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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스꼴라 남미에서 배우다 놀다 연대하다

세상의모든길들

2014년 05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13년 04월 22일 출간

(개의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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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0.06MB)
ISBN 9788958074847
쪽수 4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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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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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대신 남미의 대자연을 바라보며 성장하다!
『로드스꼴라, 남미에서 배우다 놀다 연대하다』는 여행대안학교 로드스꼴라의 교사와 학생이 함께 남미를 여행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Road(길)와 Schola(학교)가 합쳐진 이름인 ‘로드스꼴라’는 ‘길 위의 학교’를 표방하는 곳으로, 교육과정 내내 여행을 중심으로 다양한 배움을 이루어나가는 국내 유일의 고등학교다. 교사는 길별(길잡이별), 학생들은 떠별(길 떠나는 별)로 불리는 이 학교에 입학하면 여행과 학습의 과정을 거친 뒤 세 번째 학기에 장기 해외여행을 떠난다. 이 책은 3기 떠별들이 다녀온 두 달간의 남미 여행 과정을 담아냈다.

그들의 여행은 탈근대문학의 시발점인 남미문학을 통해 패러다임의 전환을 엿보고, 공정무역 루트를 따라가며 신자유주의 시대 삶의 방향을 모색한다. 또한 문명의 충돌, 갈등, 융합 과정을 살펴보며 하이브리드에 대해 질문하고, 거대한 자연 앞에 서서 색다른 남미 여행을 보여준다. 남미의 광활한 역사와 자연을 살피면서 우리의 오늘을 되돌아보며 스스로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여행기다.
책을 내며

[1교시 / 지구과학]
대자연 앞에서 나를 만나다

우유니! 이야기하게 하다
울었어, 이과수에서
춤추는 호수와 섬 ; 띠띠까까 호수의 띠꼬나따 섬
(도움글) 지금 낯선 곳으로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쉬는 시간) 기다려라 이까, 내가 간다

[2교시 / 역사]
돌에 새겨진 연대기

꿈으로 올린 성
살고 싶은 도시 띠와나꾸
배꼽의 흔적
(도움글) 남미의 고대 문명
(쉬는 시간) 유물전시관

[3교시 / 지리]
하이브리드 대륙

한낮에 갑자기 세상이 바뀌었다
콘도르는 날아가고
혼혈의 대륙
(도움글) 구세계와 신세계의 충돌
(쉬는 시간) 또 하나의 남미

[4교시 / 정치]
광장에 떠도는 수많은 이름들

남아메리카 슈퍼스타
신데렐라 그 후
광장과 공원 사이
(도움글) 아르헨티나 근현대사
(점심 시간) 남미의 식탁으로 초대합니다

[5교시 / 경제]
공정무역! 세상을 바꾸는 길

멀고 먼 길을 돌아, 커피
초콜릿의 달콤쌉쌀한 생애
(도움글) 생각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실전 학습) 서울의 공정무역 샵을 찾아서
(쉬는 시간) 공정무역 자기 주도 학습

[6교시 / 문학]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마법의 언어

새빨간 이야기 ;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을 읽고
기억과 소설 ;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염소의 축제』를 읽고
페이스북을 탈퇴한 이유 ; 이사벨 아옌데의『영혼의 집』과 『운명의 딸』을 읽고
브라보 마이 라이프 ; 마누엘 푸익의 『거미 여인의 키스』를 읽고
길 위의 친구들 ; 파블로 네루다 시집을 읽고
(도움글)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는 위험한 책들 ; 라틴아메리카의 현대 고전소설들
(쉬는 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엘 아떼네오 서점

[7교시 / 스페인어]
Hola Latin!

Habla Espanol? (스페인어 할 줄 알아?)
Sin Prisa! (서두르지 마!)
Al mal tiempo, buena cara (흐린 날씨엔 좋은 얼굴을)
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HR) 여행 준비물, 후회하지 말고 확인하자
(CA) 책, 책, 책을 읽읍시다! / 여행 전에 영화 한 편

추천의 글 ; 전환기, 배운다는 것에 대하여
여행 전에 쓴 길별의 편지 ; 로드스꼴라 3기의 ‘남미 프로젝트’에 관심 갖고 계신 분들께
글쓴이들

“우유니는 여기가 내가 살던 지구가 맞나, 슬쩍 의심이 피어오르는 풍경의 연속이었다. 만일 그런 세상이 있노라고 누군가에게 전해 들었다면 우아, 탄성을 지르면서도 지구 반대편에 이르는 거리만큼이나 먼 세상으로 느껴졌을 거다. 하지만 직접 가 보니 이제는 알겠다. 그곳도 내가 사는 세상의 일부라는 걸. 여관집 주인처럼 살아왔던 나는, 발바닥 가는 대로 실컷 돌아다니고 나서야 믿지 않았던 것들을 비로소 믿게 됐다. (29쪽)

“그렇게, 이과수를 빌려 쉴 새 없이 뛰어내리고 죽기를 한참,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떨어지고 난 물들은 새로운 모습이 되어 두 번째 여정을 막 나서고 있었다. 이과수는 물들의 오랜 성인식이었다. 우연히도 성년의 날, 나는 이과수에서 즐거운 성인식을 치렀다.” (37쪽)

“시간이 흘러, 나는 무엇의 모습을 빌려 세상에 남겨질까. 그것을 통해 기억될 나의 꿈은 남겨진 이들에게 무엇이 될까. 먼 훗날, 어쩌면 누군가 나를 만나기 위해 오를 나만의 마추픽추를 떠올린다.” (72쪽)

“역사의 현장을 두 발바닥으로 헤집다 보면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니던 이야기가 가슴을 거쳐 발바닥 밑으로 쑤욱 내려가 차곡차곡 쌓여 간다. (…)여행을 통해 역사를 공부하는 게 더욱 의미 있는 건, 역사는 과거 속에 박제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지금까지 이어져, 살아서, 흘러가고 있다는 걸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다. 그리고 나도 그 흐름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 인간임을 깨닫는다.” (84쪽)

“그는 마침내 황금향을 찾았고, 그의 삶은 훨씬 풍족해졌다. 그러나 그로 인해 수많은 이들의 삶이, 한 대륙의 삶이 비극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삐사로는 정말로 더 나은 삶을 살았던 걸까. 한번쯤 뒤돌아본다. 나 잘 먹고 잘살겠다고 열심히 뛰어오는 동안, 누군가의 발을 밟진 않았는지, 누군가를 밀어 넘어뜨리진 않았는지. 혹시 내가 삐사로는 아니었을까.” (130쪽)

“나는 ‘혼혈’이라는 단어가 단지 인종뿐만 아니라 언어, 종교, 건축을 비롯한 모든 것과 함께 쓰일 수 있는 단어임을 이곳에 와서 알게 되었다. (...)대지의 여신을 상징하는 계단 위에 세워진 십자가, 검은 피부의 예수, 안데스풍 드레스의 원주민 성모는 그런 탄압과 저항의 역사를 반복한 끝에 원주민들이 정복자의 신을 받아들인 방식이었다.” (139쪽)

“시간이 지나면서,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에 공감하고 강압적인 군부독재에 회의를 느낀 국민들도 시위에 함께했다. “내 아들, 내 딸 살려 내!”라고 통곡하던 날도, 그냥 담담히 행진하던 날들도 지나갔다. 군부가 물러나고 새로운 세상이 온 지금, 여전히 자식들은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로 남아 있다.” (196쪽)

“내가 지금 서 있는 이 자리의 편안함이 누군가의 피와 땀과 고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힘든 일상과 여행에서 잊기 쉬운 그 사실을 광장과 공원에 가서 새삼 다시 떠올렸다. 세상 곳곳에선 여전히 누군가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광장과 공원 사이, 살짝 가슴이 두근거렸다.” (201쪽)

“농부와 그의 가족이 행복하면 농작물 역시 행복하고, 그것을 먹는 우리 역시 조금 더 행복해진다.” (241쪽)

“공정무역 제품을 사는 작은 노력은 공정하지 못한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주려면 착취가 아닌 사랑으로 만들어진 초콜릿을, 어린이에게는 다른 아이를 아동노예로 내모는 초콜릿이 아니라 그 아이의 꿈을 키울 수 있게 해 주는 초콜릿을 줘야 진짜 의미가 있는 초콜릿 선물이 될 것이다.” (257쪽)

“나는 여전히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중이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나 역시 아옌데의 양부가 그녀에게 해 주었던 그 한 마디를 떠올린다. 나만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누구나 헤매고 넘어지는 순간이 있음을. 삶은 원래 헤매고 넘어지는 순간의 연속이라는 것을.” (309쪽)

“이제는 질질 짜지 않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대학에 가도, 가지 않아도, 삶은 끝장나지 않는다는 걸 안다. (…)나의 이십대 초반은 무정형 방황의 연속이었다. 할 일 없이 헤매고 도망치고 기웃거렸다. 그러다 불쑥 길이 나타났다. 나는 이제 좀 걸어 볼까 한다.” (327쪽)

“우쿨렐레를 뚱땅거리며 말 나오는 대로 부르다 보니 내가 남미에 온 이유가 생각났다. 그냥 이것들을 내 몸속에 담으러 온 거다. 세상에서 제일 크다는 이과수 폭포물 한번 맞으러, 잉카의 옛 도시 꾸스꼬의 예쁜 카페에 앉아 엽서 보내려고, 우유니 사막이 정말 소금인지 맛보러 온 거다. 그냥, 내가 남미에 있다는 것 자체로 이유가 되었다.” (363쪽)

“나는 내 속도에 맞춰 콧노래 부르며 걷다가 예쁜 벤치가 보이면 잠시 쉬고, 막다른 길이 나오면 다시 돌아서고, 갈림길이 나오면 좀 더 끌리는 쪽으로 가

여행대안학교 로드스꼴라

‘여행은 삶의 학교’라는 오랜 격언을 현실로 바꿔낸 사람들이 있다. ‘여행학교’라는 타이틀을 클럽 활동이나 방학 캠프가 아닌 실제 학교의 이름으로 삼은 곳이 있다. 여행대안학교 로드스꼴라! Road(길)와 Schola(학교)가 합쳐진 이름에서 보듯 ‘길 위의 학교’를 표방하는 이곳은 교육과정 내내 여행을 중심으로 다양한 배움을 이루어 나가는 국내 유일, 어쩌면 세계 유일의 여행 고등학교다.
교사는 길별(길잡이 별), 학생들은 떠별(길 떠나는 별)로 불리는 이 학교에 입학하면 이런저런 여행과 학습을 거친 뒤 세 번째 학기에 장기 해외여행을 떠난다. 『로드스꼴라, 남미에서 배우다 놀다 연대하다』는 3기 떠별들이 다녀온 두 달간의 남미 여행 기록이다.
정규 학교는 아니지만 아무튼 고교생들이기에 책의 구성도 수업시간표를 닮았다. ‘2교시 역사 ; 돌에 새겨진 연대기’, ‘4교시 정치 ; 광장에 떠도는 수많은 이름들’ 같은 식이다.
청소년들이 썼다고 해서 사춘기 취향의 감상적 기행문을 상상한다면 오산이다. 여행 준비과정 및 글쓰기 훈련이 ‘빡세기로’ 소문난 학교답게 글 하나하나가 치밀하면서 매끄럽다. 남미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테마별로 전문가들의 도움글도 같이 실었다. 스페인문학 전문가 조구호 ㆍ 송병선 교수, (주)비바라틴 이원종 대표 등 6명의 전문가들은 떠별들의 사전 학습을 도와준 객원 길별들이기도 하다.
이번 남미 여행의 목적은 네 가지였다. (1) 탈근대문학의 시발점인 남미문학을 통해 패러다임의 전환을 엿보는 것 (2) 공정무역 루트를 따라가며 신자유주의 시대 삶의 방향을 모색하는 것 (3) 문명의 충돌, 갈등, 융합 과정을 살펴보며 하이브리드에 대해 질문해 보는 것 (4) 거대한 자연 앞에 서 보는 것.
얼핏 봐도 만만치 않은 주제들을 이들은 과연 어떻게 소화했을까?

돌에 새겨진 연대기를 읽다

떠별들의 글쓰기는 남미 대륙의 흥망성쇠 과정을 요약하거나 설명하기 위한 게 아니다. 남의 역사 앞에서 우리의 오늘을 반추하며 스스로를 집요하게 되돌아보는 게 그들의 여행 방식이다.

“그는 마침내 황금향을 찾았고, 그의 삶은 훨씬 풍족해졌다. 그러나 그로 인해 수많은 이들의 삶이, 한 대륙의 삶이 비극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삐사로는 정말로 더 나은 삶을 살았던 걸까. 한번쯤 뒤돌아본다. 나 잘 먹고 잘살겠다고 열심히 뛰어오는 동안, 누군가의 발을 밟진 않았는지, 누군가를 밀어 넘어뜨리진 않았는지. 혹시 내가 삐사로는 아니었을까.” (130쪽. ‘한낮에 갑자기 세상이 바뀌었다’ 중)

그렇더라도 현지의 유적들 앞에서 떠올린 감상이 빠질 수는 없다. 그곳은 잉카 제국의 비극이 짙게 스며 있는 남미가 아니던가. 아름답다거나 안타깝다는 흔한 말 대신, 이들은 간결한 독백에 긴 여운을 담아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두 번의 대지진이 꾸스꼬를 뒤흔들었을 때 근간을 이룬 잉카의 돌은 끄떡없었지만 그 위의 스페인 성당은 무너져 두 번이나 다시 세워야 했단다. 어떻게 해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 세상에는 있나 보다.” (91쪽. ‘배꼽의 흔적’ 중)

문명의 충돌과 융합 과정에서 ‘하이브리드 대륙’으로 거듭난 남미의 특성 또한 곳곳에서 읽어낸다. 거리의 사람들, 도로와 건물, 축제와 행사 등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길 위의 학생들’을 위한 생생한 텍스트가 된다.

“나는 ‘혼혈’이라는 단어가 단지 인종뿐만 아니라 언어, 종교, 건축을 비롯한 모든 것과 함께 쓰일 수 있는 단어임을 이곳에 와서 알게 되었다. (…)대지의 여신을 상징하는 계단 위에 세워진 십자가, 검은 피부의 예수, 안데스풍 드레스의 원주민 성모는 그런 탄압과 저항의 역사를 반복한 끝에 원주민들이 정복자의 신을 받아들인 방식이었다.” (139쪽, ‘혼혈의 대륙’ 중)

이렇듯 이들은 교과서식 연대기를 훑는 대신 마추픽추의 돌덩이에 깃든 잉카인들의 숨소리를 듣고, ‘짬뽕 스타일’의 십자가에 배어든 인디오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 속에서 ‘역사’라는 담론과 ‘나’라는 실존이 만나는 지점들을 찾아낸다. 바로 이게 ‘배우다 놀다 연대하다’ 중 ‘배우다’를 실현하는 로드스꼴라의 방식이다.

연대 ; 여행의 또 다른 이름

이제 스무 살 언저리인 청춘들에게 연대란, 그것도 지구 반대편 사람들과의 연대란 어떤 의미일까. 이들이 출발점으로 삼은 건 공정무역의 현장이다. 페루의 공정무역기업 ‘코클라’와 ‘나랑히요’ 협동조합을 방문한 뒤, 떠별들은 이렇게 말한다.

“농부와 그의 가족이 행복하면 농작물 역시 행복하고, 그것을 먹는 우리 역시 조금 더 행복해진다.” (241쪽, ‘멀고 먼 길을 돌아, 커피’ 중)

밸런타인데이에 얽힌 추억과 아프리카 카카오 농장 아동노예들의 비참한 현실을 번갈아 얘기한 뒤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공정무역 제품을 사는 작은 노력은 공정하지 못한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주려면 착취가 아닌 사랑으로 만들어진 초콜릿을, 어린이에게는 다른 아이를 아동노예로 내모는 초콜릿이 아니라 그 아이의 꿈을 키울 수 있게 해 주는 초콜릿을 줘야 진짜 의미가 있는 초콜릿 선물이 될 것이다.” (257쪽, ‘초콜릿의 달콤쌉쌀한 생애’ 중)

이런 생각들은 현지에서의 다짐에만 그치지 않는다. 누군가는 귀국한 뒤 주위에서 공정무역 커피를 찾지 못해 한 달여 동안 커피를 굶었고, 또 누군가는 서울의 공정무역 매장들을 손수 취재하여 독자들에게 알려 준다. 연대에는 반드시 실천이 뒤따라야 함을 길 위에서 스스로 깨우쳤던 것이다.
연대는 여행 내내 계속되었다. 볼리비아에서 원주민대학교 UAC에 한 달간 머무르며 함께 일하고 공부했던 것 자체가 이미 하나의 연대였고, 쓰린 역사를 지닌 남미 흑인들의 손을 맞잡기 위해 흑인공동체를 방문한 것도 연대였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26년째 계속되고 있는 ‘5월광장 어머니회’의 목요 시위에 참가한 것도 연대였다. 국가권력에 의해 자식을 잃은 늙은 어머니들을 보며, 한 떠별은 이렇게 썼다.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에 공감하고 강압적인 군부독재에 회의를 느낀 국민들도 시위에 함께했다. “내 아들, 내 딸 살려 내!”라고 통곡하던 날도, 그냥 담담히 행진하던 날들도 지나갔다. 군부가 물러나고 새로운 세상이 온 지금, 여전히 자식들은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로 남아 있다.” (196쪽. ‘광장과 공원 사이’ 중)

그리고 말한다. “교과서로 배운 우리나라의 현대사가 떠올랐다”라고. 귀국 후엔 탑골 공원에서도 민가협 어머니들의 목요 시위가 20년째 계속되고 있음을 알고 주저 없이 그곳으로 달려간다. 그리하여 아르헨티나 어머니들을 담았던 바로 그 렌즈에 저 유명한 ‘어머니의 보랏빛 수건’을 담는다. 남미에서 싹튼 연대의식이 탑골공원에서 꽃을 피운 셈이랄까.

길 떠난 별들, 길 위에서 어른이 되다

무거운 주제들을 어른스럽게 다루고 있긴 하지만, 글쓴이들은 한둘을 제외하면 모두 십대다. 그 또래 청소년들이 겪는 이런저런 고민들이 없을 리 만무하다. 진학, 취업, 그리고 이후의 삶…. 로드스꼴라가 비인가 대안학교임을 감안하면 고민의 농도는 더욱 짙을 수밖에 없다.
여행은 그런 개인적 고민들을 대하는 방식에도 큰 변화를 불러 왔다. 한 떠별은 이렇게 고백한다.

“고등학교를 그만둔 내게는 잘살아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것이 있었다. 잘 산다는 거,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던 것 같다. (…)넘어지거나 길을 헤매는 모습 같은 것은 남에게 별로 보여 주고 싶지 않았다.” (306쪽. ‘페이스북을 탈퇴한 이유’ 중)

한동안 ‘나 빼고 다 잘사는 것 같다’는 열등감에 빠졌던 그는 이사벨 아옌데의 소설들을 읽고 남미에 직접 다녀온 뒤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불안함이 사라진 게 아니라 불안함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 것이다.

“나는 여전히 불안해하고 두려워하는 중이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나 역시 아옌데의 양부가 그녀에게 해 주었던 그 한 마디를 떠올린다. 나만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누구나 헤매고 넘어지는 순간이 있음을. 삶은 원래 헤매고 넘어지는 순간의 연속이라는 것을.” (309쪽, 같은 글 중)

대학을 두 군데나 옮겨 다니다가 뒤늦게 로드스꼴라에 입학한 어느 떠별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는 질질 짜지 않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대학에 가도, 가지 않아도, 삶은 끝장나지 않는다는 걸 안다. (…)나의 이십대 초반은 무정형 방황의 연속이었다. 할 일 없이 헤매고 도망치고 기웃거렸다. 그러다 불쑥 길이 나타났다. 나는 이제 좀 걸어 볼까 한다.” (327쪽, ‘길 위의 친구들’ 중)

이렇듯 길 위에서 제 고민과 정면으로 마주하며 나름의 답과 길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이자 미덕일 터, “어른이 되려면 여행을 떠나라”는 말은 그래서 생겨났을 것이다. 실제로 글쓴이들 중엔 남미의 대자연 앞에서 십대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 떠별이 있다.

“그렇게, 이과수를 빌려 쉴 새 없이 뛰어내리고 죽기를 한참,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떨어지고 난 물들은 새로운 모습이 되어 두 번째 여정을 막 나서고 있었다. 이과수는 물들의 오랜 성인식이었다. 우연히도 성년의 날, 나는 이과수에서 즐거운 성인식을 치렀다.” (37쪽, ‘울었어 이과수에서’ 중)

여행과 글쓰기의 힘

로드스꼴라의 설립자이자 대표 길별(교장)인 김현아 씨는 1993년에 전태일문학상을 받은 바 있으며 『전쟁과 여성』,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 『그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등

작가정보

저자(글) 로드스꼴라

저자 로드스꼴라(RoadSchola)는 ‘길’이라는 뜻을 가진 영어 로드와 ‘학교’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스꼴라를 합친 말로, 길 위에서 배우고 놀고 연대하고자 하는 여행대안학교의 이름이다. 오래전부터 여행과 학교, 놀이와 배움의 경계를 넘나들고 지역과 세계를 가로지르며 행복하고 창의적인 배움의 틀을 꿈꾸던 사람들이 2009년에 한 지붕 아래 모여 본격적인 여행학교의 문을 열었다. 로드스꼴라는 ‘길 위의 학교’라는 모토에 걸맞게 여행 속에서 철학과 역사와 인문학이 행복하게 조우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젊은 문화작업자들이 여행 과정에서 자신의 작업을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여행의 결과물을 통해 또 다른 사람들에게 여행길을 안내하는 길라잡이들을 키워 낸다. 로드스꼴라에선 교사들을 길별(길잡이 별), 학생들을 떠별(길 떠나는 별)이라 부른다. 별들끼리 서로를 부를 때는 이름이나 직함 대신 별명을 사용한다. 그러니까, 이 학교에선 별명이 말 그대로 별의 이름이다. 교육과정은 총 4학기이며, 15~21세의 대한민국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로드스꼴라의 떠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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