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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 손자를 넘어선 불패의 전략가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다.
임건순 지음
시대의창

2017년 05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1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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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8.37MB)
ISBN 9788959406425
쪽수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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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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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의 사상과 병법을 담은 《오자병법》은 《손자병법》과 더불어 최고의 병법서로 인정받는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오자병법》은 그 수도 많지도 않을뿐더러, 한문을 한글로 ‘단순’ 번역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 책은 오자의 병법서와 삶을 당대 현실과 현존하는 여러 사료를 통해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무엇보다 젊은 동양철학자 임건순의 역사적 통찰과 철학적 재치, 그리고 시공을 초월한 입담으로 오자의 모든 것을 ‘재미있게’ 그린 ‘최초의 해설서’라 할 수 있다. ‘병법’을 내세워 인문서, 역사서로 화장한 여러 자기계발서에 지친 독자에게, 그리고 손자의 병법을 읽은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책 앞에
프롤로그

내편內篇 1 오기 이야기
위나라의 야인 전국시대를 열다
1장 동방의 젊은 협객
2장 유학과 묵학을 배우다
3장 노나라의 장군이 되다
4장 위나라로 향하는 발걸음
5장 위문후 앞에 서다
6장 서하성에 입성하다
7장 드디어 열리는 전국시대
8장 철옹성을 구축하다
9장 지휘관의 자세와 리더십
10장 멸망의 위기에 놓인 진나라
11장 《오자병법》이 만들어지다

내편內篇 2 《오자병법》 읽기
위무후가 묻고 오기가 답하다
12장 나라를 다스린다는 것
13장 예와 부끄러움을 가르치다
14장 오기의 이상, 부자지국
15장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다
16장 최대한 가볍게, 최대한 빠르게
17장 여섯 나라에 대해 논하다
18장 군사를 부리는 여덟 가지 원칙
19장 명예로운 장수의 길
20장 변화무쌍한 5군 전술
21장 신분을 따지지 말고 보상하라
22장 위나라를 떠나다
23장 초나라 재상이 되다
24장 좌절된 개혁가의 꿈

외편外篇 손자 vs. 오기
군신들의 전쟁관
전쟁은 경제력이다 vs. 전쟁은 정신력이다
전쟁은 속임수다 vs. 전쟁은 격동이다
승리는 세에서 구한다 vs. 승리는 인간에게서 구한다

잡편雜篇 오기 그리고 한국 사회
오기의 착각
오기의 눈으로 한국 사회를 바라보다

에필로그
미주
참고 문헌
춘추시대 형세도
전국시대 형세도

“위衛나라 좌씨현 출신으로 지배층과는 문화도 혈통도 달랐던 야인 집단에서 태어난 오기. 그는 같은 위衛나라에서 태어나 공자 문하에서 활동한 자로처럼 무예에 능한 협객으로 자랐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무예만 닦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농인 아버지 덕분에 배움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무예에 학문까지 겸비한 오기는 아버지의 부를 바탕으로 중앙 정계에서 뜻을 펼치고 싶었습니다. 세력가나 귀족같이 신분이 높은 사람들과 연을 맺기 위해 오기는 아버지 재산을 물 쓰듯이 썼습니다. 귀족들과 관계를 트고 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요. 그러나 타고난 신분이 미천했기에 벼슬자리를 얻을 수 없었고 아버지의 재산만 탕진하고 말았습니다.” _20~21쪽.

“오기는 바로 단칼에 부인의 목을 베어버리고 맙니다. 오기는 잘린 아내의 목을 주어 비단에 싸들고 노나라의 조정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군주와 관료들 앞에 아내의 목을 내던지며 말합니다. 이제 총사령관이 되어 제나라 군사와 싸우러 가도 되겠느냐고. 노나라 군주 목공穆公을 비롯해 모두가 얼이 나가 아연실색한 표정을 짓는데…, 결국 오기는 총사령관에 임명이 됩니다. 이렇게 해서 그토록 자신이 원하던 한 나라의 장수가 되었습니다. 살처구장殺妻求將. 아내를 죽여 장수의 자리를 구걸하다. 바로 이때의 일로 생긴 사자성어입니다.” _33~34쪽.

“위문후는 오기를 왕실의 종묘로 데려가 오기를 조상들에게 인사시키며 술잔을 올리는 의식을 치르게 했습니다. 그는 드디어 위魏나라의 대장군이 됩니다. 망명객을 대장군 자리에 앉히면서 파격적으로 대접한 위문후는, 오기를 등용하면 진秦을 쳐부수고 패업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오기를 얻은 위문후, 용은 여의주를 물었고 호랑이는 날개를 달게 되었습니다. 한 나라의 장수가 된 오기. 그는 어머니에게 약속한 꿈을 이루었습니다. 바로 오기 자신이 전국시대의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순간입니다.” _56쪽.

“이른바 잘 다스려진 군대란 평상시엔 상호 간에 예절을 깍듯이 지키고 일단 움직였다 하면 위력이 막강해 공격을 당할 상대가 없고 후퇴하더라도 적이 쫓아올 수 없습니다. 진퇴에 절도가 있고 명에 따라 좌우 이동을 일사분란하게 합니다. 설령 도중에 부대가 나눠지더라도 군의 진형을 유지하고, 분산될지라도 대오를 갖춥니다. 이는 상하가 동고동락해왔고 생사를 함께한 덕분입니다. 이런 군대는 하나로 움직이는 까닭에 흩어지는 일이 없으며 적과 싸울 때 지치지 않으므로, 어디에서 싸우더라도 당할 군대가 없습니다. 이를 일컬어 부자의 군대라고 합니다.” _122쪽.

“땅이 말을 가볍게 여기고 말이 수레를 가볍게 여기고 수레가 사람을 가볍게 여기고 사람이 싸움을 가볍게 여기도록 해야 합니다. 지형이 험하고 평탄함을 분명히 알면 땅이 말을 가볍게 여깁니다. 제때에 꼴을 먹이면 말이 전차를 가볍게 여깁니다. 바퀴 축에 기름칠을 충분히 해두면 전차가 사람을 가볍게 여깁니다. 칼날이 예리하고 갑옷이 견고하면 병사가 싸움을 가볍게 여깁니다. 이 가벼움 넷을 4경이라고 합니다. 앞장서서 싸운 자에게는 후한 상을 주고 물러난 자에게는 무거운 형벌이 있어야 합니다. 이 무거움 둘을 2중이라고 합니다. 상벌을 공정하고 분명하게 시행하여서 신뢰를 담보해야 합니다. 이 믿음 하나를 1신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이치를 잘 헤아려 통달한다면 승리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_146쪽.

“5군입니다. 첫 번째 부대는 적의 중군을 맞고, 두 번째 부대는 적의 후방을 노리거나 퇴로를 차단하고, 세 번째와 네 번째 부대는 각각 적의 좌우 측면을 찌릅니다. 이제 부대 하나가 남았습니다. 이 부대는 예비부대입니다. 일종의 ‘프리롤’을 수행하는 부대이지요. 앞서 말한 대로 순식간에 노출된 적의 약점과 균열을 집중 타격할 예비부대로 남겨두는 것입니다. 5군 전술에서는 모든 부대원이 빨라야 하지만, 특히 이 프리롤 역할을 수행하는 예비부대가 민첩해야 합니다.” _202쪽.

“오기는 승리의 요건 세 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동원령을 내렸을 때 백성이 기꺼이 소집에 따르도록 해야 한다. 부대를 이끌고 전쟁터로 향할 때 백성이 기꺼이 전쟁터로 나가 싸우도록 해야 한다. 백성이 전장에서 목숨 걸고 싸우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세 요건을 ‘즐거워[樂]’하게 만들라고 합니다. 이를 각각 요문樂聞, 요전樂戰, 요사樂死라고 합니다.” _209쪽.

“혈혈단신 오기는 초도왕의 시신을 안치한 빈전으로 피했습니다. 칼을 들고 군주의 시신 앞에 선 오기. 이윽고 오기를 찾아낸 귀족 세력. 《사기》에는 오기가 격렬하게 저항한 것으로 기록되었습니다. (…) 이때 누군가 “활을 쏘아라!” 하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오기는 살려는 마음을 버리고 주군의 시신을 자신의 몸으로 덮었습니다.” _239쪽.

“오기를 각박한 인간, 잔인한 사람으로 묘사하고 이러한 이미지가 굳어지게 된 데에는 《사기》의 〈오기열전〉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우주의 눈으로 역사를 살핀 역사학자다, 동양역사학의 아버지다 그렇게 평가받는 사마천도 한 인간에 불과합니다. 분명 어떤 역사가도 당대의 지배 관념과 자신의 정치경제적 위치와 입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 전형적인 한나라 유가 지식인의 눈으로 오기를 그려낸 것입니다. 결국 사마천은 오기와 관련해 악의적으로 꾸며낸 이야기를 삽입하면서 〈오기열전〉을 서술했지요.” _247쪽.

“손자는 국가 경제력 소모를 제일 걱정했고, 또 억울하게 희생되는 사람이 나와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으며 하층민을 전쟁에서 소모품으로 희생시킬 수도 있다고 했지요. 이런 그의 생각과 국가관은 절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손자처럼 국가를 추상적 단일체로 보는 시각은 이후 노자와 법가 사상가에게 계승되었습니다. 반면 오기는 국가를 추상적인 전체로서의 단일체가 아니라 ‘구체적 개인들이 모인 모두’라고 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정을 말했고 보상을 강조했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을 중시했으며 온 백성과 지배층 사이의 화합과 단결을 역설한 것입니다. 그의 시선은 하나하나의 개인과 사람을 향하고 이들의 마음과 심리에 주목합니다. 이러한 오기의 시각은 다분히 유가와 묵가, 특히 묵가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_292~293쪽.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요행히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必死則生 幸生則死)”
_《오자병법》

오자吳子의 삶과 《오자병법》을 함께 다룬 최초의 해설서!
*
오자, 즉 ‘오기吳起’는 춘추시대 말기 기원전 440년경 동방 위衛나라 좌씨현에서 넓은 농지를 가진 부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부를 통해 중앙 정계에 진출하고자 했으나,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노나라로 향한다. 노나라에서 스승 증자의 총애를 받으며 유학을 배웠고, 스승의 주선으로 제나라 대부의 딸과 결혼했다. 어머니 상례 문제로 인해 스승에게 쫓겨난 것을 계기로 묵학을 배웠고, 이후 노나라 장수가 되어 공을 세웠으나, 외부 인사인 탓에 쫓기듯 나라를 떠난다. 위魏나라로 가 위문후의 지원을 받으며 진나라를 제압하는 등 큰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위문후가 죽자 기득권 세력의 계략에 휘말려 다시 위나라를 떠나야 하는 처지가 된다. 초나라로 간 그는 초도왕의 환대를 받으며 재상 자리에 올라 변법과 개혁으로 나라의 기틀을 잡고 군사력을 키웠으나, 초도왕이 죽자 자신을 시기한 귀족 세력에게 죽임을 당한다. 이후 제자들이 스승의 가르침을 정리해 《오자병법》을 펴낸다.
오자의 사상과 병법을 담은 《오자병법》은 《손자병법》과 더불어 최고의 병법서로 인정받는다.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된 《오자병법》은 그 수도 많지도 않을뿐더러, 한문을 한글로 ‘단순’ 번역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 책은 오자의 병법서와 삶을 당대 현실과 현존하는 여러 사료를 통해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무엇보다 젊은 동양철학자 임건순의 역사적 통찰과 철학적 재치, 그리고 시공을 초월한 입담으로 오자의 모든 것을 ‘재미있게’ 그린 ‘최초의 해설서’라 할 수 있다. ‘병법’을 내세워 인문서, 역사서로 화장한 여러 자기계발서에 지친 독자에게, 그리고 손자의 병법을 읽은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오자와 그의 병법서 《오자병법》을 다룬 이 책은 〈내편 1, 2〉와 〈외편〉, 〈잡편〉으로 구성했다. 〈내편 1〉에서는 오자의 삶을 추적한다. 동방의 젊은 협객이 한 시대를 풍미하는 인물이 되는 과정을 다룬다. 〈내편 2〉에서는 《오자병법》의 내용과 오자의 마지막 삶을 다룬다. 〈외편〉에서는 《손자병법》의 주인공 손자와 오자의 병법 사상의 핵심을 비교해본다. 마지막으로 〈잡편〉에서는 오자가 오늘날 한국에 살았다면 우리에게 했을 법한 말을, 저자의 입을 통해 전한다.
오자, 그는 훗날 천하를 통일한 진나라를 두려움에 떨게 할 만큼 큰 인물이었다. 그러나 출신의 비천함과 기득권층의 시기 탓에 여러 나라를 떠돌 수밖에 없었다. 저자와 함께, 지금은 흐릿하게 남은 오자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그리고 그의 병법서를 읽다 보면, 또렷한 ‘무엇’이 가슴속에 맺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국시대를 연 병법가이자 정치사상가
*
흔히들 서로 다른 두 시대를 한데 묶어 ‘춘추전국시대’라고 말하지만, 춘추시대와 비교해 전국시대는 여러 면에서 달랐다. 제아무리 혼란한 시기였다고 해도 춘추시대 전쟁에는 ‘군자의 도리’, ‘게임의 규칙’이 있었다. 전쟁에 ‘규칙’이라니! 전국시대 전쟁은 저자의 표현대로 ‘무규칙 이종격투기’와 같은 난타전의 시대였다. 당시 열국은 기습, 매복, 추격 등 다양한 형태의 전투를 치렀다. 오자는 누구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한 ‘정예군’을 길러,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5군 전술’을 토대로 시대를 평정했다. 그 바탕에는 ‘유학’과 ‘묵학’이 자리했다. 이는 오자가 단순한 ‘병법가’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는 병법가인 동시에 ‘정치사상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전쟁에 관한 일’을 논하기에 앞서, 나라의 군주가 마땅히 펼쳐야 할 ‘올바른 정치’를, ‘강병’ 이전에 ‘부국’을 논했다. 그런 후에 장수가 마땅히 보여야 할 ‘자세’를 논했고, 군 체제와 전술을 펼쳤다.
“오자는 중국 역사에서 영원히 마멸될 수 없는 인물로서 진의 통일 이전에 병가로서는 손무와 이름을 나란히 하고 정치가로서는 상앙과 함께 거론되는 인물이다.” _ 곽말약郭沫若
《오자병법》은, 중국 송나라 때 수많은 병법서 가운데 최고만을 정선하여 간행된 병법서의 ‘바이블’ 《무경칠서武經七書》에 당연히 포함되었다. 그리고 그 책을 풀이한 《칠서직해七書直解》는 당대 중국(명나라)을 넘어 조선에서 무과 시험을 준비하는 무인이라면 필수로 공부해야 하는 책이었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必死則生 幸生則死.”는 말은 사실 오자의 병법을 공부한 이순신 장군이 그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동아시아인에게 오자라는 이름은 낯설다. 전국시대를 통일한 진나라 이후 한나라가 들어서자, 당시까지의 역사는 철저히 ‘유학자’의 관점에서 해석되어 기록으로 전하게 된다. 오자 역시 유학을 배운 ‘유자’였다. 그러나 ‘신분을 가리지 말고 모든 인재를 등용하자’는 등의 주장은 유가의 입장에서는 용인할 수 없었다. 그의 행적은 왜곡되어 역사에 기록되었다. 게다가 《오자병법》은 본래 48편으로 구성되었다고 전해지나(《한서예문지漢書藝文志》), 불행하게도 현존하는 텍스트는 겨우 일곱 편뿐이다. 이러한 점을 보면 오자는 역사에 숨은, 아니 ‘역사가 숨긴’ 불행한 인재임에 틀림없다. 이 책의 저자는 다양한 사료를 통해 오자의 제자리를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정통을 자랑하는 여러 사서의 모순과 오류를 발견하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오자 vs. 손자
*
이 책은 〈외편〉에서 손자와 오자의 병법 사상을 비교해 보여준다. 한국인치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손자’와 한국인에게 매우 낯선 ‘오자’의 핵심 병법을 나란히 놓는다. 손자의 유명세에 비해 사실 그의 병법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손자 vs. 오자 · 군신軍神들의 전쟁관”이라는 제목을 단 이 책의 〈외편〉은 오자의 핵심 병법과 손자의 핵심 병법을 동시에 짚어준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저자는 크게 세 가지를 들어 그들의 병법 사상을 비교한다. 손자가 경제력, 속임수, 세력을 중시했다면, 오자는 정신력, 격동, 인간을 중시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단순한 비교는 손자와 오자 모두의 병법 사상을 폄하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산 두 군신의 전쟁관에는 각각의 시대적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앞 시대를 산 손자의 한계를 후대의 오자가 어떻게 극복했는지, 오자의 부족한 점을 손자는 어떻게 채웠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둘의 차이가 아닌 공통점을 발견할 때, 비로소 ‘군신들의 전쟁관’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부자父子의 나라, 부자의 군대를 꿈꾸며
*
오자는 난세에 개혁을 꿈꾼 사상가라 할 수 있다. 그의 꿈을 한마디로 말하면, “아버지와 아들의 나라父子之國”이다. 유학을 배운 그는 군사의 일을 도모하기 전에 나라가 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라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군주를 비롯한 위정자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오자가 병사의 고름을 입으로 직접 빨아 낫게 했다는 일화가 있다. 윗사람이 솔선수범하고 선정을 펼치면 나라 전체가 화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부모’의 마음으로 ‘백성’을 대하는 것이 오자 당시의 정치 체제에서는 군주의 중요한 정치 덕목이었다.
이렇듯 오자는 자신이 몸담은 노나라, 위나라, 초나라의 군주 모두에게 선정을 펼쳐 나라의 화합을 이룰 것을 강조했다. 이것이 바로 오자가 말하는 정치의 목적이자 군사 강국의 바탕이다. 그는 아버지와 아들의 나라, 아버지와 아들의 군대를 꿈꾸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군주에게 직언을 했으며, 정예병을 육성했고, 새로운 전술을 펼쳐, 전국시대를 활짝 열었다. 오늘날 전하는 사서에는 오자가 조국 위나라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노나라로 도망쳤고, 아내의 목을 쳐 장수 자리를 얻었으며, 어머니의 상례도 치르지 않은 파렴치한 인간으로 묘사되어 있다. 그러나, 같은 사서에서도 오자에 대한 평가가 어긋나 있다. 또한 여러 사료에 흩어진 기록을 맞춰보면, 역사의 진실이란 갈대처럼 욕망에 흔들리는 인간의 손에 쥐어진 붓 끝에 달렸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저자는 오자의 가슴 아픈 최후를 우리에게 목도시키고, 책 말미에서 자신의 입을 통해 한 인간의 마지막 슬픈 음성을 들려준다.

“저는 고국에서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내의 목을 치지 않았습니다.
저는 고향에서 어머니의 상례를 치렀습니다.
저는 스승의 따뜻한 배웅을 받고 떠났습니다.
저는 남을 위해 일을 도모하는 자였습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임건순

저자 임건순은 노동자의 성인 묵자에 대한 책으로 철학자로서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 저돌적 성격의 동양철학자이다. 국적 있는 철학자의 삶과 철학을 고민하는 이로서, 국적과 영혼을 가지고 공부하려고 애면글면하고 있다. ‘우리 현실과 우리의 문제의식, 우리의 눈을 가지고 공부와 연구를 해야 한다. 그렇게 머리에 아로 새긴 채 공부하고 있는데 어떻게든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고단한 삶과 꿈이 저술과 강의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고집을 가지고 살고 있다. 대학 때는 사회과학과 역사학을 공부했고 태동고전연구소에서 한학을,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했다. 제도권 동양철학과 강호 동양철학을 두루 공부하려 노력하며 현재성과 가독성 있는 글쓰기를 지향한다.
《묵자, 공자를 딛고 일어선 천민 사상가》를 시작으로 동양철학 책 집필에 시동을 걸었다. 《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를 펴냈으며, 《오자, 손자를 넘어선 불패의 전략가》에 이어, 《순자, 절름발이 자라가 천 리를 간다》를 세상에 선보였다. ‘안자’, ‘한비자’를 연이어 출간할 예정이다. 병법에 관심이 많은 그는 《손자병법》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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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오자, 손자를 넘어선 불패의 전략가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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