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
2015년 03월 05일 출간
종이책 : 2014년 04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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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58288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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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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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 김수로는 ‘인도 김씨’ 2대손이다. 엄마와 결혼하기 위해 귀화한 인도인 아버지가 인도 김씨의 시조다. 수로는 얼굴이 가무잡잡하고 곱슬머리이긴 해도 한국 땅에서 태어나 11년 넘게 자랐다.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한국말을 쓰고, 같이 수업을 듣고 운동장에서 뛰어논다. 단 한 번도 자신이 ‘한국 사람’이라는 걸 의심한 적 없는 수로였지만 친구들은 그런 수로를 가짜라고 놀리는데….
내 소원이 뭐냐고?
새우 등 터진 날
대목 할아버지
패밀리가 떴다
청소부 아빠라니?
흑설 공주의 눈물
유치한 게임
머리 아픈 숙제
할머니가 같다고?
수상한 전화
슬픔은 지나간다
아빠의 비밀
말 없는 승낙
나는 인도 김씨 2대손
간단한 책 소개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 김수로는 ‘인도 김씨’ 2대손이다. 엄마와 결혼하기 위해 귀화한 인도인 아버지가 인도 김씨의 시조다. 수로는 얼굴이 가무잡잡하고 곱슬머리이긴 해도 한국 땅에서 태어나 11년 넘게 자랐다.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한국말을 쓰고, 같이 수업을 듣고 운동장에서 뛰어논다. 단 한 번도 자신이 ‘한국 사람’이라는 걸 의심한 적 없는 수로. 그런데 왜 아이들은 수로한테 ‘가짜’, ‘다문화’라고 놀리는 걸까?
사소하지만 민감한 갈등이 반복되면서 아이들은 서서히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이해해 나가고, 수로네 가족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알아간다. 유머러스하면서도 힘 있게 다져진 서사에는 세상과 사람을 향한 작가의 건강한 긍정이 오롯이 스며들어 있다. 열두 살 수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유쾌한 성장담을 읽으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좀 더 희망차게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사계절 아동문고’의 여든다섯 번째 책.
나와 다른 게, 나쁘거나 틀린 것은 아니야!
서로 다른 차이를 알아가는 마음 따스한 성장통
‘다르다’는 것을 스스로 판단하는 건 언제부터 가능할까? 아마도 사물을 분별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일 것이다. ‘나’와 같지 않다는 것, 나와 다른 차이를 알아채는 것은 중요한 인지능력이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차이’를 알아 가면서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편견 또한 익혀 나간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또 다른 차이를 두는 것. 바로, 차별 대우 말이다. 이는 나와 다른 게 나쁜 것, 별로 좋지 않은 것이라는 무의식적인 편견 때문이다.
피부색이 다르거나, 키가 작거나, 공부를 못하거나, 몸이 약하거나, 아파트에 살지 않거나, 옷이 더럽거나……. 아이들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차이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서 자칫하면 굉장히 위험스러운 요소가 된다. 저 아이가 왜 나와 다른지, 아이들은 그 이유를 명확히 알지 못하는 까닭이다. 다른 게 나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저 겉보기에 나랑 다르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너무 쉽게 차별하고 ‘틀린’ 취급을 해 버린다. 아이들에게 차이를 받아들이는 관용과 이해를 충분히 가르치지 않고 대충 넘겨 버리는 기성세대의 과오가 가장 클 테다.
여기 『나는 인도 김씨 김수로』의 주인공 수로가 처한 상황도 마찬가지다. 수로는 한국에서 태어나 11년 넘게 살았다. 단 한 번도 자신을 한국 사람이 아니라고 의심한 적이 없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이들은 “넌 우리랑 달라!” 하고 말한다. 언젠가 배운 적 있는 ‘다문화’라는 단어 때문일까? 아이들은 수로를 ‘가짜’, ‘다문화’라고 정의하더니, 수로의 아빠가 인도인이라 수로도 ‘토종’이 아니라고 차별하기 시작한다.
함께 신 나게 운동장을 뛰어놀고 수업을 듣던 수로의 친구들이 한순간 변해 버린 까닭은 무엇일까? 아니, 이 아이들이 변한 건 어쩌면 우리 사회의 자연스러운 흐름일까? 작가는 가장 민감한 상황 한가운데에 수로를 내려놓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도 모르게 씌워진 다문화의 굴레가 힘들기만 한 수로가 자신의 상황을 가족, 친구와 솔직하게 나누고 현명하게 해결해 가는 과정이 펼쳐진다.
수로와 친구들은 민감한 문제를 함께 헤쳐 나가면서 서로 다른 차이를 깨닫고 진정한 우정을 키워 가며, 수로네 가족 역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알아간다. 진심은 그렇지 않으면서도, ‘외국인 사위’라는 편견에 갇혀 있던 할아버지가 마음의 빗장을 열고 수로 아빠를 받아들이는 모습은 이 작품의 백미다. 겉으론 씩씩해 보여도, 여물지 않은 걱정과 고민이 많은 수로네 가족이 보다 단단하고 건강하게 성장하기까지, 그 시간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나는야 인도 김씨 2대손
아침부터 아빠의 노랫소리가 목공방에서 들려온다. 수로 아빠는 할아버지가 집을 비울 때마다 목공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년 가을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자 아빠는 본격적으로 할아버지의 목공방에 숨어들었다. 수로의 할아버지는 여전히 실력이 건재한 ‘대목’이다. 오죽하면 엄마가 할아버지는 자식들보다 목공구들을 더 사랑할 거라고 했을까.
연장을 갈고, 나무로 이것저것 만들고 손보는 수로 아빠의 모습은 더없이 행복해 보인다. 아빠는 할아버지가 없을 때마다 목공방에 와서 천장에 물고기를 매달아 놓는다. 물고기는 아빠가 믿는 ‘시바 신’의 눈이라고 한다. 할아버지 몰래 달았다가 금방 떼어 낼 거면서, 아빠는 물고기가 악귀들한테서 우리를 지켜 준다며 틈날 때마다 매달기 일쑤다.
그런데 꼬리가 길면 잡힌다더니, 오늘이 딱 그날이다. 예고도 없이 집에 돌아온 할아버지가 목공방에 있는 아빠를 보고야 말았다. 잔뜩 화가 나서 호통을 치는 할아버지한테 아빠患제대로 말 한마디 변명조차 하지 못한다.
“그게, 그게……·.”
아빠는 제대로 대답도 못하고 연신 손바닥만 비벼 대고 있었다.
“할아버지 힘들다고 아빠가 이렇게 새것처럼 갈아 놨는데.”
나는 손가락으로 새것처럼 반짝거리는 연장들을 가리켰다. 수고했다는 말은커녕 고함에다 눈까지 부라리는 할아버지나, 아무 말도 못하고 쩔쩔매는 아빠나, 전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왜 아빠만 미워하세요?”
순간 아빠가 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수로 너, 할아버지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당장 사과드리지 못해!”
아빠가 얼굴을 찡그렸고, 할아버지는 끄응 신음 소리를 냈다. _본문 36쪽
수로 아빠의 꿈은 목수로 살아가는 것,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면 집을 짓는 것이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수로 아빠를 곁눈으로도 쳐다보지 않는다. 수로의 소원은 할아버지와 아빠가 다른 집들처럼 친해지는 거다. 다른 이들에겐 대수롭지 않은 일상이, 수로에겐 통일보다 더 힘든 일로 여겨진다.
할아버지와 아빠 말고도 힘든 일이 수로에게 하나 더 있다. 5학년 3반 수로네 반에서는 한창 ‘패밀리가 떴다’라는 놀이가 유행하고 있다. 이씨, 김씨, 성을 나누며 ‘패밀리’를 만드는 놀이다. 아이들끼리 이씨 왕족, 김씨 왕족, 이러면서 ‘패밀리’를 만들고는 수로를 어디에도 끼워 주지 않는다. 아빠가 귀화한 인도인이라 백퍼센트 ‘토종’이 아니기 때문이란다.
뭐든 빈정대고 놀리는 외사촌 종수와 같은 반인 것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사사건건 트집 잡기 일쑤인 짝꿍 다혜, 멀쩡한 이름 놔두고 ‘다문화’라고 놀리는 반장 민준이까지, 수로는 반 아이들이 밉기만 하다. 친한 사이인 설희마저 요즘 이상하다. 수로 엄마랑 설희 아빠가 동창이고 할아버지끼리 오랜 친구라, 설희는 괜히 마음이 편한 아이였는데 안 좋은 일이 있는지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다. 늘 무심하게 만화책이나 보는 태석이가 거들어 주지 않았다면 아이들의 놀림은 끝도 없었을 것이다.
수업을 마친 수로가 잔뜩 구겨진 얼굴로 시장 끝에 자리한 엄마 미용실에 오니, 아빠는 손님들과 웃음보를 터뜨리는 중이다. 아빠는 종종 엄마 미용실에 들러 손님들에게 커피를 타 주고, 시원하게 머리도 감겨 준다. 엄마 미용실 단골의 대부분은 아빠 덕분이다. 한국 사람보다 더 한국 사람 같다는 칭찬 섞인 농담을 들을 때마다 아빠가 꼭 하는 말이 있다.
“저 우리나라 사람 맞습니다. 맞고요. 이름은 김하산, 인도 김씨 시조입니다.”
아빠가 목소리에 잔뜩 힘을 실었다.
“시조? 청산리 벽계수야 ……, 뭐 그런 거 말이에요? ”
파마 모자를 뒤집어쓴 아주머니가 고개를 갸웃했다.
“하하하, 그 시조가 아니고, 인도 김씨를 만든 첫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
아빠가 유리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얼른 몸을 낮췄다.
“김수로, 거기 숨어서 보지 말고 이리 나와.”
미용실 안에서 바깥이 보일 리 없는데. 앉아서도 천리 밖을 본다더니, 그 말이 진짜였나? 아주머니들의 눈이 다 문 쪽으로 쏠렸다. 나는 쭈뼛쭈뼛 미용실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 내 아들, 수로가 인도 김씨의 대를 이어 갈 거예요.” _본문 48~50쪽
그런데 이게 웬일! 수로가 대를 잇기도 전에 하루라도 빨리 대를 끊고 싶은 일이 생겨 버렸다. 아빠가 두 달 뒤에 있을 환경미화원 채용 시험에 응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하다. 얼마 전 비 오던 날, 우산을 가지고 학교에 찾아온 수로 아빠를 본 다혜가 “아빠, 회사 안 다니셔?” 하고 얄밉게 물었다. 수로는 다혜에게 책잡히기 싫은 마음에 아빠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대충 얼버무렸는데, 이 사실을 안 아빠가 수로를 위해 목수의 꿈을 접고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한 거다.
수로가 아빠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분명 아빠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공무원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환경미화원 시험을 준비하기로 했을 테다. 그러나 수로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형광 연두색 옷을 입은 아빠는 100미터 앞에서도 확 눈에 띌 텐데, 그 모습을 본 아이들이 또 얼마나 놀려댈까. 늘 웃어넘기는 아빠마저 상처받을지 모르는 일이다. 수로는 머릿속이 뒤죽박죽 복잡하기만 한데, 마침 학교에서는 ‘시조 할아버지’를 알아오라는 숙제를 내준다. ‘패밀리가 떴다’ 놀이가 유행이니 이참에 조상에 대해 제대로 알자는 취지라는 게 선생님 말씀이다. 아무리 좋은 이유라고 할지라도 수로에게는 반가울 리 만무한 숙제인데, 외사촌 종수가 숙제를 한다며 집에 찾아와서는 자꾸 수로 속을 긁는다.
“할아버지, 수로는 한국 사람 아니죠?”
종수가 응석 부리듯 콧소리를 냈다.
“그게 무슨 말이냐?”
할아버지가 뜨악한 얼굴로 되물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는 우리 할아
작가정보
저자(글) 윤혜숙
저자 윤혜숙은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이러저러한 일을 십 년 넘게 하다가 뒤늦게 글쓰기를 시작했다. 동네 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타이핑 봉사를 하면서 족히 백 권이 넘는 책을 옮겨 적었다. 읽고, 타이핑하고, 교정보는 동안 귀한 문학 수업을 저절로 받은 셈이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소설 『뽀이들이 온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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