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천 검색어

실시간 인기 검색어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

한옥의 과학과 미학
임석재 지음 | 임석재 사진
인물과사상사

2019년 12월 18일 출간

종이책 : 2013년 10월 14일 출간

(개의 리뷰)
( 0% 의 구매자)
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pdf (98.56MB)
ISBN 9788959065554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전자책 화면에 표기된 주석 등을 모두 읽어 줍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 '교보 ebook' 앱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해야 이용 가능합니다. (Android v3. 0.26, iOS v3.0.09,PC v1.2 버전 이상)

PDF 필기 Android 가능 (iOS예정)
소득공제
소장
정가 : 14,000원

쿠폰적용가 12,600

10% 할인 | 5%P 적립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카드&결제 혜택

  • 5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 2,000P
  • 3만원 이상 구매 시, 등급별 2~4% 추가 최대 416P
  •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추가 최대 300원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은 한옥 열풍이 불고 있는 한국 사회에 한옥이 주는 편리함과 불편함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한옥의 불편함과 관련하여 잘못된 편견이 갖는 문제와 그 배경을 설명한다. 한옥이 결코 불편한 집이 아니며, 설사 일부 불편하더라도 그것이 더 큰 장점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과학적으로 바로잡는 한편 한옥의 진정한 미학과 장점을 소개한다.
서문 · 4

1장 과학적인 집 : 햇빛과 바람의 과학

해가 잘 드는 집
기후 요소와 한옥의 과학 · 33
햇빛의 과학 (1) 지붕 처마의 돌출 · 40
햇빛의 과학 (2) 창과 방의 크기 · 49
의외로 따뜻한 한옥 흙벽, 창호지, 이중창 · 57
온돌과 우수한 난방 과학 · 62

바람이 잘 통하는 집
‘통’의 원리 (1) 거시 기후에 맞춰 바람길을 내다 · 66
‘통’의 원리 (2) 마당을 비워 찬 공기 주머니를 만들다 · 73
‘통’의 원리 (3) 사선 축을 더하다 · 81
선비들의 집 이상과 자연의 이치 · 91

2장 신기한 집 : 공간의 미학

가변성과 놀이 기능
한민족과 놀이 본능 · 97
신기한 집 - 놀이 기능과 숨바꼭질 · 104
도시의 도로망 같은 한옥의 동선 · 112
‘호모 루덴스’와 한옥의 놀이 기능 · 122

무상, 원통, 불이
무상과 한옥 공간의 다양성 · 126
둥글어 통해 ‘원통’한 한옥 공간 · 137
소통, 돌아가기, 질러 가기 · 145
불이 - 공간의 안팎을 딱 자르지 않은 한옥 · 148
대청 - 자연과 하나 되는 신기한 공간 · 152

3장 감각적인 집 : 촉각과 시각의 미학

좌식 문화와 온돌방
살갗, 촉각, 접촉 문화 · 163
좌식 문화와 체성감각 · 167
체성감각을 살리는 한옥 · 171
좌식 문화와 가변 공간 방바닥에 철퍽 앉다 · 177
온돌과 접촉 문화 방바닥과 등바닥 · 185
온돌 - 한국만의 완전한 좌식 문화 · 190

햇빛, 창호지, 관음
햇빛과 감성의 미학 · 195
겨울 대청과 햇빛의 미학 · 200
창호지와 리얼리즘 · 205
광목이 펄럭이는 것 같은 창호지 · 210
관음 - 감성작용과 스토리 창출 · 216
꺾임이 많은 한옥 구조와 관음 작용 · 222

빛, 그림자, 문양
빛과 그림자 · 232
그림자의 미학 문양과 절제의 미덕 · 237
그림자와 여운의 미학 · 244

4장 포근한 집 : 창호지와 휴먼 스케일

창호지의 미학
창호지와 방의 분위기 · 259
한국 문학 속 창호지 (1) 낙화와 어릴 때 기억 정서 · 268
한국 문학 속 창호지 (2) 포근한 어머니 품 · 271
방의 농담을 조절하는 창호지 · 275
창호지와 창살 문양 (1) 모태의 바탕과 ‘세살’ · 281
창호지와 창살 문양 (2) 기하주의 · 288

휴먼 스케일 - 내 몸에 맞춰 짜다
휴먼 스케일의 중요성 · 300
휴먼 스케일과 포근함의 미학 · 305
휴먼 스케일이 넘쳐나는 한옥 · 309
스케일의 미학 대청 천장은 높고 방 천장은 낮다 · 314
선비의 덕목과 휴먼 스케일 (1) 포근한 마당 · 319
선비의 덕목과 휴먼 스케일 (2) 아담한 문 · 324

5장 화목한 집 : 어울림의 미학

화목한 가족을 표현하는 한옥의 창
창과 어울림의 미학 · 333
어울림의 미학 가족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다 · 338
리얼리즘의 미학 살림살이 이야기를 전해주는 한옥의 창 · 350
엄격하지만 친근한 한옥의 입면 구상적 추상 · 356
유교 형식미 인과 예 · 360

채의 어울림과 화목함의 미학
예별이 채 구성을 통해 계급 질서를 표현하다 · 364
부부의 화목 사랑채와 안채의 관계 · 375
예보다 인이 우선 행랑채의 조형 구성 · 384
한옥의 전경 행랑채가 집의 주인 · 388
나눈 뒤 재조합하는 한국인의 조형 의식 · 394
유교의 인과 한국의 정 · 399

도판 목록 · 405

한옥은 높은 천장을 잘라서 상당 부분을 지붕 속으로 편입시켜 흙을 채우거나 공기층으로 활용해서 단열 효과를 높였다. 이는 ‘위풍’을 막아주는 데 단연 최고다. 열원이 아래쪽에 있기 때문에 발 주위에는 항상 더운 공기가 머물고 머리 쪽은 시원하니 건강에도 좋다. 공기를 직접 데우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건조해지지 않아서 기관지에도 해롭지 않다. 아파트의 난방 방식이 1980년대까지만 해도 서양의 라디에이터 방식을 주로 사용하다가 1990년대부터 온돌 방식으로 바뀐 이유이기도 하다. 이상의 난방 과학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이 자체만으로도 우수한 것이다. 이상은 주로 건물의 구조에 관한 것으로 기술적 우수함이라 할 수 있다. 요즘 같은 기계 방식이 아닌 전통 기술인데도 이렇게 우수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끝이 아니다. 한옥이 우수한 진짜 이유는 이런 기술적 우수함이 앞에서 설명한 햇빛을 활용하는 지혜와 하나로 합해져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데에 있다. 지붕의 돌출 길이, 창의 크기와 위치, 방의 깊이와 천장 높이, 지붕의 높이 등과 하나로 작동한다는 뜻이다. 「해가 잘 드는 집」(본문 64~65쪽)

비밀은 창과 마당과 방에 있는데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창과 문의 구별이 없다. 대부분의 창을 바닥에 가깝게 냈기 때문에 여차하면 사람이 드나들 수 있어서 문이나 다름이 없다. 서양에는 없는 ‘창문’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만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둘째, 방의 두 면 이상을 마당이 에워싼다. 건물 구성이 홑겹이며 각 채의 앞뒤로 마당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이런 방의 여러 면에 창문을 냈다. 마당을 접하는 면에는 반드시 창문을 냈으며 방과 방 사이에도 창문을 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세 가지 구성이 합해지면서 동선은 자유롭다 못해 사람이 다닐 만한 곳에는 모두 길이 났다. 방과 대청이 통하며 방과 방도 통한다. 급하면 방에서 직접 대청으로 나갈 수 있고 옆방에 볼일이 있으면 다른 방을 거쳐 나갈 수도 있다. 방에서 마당으로 나가는 구멍도 여러 곳이다. 나가는 구멍과 들어오는 구멍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 구멍으로 나가서 저 구멍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뒷마당으로 통하는 구멍으로 나가서 한 바퀴 돈 뒤 앞마당으로 돌아와서 대청으로 올라 들어올 수도 있다. 「가변성과 놀이 기능」(본문 120~121쪽)

관음 작용은 반드시 중간에 사람이나 사물이 있어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나 사물을 보여주었다 가렸다를 적당히 조절하는 것은 시각적 자극을 통한 관음 작용으로 직접적이고 노골적이다. 이보다 은근하며 은유적인 방법도 있다. 바로 공간을 기묘하게 짜서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향단 안채가 대표적이다. 향단은 은밀하고 에로틱한 공간의 대명사다. 나는 이 집에만 오면 기분이 묘해지고 없던 정념도 샘솟는다. 관음 작용의 결정판인데, 그 중간에 공간이 있다. 방향과 스케일, 중첩과 불이, 트임과 조임 등 공간을 구사하는 기법이 절묘하기 그지없다. 스케일은 매우 은밀하며 그 속에서 다시 벽과 창문을 나누는 비율이 절묘하다. 이런 공간은 중간에 사람이나 사물이 없더라도 관음에 대해 끊임없이 연상 작용을 일으킨다. 집 전체가 거대한 관음 덩어리라 할 만하다. 「햇빛, 창호지, 관음」(본문 220~222쪽)

한옥 공간은 활짝 밝게 만들 수도 있고 은근하고 포근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중창을 이루는 네 짝의 창문을 열고 닫는 다양한 경우의 수에 따라 방 안의 명암 농도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명암 단계가 그만큼 촘촘해서 선택권의 폭이 넓다. 서양이 유화와 대별되는 수묵화의 농담이라는 기법을 공간에 적용한 것이다. 서양 미술에서는 수채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수채화는 유채색이기 때문에 명암의 농담 차이가 무채색만 사용한 수묵화만큼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한옥 공간은 먹물을 여러 겹 덧칠한 것 같은 느낌이다. 유화나 서양의 공간에는 없는 참으로 절묘한 분위기다. 공간의 켜가 세밀해진다는 뜻이다. 벽으로 막은 공간이 겹치면서 중첩에 의해 세밀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공간 내에서 빛의 양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그렇게

한옥은 어떤 집일까?
“한옥은 한국다운 지혜를 모아놓은 집이다”

우리가 몰랐던 한옥의 ‘다섯 가지 지혜’
“한옥은 가장 한국다운 집이자 ‘한국다움’이라는 근원적 특징을 종합적으로 구현한 건물이다.”
사람들이 한옥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지금의 삶이 피곤하고 힘들기 때문이다.

한옥은 가장 한국다운 집이다

한옥은 한국 사람들의 집이다. 한옥에는 한국인의 세계관과 자연관, 국민성과 가치관이 녹아 있다. 식민지 시대와 급격한 근대화를 겪으면서 국민성도 바뀌고 집도 바뀌었지만 저 마음속 깊은 곳에 여전히 변하지 않는 한국인의 기본적인 국민성이 있다. 크게 보면 경험주의, 상대주의, 현실주의이며 여기에서 다양한 세부 특징이 갈라져 나타난다.
사람들이 한옥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이런 본성에 가장 잘 맞는 집이기 때문이다. 이런 본성은 한옥에서 지혜로 다듬어지고 행복으로 승화된다. 한옥 열풍은 지금 한국 사회에서 삶이 피곤하고 힘들기 때문에 지혜와 행복을 그리워하면서 나타난 현상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국민성에서 발현되고 승화된 지혜와 행복이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에게 잘 맞게 되며 그렇기 때문에 그리운 것이다.
한옥은 오늘의 시대와 이어질 수 있는 공통의 끈을 가지고 있다. 바로 한옥이 ‘가장 한국다운 집’이라는 말이다. 한옥은 과거의 유물에 머물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어 근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시대를 초월해서 하나로 엮어주는 근원성인데, 시대가 변하고 국민성마저 변했지만 밑바탕에 변하지 않고 계속 남아 있는 ‘한국다움’이라는 근원적 특성을 가장 종합적으로 구현한 건물이자 주거 형태다.
최근에 한옥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런데 이 열풍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한옥은 불편하다’는 인식이다. 특히 여자들 사이에 한옥은 ‘여자를 죽이는 집’이라는 다소 과격한 말을 써가며 한옥을 미워하는 기류가 강하게 형성되었다. ‘우리 할머니가 직접 한옥에서 살아보았는데’라며 실제 경험을 증거로 내세우기도 한다. 현대 주거 생활 특히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한옥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옥은 절대 선도 아니고 완벽한 만능의 집도 아니다. 한옥의 불편한 점은 한옥의 장점과 동전의 앞뒷면처럼 붙어 있다. 다시 말해 한옥의 장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불편한 점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어쩌면 우리가 기계주의와 물질주의의 노예가 된 비정상적인 현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만 불편한 것일 수 있다.
이 책은 한옥의 불편함과 관련하여 잘못된 편견이 갖는 문제와 그 배경을 설명한다. 한옥이 결코 불편한 집이 아니며, 설사 일부 불편하더라도 그것이 더 큰 장점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일부러 불편한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인간사의 이치라는 것이 원하는 것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수고를 해야 되는 것인데, 한옥의 불편함이란 것도 이런 순한 상식의 범위 내에 들어온다. 이 책은 한옥의 불편함에 대해 과학적으로 바로잡는 한편 한옥의 진정한 미학과 장점을 소개한다.

한옥은 행복한 집이다

한옥의 장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할 것들과 받아들여야 할 것들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한옥의 장점을 취하기 위해서는 나부터 변해야 된다. 일상생활에 대한 나의 인식과 집에 대한 나의 가치관이 변해야 된다. 기계에 찌들고 중독된 현대의 주거 방식 가운데 일정 부분을 포기해야 한옥의 진짜 장점을 얻을 수 있다. 이런 노력 없이 기계에 의존해서 좋은 것만 취하려는 발상으로는 한옥의 장점을 얻을 수 없다.
도대체 내가 왜 한옥에 살려고 하는 것인지, 한옥에 살면 아주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좋은지, 그런 좋은 점을 얻고 누리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나의 생활방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등을 한 번이라도 묻는다면 한옥의 장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좀더 근본적으로 반드시 한옥을 통째로 짓고 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한옥의 지혜와 교훈을 즐기고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훌륭한 문화-여가 활동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이것을 실생활에 잘 적용하면 심한 정신적 불안증에 시달리는 현대 생활에 큰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한옥은 집의 존재 이유, 사람들이 집을 짓고 사는 목적, 집의 의미와 가치, 집의 기능과 역할 등에 대해서 근본을 지켰기 때문에 행복한 집이다. 따라서 한옥의 가치와 장점, 한옥의 미학과 참뜻을 알기 위해서는 이런 근본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그런 행복의 근본은 무엇일까. 한옥의 행복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한옥은 왜 행복한 집일까. 바로 이 책의 내용인 다섯 가지 지혜, 즉 과학적인 집, 신기한 집, 감각적인 집, 포근한 집, 화목한 집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것들이 모두 그대로 행복의 원천이자 근원이 된다. 물론 그렇기 위해서는 행복의 조건을 알고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

한옥은 ‘과학적인 집’이다

아산 맹씨 행단. 한옥은 햇빛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집이다. 여름에 바람이 잘 통하면 겨울에 해도 잘 들게 되어 있다.
한옥은 겨울에 햇빛이 잘 들고 여름에 바람이 시원하게 통하게 해주는 집이다. 기술이나 기계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햇빛과 바람이라는 자연 환경, 즉 기후 효소를 적절히 활용한다. 인간의 삶과 관련된 기후 요소는 결국 햇빛과 바람 두 가지로 귀결된다. 둘은 여름과 겨울에 각각 반대 상황에 놓인다. 여름에 더우면 따가운 햇빛은 피해야 하며 시원한 바람이 해답이다. 겨울에 추우면 살벌한 바람은 피해야 하며 따스한 햇빛이 해답이다. 한옥은 이런 해답을 가능하게 해주는 구조를 가졌다.
한옥은 여름에 바람이 잘 통하면 겨울에 해도 잘 들게 되어 있다. 여름의 통풍과 겨울의 채광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구조다. 여름에 햇빛을 피하면서 바람을 집 안 가득 들이는 구조다. 겨울에는 반대로 바람을 피하면서 햇빛을 가득 들인다. 정말로 과학적이다 못해 오묘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한옥은 특별히 이상하게 생긴 것도 아니다. 여름과 겨울의 모양이 다른 것도 아니다. 계절이 바뀌면 집을 고쳐 짓거나 모양을 바꿔야 되는 것도 아니다. 달라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똑같은 집을 가지고 이런 엄청난 일을 가능하게 한다. 지붕과 창과 방이라는 집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를 공통적으로 사용해서 여름과 겨울에 이렇게 정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한옥은 ‘신기한 집’이다

윤증 고택 사랑채. 공간의 차원이 모호하고 뚫린 구멍이 불규칙하며 벽이 어긋나 있다. 집은 곧 숨바꼭질 같은 놀이를 하기에 좋은 놀이터가 된다.
한옥은 방은 작은데 이상하게 집이 좁지 않게 느껴지며 놀이터처럼 재미있는 집이다. 한옥의 공간은 다양하다. 다양하다 못해 무궁무진하다. 다양성의 끝을 알 길이 없다. 규칙화하기도 정말 어렵다. 한옥은 건물 골격이 늘 다양하게 변화하며 ‘항변恒變’의 상태를 유지한다. 변화무쌍이라는 말이 한옥의 가변성에 겨우 근접하는 단어다. 늘 변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 가변성의 극치다. 공간은 고정된 형식을 거부하며 ‘무형’의 상태를 대표적인 특징으로 갖는다.
한옥은 집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다. 내가 내 손으로 직접 조작하고 노는 창조적인 놀이터다. 따로 시간을 내서 놀러 갈 필요도 없다. 창문을 열고 닫으면서 집 안을 오가는 일이 모두 놀이다. 일상생활 자체가 놀이이니 이것을 담는 그릇인 집은 놀이터가 될 수밖에 없다. 윤증 고택 사랑채를 보자. 이 집의 차원은 무엇일까. 3차원인지 2차원인지, 아니면 4차원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벽을 세운 목적도 나누기 위해서인지 통하기 위해서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공간은 실내일까 실외일까. 또한 저 공간은 방일까 마당일까. 뚫린 구멍이 불규칙하고 벽이 어긋나 있기 때문에 집은 곧 숨바꼭질 같은 놀이를 하기에 좋은 놀이터가 된다.
한옥의 놀이 기능은 동선의 다양성에서 기인한다. 동선은 갈래를 쳤다 합친다. 동일한 목적지에 대해서 질러 가기와 돌아가기가 동시에 가능하다. 지름길과 갈림길이 섞여 있다는 뜻이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지 않고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올 수도 있다. 창문을 다 열면 뼈대만 남아 이 세상에서 가장 개방적인 집이 되지만 적당히 열고 닫으면 숨고 감추는 데 가장 뛰어난 구조이기도 하다.

한옥은 ‘감각

작가정보

저자(글) 임석재

저자 임석재는 건축사학자이자 건축가(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부).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프랑스 계몽주의 건축에 관한 연구로 건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건축을 소재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로 지금까지 저서 48권을 출간했다. 그는 탄탄한 종합화 능력과 날카로운 분석력, 자신만의 창의적인 시각으로 독특한 학문 세계를 일구며 저술 업적을 남겼다. 주 전공인 건축 역사와 건축 이론을 주제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폭넓은 주제를 다루어왔으며 현실 문제에 대한 문명 비판도 병행하고 있다. 연구와 집필에 머물지 않고 그동안 공부하면서 깨달은 내용과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제 설계 작품에 응용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건축, 우리의 자화상』, 『교양으로 읽는 건축』, 『추상과 감흥』(전2권), 『미니멀리즘과 상대주의 공간』, 『임석재의 서양건축사』(전5권), 『우리 옛 건축과 서양 건축의 만남』, 『한국 전통건축과 동양사상』, 『서울, 골목길 풍경』, 『서울, 건축의 도시를 걷다』(전2권), 『계단, 문명을 오르다』(전2권), 『건축, 미술을 만나다』(전2권), 『나는 한옥에서 풍경놀이를 즐긴다』, 『기계가 된 몸과 현대건축의 탄생』, 『한국 현대건축의 지평』(전2권) 등이 있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Klover리뷰 안내
Klover(Kyobo-lover)는 교보를 애용해 주시는 고객님들이 남겨주신 평점과 감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교보문고의 리뷰 서비스입니다.
1. 리워드 안내
구매 후 90일 이내에 평점 작성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 운영 원칙 안내
Klover리뷰를 통한 리뷰를 작성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공간인 만큼 타인에 대한 배려를 부탁합니다. 일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불편을 끼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래에 해당하는 Klover 리뷰는 별도의 통보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문장수집 안내
문장수집은 고객님들이 직접 선정한 책의 좋은 문장을 보여 주는 교보문고의 새로운 서비스 입니다. 교보eBook 앱에서 도서 열람 후 문장 하이라이트 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마음을 두드린 문장들을 기록하고 좋은 글귀들은 ‘좋아요’ 하여 모아보세요. 도서 문장과 무관한 내용 등록 시 별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리워드 안내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교보eBook 첫 방문을 환영 합니다!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교보e캐시 1,000원
    TOP
    신간 알림 안내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 웹툰 신간 알림이 신청되었습니다.
    신간 알림 안내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 웹툰 신간 알림이 취소되었습니다.
    리뷰작성
    •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최초1회)
    • 리워드 제외 상품 : 마이 > 라이브러리 > Klover리뷰 > 리워드 안내 참고
    • 콘텐츠 다운로드 또는 바로보기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
    감성 태그

    가장 와 닿는 하나의 키워드를 선택해주세요.

    사진 첨부(선택) 0 / 5

    총 5MB 이하로 jpg,jpeg,png 파일만 업로드 가능합니다.

    신고/차단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신고 내용은 이용약관 및 정책에 의해 처리됩니다.

    허위 신고일 경우, 신고자의 서비스 활동이 제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어 신중하게 신고해주세요.


    이 글을 작성한 작성자의 모든 글은 블라인드 처리 됩니다.

    문장수집 작성

    구매 후 90일 이내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eBook 문장수집은 웹에서 직접 타이핑 가능하나, 모바일 앱에서 도서를 열람하여 문장을 드래그하시면 직접 타이핑 하실 필요 없이 보다 편하게 남길 수 있습니다.

    P.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
    한옥의 과학과 미학
    저자 모두보기
    저자(글)
    낭독자 모두보기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이용권입니다.
    차감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sam 이용권 선택
    님이 보유하신 프리미엄 이용권입니다.
    선물하실 sam이용권을 선택하세요.
    결제완료
    e캐시 원 결제 계속 하시겠습니까?
    교보 e캐시 간편 결제
    sam 열람권 선물하기
    • 보유 권수 / 선물할 권수
      0권 / 1
    • 받는사람 이름
      받는사람 휴대전화
    • 구매한 이용권의 대한 잔여권수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 열람권은 1인당 1권씩 선물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이 ‘미등록’ 상태일 경우에만 ‘열람권 선물내역’화면에서 선물취소 가능합니다.
    • 선물한 열람권의 등록유효기간은 14일 입니다.
      (상대방이 기한내에 등록하지 않을 경우 소멸됩니다.)
    • 무제한 이용권일 경우 열람권 선물이 불가합니다.
    이 상품의 총서 전체보기
    네이버 책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네이버 책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
    구글북액션을 통해서 교보eBook
    첫 구매 시 교보e캐시 지급해 드립니다.
    교보e캐시 1,000원
    • 첫 구매 후 3일 이내 다운로드 시 익일 자동 지급
    • 한 ID당 최초 1회 지급 / sam 이용권 제외
    • 구글북액션을 통해 교보eBook 구매 이력이 없는 회원 대상
    • 교보e캐시 1,000원 지급 (유효기간 지급일로부터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