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편. 1
2014년 12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11년 08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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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5906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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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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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2000년 : 남남 갈등과 지역주의 전쟁
시민단체들은 '홍위병'인가? 낙천ㆍ낙선운동 논쟁
'지역주민 축제' 였나? 제16대 총선의 정치학
'386' 정치인은 위선자들인가? 5ㆍ18 전야 광주 룸살롱 사건
김대중ㆍ김정일의 6ㆍ15선언 남북 정상회담의 정치학
사회적 '전환 비용' 인가? 남북 정상회담 이후의 남남 갈등
대구 부산엔 추석이 없다? 언론의 '지역감정 부추기기' 경쟁
김대중의 노벨 평화상 수상 영남의 싸늘한 민심
한국 정치는 반감(反感)으로 움직이는가? 'YS신드롬'과 지역주의
세상이 엉망진창이 됐다 경제 위기 논쟁
우리는 부패의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 부정부패 공화국
무덤까지 간다 당신의 학벌! 학벌 논쟁
다른 집 아이에 뒤떨어지는 건 참을 수 없다 영어 열풍
중앙 일간지 주식 투자 밝혀라 언론 개혁 논쟁
제2장 2001: 한미 갈등과 언론 전쟁
나만이 이회창 이긴다 노무현의 대권 선언
당신의 햇볕정책은 형편없다 북한을 둘러싼 한미 갈등
여론은 언론이 생산한다 언론 개혁 논쟁
정권의 언론 장악 음모인가? 언론사 5056억 원 세금 추징
이제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다! 9ㆍ11테러
DJ는 왜 지역갈등 해소에 실패했는가? 알몸 대한민국 빈손 김대중
술단지와 잔을 끌어당기며 이문열ㆍ복거일 논란
우리가 교육 정책의 모르모트입니까 '이해찬 세대'의 분노
요람에서 무덤까지 '영어 스트레스' 영어 자본-영어 권력 시대
왜 한국 문화가 인기를 끄는가? 한류 열풍
억울하면 고쳐라 성형수술 붐
한국은 '접대부 공화국'인가? 미시촌과 '아방궁' 룸살롱
담배는 죽음이다. 속지 말자 흡연 논쟁
사실 한국 정치의 문제는 진보·보수, 여야의 문제도 아니고 ‘버르장머리’의 문제도 아니었다. 때마침 가수 이정현의 테크노 음악 ‘바꿔’가 큰 인기를 누리면서 “바꿔 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라는 외침이 시대적 메시지인 것처럼 들렸지만 한국 정치의 문제는 물갈이를 한다고 해서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정치인들이 특권층으로 여겨지는 풍토와 더불어 그들의 ‘특권 중독증’이었다. 한국처럼 ‘정치 지상주의’가 심한 나라에서 국회의원이 누리는 특권을 그대로 두고서 그 특권을 누릴 사람들의 자격을 심사하겠다는 건 그 선의에도 불구하고 결국 처절한 ‘밥그릇 싸움’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었던 셈이다.
-1권 44쪽
남북 정상회담 이후의 한국 사회는 ‘전환 비용’이라는 덫에 갇혀 있었던 걸까? 경제학자 류동민은「기득권과 전환 비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미 익숙해져 있는 어떤 시스템으로부터 새로운 시스템으로 변화할 때면 사회는 불가피하게 물질적·정신적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경제학에서는 이런 비용을 전환 비용이라 부른다. 그것이 엄청나게 큰 경우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더욱더 바람직하고 효율적인 체계가 있음에도, 질적으로 낙후한 기존 체계에 그대로 묶여 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사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전환은 주식시장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1999년 말까지만 해도 외국인들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시가총액 대비 21.9%였으나 2000년 8월 말 현재 30.1%(75조 원어치)로 늘어났다. 삼성전자·주택은행 등 9개 대기업 주식의 50% 이상, 시중 은행의 반, 생보사의 8.6%, 외환 선물환 거래의 61%를 차지했다. 그래서 “한국 경제의 주인이 외국인으로 바뀌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사정이 이와 같았음에도 한국 사회는 내부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이 싸움의 압권은 단연 “대구 부산엔 추석이 없다”는 선동이었다.
- 1권 131쪽
사실 한국 사회처럼 거의 모든 사회적 현안이 정쟁(政爭)으로 변질되고 지역 구도로 비화되는 사회에서 언론사 세무조사가 달리 취급되길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조중동이 대주주 역할을 하면서 생산해낸 여론의 대세는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반(反)DJ’였다. 세무조사 찬성이 ‘친(親)DJ’로 간주되는 상황에서 누가 감히 직장 등에서 벌어지는 일상적 대화로부터 소외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면서 그 찬성의 뜻을 역설할 수 있겠는가. ‘상품화된 여론’의 경우, 더 말해 무엇하랴.
- 1권 257쪽
9·11 테러는 국제 관계에서 미국의 ‘일방주의’를 최고조에 이르게 만들었다. 부시 행정부는 2001년 12월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탈퇴를 선언했으며, 핵실험금지조약(CTBT), 생물무기금지협정(BWC), 화학무기금지협정(CWC)과 같은 다자간 국제 군비통제 체제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표명했다. 이어 2002년 1월 대통령 연두교서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이란, 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함으로써 대북 관계는 물론 한국의 남남 갈등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 1권 320쪽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국 대중문화가 뜨거운 인기를 누린 데에는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건 한국인들의 역동성과 그에 따른 ‘위험을 무릅쓰는 문화(a risk-taking culture)’다. 자기 발전을 위해선 실험과 더불어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억울하면 고쳐라”라는 좌우명을 앞세워 대대적인 성형수술 붐이 일게 된 것도 그런 관점에서 보아야 하지 않을까?
- 1권 374쪽
지난 10년 한국의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그 모든 것은 어떻게 달려왔는가?
대한민국을 객관적으로 기록한 한국 현대사 2000년대
2000년대는 가히 ‘노무현 시대’로 불릴 만하다. 긍정적이었든 부정적이었든, 노무현은 5년 임기 동안 대통령으로서, 그 앞뒤로도 ‘희망과 가능성’(2000~2002년), ‘반추와 유산’(2008~2009년)의 아이콘으로 2000년대 내내 한국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어떤 이는 노무현을 생산적 파괴의 희망을 안겨주는 개혁가로 받들었지만, 어떤 이는 파괴의 문법을 일삼는 문제적 인물로 보았다.
『한국 현대사 산책』 2000년대 편은 노무현 시대의 명암을 좌와 우, 진보와 보수라는 경계를 가로질러 냉정하게 평가했다. 정치 분야를 보면, 2002년 폐허에서 핀 꽃인 노무현 당선, 100년 정당을 외치다 3년 9개월 만에 사라진 열린우리당, 2008년 촛불집회, 2009년 노무현과 측근의 비리 의혹과 서거에 이른 부활 등을 자세하게 추적한다. 여기에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연예인 성 접대 파문, 성형수술 붐, 영어 권력, 휴대전화와 ‘미드’ 열풍 등 미시사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88만 원 세대의 등장, 부동산 투기 광풍 등 서민이 더 살기 힘들어진 시대상도 다뤘다.
노무현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나?
원고지 8,200매에 오롯이 담은 노무현 시대의 성공과 좌절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통시적이면서도 공시적으로 분석, 평가한 ‘성찰의 교과서’
노무현은 한국인의 숨은 얼굴
한국인은 모두 아웃사이더다. 정도에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한국인에게는 아웃사이더의 피가 흐르고 있다. 노무현은 ‘아웃사이더’의 화신이자 지존이었다. 그는 똑똑하고 정의롭고 뚝심을 지닌 아웃사이더로서 ‘열정’의 상징이자 구현체가 되었다. 아웃사이더의 열정, 그것이야말로 2000년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그렇지만 아웃사이더 기질은 과장된 피해 의식이라고 하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뜻을 이뤄 정치ㆍ통치 영역에 들어선 뒤엔 독약이 될 수 있다. 과장된 피해 의식만이 전부가 아니다. 권모술수의 내재화 현상 또한 일어난다. 남들이 보기엔 권모술수지만, 자신이 생각할 때에는 진정성이다. 게다가 자신이 아웃사이더요, 약자라는 사실을 ‘만병통치용 면죄부’로 삼는다.
노무현에게 표를 던진 아웃사이더들은 이제 노무현이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 당혹감을 느꼈다. 낮은 곳에 있을 때 아름답던 아웃사이더 기질이 높은 곳에 오르면 추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열정’이 ‘냉정’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열정에서 냉정으로
2000년대를 짧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바로 ‘열정에서 냉정으로’다. 2000년대는 열정에서 냉정으로 전환한 시대다. 시대를 지배하는 건 대체로 냉정이었다. 이 땅에서는 생존경쟁이 늘 치열했지만, 2000년대 들어 ‘꿈 없는 생존경쟁’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식자들은 이를 ‘신자유주의의 악몽’이라고 하는데, 우리 스스로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망친 탓이기도 하다.
꿈 없는 생존경쟁은 영어를 종교처럼 숭배하게 만들어 기러기 아빠라는 현상과 ‘아린지’ 파동을 낳았다. ‘10분만 더 공부하면 마누라가 바뀐다’지만,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는 요즘 세대는 결혼은커녕 88만 원 세대라는 자조, 비정규직이라는 일자리만 돌아올 뿐이다. 세상은 점점 각개약진을 하는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각개약진은 아예 한국인의 유전자에 각인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2002년 월드컵 신드롬 같은 집단적 열광이나 분노에 숨어 있는 비밀 또한 바로 여기에 있었다. 각개약진에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한 집단주의 축제였던 것이다.
‘밥그릇 싸움’과 ‘승자 독식주의’를 넘어서
한국 사회에서는 이념이 ‘밥그릇 싸움’을 포장하는 용도로 동원될 때가 많았고, ‘승자 독식주의’는 사회 분열로 이어지기 마련이었다. 특히 승자 독식주의는 강한 연고 문화, 정실 문화를 낳았다. 개혁 정부라는 노무현 정부가 ‘지배 세력 교체’를 내세움으로써 외려 승자 독식주의를 강화했다. 반대편에서는 체면상 ‘밥그릇 타령’을 할 수는 없으니 명분을 갖춰 욕하는 게 바로 ‘좌파 타령’이었다.
노무현 정부는 보수파는 물론 줄 서지 않은 사람들을 찾아나서야 했다. 꼭 개혁파가 맡아야 할 일을 빼고 문을 활짝 열고, 독식하지 못하게 살펴야 했다. 정권이 논공행상과 보은을 위한 전리품 이상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 승자 독식주의로 배제된 사람들이 엄청난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끔 배려하는 작업도 필요했다.
승자 독식주의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더 기묘한 모양새를 띠게 되었다. ‘고소영 신드롬’이 그것이다.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을 이르는 신조어에서 승자 독식주의가 강화되었음을 읽을 수 있다. 우리는 아직도 밥그릇 싸恝遲위한 편 가르기와 승자 독식주의라는 습속을 버리지 못한 채 우리 편의 집권만이 살 길이라고 외쳐대고 있으니,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2000년대 우리 사회의 자화상
한국 사회는 다양한 문제로 끊임없이 요동쳤지만, 한편으로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2000년대 내내 꾸준히 이어진 문제들도 많았다. 아파트와 재개발 문제를 다룬 꼭지만 해도 「10배 남는 장사도 있다」(2004년), 「‘강남 불패’ 신화의 부활」(2005년), 「개포동ㆍ압구정동 평당 3000만 원 돌파」(2006년), 「재개발의 사각 동맹」(2009년) 등이 있다. 영어 문제를 다룬 꼭지 또한 「요람에서 무덤까지 영어 스트레스」(2001년), 「영어가 권력이다」(2006년), 「영어 잘하면 군대 안 간다」(2008년), 「“한국에선 영어가 ‘종교’나 다름없죠”」(2008년) 등이 있다. 10년이란 세월에도 해결하지 못한 사회문제였던 셈이다.
이 밖에도 룸살롱(「한국은 ‘접대부 공화국’인가?」(2001년), 「역사는 룸살롱에서 이뤄지는가?」(2002년), 「한국은 ‘룸살롱 공화국’인가?」(2009년)), 취업(「환경미화원 공채 응시 27%가 대졸자」(2003년), 「10분만 더 공부하면 마누라가 바뀐다」(2003년), 「영혼이라도 팔아 취직하고 싶었다」(2005년)) 등을 보면 한국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는지 알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 강준만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교와 위스콘신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으로 각각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 현대사 산책』은 그가 오랜 기간 수집한 방대한 자료와 치열하게 씨름한 끝에 얻은 결과물이다. 초ㆍ중ㆍ고 교과과정에서는 물론, 대학과 사회에서 방치되거나 왜곡된 채 전달되는 현대사의 비밀들을 햇볕 아래 드러냄으로써,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거대한 흐름에서 독자 자신의 위치를 가늠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저서로는 『미국사 산책』(전17권), 『한국 근대사 산책』(전10권), 『강남 좌파』,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 『룸살롱 공화국』, 『저널룩 인물과 사상』(전33권), 『대중문화의 겉과 속』(전3권), 『한국인 코드』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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