이나 맡지 않았습니까? 요새로 따지면 하버드 대학교 총장이고 한국으로 국한하면 서울대학교 총장인데요, 이런 분을 지방 시골 학교 교장 혹은 사설 학원 원장과 비교할 수 없지요. 그럼에도 선생님 사상의 개성을 제대로 보고 싶고, 선생님 학문의 개념을 선명하게 이해해보고 싶어서, 맹자와 비교하니 이해해주세요. _438~439쪽.

순자_ 제가 분명히 그런 말을 했지요. 맹자는 성위지분을 몰랐다고. 인간이 노력해서 일궈낸 긍정적인 것들, 아니면 인간이 의식적으로 실천해야 할 행위를 맹자는 주어진 인간 본성이라고 했지요. 그 말이 맞다 합시다. 그러면 인간이 실천과 노력을 소홀히 할 겁니다. 해야 할 것을 안 한다는 말입니다. 이게 맹자 성선설의 문제라고 [성악] 편에서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인간이 배움을 소홀히 할 여지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행위와 실천은 우선 배움이 전제된 후의 이야기입니다. 뭐가 옳고 바람직한 행위인지 스승과 성인군주에게 배워야 합니다. (중략) 그저 인간은 선하기에 선의지만 확충하면 된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배울 이유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배워야 할 동기와 이유가 없을 것이며, 또 배우고 따라야 할 외적 대상이 설 자리도 없겠지요. _448쪽.

서양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있다면, 동양에는 순자가 있다!
맹자의 성선설을 부정하여 유가의 이단아 취급을 받는 순자. 그는 전국시대 말기라는 혼란한 세상을 살면서 다가올 통일천하의 철학을 준비했다. 비현실적이고 관념적이라고 비판받던 공자 사상을 생존의 유학이자 국가 철학으로 발전시켰다. 공자 사상을 바탕으로 철저히 현실주의적 시각을 통해 제자백가의 사상을 집대성한 것이다. 성악설을 주장하여 인간을 부정적으로만 본다는 오해도 받았지만, 하늘과 인간을 구분하여 인간의 가치를 역설했으며, 예禮를 바탕으로 위僞할 것을 역설하며 군자의 길을 모색했다. 또한 시詩, 서書, 예禮, 악樂, 춘추春秋라는 오경을 확립하여 유가가 통일천하의 철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흔히 공자를 잇는 사상가로 맹자를 말하지만, 철학적 맥락이나 학문적 성취를 볼 때 공자의 적자는 바로 순자이다.
이 책은 젊은 동양철학자 임건순이 순자와 그의 사상을 21세기 한국에 소개한다. 보령이라는 가상의 한국인 대학생을 설정하여, 21세기로 불러낸 순자를 인터뷰하는 형식이다. 크게 순자와 그의 사상을 살핀 [내편 1], [내편 2], [내편 3]과 순자, 맹자, 율곡의 사상을 대조?비교하는 [외편 1], 순자와 제자백가의 사상적 역학 관계를 들여다본 [외편 2]로 구성했다. 더불어 책 말미에 《순자》의 [권학勸學] 편과 [수신修身] 편을 암송하며 즐길 수 있도록 수록했다. 마지막에 있는 [순자의 명언 99]는 독자를 위한 저자의 선물이다.

쪽보다 푸른 동아시아 철학의 거인
[내편 1]에서는 순자의 삶을 그의 동선을 따라 공간적 배경을 통해 짚어본다. 그리고 순자 철학의 대명제인 ‘하늘과 인간의 구분(천인지분天人之分)’에 대해 살피고, 학문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다. [내편 2]에서는 본격적으로 순자의 철학과 사상을 살핀다. 천인지분에 이어 성위지분性僞之分을 논하며, 그 유명한 성악설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또한 순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중요 덕목인 예와 분分을 분석하고, 그가 말하는 군자란 무엇인지를 알아본다. 더불어 선대의 예를 통해 당대 현실의 예를 만드는 존재인 후왕後王의 개념을 톺아본다. [내편 3]에서는 순자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 스승, 역사가, 시장주의자, 사회학자로서의 모습을 통해 순자 사상의 깊이를 맛볼 수 있다.
“푸른 물감은 쪽풀에서 나왔지만 쪽풀보다 파랗고, 얼음은 물로 이루어졌지만 물보다 더 차다.” 순자의 이 말은 곧 자신을 가리킨 말이 아니었을까. 공자의 사상을 계승했지만, 당대 현실에서 수세에 몰린 유학의 위상을 여러 제자백가의 사상을 집대성해 타개한 순자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책속으로 추가

보령_ 율곡은 현실의 인간을 기로 놓고 봅니다. 그리고 그는 기질지성으로 인간 본성으로 설명합니다. 이것부터 선생님과 유사하지요. 왕양명은 심즉리를 주희는 성즉리를 논했지만, 율곡은 심즉기, 성즉기 입장에 있었어요. 정말 선생님과 똑같아 보입니다.
순자_ 저도 심즉기, 성즉기 입장이랄 수 있지요. 이는 신유학자들의 명제이기는 하나, 제가 현실의 인간을 이야기하다 보니 기를 통해 인간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그들과 같은 입장입니다. _576쪽.

순자_ 그렇습니다. 그(묵자)의 인간관이 저와 거의 똑같습니다. 인간은 하얀 종이, 백지처럼 그 안에 아무것도 안 써져 있기에 결핍된 존재입니다. 하지만 공부 열심히 해서 채워 넣으면 되지요. 여기까진 묵자나 저나 같습니다. 다만 그 백지에 무엇을 써 넣어야 할지 답이 달랐습니다. 묵자는 하느님의 뜻인 천지, 저는 예. _627쪽.

순자_ (전략) 제 천관념은 절대적으로 그(장자)의 영향을 받은 게 사실입니다. 장자에게 천天은 눈앞의 자연, 눈앞의 세계 그 자체입니다. 자연과 세계는 무한 변화합니다. 기가 흩어지고 모이면서 무한히 변화하는 게 자연입니다. 자연은 그 나름의 질서와 원리대로 움직이고 변화하지요. 이것이 장자의 천입니다. 자연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하늘에서 장자는 조금이라도 도덕적, 윤리적 의미를 찾아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자연은 말 그대로 스스로自 그러한然 것이니까요. 스스로 그러한 자연의 모습이 무엇이냐, 바로 변화이지요. 자연과 하늘은 스스로 변하는 존재입니다. _634쪽.

보령_ 《중용》도 그렇고 《대학》을 봐도 그렇고, 두 책을 보면 선생님 색채가 강해 보입니다. 선생님의 계승자들이 만든 책이 《예기》이고 《대학》과 《중용》은 《예기》의 일부분이니, 두 책에 선생님의 색채가 짙은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전 《예기》란 경전에 대해서 몰랐을 때에도 《대학》과 《중용》을 보면 선생님 생각이 많이 났어요. 특히 《대학》에서요. (중략)
순자_ 《중용》에도 저의 지분이 있지만 크진 않지요. 반면 《대학》은 사실상 저 순자의 책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_653쪽.


순자 대 맹자, 그리고 율곡
[외편 1]에서는 성선설과 성악설의 비교에서부터 동양철학계 두 대가의 사상을 근원부터 전개 과정에 이르기까지 순자의 입을 빌려 맹자의 사상을 비판한다. 그리고 공자 사상을 잇는 유가의 적통이 누구인지를 밝힌다. 순자는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는 맹자 주장의 모순을 들어, 인간의 본성이 악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순자는 결코 인간을 부정적인 존재로 보지 않았다. ‘악’하다는 말을 서구의 개념인 ‘인간 본성’을 잣대로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으로 분석한 오류를 지적하며, 인간의 변화 가능성을 중시하여 인간을 긍정한 순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조선 시대 순자식 신유학의 대가인 율곡의 사상을 살핀다. 율곡의 사상이 어떻게 또 얼마나 순자의 사상과 흡사하고 닮았는지, 순자적 문제의식과 사상의 치밀함을 어떻게 이어받았는지 자세히 보여준다. 이를 통해 조선 유학의 실체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율곡의 학문적 세례를 받고 율곡의 사상을 계승한 서인과 노론이 지배한 조선, 그 조선은 절대 성리학의 나라가 아니다. 순자와 율곡, 닮은 점이 너무 많은 두 학자의 사상을 보노라면 조선이 실제 순자식 신유학이 지배한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왜 우리가 더 순자를 주목해야 하는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율곡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율곡과 순자 사이에 사상적 가교 역할을 했던 기대승의 사상도 언급한다. 한국철학사의 잊힌 천재 고봉 기대승을 조명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특색이라 할 만하다. 단순히 중국 철학만이 아니라 조선 철학도 이야기하며 동아시아 철학이라는 큰 그림을 보여준다.

제자백가 철학을 집대성하다
[외편 2]에서는 순자의 사상에 영향을 준 제자백가를 묵자와 장자를 중심으로 알아본다. 순자 당대에 유가와 치열하게 경쟁한 묵가의 학문은 유가 학문의 지나친 도덕 이상주의와 운명주의, 숙명주의를 뼈아프게 공격한다. 이에 위기를 느낀 순자는 오히려 묵자 사상의 장점을 흡수하여 유학을 진화시킨다. 겸애兼愛로 유명한 묵자 사상의 핵심 글자인 ‘겸兼’을 차용한 순자 사상의 개념어들을 살펴보면서, 본의 아니게 유학의 발전에 기여한 묵자를 떠올리는 재미가 있다. 또한 장자의 천天을 통해 순자 사상의 핵심 개념인 천관념과, 순자가 차용한 장자의 개념인 허虛, 상常 등을 살펴본다. 그리고 위僞와 무위無爲, 정명론正命論 등을 통해 장자의 사상을 어떻게 수용하고 발전시켰는지 알아본다. 그 밖에 노자와 법가 등을 통해 제자백가의 철학을 집대성한 동아시아 철학의 거인 순자를 보여준다.
이 책에는 순자의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대학》과 《중용》에 대한 장을 별도로 두었다. 지금까지 잘 언급되지 않았지만 두 책에는 순자의 지분이 상당하다. 두 책에서 순자의 체취를 느끼는 동안 순자 철학의 고갱이와 두 책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부분과 부분, 즉 일상과 매사에 지극히 함이니, 그리 지극히 하면 성실할 수 있고, 성실하면 밖으로 나타나며, 밖으로 나타나면 더욱 분명히 드러날 것이고, 드러나면 밝게 빛날 것이다. 밝게 빛나면 모든 이를 고무시킬 수 있고, 고무시키면 변하게 할 수 있고, 변하면 세상을 크게 이루게 할 수 있으니, 천하에 성실한 자만이 이처럼 커다란 화육을 이룰 수 있느니라.”(《중용》 23장)
*
이 책은 앞서 말한 대로, 한국의 대학생이 순자를 인터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어려운 내용이 어려운 줄도 모르고 술술 읽히는 매력과 재미가 있다. 그리고 스승으로서의 면모를 강하게 풍긴 순자처럼, 저자가 책 말미에 수록한 부록인 [순자 암송본]과 [순자의 명언 99] 또한 이 책의 매력이다. 동양철학의 깊은 울림은 텍스트를 암송할 때 맛볼 수 있다는 저자의 바람을 담았다. 순자가 말했다. “절름발이 자라가 천 리를 간다.”
*
순자荀子
전국시대 말기 조趙나라에서 서기전 298년경 태어난 위대한 사상가. 순자는 지정학적 위치가 좋지 않은 모국의 상황 때문에 생존의 유학을 모색한다. 공자와 마찬가지로 천하를 주유하며 유세했으나 그의 능력을 알아보는 군주를 만나지 못해 뜻을 펴지 못했다. 마침내 제齊나라에서 학자적 면모를 인정받아 직하학궁에 몸담게 된다. 그는 직하학궁에서 다른 학자들의 신망을 두루 사며 그곳에서 좨주를 세 번이나 역임했고 학문 연구와 강학에 매진했다. 그러나 제나라의 국력이 기울어 연구 지원이 축소된 탓에 초楚나라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난릉蘭陵이라는 지방의 장관이 되지만, 곧 자리에서 물러나 제자를 가르치고 저술을 하며 일생을 마친다. 흔히 공자 다음으로 유가의 맥을 잇는 인물로 맹자를 꼽는다. 그러나 공자 사상의 적자는 순자이다. 그는 자신의 사상의 기초이자 핵심인 천天관념, 너무나 유명한 예禮와 성악설, 그리고 실천적 핵심 개념인 위僞를 설파하며, 다가올 통일천하를 준비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임건순

저자 : 임건순
저자 임건순은 멸종 위기의 젊은 동양철학자. 《묵자,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민 사상가》란 책을 통해 철학자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었고 현재 동양철학계의 아이돌로 불리고 있다. 공맹의 유가만이 아니라 묵가와 법가, 병가 등 제자백가를 모두 연구하고, 이야기하려고 하고 있다. 특히 편식과 불균형이 심한 한국 동양철학계에서 다루지 못했던 비주류 사상가들과 법가와 병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국적 있는 철학자의 삶과 철학 공부를 고민하는 이로서, 국적과 영혼을 가지고 공부하려고 애면글면하고 있다. ‘우리 현실과 우리의 문제의식, 우리의 눈을 가지고 공부와 연구를 해야 한다. 그렇게 머리에 아로새긴 채 공부하고 있는데 어떻게든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고단한 삶과 꿈이 저술과 강의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고집으로 살고 있다. 대학 때는 사회과학과 역사학을 공부했고 태동고전연구소에서 한학을,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했다. 제도권 동양철학과 강호 동양철학, 동양미학을 두루 공부하려 노력하며 현재성과 가독성 있는 글쓰기를 지향한다.
《묵자,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민 사상가》를 시작으로 동양철학 책 집필에 시동을 걸었다. 《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를 펴냈으며, 《오기, 전국시대 신화가 된 군신 이야기》에 이어, 《순자, 절름발이 자라가 천 리를 간다》를 세상에 선보였고, ‘안자’, ‘한비자’를 연이어 출간할 예정이다. 병법에 관심이 많은 그는 ‘손자병법’과 병법서로 읽는 ‘도덕경’, ‘노자병법’ 집필을 끝냈다. 이 책들 역시 곧 출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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