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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禮)로 지은 경복궁

동양 미학으로 읽다
임석재 지음 | 임석재 사진
인물과사상사

2019년 12월 18일 출간

종이책 : 2015년 05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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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5906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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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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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경복궁을 다시 짓다!
경복궁의 탄생 과정과 건축 미학을 연구한 최초의 연구서 『예로 지은 경복궁』. 이 책은 경복궁의 건축적 특성과 그 뒤에 숨은 사상적, 역사문화적 배경을 연구한다. 연구 방향과 기준은 ‘예’를 토대로 동아시아의 주요 사상 가치로 삼았다. 이런 가치들을 개념 주제어로 잡은 뒤 그것이 경복궁에 반영된 내용을 추적했으며, 그것들을 현대의 관점에서 어떻게 감상하고 받아들일지 고민하여 들려준다.

많은 이들이 ‘서울’하면 남산, 남대문시장과 함께 경복궁을 떠올린다. 경복궁에는 그에 합당하고 걸맞은 위엄과 무엇인지 모를 기품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수도 서울의 중심을 형성하는 경복궁에 대해 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대부분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을 발췌하거나 건축과 의례 등과 관련된 용어 설명이 주를 이루었다. 정작 가장 기본이 되는 건축적 특성에 대해서 연구한 책은 거의 없었던 것이 현실이다. 아울러 조선은 성리학 위에 세운 나라이기 때문에 법궁을 설계하고 지을 때에는 유교를 기본으로 여러 사상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지금의 경복궁을 이해하기 위해서 사상적 배경을 알아야 할 것이다.

경복궁의 건축적 특성은 삼조오문, 축 구성, 동심원 구성의 세 가지 내용이 주를 이룬다. 사상적 배경으로는 유교의 예학을 큰 방향으로 삼아 ‘주례’와 '조선경국전‘ 그 이외에 유교의 기본 경전들을 해석의 기준으로 삼았다. 이외에도 경복궁 건축을 주도한 세 명의 주역인 태조, 태종, 세종에 대해서는 좀 더 심층적으로 들어가서 당시의 역사적, 사상적 상황을 배경으로 삼아 경복궁 건축의 특징을 해석하고자 했다.
경복궁은 한 권의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수많은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책의 종류도 실로 여러 가지일 것이다. 내적 구성이 복합적이고 풍부한 경복궁은 책 한 권이 될 만큼 수많은 이야기가 얽히고 쌓여왔다. 이 책은 이런 수많은 내용을 진짜 책 한 권으로 풀어내었다. 이 책은 다시 지은 현대판 경복궁이다.
서문 경복궁에 존재하는 ‘플러스알파’를 찾아서 5

제1부 경복궁의 역사
제1장 한양, 경복궁, 풍수지리
태조와 한양 천도 28 | 고려 때 도읍 후보지, 남경 31 | 한양은 명당 중의 명당 34 | 정도전이 경복궁을 짓다 37
제2장 북악산 대 인왕산-풍수지리논쟁
북악산 대 인왕산-풍수지리의 의미 41 | 풍수지리로 보는 북악산과 인왕산 43 | 한국 문학과 한국화에 등장하는 북악산과 인왕산 46 | 경복궁과 함께 본 북악산과 인왕산 52 | 진산으로 인왕산보다 북악산이 적합한 이유 61 | 진산 논쟁에 대한 해석 63 | 좌묘우사-종묘와 사직의 건설 68 | 문묘와 성곽의 건설과 한성부 5부의 제정 72
제3장 의외로 외로웠던 경복궁
왕들이 꺼렸던 경복궁 77 | 경복궁 약사 (1)-창건에서 세종까지 79 | 경복궁 약사 (2)-힘들었던 비운의 역사 83 | 왕자의 난과 태종의 경복궁 기피 88 | 엄격한 구성과 심리적 부담감 92 | “산이 가두고 물이 말라”-산과 물의 문제 96

제2부 『주례』와 오문삼조 : 경복궁의 배치 원리 (1)
제1장 오문삼조의 다양한 의미
『주례』의 궁궐 지침 107 |『주례』의 참뜻-축 구성과 동심원 구성의 조화 110 | 삼문삼조와 ‘3’의 미학 112 | 오문의 기본 구성 115 | 오문의 건축적 의미 (1)-축 구성 119 | 오문의 건축적 의미 (2)-동심원 구성과 어울림의 미학 123 | 오문의 미학적 의미-‘5의 미학’ 126 | ‘오문’의 두 가지 범위-궁성과 황성 128 | 오문 구성의 두 가지 종류 131 | 오문삼조의 모호함과 중국 궁궐 135
제2장 『주례』와 경복궁의 오문삼조
『주례』와 경복궁의 탄생-경복궁의 다섯 가지 정의 140 | 경복궁의 세 단계 143 | 경복궁의 네 가지 도판 145 | 경복궁의 오문삼조 (1)-창건 당시 안 152 | 경복궁의 오문삼조 (2)-임진왜란 이전 안 157
제3장 삼문과 오문 사이-경복궁의 교묘한 문 체제
경복궁과 오문삼조의 해석 문제 165 | 경복궁의 교묘한 문 구성-자존심과 사대 사이 169 | ‘왕궁 오문, 제후삼문’-삼문과 오문 사이 172 | 국가의 자존심, 제후의 도리, ‘예 정신’ 176
제4장 『주례』와 중국 궁궐
『주례』와 동아시아 궁궐 180 |『주례』와 중국 궁궐의 역사 182 |『주례』와 자금성 188 |『주례』의 오문삼조가 잘 안 지켜진 이유 195

제3부 축과 동심원 : 경복궁의 배치 원리 (2)
제1장 경복궁의 축 구성과 동심원 구성
『주례』와 궁궐 건축의 두 유형-축 구성과 동심원 구성 202 | 축과 동심원의 조화는 법치와 예치의 조화 205 | 경복궁과 축과 동심원의 조화-‘창건 당시 안’ 207 | 세 개의 초점-‘임진왜란 이전 안’과 강화된 동심원 구성 214
제2장 경복궁의 풍부한 동심원 구도
경복궁의 동심원 구도 (1)-공간을 뛰어넘은 다차원적 ‘관계 맺기’ 222 | 경복궁의 동심원 구도 (2)-세 초점과 네 겹 동심의 의미 226 | 경복궁의 동심원 구도 (3)-다중 동심원 231 | 경복궁의 동심원 구도 (4)-원심력을 지향하다 233 | 자금성과의 비교-경복궁의 동심원 구도를 확인하다 237 | 경복궁의 주체성과 예치 이상 240 | 고려 궁궐과의 비교 (1)-고려 궁궐의 배치 구성 243 | 고려 궁궐과의 비교 (2)-경복궁의 조화의 미학을 한 번 더 확인하다 248
제3장 축의 미학 (1)-맹자의 ‘충실함’, 호연지기, 대미
반듯하고 번듯한 경복궁-축의 미학 255 | 축 질서와 맹자의 미학 (1)-충실함과 호연지기 257 | 축 질서와 맹자의 미학 (2)-대미 260 | 축 질서와 맹자의 미학 (3)-제왕론 262 | 맹자의 미학, 경복궁, 조선 건국 264
제4장 축의 미학 (2)-사순언문
사순언문-반듯한 사리와 전거 있는 표현 272 | 사순언문과 경복궁의 축 구성 275 | 사순과 언문의 상호작용에 대한 세 가지 경우 284 | 사순과 언문의 상호작용과 경복궁 286 | 사순언문의 확장-기, 예, 덕, 예술 형식
292 | ‘기-예-덕’이 하나 된 예술

경복궁은 조선의 건국과 한양 천도와 동시에 지어진 법궁(法宮, 왕이 늘 기거하면서 나랏일을 돌보는 정궁)이다. 조선은 처음에 개경에서 건국했지만 민심을 완전히 수습하지 못하고 초반에 어려움을 겪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한양 천도를 감행했다. 계룡산 일대가 후보에 올랐으나 풍수가 길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대두되자 다시 남경 일대를 물색하게 되었다. 지금의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일대인데 모두 9곳이 후보로 올랐으나 한양이 최종 낙점되었다. 한양은 여러 가지로 유리한 점이 많았다. 한반도 전체에서 허리에 해당되는 지점이라 전국에서 접근하기가 공평했고, 한수라는 큰 강을 끼고 있어서 물 공급과 교통로 확보에 유리했다. 내사산과 외사산이 두 겹으로 에워싸고 있어서 풍수지리의 사신도와 배산임수의 조건을 잘 지켰으며 그 사이에 충분한 공간이 있어서 백성들이 모여서 정착할 만했다. 「제1부 경복궁의 역사」(본문 27쪽)

경복궁은 누가 설계했으며 왜 이런 구성으로 탄생하게 되었을까? 경복궁을 설계한 사람은 건축가가 아닌 정도전이었다. 정도전은 조선 건국의 주역으로 성리학자 겸 정치가였다. 정도전은 『주례』라는 책을 참고해서 경복궁을 지었다. 『주례』는 이상적 국가 관제와 예학을 다룬 책으로 정치사상 분야에서는 단연 중국 최고의 고전이다. 설계자와 참고한 문헌 모두 건축과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주례』에는 동아시아 궁궐 건축의 구성 원리를 제시한 지침이 있다. 좌묘우사, 면조후시(전조후시), 전조후침, 오문삼조 등 네 가지가 그것이다. 이 지침들은〈왕국경위도궤도王(國經緯途軌圖)〉와〈조위침묘사직도(朝位寢廟社稷圖)〉라는 도면에 잘 나와 있다. 표면적으로는 건물의 물리적 배치를 제시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깊고 풍성한 정치 이상이 담겨 있다. ‘예치와 법치의 조화’라는 동아시아의 통치 이상이다. 「제2부 『주례』와 오문삼조: 경복궁의 배치 원리 (1)」(본문 105쪽)

경복궁의 문과 관련된 해석에서 중요한 것은 경복궁의 문이 몇 개였는지, 혹은 삼문 체제였는지 오문 제체였는지를 결정하는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면에서 더 중요한 것은 경복궁의 문 체제 속에 담긴 참뜻이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례』의 궁궐 지침 네 가지에 담긴 참뜻부터 알아야 한다. 네 지침은 궁궐 구성의 표면적 현상에 대한 기술이고 그 속뜻은 ‘축 구성과 동심원 구성의 조화’다. 나아가 이는 법치와 예치의 조화로 확장·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중국 궁궐 가운데 이 속뜻을 지킨 예는 거의 없었던 반면 경복궁은 잘 지켜 구현했다. 동아시아 궁궐 전체를 통틀어서 경복궁만이 『주례』의 속뜻을 온전히 표현한 거의 유일한 궁궐이었다. 하지만 『주례』의 지침을 그대로 좇지만은 않았다. 경복궁은 다중 동심원이라는 나름의 특징과 작품성을 확보함으로써 주체성을 잘 지켰다. 「제3부 축과 동심원: 경복궁의 배치 원리 (2)」(본문 201쪽)

조화는 『주례』에서 제시한 궁궐 지침의 참뜻이자 궁극적 목적이기도 했다. 넓게 보면 조화는 궁궐에 한정된 가치 질서가 아니었다. 동아시아 문명이 지향하는 이상적 가치 질서였다. 이런 조화의 출발점은 ‘화(和)’ 사상이었다. ‘화’는 세 가지 기본 의미를 갖는다. 첫째, 가장 기본적인 의미로 ‘나눔의 규범’이다. 둘째, 나눔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평등과 어울림으로 정리한다는 뜻으로 ‘화’의 이상성에 해당된다. 셋째, 갈등을 힘의 논리로 정리한다는 뜻으로 ‘중심-계급’을 파생시키면서 ‘화’의 현실성을 이룬다. ‘화’는 이처럼 양면적인데 ‘인’과 이상성을, ‘예’와 이상성과 현실성을 각각 공유한다. ‘인’은 공자가 요구한 개인의 이상적 인성으로 하늘의 신성을 대신하는 점에서 이상성을 이룬다. ‘예’의 이상성은 ‘인’의 개인적 성격을 집단 규범으로 확장한 것인데 핵심은 ‘겸’에 있다. 「제4부 조화의 미학: 경복궁의 배치 원리 (3)」(본문 385쪽)

‘예(禮)’로 지은 궁궐, 경복궁
“경복궁의 탄생 과정을 다각도로 추적하다”

경복궁은 조선의 법궁(法宮)이자 다른 궁궐들의 기준과 모범이 되는 궁궐이다. 또한 조선,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궁궐이기도 하다. 이런 대표성은 현대까지 이어진다. 많은 사람이 서울의 중심을 광화문이나 경복궁이라고 생각한다. 광화문이 서울의 중심으로 인식할 수 있는 것은 경복궁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중심이면 결국 한국의 중심이 된다. 확실히 경복궁은 ‘서울’ 하면 남산과 남대문시장 등과 함께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콘이다. 경복궁에는 그에 합당하고 걸맞은 위엄과 무엇인지 모를 기품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조선이나 유교를 싫어하는 것과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이런 차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경복궁은 조선이나 조선 유교에 더해 이른바 플러스알파를 갖고 있다. 이 책은 더 정확히 말하면 결국 그 ‘플러스알파’가 무엇이냐를 찾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내용을 알차고 깊이 있게 정리해서 담았다.
그 ‘플러스알파’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첫째,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습이다. 경복궁은 품격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검소하다. 위엄이 있으면서도 아기자기하다. 근정전 앞에 서면 ‘과연 나라님이 사시던 궁궐은 다르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또 어느 한 구석인가 친숙한 느낌이 든다. 친숙함도 종류가 있을 텐데, 경복궁에서 느끼는 친숙함은 ‘인간적 범위 내에 머문다’ 같은 것이다. 바로 검소함의 미학이다. 검소하다 보니 아기자기해졌다. 이런 양면성이 바로 경복궁 미학의 핵심이며 그 속에는 매우 소중하고도 깊은 뜻이 담겨 있다. 둘째, 경복궁이 탄생하게 된 정신적·미학적 배경이다. 그것은 경복궁이 ‘예’로 세운 궁궐이라는 점이다. 경복궁의 위엄과 기품은 ‘예 정신’과 ‘예 미학’에서 나온다. 경복궁에는 ‘예 정신’과 ‘예 미학’이 스며들어 배어 있다. ‘예 정신’은 고려 말 나라의 한계 상황을 극복할 정신 가치로 선정되어 조선 건국을 이끌었다. 경복궁도 마찬가지여서 ‘예 미학’은 경복궁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책은 8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는 경복궁 창건과 관련된 역사적 내용으로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내사산과 외사산을 중심으로 한 자연환경이 경복궁의 건축적 조형 의식에 녹아든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제2부는 문(門)에 관해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경복궁에는 유독 문이 많은데 이것의 배경이 된 『주례』「동관고공기」의 오문삼조 규정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제3부는 경복궁의 배치 구성에 관한 해석으로, 축과 동심원의 두 가지로 요약해서 연구했다. 오문삼조와 경복궁 전체를 함께 보아 건축 구성으로 환원하면 축 구성과 동심원 구성이 되며 궁극적으로는 이 둘의 조화가 된다. 축 구성과 동심원 구성이 동아시아 역사에서 갖는 의미를 추적한 뒤 이 둘의 조화가 갖는 여러 상징적 의미를 미학 사상으로 정리해서 해석했다.
제4부는 조화의 미학이다. 동아시아의 조화의 미학 가운데 경복궁에 해당되는 것을 골라서 적용·해석했다. ‘화-인-예’, 중화, 중용, 강유상제, 청탁상제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제5부는 『주례』와 성리학이다. 둘은 조선 건국 전반을 이끈 책과 사상·학문이었으며 경복궁에 미친 영향도 절대적이었는데 그 내용을 추적해서 해석했다. 경복궁은 수기치인을 내걸었던 성리학을 반영한 하나의 작은 이상국가였다. 또한 역성혁명을 이끌었던 신진사대부가 온 세상에 자신들의 예학 이상을 공포한 예절 교과서였다.
제6부는 법치와 예치다. 조화의 미학과 성리학적 배경의 구체적 예로 법치와 예치의 조화를 들어 그 내용을 살펴보았으며 이것이 경복궁에 반영된 내용을 추적·해석했다. 제7부는 세종과 경복궁이다. 법치와 예치의 조화에 대해 특히 많이 고민했던 순자와 세종의 사상이 경복궁 건축에 끼친 영향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제8부는 오문삼조의 중심 영역 다섯 곳인 광화문-흥례문, 근정전, 사정전, 강녕전, 교태전의 건축적 특징을 살펴보았다. 각 영역이 갖는 기본적 기능이 사상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해석했다.

경복궁을 동양 미학으로 읽다

우리가 경복궁을 바라보는 시각은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경복궁의 탄생 과정이다. 경복궁이 어떻게 설계되고 왜 이런 구성으로 지어지고 이런 모습으로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추적하는 것이다. ‘예’를 주축으로 한 동아시아의 중요한 사상 가치들이 그 핵심이 될 것이다. 둘째, 그렇게 해서 창조된 건축 미학의 구체적 내용들이다. 이는 좁게는 현재 경복궁의 상태에 대한 조형적·건축적 감상 방법이 되며 넓게는 경복궁의 탄생 과정에 대한 현대적 해석이 된다. 셋째, 조선의 역사를 거치며 역대 왕들과 왕실과 신하들이 실제로 경복궁을 사용하며 쌓았던 내용들이다. 넷째, 용어 연구다. 경복궁을 구성하는 수많은 건축 부재, 장식물, 미술 요소, 현판 등은 어려운 전통 용어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연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경복궁에 관한 연구에서 가장 기초가 되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연구는 첫째와 둘째다. 이런 내용들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거의 없었다. 경복궁이 어떤 곳인가? 한국 역사에서 규모도 가장 클 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나 예술적으로 가장 훌륭한 건축 작품이다. 경복궁이 담고 있는 사상 가치는 막대하며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크고 무겁다. 그럼에도 이런 경복궁의 탄생 과정과 그것을 현대에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없다는 것은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
이 책은 경복궁의 탄생 과정과 건축 미학을 연구한 최초의 연구서다. 그 방향과 기준은 ‘예’를 토대로 동아시아의 주요 사상 가치로 삼았다. 이런 가치들을 개념 주제어로 잡은 뒤 그것이 경복궁에 반영된 내용을 추적했으며, 그것들을 현대의 관점에서 어떻게 감상하고 받아들일지를 고민했다. 이런 접근 방법은 경복궁의 탄생을 생각하면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경복궁의 설계자는 성리학자인 정도전이라는 정치가였기 때문이다. 건축가가 설계한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창작 과정을 기록한 ‘작가 노트’ 같은 것이 없다. 성리학자라는 사상가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그 대신 엄청난 사상적 배경이 있다. 이것을 정밀하게 추적할 필요가 있다.
이런 사상 가치들은 ‘동양 미학’으로 묶을 수 있다. ‘철학’이나 ‘사상’이라는 단어보다는 ‘미학’이라는 단어가 적합하다. 건축물은 조형 작품이기 때문에 궁극적 목적은 심미 형식이 되는 것이 상식적이다. 동아시아의 철학과 정치·사회를 이끌었던 주요 사상 가치를 심미 형식을 통해 조형 작품으로 표현한 것이 경복궁이다. 이때 ‘사상 가치+심미 형식=미학’이 된다. 따라서 경복궁을 연구하고 해석하는 데에는 미학적 접근이 가장 적합하다. 그래서 최근에 출간된 몇 권의 주요한 동양 미학 연구를 참고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고전 원본을 대입해서 심도를 높인 뒤 다시 이를 경복궁에 적용해서 해석했다.
건축에 국한시켜 보아도 건축물을 짓는 데 동서고금을 망라해서 세계적으로 이렇게 사상적 배경이 축적된 예는 흔치 않다. 서양의 기독교 건축이 경복궁에 견줄 만하지만, 사상의 포괄성에서는 경복궁보다 많이 부족하다. 더 중요한 것은 경복궁의 배경을 이룬 그 사상은 집중성이 아주 강했다는 사실이다. 고려시대까지 한반도의 사상은 전통사상, 불교, 도교, 유교 등이 섞여서 다원주의로 진행되었다. 조선이 건국되면서 이것이 유교, 특히 성리학으로 통일·집중되었으며 이것이 집약적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경복궁이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사상적 배경을 ‘건축 미학’으로 이론화해서 연구했다.

경복궁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경복궁은 ‘한 권의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책의 종류도 실로 여러 가지다. 역사를 기준으로 하면 역사책이요 철학을 기준으로 하면 동양철학책이다. ‘역사책’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경복궁이 조선 역사의 가장 생생한 현장이었다는 뜻이다. 물론 조선 역사 전 기간에 경복궁을 사용한 것이 아니고 많은 기간에 비워두긴 했지만, 조선 제1궁으로 많은 조선 역사가 이곳에서 생산되었고 진행되었다. ‘동양철학책’은 경복궁에 『주례』, 『논어』, 『맹자』, 『순자』, 『춘추좌전』, 『국어』, 『시경』, 『서경』, 『주역』, 『관자』, 『한

작가정보

저자(글) 임석재

저자 임석재는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를,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를 각각 받았다. 1994년 이화여대 건축학과를 창설하며 1호 교수로 부임한 이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의 연구 분야는 건축을 매개로 매우 포괄적이며 융합적이다. 건축 역사 이론과 설계를 주 전공으로 삼아 동서고금을 아우르면서 주로 건축과 인문학을 융합한다. 탄탄한 종합화 능력과 날카로운 분석력, 자신만의 창의적인 시각으로 독특한 학문 세계를 일구며 저술 업적을 남기고 있다. 그는 또한 다작으로도 유명해서 지금까지 50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이 책은 그의 50번째 저서다. 그는 자신의 50번째 저서를 한국의 대표 건축물이자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에 대해서 쓰게 되어 뜻 깊다고 말한다.
대표 저서는 『임석재의 서양건축사』(전5권), 『서울, 골목길 풍경』, 『건축, 우리의 자화상』, 『건축과 미술이 만나다』(전2권), 『기계가 된 몸과 현대건축의 탄생』, 『서울, 건축의 도시를 걷다』(전2권),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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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禮)로 지은 경복궁
    동양 미학으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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