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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 산책. 3

아관파천에서 하와이 이민까지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2015년 03월 18일 출간

국내도서 : 2007년 11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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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3.00MB)
ISBN 978895906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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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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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와 '자학'을 넘어선 한국 근대사 읽기
한국 근대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한국 근대사 산책〉 시리즈. 정치와 경제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면서 개화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한국 근대사를 정리하였다. 여러 분야의 자료를 수집하여 지나간 역사의 파편들을 큰 그림으로 종합하고 현재화하였으며, '역사는 커뮤니케이션이다'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메타 역사' 서술을 시도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한국 근대의 큰 줄기와 장면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역사의 진실을 놓고 벌어지는 다양한 논쟁들을 객관적으로 보여줌으로써 특정한 주장이나 편견에서 자유로운 '생각하는 역사'를 전개한다. 교과서가 지니는 경직성에서 벗어나 역사를 생동감 있게 몽타주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현재의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을 연계시켜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외세의 침략으로 인해 개화기에 당하게 된 망국의 세월은 저주였지만, 이 저주는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축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심적 터전을 마련해 주었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개화기 역사에 대한 '자위'와 '자학'을 넘어선 새로운 방향의 역사 읽기를 제시하고 있다. 제3권에서는 아관파천에서 하와이 이민까지의 역사를 살펴본다.
제1장 갈 곳을 모르고 헤매는 조선의 운명
고종의 아관파천 / 『서유견문』의 기구한 운명 / 차라리 가난이 다행이었던 민중의 삶 /
김구의 치하포 사건

제2장 『독립신문』과 독립협회의 등장
최초의 민간지 『독립신문』의 창간 / 『독립신문』의 편집정책과 방향 /
독립협회 창립, 애국가의 등장 / 배재학당의 성장과 이승만

제3장 대한제국 시대의 개막
고종의 경운궁 환궁 / '대한제국'과 '황제'의 탄생 / 개신교 성장의 정치학 /
전화를 향해 큰절을 네 번 하다 / 개발권 양여, 매관매직

제4장 민권의식의 성장
배재학당 『협성회회보』의 창간 / 대원군 사망, 명동성당 완공 / 제1차 만민공동회 /
최초의 일간지 『매일신문』창간 / 미국으로 돌아간 서재필

제5장 만민공동회의 도전
독립협회의 의회설립운동 / 『제국신문』『황성신문』창간 / 고종 독살음모 사건과 커피 /
제2차 만민공동회 / 제3차 만민공동회

제6장 만민공동회의 좌절
익명서 조작 사건 / 김덕구 장례식 사건 / 박영효의 배후 조정 / 만민공동회.독립협회 불법화 /
박영효 쿠데타 음모 사건과 이승만 체포 / 윤치호.이완용의 변절 / 최시형 처형, 영학당 사건

제7장 전차.철도와 조혼.축첩
전차 개통과 '전차 소각 사건' / 대한국 국제 반포 / 경인철도 개통.자전거.인력거 /
『독립신문』『매일신문』폐간 / 조혼.축첩 청산운동 / 1890년대 말의 식산흥업.양전사업

제8장 외세 지배의 심화
활빈당의 출현 / '외국 쌀 먹으면 애비 에미도 몰라본다' / 『제국신문』과 이승만의 옥중생활 /
이재수의 날 / 개신교.천주교의 충돌

제9장 화와이 이민
최초의 노동이민단 출발 / 영업용 전기, 공중용 전화의 등장 / 최초의 화장장 완공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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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하는 역사
한국언론사?한국문학사?한국철학사 등 각 분야의 역사는 그 분야에 관계된 역사에 대해서만, 즉 언론?문학?철학에 대해서만 말한다. 물론 각 분야와 관계된 시대적 배경에 대해 최소한의 설명은 들어가지만 역사의 큰 줄기와, 각 분야의 유기적인 관계를 조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그간 나온 책들은 너무 간결하게 압축돼 있거나 특정 주제만을 다룬 전문서들 뿐이었다. 〈한국 근대사 산책〉은 전문화?세분화되어 있는 한국의 근대사를 종합화?총체화하면서 한국 근대의 큰 줄기와 장면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진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논쟁과 논란을 충실히 소개하여 어떤 주장이나 편견에서 자유롭게 함으로써 ‘생각하는 역사’를 전개한다.


:: 〈한국 근대사 산책〉의 특징
나이스비트가 〈메가트렌드〉로 유명해지자 사람들은 그에게 “나는 당신이 책에서 말한 것들을 대부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모든 조각들을 한데 모아 정리해주었지요”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나이스비트는 〈마인드 세트〉에서 그런 평가에 대해 “‘익은 과일 따기’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최고의 찬사다”라면서 “문제는 무엇을 따서 어디에 놓을까 하는 것이다”라고 여유를 보였다.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연관 지어 하나의 커다란 그림으로 엮어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근대사 산책〉의 첫 번째 특징 역시 바로 이러한 ‘종합’이다.

두 번째 특징은 ‘역사의 현재화’다. 모든 역사가 다 그렇지만 특히 개화기는 현재진행형 이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화기 이전은 너무 멀고 개화기 이후는 너무 가깝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이 시절 조선은 열강들의 각축전의 와중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했다는 점이 오늘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기 때문에 지식인들은 주로 개화기 사건을 거론하면서 오늘을 논하고 있다. 〈한국 근대사 산책〉은 현재의 이야기와 역사적 사건을 연계시켜 풀어 쓰는 새로운 기술방식을 시도했다. 과거와 현재의 생생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책과 논문은 물론 신문기사?칼럼 등을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있다.

세 번째 특징은 ‘언론?문화?커뮤니케이션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는 점이다. E. H. 카는 “역사는 역사가와 사실과의 상호작용의 부단한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지만 그 상호작용?대화의 성격과 질이 문제의 핵심이고 ‘대화’보다는 넓은 의미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하다. 역사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역사를 그렇게 이해할 때에 인간이 역사에 끌려 다니거나 이용당하지 않는 주체성을 조금이라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역사 서술은 커뮤니케이션과 과정을 소홀히 하면서 구조와 결과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거대담론의 폭력성’을 은연중 드러냈다.

네 번째 특징은 이른바 ‘메타 역사’ 서술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메타 역사’란 ‘역사에 관한 역사’다. 개화기 시절의 어느 사건에 대해서건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하며 수많은 주장과 이견들이 난무한다. 당연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명쾌한 역사란 있을 수 없으며 ‘교과서’는 늘 위험하다. 특정한 주장을 내세우기보다는 ‘종합’에 의미를 둔 이 책은 다양한 주장들을 다 보여주는 데에 주력했다. 역사는 단순명쾌할 수 없으며 매우 복잡하다. 과거의 복잡성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복잡성과 전혀 다를 바 없으며 현재라는 변수가 더해져 현재보다 오히려 더욱 복잡할 수밖에 없다. 복잡성은 한 차원 높은 재미를 재공한다. 매 사건마다 각기 다른 여러 전문가들의 주장을 감상하다 보면 “아, 똑같은 사안을 이렇게까지 다르게 볼 수도 있구나!” 하는 놀라움과 더불어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이런 이해와 체험은 “역사는 외우는 과목”이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게 한다. 역사는 ‘외우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 특징은 ‘역사 서술의 다양한 시각을 치우침 없이 소개하면서 도식주의를 넘어서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특정한 지향성을 갖고 있지 않다. 보수?진보 시각이 충돌을 빚으면 둘 다 균형 있게 소개하려고 했으며 개화기 역사에서 잘 나타나곤 하는 민족사적인 서술 시각도 공정하게 보려고 애를 썼다. 암울한 역사의 그늘을 거닐며 독자가 자괴감이나 패배주의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해 특정한 시각을 강조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렇게 성장했다는 건 우리의 저력이 무섭다는 걸 말해주는 게 아니겠는가”라고 발상의 전환을 해보길 권하는 게 옳은 일이다.


:: 늑대 떼의 출몰과 함께 시작된 개화기
개화기 역사는 가슴 한구석을 답답하게 한다. 동화식으로 이야기하자면 당시 우리나라의 처지는 사나운 늑대 떼에게 포위된 한 소년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부모님의 말씀을 안 듣고 위험한 곳으로 간 소년의 잘못에 대해 인과응보(因果應報)라고 말하기엔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소년의 몸부림이 너무 눈물겹다. 그 소년은 나름대로 꾀를 내보기도 하지만 다 실패로 돌아가고 결국 늑대의 밥이 되고 만다.
한반도에 ‘늑대 떼’가 본격 출몰한 건 조선의 국운이 기울기 시작한 1870년대부터였다. 개화기를 언제부터 언제까지로 볼 것이냐에 대해선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바로 이 시기에서부터 1910년에 이르는 30~40년간을 개화기로 보는 시각이 유력하다.
‘늑대 떼’의 출몰과 함께 개화기가 시작되었다는 건 그들을 무조건 막아내 싸우는 것만이 능사일 수는 없었으며 그 만큼 대처 방안을 놓고 내부의 혼란과 갈등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 혼란과 갈등은 크게 보아 ‘개화론’과 ‘수구론’의 대립에서 비롯되었지만 이런 이분법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당시의 지식인?위정자들의 사고를 개화 혹은 수구의 어느 한쪽에 끼워 넣으려는 것은 당시 조선의 정치지형, 그리고 현실정치의 역학관계 및 문맥을 이해하는 데 오해를 낳기 마련이다. …… 이런 시각에 입각하게 되면 동요하고 있던 시대를 살았던 당대인들의 정치적 고뇌와 선택의 의미가 생동감 있게 느껴지기 어렵다. 19세기를 살았던 인물들의 사고의 경직성을 탓하면서 정작 우리 스스로가 이분법적이고 도식적인 사고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 ‘자위’와 ‘자학’을 넘어서는 ‘제3의 길’
‘명암(明暗)이론’은 편견과 도식?집착을 모두 넘어서는 제3의 길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명암의 양면을 다 보고 끌어안고 축복이 저주가 되고 저주가 축복이 되는 역사의 문법 위에 바로 서자는 것이다.
조선조 500년은 축복인 동시에 저주였다. 안정된 체제 유지가 축복이라면 그로 인해 축적된 내부모순이 저주다. 체제의 안정성은 국가 중심이 아니라 가문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개인의 능력보다 소속 가문이 더 중요했다. “양반사회의 출현으로 한때 국가체제의 건전한 발전을 이룩하였으며 보편적 유교문화와 전통문화의 꽃을 함께 피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정반대로 양반사회의 존재 그 자체가 국가권력을 쇠퇴시키고 개인의 창의력을 말살하며 다가올 새로운 시대를 외면하게 만들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개화기는 외세의 침투?침략이 이루어진 가운데 그 모순이 폭발한 시기였다. 그래서 내부개혁과 외세에 대한 저항의 방향이 하나로 집결될 수 없었고 효과를 발휘할 수도 없었다. 그로 인해 당하게 된 망국의 세월은 저주였지만 다시 이 저주는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축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심적 터전을 닦는 씨앗이 되었다. 부끄러워할 것도 많지만 자랑할 것도 많다. 그 어느 한쪽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역사를 보는 게 바로 제3의 길이다. 매우 쉬운 것 같지만 의외로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관찰법이다. 이 책은 개화기 역사에 대한 ‘자위(自慰)’와 ‘자학(自虐)’을 모두 넘어서고자 한다. 물론 그 누구도 개화기 이야기를 하면서 ‘자위’나 ‘자학’은 하지 않는다. 어떤 시각이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그렇게 보는 것마저 넘어서자는 뜻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강준만

강준만
강준만은 사회문화 비평가이자 논객으로서, 그의 눈과 귀는 우리 사회를 향해 열려 있고 가슴은 하고 싶은 말로 가득하다. 그는 글쓰기를 통해 한국 사회와 역사, 한국인과 커뮤니케이션한다. 그의 커뮤니케이션은 경계를 뛰어넘고 편견과 도식주의를 지양하며 곳곳에 흩어져 있는 사실들, 주장들을 한데 모아 현재화하는 과정이다.
그는 현재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요 저서로는 〈한국 현대사 산책〉(전18권) 〈대중문화의 겉과 속〉(전3권) 〈한국인 코드〉 〈한국인을 위한 교양 사전〉 〈한국 생활 문화 사전〉 〈역사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쿨 에너지〉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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