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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 플라워

김선우 지음
예담

2011년 03월 04일 출간

종이책 : 2010년 01월 25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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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09MB)
ECN 0102-2018-800-002620761
쪽수 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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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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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를 소재로 펼쳐내는 청춘들의 상처 치유가 담긴 뜨거운 이야기!
청춘들의 성장과 함께 사회문제까지 담아낸 김선우 장편소설 『캔들 플라워』. 관능적 미학의 시인으로 알려진 작가 김선우가 자신의 소설가적 숨은 재능을 마음껏 펼쳐낸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캐나다 깊은 오지마을에서 온 소녀 지오는 ‘자연의 감각’을 가졌으며 10여 개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독특한 소녀이다. 지오의 시선으로 한국사회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 소설은 2008년 촛불시위가 한참 이었던 시기를 배경으로 지오, 희영, 연우, 수아가 서로를 보듬고 우정을 나눠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생명 본질에 대한 고민을 담아냈다.
따뜻한 우정 이야기를 중심으로 21세기적 생명의 감각과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짚어가는 이 소설은 2008년 촛불의 밤을 주요 무대로 하여 신비로운 소녀 주인공 지오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소심한 직장인 희영, 당돌한 아마추어 영화감독 연우, 싸가지 있는 강남녀 수아 이들 모두가 지오와 함께 하며 강력한 생명의 메시지를 통해 성장해가는 과정을 엿보자.
1장 바람 농장의 아이
2장 내 이름은 지오
3장 코코돌코나기펭
4장 지오, 열두 살의 자서전
5장 여자사람이 되는 길
6장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7장 반달, 숲의 노래
8장 아현동 언덕 위, 호박 넝쿨 집
9장 안녕, 종이학
10장 자정의 광장으로
11장 꽃, 총, 찬 비 한 줌
12장 비 그치고 레인보우
13장 그 여름 사랑이 와서
14장 마지막 밤처럼 첫 밤이
15장 이매진, 촛불 자연
16장 스트로베리 필즈여, 영원히
17장 푸른 새벽
18장 사랑해, 우리들

해설_ 촛불, 소설로 태어나다
작가의 말_ 광장 카페로의 초대

출입구에서 따뜻한 바람이 뭉클 밀려들었다. 입국장을 걸어 나온 소녀가 살그머니 입을 벌렸다. 입을 벌린 채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외계에서 온 생명체가 지구의 공기를 처음으로 접한 것처럼. 조심스럽게. 천천히. 눈을 살짝 감은 채 숨쉬기에 몰두하는 소녀의 얼굴이 조용히 빛났다. 막 도착한 이곳의 공기를 신중하게 맛보고 있는 요리사처럼. 가만히 숨쉬기에 몰두하던 소녀가 코끝을 찡긋거렸다. 소녀가 입술을 동그랗게 만들어 공기 중으로 후, 자신의 숨을 불었다. 소녀의 숨결이 번져간 쪽 공기 속에서 무언가 발견한 듯, 소녀가 공중으로 팔을 내밀어 나비를 잡듯 무언가 잡았다. 가볍게 겹친 소녀의 손바닥이 열리자 은빛 솜털을 단 민들레 홀씨 하나가 촉촉하게 땀이 밴 손바닥에 붙어 있었다. 소녀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손바닥을 눈앞으로 올려 은빛 씨앗을 바라보았다.
“아모르 파티!” 소녀가 가만히 민들레 홀씨에게 속삭였다. 손바닥 위의 민들레 홀씨를 들여다보던 소녀가 이윽고 손바닥 위로 훅! 숨을 불었다. 은빛 홀씨가 가볍게 떠올랐다. 소녀가 환하게 웃으며 홀씨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지나가던 몇 사람이 소녀를 돌아보았다. 소녀의 출현에 주변의 공기가 미묘하게 일렁였다. 딱히 소녀의 차림새 때문만은 아니었다. 튄다, 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소녀의 일거수일투족엔 튀면서도 오랫동안 몸에 밴 숨결처럼 자연스러운 게 있었다. 은빛 솜털날개를 단 꽃씨가 드넓은 수평 속에 스미듯이. 목적을 미리 정하지 않은, 속도감을 버린 꽃씨의 유영처럼. - 13~14페이지 <바람 농장의 아이> 중에서

꿈은 어디 있냐고? 글쎄. 월급 나오는 직장에 붙기만 한다면! 마음 졸이며 ‘후루룩’ 삼키던 라면 국물에 말아 먹은 딱딱한 찬밥 덩이가 혹시? 그건 이미 소화되어 피둥피둥한 살과 누리끼리한 피부로 형질 변화했지. 그렇게 사 년이 훌쩍 지나 어느새 서른을 코앞에 둔 막막한 스물아홉이 된 것이다.
성취감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열심히 습관적으로 한다(행복한가 어떤가 따위는 묻지 말 것). 월급의 일부를 꼬박꼬박 저축하며 결혼자금을 만든다. 결혼한다. 아이를 낳는다. 내 집 마련의 꿈을 향해 장기 도전. 내 집 마련. 아이들은 크고. 다 큰 아이들을 결혼시키고. 나는 ‘노약자’가 되어. 죽는다.
호오, 이런 명쾌한 덧뺄셈이라니. 물론 그 사이에 복병 같은 괄호들이 때때로 놓이겠지만, 이 명백한 산술로부터 벗어나지 못할 생이여. 희영은 덜컥 겁이 났다. 부랴부랴 여권 사진을 찍고 여권을 만들었다. 그리고 공항을 그리워하는 병이 시작되었다. 빨래를 널러 옥상에 올라가는 것이 좋듯이 여권을 들고 공항에 와 비행기들을 떠나보내는 것이 좋았다. 정작 자신은 떠나지 못하면서. 매일 코코돌코나기펭! 주문을 외우면서. - 37~38페이지 <코코돌코나기펭> 중에서

그런데 차츰 궁금증이 생겼다. 초경을 한 내 버자이너가 보고 싶어진 거다. 그런데 아무리 고개를 수그려봐도 볼 수가 없었다. 정확히 내 몸의 어디에서 피가 나와 붉은 꽃무늬를 찍은 것인지 궁금했지만 어떤 자세를 취해도 볼 수가 없었다.
엄마가 만든 흰색 모슬린 원피스를 입고, 조안이 백리향과 크로커스 꽃으로 만들어 얹어준 화관을 쓰고, 작은 여신처럼 뒤뜰 장미정원을 우아하게 걷다가 나는 말했다.
“내 버자이너가 보고 싶어.”
엄마가 방법을 알려주었다. 엄마는 내 손에 할머니가 아끼는 18세기 베네치아산 유리공예 거울을 들려주었다. 하늘이 파랬다. 바람이 향기로웠다. 흰 구름이 떠갔다. 나는 우리 식구들이 가끔 둘씩 마주 앉아 수다를 떠는 그네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모슬린 원피스를 들쳐 올렸다. 거울이 반짝였고, 햇빛이 부서지며 내 꽃을 밝혔다. 사실, 그건 그다지 예쁜 꽃이 아니었다. 분홍빛 도톰한 살로 덮인 좀 뭉툭한 꽃. 따뜻한 햇빛을 받은 내 자그마한 버자이너. 살짝 벌려보았지만 그곳의 어디가 내 몸속과 연결된 구멍인지 잘 보이지도 않았다. 나는 몸속으로 연결된 구멍을 찾으려고 몇 번이나 손거울의 위치를 바꾸고 고개를 수그려보다가 지쳤다. 몸의 중심이 따뜻해지며 졸음이 몰려왔다. 가든 식탁에는 두꺼운 빵조각을 뜯는 식구들이 햇빛 속에서 빛났고, 나는 살짝 낮잠이 들었다. 유리 손거울을 든 채. “기대했던 것보다 별로 안 예뻤어.” 내가 식구들 쪽으로 다가가며 나지막이 말하자 엄마와 할머니와 조안이 와그르르 웃었다.
“무슨 소리!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이 막 피었는걸.”
할머니가 무화과 얘길 했다. “무화과는 속으로 꽃이 핀단다. 그리고 그대로 열매가 되지. 얼마나 달콤하고 향기로운데.” - 58~59페이지 <여자사람이 되는 길> 중에서

2010년을 여는 화제의 소설!
관능적 미학의 시인 김선우, 두 번째 장편소설 『캔들 플라워』

촛불, 광장, 여자들… 꽃이 되다
촛불 집회를 소재로 한 최초의 소설!

위로와 환대, 따뜻한 우정의 서사

2010년을 여는 화제의 소설, 시인 김선우의 두 번째 장편소설 『캔들 플라워』가 출간되었다. 이 소설의 주요무대는 2008년 촛불의 밤들이다. 그해 봄, 신비로운 한 소녀가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이름은 지오. 나이는 열다섯 살. 캐나다 깊은 오지마을에 사는 지오는 ‘자연의 감각’을 가진 아이. 학교에 다니지 않지만 십여 개 언어를 사용할 줄 아는 특이한 다문화 소녀. 지오는 한국이 궁금하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인터넷을 통해 지오를 알게 된 소심한 직장인 희영, 당돌한 아마추어 영화감독 연우, 싸가지 있는 강남녀 수아, 그리고 떠돌이 개 사과. 이들이 지오를 맞아 서울 대탐험을 시작한다. 2008년 5월의 어느 저녁, 촛불 집회에 나온 이들은, 소를 데리고 광화문 한복판에 나타난 정체 모를 할머니를 만나면서 사건 속으로 휘말리는데…….
촛불 정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 소설은 촛불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드라마틱하고 예술적이며 문화적이자 강력한 생명의 메시지를 통해 사랑스러운 젊은이들, 소년들, 소녀들… 미래 세대 아이들이 서로 사랑하고 울고 웃으며 성장해 간다. 위로와 환대, 따뜻한 우정의 서사를 통해 21세기적 생명의 감각에 대해 이 소설은 묻고자 한다.

캔들 플라워, 촛불이 모여 꽃으로 피어나다!

“2008년의 촛불 속엔 ‘새로운 생명의 감각’이라고 할, ‘생명에 대한 예의’를 고민하게 하는 평범하고 소박한 사람들의 질문과 호혜적 연대의 열망이 있었습니다.”-김선우
이 소설은 우리가 미처 눈 돌리지 못한 가치들에 주목하고 있다. 촛불 집회의 주요 화두였던 ‘광우병 쇠고기’ 논란 속에서 병든 소를 먹지 않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 때문에 병들어가는 동물들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떠돌이 개 ‘사과’가 주인공들을 엮어주는 단단한 끈이 되는 것도 결국 인간과 자연이 공존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가치를 보여준다. 또한 왜 우리의 십 대들이 촛불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는지, 그들이 꿈을 잃고 ‘시험지옥’과 ‘미친 교육’의 희생양이 된 채 얼마나 억압되어 살아가는지에 대해 캐나다 소녀 지오의 모습과 대비시켜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이 땅의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고 따뜻한 우정으로 손을 맞잡았던 그 순간, 우리 모두가 ‘캔들 플라워’가 되었던 그 순간을 소설에 담아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가치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것을 권한다.

관능적 미학의 시인, 김선우의 두 번째 장편소설

자연과 여성의 아름다운 생명력을 시적 언어로 표현해내는 시인 김선우는 그녀의 두 번째 장편소설에서도 소설가적 재능을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다소 딱딱해 보일 수도 있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소설 곳곳에 묻어난 김선우 시인의 독특한 표현과 시적 감수성은 마지막 장을 읽을 때까지 강한 흡인력으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그 속에서 소녀들의 성장과 여자들의 일상이 섬세한 미학으로 그려지고 있다.
『캔들 플라워』는 Yes24 문화 웹진 '나비'에서 최고 조회 수를 기록하며 넉 달간 독자들의 열띤 참여와 호응 속에서 연재되었고, 두 달 간의 퇴고 작업을 거쳐 책으로 출간되었다.

◈ 작가의 말

잿더미 땅에 자그마한 불꽃을 피워 서로의 심장을 밝히고 먹을 것을 나누고 따뜻한 차 한 잔의 온기를 유지하던 촛불은 생명의 감도를 아는 불꽃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수직의 불벼락이 아닌 수평의 번짐을 가진 불의 꽃. 한 촛불이 다른 촛불에게 가만히 기대어 자신의 몸의 온기를 나누어 주면서 번져간 불꽃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이 소설을 썼습니다.
하나의 초에 만 개의 불을 나눠 붙여도 최초의 촛불은 흐려지지 않는다,는 지혜로운 이들의 말을 떠올리면서. 우리가 경험한 가장 가까운 불꽃의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울 것인가. 무언가 일어났다면 그것을 통해 무언가 배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일상의 미학성, 위로와 환대, 따뜻한 우정의 번짐, 새로운 생명의 감각……. 『캔들 플라워』를 퇴고하는 동안 제 마음에 피어났던 이런 말들이 이 책을 손에 쥔 당신의 마음속으로 따뜻하게 번져가길 기도합니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의 주인입니다.

◈ 해설 (소설가 장정일)

바슐라르는 촛불이 우리를 몽상으로 이끈다고 말했고, 김선우는 자신의 두 번째 산문집 『김선우의 사물들』(눌와, 2005) 어느 곳에, “촛불 밑에선 누구나 시인이 된다”고 받아썼다. 그런데 『캔들 플라워』를 보면, 촛불은 시인에게 소설까지 쓰게 만드는 모양이다. 물론 시인은 『캔들 플라워』이전에 첫 번째 장편소설『나는 춤이다』(실천문학, 2008)를 상재했었으나, 원래 그 소설은 자신이 쓴 시나리오를 모본으로 했던 것이다.
이국적이고 여성적인 느낌을 강하게 뿜어내는『캔들 플라워』라는 제목은, 곧바로 요즘의 젊은 소비 여성층에게 인기 있다는 칙릿(Chick-lit)을 떠올려 준다. 하지만 그런 작품을 기대하고 이 소설을 집어든 독자는 얼마 읽지 않아 속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칙릿을 연상시킨 이국적이고 여성스러운 제목『캔들 플라워』는, 모름지기 제목이란 독자의 눈길을 확 잡아 끌 수 있도록 요염해야 하는 만큼, 독자를 홀리기 위한 작명술일 뿐이다. 동시에 이 제목은 두 가지 또 다른 필요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상처나 패배로 남은 어떤 기억을 낯설게 명명하고 토로하고 싶어서다. 2008년 봄과 여름 사이에 벌어진 촛불집회는 거기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하나씩의 정신적 외상(Trauma)을 안겼다. 그래. 아직까지도 ‘촛불’이라면 화들짝 놀라거나 우울해지는 터에, 누가 그것을 직면하고자 할 것인가? 따라서 이 소설의 제목으로 ‘촛불’과 같은 단어가 들어가서는 곤란했고, 그걸 살짝 피해나간 이런 ‘낯설게 하기’는 작가의 감각을 가늠하게 해준다.
둘은 이 작품의 내용이나 주제와 상관된다. 좀 엉뚱하게도 이 소설의 서두는 청계광장도 광화문광장도 아닌, 인천국제공항에서 시작된다. 캐나다 밴쿠버 섬의 해안마을에서 히피 공동체나 같았던 가족들 틈에서 자라난 여주인공 지오는 열다섯 성인이 된 기념으로, 부모로부터 혼자 외국 여행을 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다. (중략)
소설의 제목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듯이, 이 작품은 2008년 봄, 가을 사이에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다룬 소설이다. 단편소설이 나와 있는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지만, 아마도 이 소설은 광우병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를 소재삼은 첫 장편소설일 것이다. 언젠가 2008년의 촛불집회를 소재로 삼은 문학을 누군가가 정리한다면『캔들 플라워』는 일착으로 검토되어야 할 소설일 것이다.
어떤 소재나 주제를 선점한다고 해서 문제작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더 정밀하고 종합적인 해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캔들 플라워』를 환영해야 할 이유가 있다. 대개의 우리나라 작가는 현실이나 징후를 신속히 반영하지 못하는 문화적 지체遲滯를 고질병으로 앓고 있다. 그런데 본작의 경우, 작가는 마치 기동타격대인양 빠르게 현실에 접근해서, 현실과 반영(작품) 사이에 벌어져있는 한국 문학의 지체 현상을 가차 없이 메우고 있다. 이게 이 소설을 쓴 작가의 생래인지, 이 소설을 쓰도록 이끈 ‘촛불’의 힘인지는 작가의 후속작이 명확히 해줄 것이다.

◈ 작가 인터뷰 Q&A
Q. 이 책의 제목 ‘캔들 플라워’는 무슨 뜻인가요?

A. 초꽃. 캔들(candle)과 플라워(flower)의 합성어입니다. 촛불이 꽃 같다는 의미, 촛불 하나하나가 한 송이씩의 꽃이라는 의미에서 사용하게 된 말입니다. 한국을 방문한 이 소설의 주인공 지오가 촛불 광장에서 이렇게 말하는 대목이 있어요. “캔들 플라워! 꽃 피기 직전에 체온이 올라가는 꽃들처럼 촛불을 든 사람들이 따뜻했다.” 이 땅의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마음을 열고 따뜻한 우정으로 서로 손을 잡는 순간, 우리 모두가 ‘캔들 플라워’인 거지요. 촛불은 화려하게 밝지는 않지만 자기 자신의 밑자리를 밝히고 아주 소박하게 자신의 옆자리를 밝히니까요.

Q. 첫 소설에서도 무용가 최승희의 삶을 그리시는 등 남다른 소재를 고르셨는데, 이번에 ‘촛불’을 소재로 소설을 쓰시게 된 계기는?

A. 2008년 촛불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놀라운 경험이었지요.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사건이었지만, 정작 우리는 어느 틈엔가 너무나 빨리 ‘한 여름 밤의 꿈’ 쯤으로 그 사건을 치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었어요. 아름다운 경험은 기억하고 기록해야하지요. 어제의 아름다움으로부터 오늘의 아름다움이 성장할 수 있도록 말이죠. 개인적으로 문학이란, 어떤 슬픔과 비루함 속에서도 끝내 존재해야 할 ‘아름다움에의 의지’라고 종종 저는 느낍니다. 우리 삶에 정말로 소중한 아름다운 가치를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데 문학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소설 속 인물 중 ‘지오’는 현실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캐릭터인데, 모델이 있었는지요? 어떻게 구상하셨는지요?

A. 지오는 제가 꿈꾸는 인물, 일종의 이상형입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존재죠. 지오는 학교에 다니지 않고 산과 바다 계곡을 뛰놀고 마을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세상공부를 하지요. 대한민국은 세상에서 가장

작가정보

저자(글) 김선우

1970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고, 강원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대관령 옛길? 등 열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산문집 『물 밑에 달이 열릴 때』, 『김선우의 사물들』, 『내 입에 들어온 설탕 같은 키스들』, 칼럼집 『우리 말고 또 누가 이 밥그릇에 누웠을까』, 어른을 위한 동화 『바리공주』, 장편소설 『나는 춤이다』 등을 펴냈다. 2004년 제49회 현대문학상, 2007년 제9회 천상병시상을 수상했다.
여성성의 여리고 물기 많은 김선우의 언어는 잉태하고 포옹하고 사랑하면서 세상 모든 사물들이 넘나들며 서로의 기원을 이루는 삶을 보여준다. 그의 작품 속에는 리듬과 색깔과 촉감의 관능과 생명이 자연스럽게 넘쳐흐른다. 『캔들 플라워』는 그의 소설가적 숨은 재능을 맘껏 발휘한 두 번째 장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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