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남자
2016년 03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16년 03월 03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8.48MB)
- ISBN 9788959130078
- 쪽수 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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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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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10년. 아들을 하나 두고 있고 국 없이는 밥을 먹지 못하는 남편과 살아가면서도 딱히 불만은 없는 소설가 한지운. 그렇게 사는 줄만 알았던 그녀는 어느 날, 성현을 만나게 되고 그를 만난 이후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가 아닌 다시 여자가 된 것만 같다. 점점 성현에 대한 감정이 깊어질수록 더욱 해방감을 느끼고 그리움은 짙어만 간다. 성현 덕분에 다시 여자임을 느낄 수 있었던 지운. 이것은 사랑일까?
별들로 하늘이 뒤덮인 밤에 때마침 달이 부드러운 빛을 발하면 나는 조금 넘치게 사랑이 흐르는, 감상적인 기
분에 빠지기도 했다. ‘발광’이라는 단어처럼 하얀 달빛이 나를 조금 미치게 만들었던 것 같다.
_58쪽에서
중요했던 것은 오로지 한 공간에 이렇게 같이 있는 것, ‘당신과 함께 아주 가까이’ 있는 것, 그리고 두 사람의 몸을 가능한 한 가까이 두는 것이었다.
_66~67쪽에서
그는 내가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오히려 그 앞에서 나는 무릎에 힘이 빠지듯 한없이 약해졌다. 그런
내가 결코 싫지 않았다. 내가 약해질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행복하기도 했다.
_69쪽에서
하지만 인생에는 종종 마가 끼었다. 큰일 났다 싶으면서도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버릴 때가 있다.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후회마저도 달콤할 것이다.
_73쪽에서
남편이 내게 우리가 몸이 썩 잘 맞는 편이 아니라고 말했을 때에도 마음이 찢어졌다. 정적 속에서 남편만 계속
해서 말하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사실 너와 자는 게 아주 즐겁지는 않아.”
한편으로는 그런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솔직함이 신기하기도 했다
_75~76쪽에서
남편과 나는 섹스만큼 부부 싸움도 하지 않았다. 혹은 부부 싸움을 하는 만큼만 섹스를 했다.
_78쪽에서
그 안타깝고 서운한 감정들로 인해 성현을 그만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병과 약이 똑같이 한 사람에게서 나오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고,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 어쩔 수 없음조차 나는 사랑했다.
_86쪽에서
혼자 있노라면 가끔 몹쓸 생각을 했다. 윤재를 낳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남편과 깔끔하게 이별하거나 서로를
남자와 여자로서 대하면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_110쪽에서
나는 내가 결혼한 여자라는 사실, 내가 어떤 남자에게 법적으로 소속되어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통렬하게 재확인했다.
나에겐
서운해할 권리도,
불평할 권리도,
상처 받을 권리도
없었다.
그것은 어둡고 깊은 진실이었다.
_133쪽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에 뚜렷한 이유 따위 없어도 되었다. 그러나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는 곰곰 생각해보면 몇 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_170쪽에서
세상의 많은 것들은 붙잡으려 하면 멀어지고 이젠 끝났다 싶으면 다시 다가왔다.
_177쪽에서
나에게 시간이란 그 남자가 곁에 있는 시간과 곁에 없는 시간, 단 둘로 나뉘었다. 그 남자가 곁에 있는 시간, 나
는 한 사람의 여자였다.
_183쪽에서
남편에게 이렇게 말을 건네고 싶었다.
당신도 지금의 나처럼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당신도 지금의 나처럼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어.
그 사람을 나보다 더 좋아하게 되었다 해도 나는 이해할 수 있어.
_202쪽에서
그날 이후로 어떤 예감만으로도 가슴이 울렁이던 것을 기억했다. 잠을 설치고 잠자리에서 뒤척이던 밤들을 기억했다. 슬픔과 기쁨이 같은 이유를 가지고 있던 날들을 기억했고, 그를 절실하게 안고 싶었던 밤들을 기억했고, 하루빨리 그 사람을 잊어야 한다고 재촉하던 나를 기억했다.
사랑한 것과 사랑받은 것, 그 모두가 어느 날에는 추억이 될 것이다.
_229쪽에서
“그 어쩔 수 없음조차 나는 사랑했다.”
살면서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는 것만큼 근사한 일은 없다.
사랑에 체념하고, 사랑을 발견하고, 결국 사랑을 품다
누구보다 사람의 마음을 잘 아는 임경선 작가가 진한 연애소설 『나의 남자』로 돌아왔다. 사랑과 상처, 그 관계에 대해 그려낸 장편소설 『기억해줘』 이후 2년 만이다.
“어느 날 불현듯” 사랑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작가는 처음으로 1인칭 소설을 쓰며 자신이 “사랑에 빠진 것 같은 착각 속에 살았다”고 고백한다. 임경선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30, 40대 여성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대변하는 것은 물론, 20대 여성들까지 아우르며 사랑에 속수무책으로 빠진 한 여자의 적나라한 감정을 기록해나간다.
열정을 품고 사는 30대 중후반 소설가의 표면상 평온했던 일상에 찾아온 사랑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감정의 결들을 엿본다. 마흔을 몇 해 앞둔 여자들의 초조한 마음과 사랑에 빠져 온갖 무모한 ‘짓’을 해버리는 여자들의 심정, 젊지만은 않은 나이에 사랑을 한다는 것의 의미, 아내와 엄마로서 자아와 한 명의 여자로서 자아, 그 둘의 충돌….
결혼 후 찾아온 사랑의 마음, 이것을 순수한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부부 사이는 어쩌면 이렇게 한 끗 차이로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는가. 당신이 지운이라면, 과연 이 사랑을 거부할 수 있을까. 사랑은 운명인가, 의지인가.
진짜 사랑은 결혼 후에 시작된다
“그 남자의 곁에 있는 시간, 나는 한 사람의 여자였다.”
소설가 한지운, 결혼한 지 10년. 아들을 하나 두고 있다. 국 없이는 밥을 먹지 못하는 남편과 살아가면서 소소한 불만을 속으로 삭히는 데는 제법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직장 생활을 하다 소설가로 데뷔했고, 소설들도 제법 반응이 좋았다. 자신의 자아는 글을 통해 실현될 수 있었고 그렇게 사는 입장에서 불평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성현을 만났다. 그렇게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가 아닌 다시 한 남자의 여자가 된 것만 같았다. 성현에 대한 감정이 깊어질수록 더욱 행복과 자유를 느끼면서도 동시에 한 남자에 대한 목마름과 그리움으로 가슴은 시큰시큰 타들어갔다. 성현 덕분에 다시 여자임을, 생생하게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지운.
이것은 내 마음을 뒤흔들었던 갈증과 번민, 인생에 비춘 작고 소중한 빛에 대한 이야기다.
스스로가 무서워질 정도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상처 받을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머리의 말을 듣기를 거부하고, 몸이 일으키는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일은, 인간의 짧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리 자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 7쪽에서
지운의 감정을 따라 펼쳐지는 이야기는 한 여자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에서 시작해 결국 그 사랑을 온전히 품어내기까지, 모든 과정을 숨 가쁘게 달려간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의 과정을 함께 겪어나가면서 내가 사랑에 빠진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이 정직한 연애소설이 이렇게 반가운 것은 그 어떤 꾸밈이나 거짓 없이, 인간 본연의 감정에 충실해서이리라.
또한 『나의 남자』는 결혼 생활의 진저리나는 생활감을 더해 현실감을 살리고, 미혼은 결코 이해하지 못할 부부 관계의 심연을 담았다.
결혼 생활이란 다음 날 가족이 먹을 신선한 아침 국을 매일 끓이는 일이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이었다. 말하자면 결혼 십 주년의 의미는, 지난 십 년간 내 결혼 생활에서 실질적으로 쌓인 것은, 내가 끓여낸 십년 치 국물들이었다.
_23쪽에서
아내는 관대해야만 한다. 특히 십 년이나 결혼 생활을 한 아내라는 사람은.
_117쪽에서
결혼 후 찾아오는 사랑의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두 남자를 동시에 다른 방식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것이다. 결혼으로 모든 것이 완전히 충족되는 것도 아니다. 지난한 결혼 생활의 과정에는 다양한 종류의 작은 결핍들이 있다. 섬세함이 부족한 남편에게 결핍을 느낄 수도 있고 때로는 성적인 배고픔에 결핍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결핍을 채워줄 어떤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끌린다.
사랑, 그 단순한 열정에 관하여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어떻게든 간절히 보고 또 보려는 노력일 뿐이었다.”
임경선 작가는 무엇보다 사랑에 관대하다. 자연발생적인 모든 감정은 타당하다고 인정한다.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니라 빠지는 것이라고 체념하듯, 작가에게 사랑은 그런 것이다.
사랑에 관한 소설은 이 세상에 넘치도록 많고 작가는 자신이 바라보는 사랑을 이야기에 투사하기 마련이다. 나에게 있어 사랑은 빠져버리는 것이고, 서툰 것이고, 바보가 되어 유치해지는 것이고, 그 사람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것痼隔 할 수 있을 때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하는 것이고, 마침내는 이기적으로 욕심을 내는 것이었다. 게다가 우리는 타인의 사랑을 함부로 재단할 수가 없다. 그것은 이를테면 서로간의 약속 같은 것이다.
- 「작가의 말」에서
사랑은 인간에게 평생에 걸쳐 우발적으로, 그리고 기적처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작가는 지운의 입을 빌려 규칙을 전한다. 첫째, 그 사랑에 대해 책임을 질 것. 즉, 사랑을 성취함으로 인해 내가 잃는 것도 있다는 것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된다. 둘째, 그 모든 것을 혼자 외로이 감당할 것. 어른의 연애라는 것은 나 혼자 조용히 사랑의 고통과 기쁨을 느끼는 것일 뿐, 왁자지껄 그에 관해 떠들거나 당사자 이외의 사람들을 그 관계로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이 작품과 함께 다가오는 봄, 그 사람과 “아주 가까이 몸을” 두고, 그 사람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그 사람에 사로잡혀 “본능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해버리면서, “사랑에 부당”하지 않게 기꺼이 사랑하기를. 그리고 우리 안의 ‘지운’을 용서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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