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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도시의 골목길을 걷다

한필원 지음
휴머니스트

2014년 02월 26일 출간

종이책 : 2012년 10월 22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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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8.69MB)
ISBN 9788958626718
쪽수 3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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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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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서 마주한 아홉 도시 이야기!
다시 가보고 싶은 그곳, 매혹적인 지방도시 순례기『오래된 도시의 골목길을 걷다』. 《한국의 전통마을을 찾아서》에서 오래된 공간과 장소, 그곳에 깃든 이야기와 조상의 지혜를 기록하고 분석해온 건축인문학자 한필원 교수가 이번에는 오래된 도시인 ‘역사도시’를 찾아 나섰다. 밀양, 통영, 안동, 춘천, 안성, 강경, 충주, 전주, 나주 등 오래된 지방 도시 아홉 곳을 찾아 골목골목을 순례하며 현장에 바탕을 둔 도시 이론을 펼친다.

본문은 ‘역사가 긴 도시일 것’,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작은 도심부를 지닌 도시일 것’, ‘현대도시로서의 매력과 잠재력을 지닌 도시일 것’의 저자가 제시한 세 가지 기준을 만족하는 아홉 도시의 전체를 조망하고 구조적인 해석을 시도한다. 아홉 도시에 대한 저자의 애정은 해당 도시를 읽고 제대로 된 맛과 멋을 풀어낸 데서 더 나아가 도시의 문제를 진단하고 미래 도시를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제언을 들려준다.
저자의 글 : 나를 사로잡은 오래된 도시, 그리고 골목들

1. 밀양 곡선으로 흐르는 강, 직선으로 흐르는 시간
강을 건너 성장한 큰 둑의 도시 | 도시와 강이 만나는 두 가지 방식 | 도시의 시간축, 중앙로 | 내일동은 복원 중 | 도시의 섬마을, 삼문동 | 삼문동의 잠 못 이루는 밤 | ???? | 밀양의 현대적 이미지를 만들어갈 가곡동 | 아름다운 밀양강과 영남루의 타자화 | 사람이 집보다 우뚝 설 수 있는 도시

2. 통영 바다와 예술가들이 빚어낸 도시의 지혜
군사도시에서 예술의 도시로 | 통영의 랜드마크, 세병관 | 통영, 또 하나의 텍스트 | 생활과 예술의 만남 | 이중섭이 통영으로 간 까닭은 | 흐르는 길과 오르는 길 | 도시 공간의 이성과 감성, 그리고 보행 본능 | 청마거리의 시간 | 도시의 중앙, 여황산 남쪽 자락 | 도시의 주변, 동피랑과 서피랑 | 마당 높은 집들 | 마음이 머무는 오감의 도시

3. 안동 막다른 골목에 살아 있는 양반도시의 품격
동쪽이 편안한 도시 | 좋은 도시는 학교다 | 도시에서 서러운 보물찾기를 하다 | 남문루 동종이 오대산으로 간 까닭은 | 막다른 골목의 도시 | 막다른 골목과 공간 이용의 경제성 | 서문 밖 종교회의장 | 건축문화의 발원지, 건축 교류의 중심지 | 거리에서 느끼는 도시의 지역성 | 도시 공간을 연결하는 ‘시간의 회랑’

4. 춘천 역사의 무게를 이겨낸 도시 공간의 봄
빼어난 산수, 유구한 역사 | 물의 도시 |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마당과 경사진 길 | 도시의 자연: 망대 아래 마을 | 망대 아래 마을엔 박수근과 권진규가 없다 | 살아 있는 도시 가로: 명동길, 닭갈비골목, 중앙시장, 브라운5번가 | 다양한 자의 슬픔 | 도시 가로는 어떻게 죽어가는가? | 답은 언제나 내 안에 있다

5. 안성 상업도시의 휴머니즘
편안한 고을에서 번성한 산업 | 연암, 18세기 후반의 안성 시가지를 걷다 | 이 사람, 도구머리에서 왔나? | 남북으로 난 동서로와 좌우로 난 중앙로 | 장터만으로는 좋은 도시가 될 수 없다 | 1.1km의 가로를 걷는 느낌 | 편안한 고을에서 생각하는 도시의 휴머니즘 | 장하다 문간채여! | 한옥의 진화와 뼈대 있는 건축의 힘

6. 강경 오래된 포구도시의 외래 풍경
호남과 호서가 만나는 근대 포구 상업도시 | 문학작품으로 만나는 20세기 초의 강경 | 강의 풍경 | 도시로 나온 마당 | 도시 주거 유형의 탄생, 장옥형 주택 | 강경에서 만나는 낯선 풍경들 | 욕망의 확대와 풍경의 파괴 | 쇼핑객이 관광객이 되는 도시

7. 충주 도시를 움직이는 두 개의 문화 바퀴
틀에 갇히지 않은 역사도시 | 성벽의 안과 밖 | 풍물패를 따라 도시 공간을 돌다 | 우륵과 임경업 | 자전거로 달려본 인문과 자연의 길 | 인문의 길 하나: 우륵, 예(藝)를 찾아서 | 인문의 길 둘: 임경업, 무(武)를 찾아서 | 자연의 길 하나: 충주천이 시작되는 곳을 찾아서 | 자연의 길 둘: 교현천이 시작되는 곳을 찾아서 | 솟은 땅들이 도시를 에워싸다 | 두 개의 문화 바퀴를 굴리자

8. 전주 한옥이 지켜온 도시의 전통
조선왕조를 낳고 거둔 따스한 전통도시 | 도시 경계에서 만난 아름다움 그리고 파괴 | 전통도시의 상징, 성벽과 시장 | 성벽 철거와 함께 불어온 근대의 바람 | 초록바위와 객사, 그리고 미원탑 | 한옥과 마을, 그리고 도시의 품격 | 살아 있는 도시 전주

9. 나주 천년 고도의 세 가지 선
물과의 인연으로 성장한 도시 | 두 장의 그림을 이어주는 세 가지 선 | 나주 천사의 시 | 도시의 두 선을 차지한 공장과 집들 | 한 켜를 사이에 두고 공존하는 가로와 마을 | 연애의 파괴 | 객사와 경찰서 | 서로 다른 시기의 정치적 공간, 세 개의 남북축 | 활기찬 상업공간, 동문길 | 물길이 있어 시(詩)가 되는 도시

특집 : 한국의 역사도시를 말한다
역사도시란 무엇인가? | 동아시아 문명 속의 한국 역사도시 | 한국 역사도시가 걸어온 길 | 도시의 선과 면, 그리고 휴머니즘 | 새로운 역사도시를 꿈꾸며

부록 : 키워드로 읽는 도시 답사 노하우
본문의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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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골목길에서 마주한 오래된 도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 건축학자 한필원, 그는 왜 오래된 도시에 주목하는가?

오늘날 우리는 ‘도시의 시대’에 살고 있다. 도시는 현대사회의 표상으로, 현재 이 문화적 아이콘에 포섭되지 않은 물질문명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아직 마땅한 ‘도시론’이 없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 대한 관심과 분석은 있지만, 한국의 고유성을 다채롭게 담고 있는 지방의 작은 역사도시에 대한 미시적 분석이 전무한 현실에서, 건축인문학자 한필원 교수가 오래된 지방도시 아홉 곳을 찾아 골목골목 순례하며 현장에 바탕을 둔 도시 이론을 펼쳐냈다.
《한국의 전통마을을 찾아서》를 통해 오래된 공간과 장소, 그곳에 깃든 이야기와 조상의 지혜를 기록하고 분석하고 해석해온 그가 이번에는 오래된 도시, 곧 ‘역사도시’로 연구 대상을 옮겼다. 도시민 대다수가 실제 생활공간인 도시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이상적 공간을 따로 꿈꾸고 있는 현실을 극복해나가기 위해서 도시는 양적 성장을 멈추고 질적 발전을 지향해야 할 시기에 도래했다고 본 저자는, 그 해답을 오래된 도시 곳곳에서 발견한 지혜와 교훈, 그리고 아이디어에서 찾고자 했다. 기성의 도시 및 건축 이론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오로지 현장에 바탕해야만 제대로 된 도시 읽기가 가능하다고 본 그의 믿음은 7년간의 도시 답사로 이어졌으며, 그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 바로 이 책 《오래된 도시의 골목길을 걷다》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발길을 사로잡은 아홉 도시, 곧 곡선의 강과 직선의 중앙로가 교차하는 밀양, 바다와 예술가들이 빚어낸 도시 통영, 막다른 골목이 살아 있는 양반도시 안동, 봄을 간직한 물의 도시 춘천, 휴머니즘을 간직한 상업도시 안성, 외래 풍경을 안고 있는 오래된 포구도시 강경, 예(藝)와 무(武)라는 두 개의 문화바퀴로 도시를 움직이는 충주, 한옥의 전통을 간직한 전주, 천년 고도 나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역사가 긴 도시일 것,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작은 도심부를 지닌 도시일 것, 그리고 현대도시로서의 매력과 잠재력을 지닌 도시일 것이라는 저자의 세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이곳에서는 공동체 생활이 사라지고 개인의 이익에만 골몰하는 현대 대도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공간과 장소들을 만날 수 있다. 개별 건축물이 아닌 도시 전체를 조망하며 구조적인 해석을 시도하는 것이 특징인 이 책은 골목골목을 누비며 각 도시의 존재 방식과 논리를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저마다의 공간에 ‘서사’와 집단 기억의 퇴적층을 지니고 있는 오래된 도시를 그 자체로 훌륭한 텍스트라 여긴 저자는 아홉 도시를 꼼꼼히 ‘읽고’ 나름의 ‘해석’을 펼쳐나간다.
오래된 도시에 켜켜이 쌓인 시간과 장소의 변화 과정을 읽는 일은 무척 어렵다. 전근대시기와 근대, 그리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현대의 개발 과정이 뒤섞인 공간에서 각 도시의 고유성과 개별성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저자는 여러 차례 이어진 도시 답사를 통해 골목과 골목을 누비며 한 켜 한 켜 그 궁금증을 풀어나간다. 지금은 잊힌 오래된 유물이나 마을의 전설을 찾아나서면서, 또는 우연히 들른 막다른 골목에서 발견한 한옥과 근대 건축물,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숨결과 서사를 따라가면서 도시를 읽어나간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도시 읽기에 있지 않다. 아홉 도시에 대한 저자의 애정은 해당 도시를 읽고 제대로 된 맛과 멋을 풀어낸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도시의 문제를 진단하고 미래 도시를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지 건축학자의 제언을 아낌없이 들려준다는 데 있다. 소소하고 구체적인 제언까지 아끼지 않는 모습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여러 차례 이어진 도시 답사는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개별 도시의 문제의식을 해당 도시의 길 위에 자연스레 풀어내게 도와주었다. 건축학자 한필원의 아홉 도시를 향한 애정과 열정은 도시의 가로축을 중심으로 중심가에 놓인 건물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그리고 옛 지도와 현재 지도, 저자가 직접 스케치한 도시 풍경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이제 우리는 우리 도시를 기록한 하나의 초상화이자 미래의 청사진을 갖게 되었다.

2. 오래된 도시를 ‘읽는’ 다양한 ‘방법’들
― 막다른 골목에서 만나는 휴머니즘

오래된 도시를 읽는 저자의 독법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저자는 문화유적, 랜드마크 등 개별 건물에 대한 현상적 분석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가시권에 놓고 살펴본다.
먼저, 도시의 중심과 경계, 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즉, 행정 중심지로 시작한 역사도시의 오래된 공간인 객사와 동헌, 성벽 등의 위치를 파악함으로써 과거 도시 공간의 중심지와 경계를 확인하고, 도시 중심지를 관통하는 동서가로와 남북가로를 통해서는 개별 도시의 일상생활의 축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변화했는지를 더듬어나간다. 대부분의 남북가로에는 관청과 같은 큰 규모의 건물이 들어서고, 동서가로는 상업가로 역할을 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일제강점기 상업가로에 금융시설들이 들어선 나주에서는 밀집한 근대 건축물을 살펴볼 수 있다.
그다음에는 도시의 지형과 물길을 확인하면서 높은 지대에 형성된 도시 공간의 특징을 찾아내고, 물길이 나누어놓은 공간의 변화와 역동성에 주목하며, 이들 지형과 물길이 만들어낸 도시의 흐름, 그리고 마을과 공동체의 독특한 분위기를 읽어낸다. 언덕에 주거지가 형성된 춘천과 통영에서는 골목과 집들이 놓이는 방식이 등고선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과거에 교통로로도 활용된 물길이 도시에 선사한 편안함은 대부분의 오래된 도시에서 맛볼 수 있다.
해당 도시와 연관된 인물과 얽힌 이야기가 남아 있는 장소를 통해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는 방법도 권장한다. 춘천에서는 박수근과 권진규의 발자취를 찾아보고, 통영에서는 이중섭과 《김약국의 딸들》과 같은 문화 예술작품 미리 살펴보고 찾아간다면, 더없이 풍부한 도시 답사가 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저자가 주목한 도시 공간 중 하나는 바로 ‘골목’과 주택 및 주거지의 모습이다. 의례가 행해지던 공간인 가로축과 달리 도시의 골목들이 만들어내는 도시의 면(面)은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거주의 장소로, 도시생활이 빚어내는 고유한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다. 특히 이 책은 어느 도시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막다른 골목길’을 우리나라 도시 공간의 특징으로 살펴본 점이 두드러진다. 막다른 골목은 도시 공간의 활용 면에서는 일면 불리하지만, 그로 인해 만들어진 불규칙한 ‘면’의 구성 덕분에 도시를 더욱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뿐 아니라, 아늑하고 내밀한 습성을 지니고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골목 덕분에 도시 공간이 적절한 규모의 작은 공동체 영역으로 나뉠 때, 즉 ‘인간적인 척도(human scale)’를 지닐 때 도시의 휴머니즘이 가능하다고 본다. 한편, 한국의 역사도시에는 주상복합 건물이 많은데, 충주 안성 강경의 주상복합 건물에서 사적인 생활 영역을 확보한 과거의 방식을 살펴본다면 앞으로 고밀도 도심에 적합한 다양한 주거 유형을 개발하는 데 귀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도시 답사 노하우 중 하나는 ‘자전거’이다. 도심부가 작은 오래된 도시를 답사할 때는 걸어도 좋지만 자전거를 활용해 전체를 조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전거로 답사한 충주에서는 예와 무라는 두 개의 문화바퀴를 통해 도시를 살펴본 점이 흥미롭다. 저자가 들려주는 도시 답사 노하우는 이 책에 실린 아홉 도시뿐 아니라 지방의 작은 도시 어디를 가더라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시 독법을 제공한다.

한국의 어느 도시보다도 안동은 막다른 골목이 발달했고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도시다. 안동의 막다른 골목들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큼 좁기도 하고 조금 더 넓기도 하다. 또 몇 발짝이면 끝날 만큼 짧기도 하고 좀 길기도 하다. 곧게 뻗기도 하고 부드럽게 휘어지기도 한다. 등고선을 따라 평평하기도 하고 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이렇게 안동의 막다른 골목은 ‘인간적인 척도(human scale)’를 가지고 있으며, 제각기 모양이 달라서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또 그만큼 다채로운 도시 이야기를 숨기고 있다. 그것은 짧은 시간에 계획해 만든 현대의 도시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요소다. (중략) 막다른 골목 앞에서는 판단을 해야 한다. 들어갈 것인가 말 것인가. 호기심이 들어도 볼일이 없으면 들여다본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무심코 들어갔다가는 그곳 사람의 눈총을 받거나 개의 사나운 인사를 받아야 한다. (중략) 이렇게 그곳은 상호감시를 통해 사람을 걸러주는 안전망이기도 하다. 이는 어디론가 이어지는 통과 골목과 다른 점이다. 다양한 모양의 막다른 골목은 그 길에서 다양한 한옥들과 만난다. 집의 모양이 일자·ㄱ자·ㄷ자 등으로 다양하고, 마당도 네모나기도 하고 좁고 길기도 하다. 언제나 마당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한옥은 건물 안에 모든 공간을 집어넣으려는 양옥에 비해 공간을 개방적으로 구성한다. 이런 개방적인 주택이 도심에 있는 것은 전적으로 막다른 골목 덕이다.
― <안동, 막다른 골목에 살아 있는 양반도시의 품격>(100~102쪽) 중에서

3. 역사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를 디자인하다
― 건축학자가 제안하는 오래된 도시에 걸맞은 성장의 방향과 가능성

저자의 지방도시 순례는 현장을 기반으로 한다.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낸다.

작가정보

저자(글) 한필원

저자 한필원(韓弼元)은 1961년생으로, 대학원 시절인 1980년대 중반부터 일관되게 전통주택과 마을, 역사도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건축사로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성림 종합건축사사무소와 공간 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건축설계 실무를 했다. 1991년 건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995년부터 1996년까지 중국의 칭화대학(淸華大學) 건축학원에서 연구했으며,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의 뉴욕주립대학(버펄로)에서 방문교수로 있었다. 1996년부터 한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아시아건축연구실(ATA, http://ata.hannam.ac.kr)을 이끌고 있다. 저서로 《한국의 전통마을을 찾아서》, 《종가의 멋과 맛이 넘쳐나는 곳, 봉화 충재 권벌 종가》, 공저로 《주거의 문화적 의미》, 《지식의 최전선》, 《한국의 전통생태학 1ㆍ2》, 《신지식의 최전선》,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2》, 《한국 문화자원의 이해》, 《삶의 공간과 흔적, 우리의 건축 문화》, 《The Emerging Asian City》, 그리고 번역서로 《공간의 유형학》 등이 있다. 1985년부터 한국의 전통마을을 조사 연구해왔으며, 1995년부터 연구의 대상을 동아시아의 전통마을과 역사도시로 넓혀왔다. 2006년부터는 한국의 역사도시를 현장에서 연구하고 있다.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는 건축가가 문화기획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믿으며, 지역의 문화자산을 발굴하고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전통 공간에 대한 실증적 연구를 토대로 지역 문화와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공간을 계획하고 설계하는 실천적 작업을 연구공동체인 ATA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으로는 〈통영 한산도 문어포 문화ㆍ역사마을 가꾸기 사업〉, 〈한옥 기술개발 연구〉 등이 있다. 건축학자 한필원이 지향하는 건축은 자본주의적 욕망을 표출하는 데 봉사해온 20세기의 건축을 넘어 사람들의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는 건축으로, 자신의 연구가 새로운 시대의 건축에 작은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주말이면 언제나 어느 도시의 골목을 걷고 있었다. 지나고 보니 앞으로 과연 내가 어떤 일에 또다시 이렇게 빠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7년간 찾아다녔던 역사도시 중에서 이 책에는 아홉 도시에 대한 이야기만을 실었다. 수많은 우리 도시 중에서 이 아홉 곳을 선정한 이유가 궁금할 터인데, 여기에는 내 나름의 세 가지 기준이 있다. 첫째 역사가 긴 도시다. (중략) 둘째는 걸어서 다닐 수 있는 비교적 작은 도심부를 가진 도시다. (중략) 셋째는 현대도시로서 매력과 잠재력이 큰 역사도시다. 내가 역사도시 답사를 진행해온 것은 해당 도시의 과거만을 논하는 데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의 앞날을 새롭게 모색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의 삶을 잘 담아내는 건강하고 흥미로운 도시들을 찾고자 노력했다. 이 세 번째 기준 때문에 나는 역사도시 하면 떠오르는 삼국시대의 고도들을 이 책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중략) 이 세 기준을 두루 만족시키는 이 아홉 도시야말로 한국의 오래된 도시 중에서도 반짝이는 별과 같다. 공동체 생활이 사라지고 개인의 이익에만 골몰하는 현대의 대도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공간과 장소를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중략) 아직 이들 도시에 가본 적이 없거나 낯설게 느껴진다면, 그런 분이야말로 내가 이 책을 쓰면서 염두에 둔 독자이다. ― <저자의 글>(6~8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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