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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삐 언니

강정님 지음 | 양상용 그림
푸른책들

2018년 09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06년 05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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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57986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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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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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삐 언니』는 일제 강점기 말인 1940년대 초와 해방 공간을 배경으로, 밤나무정 마을에 사는 '복이'라는 여자 아이와 그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을 연작 형태의 동화로 담아냈다. 각각의 작품은 중편에 가까운 비교적 긴 분량에 섬세한 묘사와 촘촘하고도 유려한 문체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표제작「이삐 언니」에서 주인공 복이는 다른 동네에 사는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가 집에 없자 무작정 낯선 길에 나서고 싶은 충동을 느껴 멀고 먼 길의 여정을 하게 된다. 결국 그 여정은 삼십리 밖에 있는 시집 간 친척 언니인 이삐 언니네 집에서 끝이 난다. 하지만 복이는 그 짧은 여정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갖게 된다.
이뻐 언니

안개 골짜기

봄이 오는 날에

월이의 귀가

날아라, 태극기

광암 아저씨의 섬

지은이의 말
책 읽는 가족 여러분에게

강정님 동화집 『이삐 언니』는 어린이들의 일상을 가볍게 그린 생활동화가 주류를 이루어 온 우리 아동문학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심도 있는 주제와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동화집입니다.

만 63세라는 늦은 나이에 첫 창작집을 세상에 내놓은 작가는 자신의 연륜에 걸맞는 깊이를 지닌 글을 매우 개성적인 형식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동화들은 통상적인 단편동화의 분량(20~30매)를 벗어나 동화로서는 중편이라 할 만한 길이(70~130매)로 되어 있어 우선 긴 호흡이 느껴집니다.

그리하여 어린이들은 호흡이 짧다는 생각으로 쉽게 동화를 재단하려 드는 동화작가들의 오래된 타성에서 멀찌기 벗어나 있습니다. 지금껏 동화는 어린이들에게 읽힌다는 이유로 쉬우면서도 간결한 문체를 강요받고 있는데, 작가 강정님의 동화집은 그런 제약에서 과감히 벗어나 섬세한 묘사와 촘촘하고도 유려한 문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린이들이 충분히 따라잡을 만한 호흡을 제시하여, 지나치게 평이하고도 단순하여 자신들을 무시하는 듯한 기왕의 동화들에 식상한 어린이 독자들을 새로운 흡인력으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나라 창작동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걸출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고 있어서 동화에 담긴 시대적인 배경과 생활상을 생생하게 드러내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은연중에 동화에 표준어만을 구사하기를 요구받는 우리 동화작가들에게는 이 또한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있습니다. 유려한 문체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정감있는 사투리들은 우리 아동문학의 영역을 한층 더 넓히고 있습니다.

우리 전통이 지닌 미덕에서 캐낸 철학적 사유들
일제 말인 1940년대 초와 해방 공간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밤나무정 마을에 사는 ‘복이’라는 여자아이를 중심으로 일어난 6편의 이야기를 모은 이 동화집은 연작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복이는 전편에 걸쳐 등장하지만 매번 주인공으로 전면으로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주변 인물로 물러나기도 합니다.

그러한 설정은 다른 등장인물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복이 아버지,어머니,할아버지,동생 덕이 등의 가족들과 이삐 언니,광암 아저씨 등의 친척들 그리고 달섭이 아저씨,행화촌 할아버지 등의 이웃들까지 숱한 인물들이 얼키고 설켜 풍요롭고도 정겨운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그리하여 이 동화집 『이삐 언니』는 어린이들이 각각 다른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중에는 하나로 어우러진 큰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매우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대가족 제도나 공동체적 농경사회와 같은 과거의 전통들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너무 낡은 것으로 쉽게 치부되곤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섣부른 복고주의나 엄숙주의에서 벗어나 과거의 전통들을 어린이의 순진한 눈으로 관찰하게 함으로써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미덕들을 생생하게 되살려내고 있습니다.

때로는 낯설고도 기괴해 보이는 과거의 풍속들에서 해학과 기지로 캐낸 미덕들이 어린이들이 자연스레 젖어들만한 철학적 사유로 녹아들어 있습니다. 그 철학적 사유들은 날것의 관념과는 동떨어진 것이며, 우리의 지난 삶에 대한 절절한 묘사 속에서 저절로 건져지는 것들이어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표제작인 『이삐 언니』에서 우리는 그러한 사실들을 확인할 수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생인 복이는 다른 동네에 사는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그 친구가 이모네에 가서 집에 없자 무작정 낯선 길에 나설 충동을 느낍니다. 저기 보이는 저 모퉁이까지만 가 보자, 하던 처음의 그 충동은 마침내 복이를 낯설고 먼 세상의 길 위로 이끌어냅니다.

설렘과 두려움과 기쁨과 고단함으로 뒤범벅이 된 복이의 우연한 첫 여정은 삼십리 밖에 있는 시집간 친척 언니인 이삐 언니네 집에서 끝나고 말지만 짧은 그 여정은 마침내 세상 속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어린 복이의 먼 삶의 행로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어린 복이는 다른 작품 『봄이 오는 날에』에서 또 다른 길을 갑니다. 새로운 길을 걷다가 때로는 주저앉기도 하면서 복이는 삶의 비밀스런 이치들을 하나씩 어렴풋이 깨닫게 됩니다. 그 길 위에서 복이는 어려움을 이겨 내고 자신을 스스로 단련시키는 방법을 터득하며 수많은 갈래의 또 다른 길들을 갈 용기를 얻습니다.

‘태극’은 이빨이 송곳같고 혓바닥은 쇠시랑같이 갈라지고
이 책에 실린 동화들의 시대적 배경은 모두 일제 말과 해방 공간입니다. 『날아라, 태극기』의 주인공 복이는 너무 어린 나이 탓에 우리가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겼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복이의 작은아버지가 일본 형사들에게 잡혀 가게 됩니다. 작은아버지가 방에 걸린 일장기에 물감을 칠해서 태극으로 고쳐 놓은 것이 이 형사들에게 발각된 것입니다.

복이에게는 여동생 덕이가 있습니다. 그 동생이 느닷없이 복이에게 “언니, 태극이 뭐란가?” 하고 묻습니다. 하지만 복이도 태극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다만 절대로 입에 담아서는 안되는 말이고, 식구들의 가슴을 얼어붙게 하고 머리카락을 곤두서게 하는 공포스런 말이라는 정도만 압니다. 복이는 덕이의 간절한 궁금함을 외면할 수 없어 순간적인 상상을 통해 태극에 대해 말합니다.

“태극은 무지무지 무섭게 생겼어. 호랑이보다 무섭제. 귀신보다 무섭제. 아궁이보다 큰 입을 쫙 벌리면 이빨이 송곳 같고. 혓바닥은 쇠시랑같이 갈라지고. 콧짐을 뿜으면 회오리바람이 휘이익! 일어나서 뭣이든지 몽땅 입 속으로 빨려들어가 분당께. 집도 들어가고 큰 나무도 들어가고 다 들어가 분당께.

그러면 쇠시랑 같은 혓바닥에 돌똘 감아서 송곳 이빨로 이드득 깨물어 꿀꺽 생켜 분단 말이여. 그리고 밤에 사람들이 잠들먼 태극이 달력 속에서 기어나와 갖고 일본 사람 집으로 가서 그 사람들을 모다 잡어 묵는단 말이여. 그러고 날이 새기 전에 집에 돌아와서 달력 속으로 들어가는디 낮에는 배가 불러 쿨쿨 잠만 잔당께.”

“그런디 언니, 그렇게 무지무지허게 큰 태극이 어떻고 쪼그만 달력 속에 들어간당가?”
“그런께 태극이제. 연기로 변해 갖고 소리도 안 나게 솔솔 기어들어가는 거여.”
“언니, 그런 태극을 맨든 사람이 우리 작은아버지여잉? 우리 작은아버지는 참말로 굉장헌 사람이제잉?”
“그렇고말고. 그렁께 일본 사람들이 태극을 못 맨들게 우리 작은아버지를 잡아다 가둬 분 것이여.”
“언니, 일본 사람들이 우리 태극을 죽여 부렀을까?”
“아니여, 일본 사람들은 태극을 못 죽여 연기로 변해서 솔솔 빠지는디 어떻게 죽이겄냐?”
(『날아라, 태극』, 본문 155~158p)

복이가 이야기를 마치자 덕이는 얼굴 가득 환한 웃음을 담고, 기쁨과 놀라움으로 두 눈을 반짝거립니다. 복이가 덕이에게 들려 준 태극은 순전히 상상 속에서 만들어 낸 것입니다. 하지만 복이는 이야기를 하면서 태극의 모습은 분명 그러하리라고 믿습니다.

해방이 되던 날, 복이는 마침내 태극의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됩니다. 사람들의 손에 손을 들려 하늘에서 펄럭이는 태극을 보며 ‘너는 죽지 않고 살아 왔구나. 조금도 무서운 데가 없이 깨끗하고 새하얀 너. 나는 눈이 시리도록 너를 바라보리라.

오, 태극이여! 사랑의 깃발이여. 날아라, 훨훨 하늘 높이 날아라.’ 라고 감동에 차서 이야기 합니다. 일제 시대에 어른들이 일본 사람들의 총과 칼에 맞서 피를 흘리며 그 험난한 시절을 견뎠다면, 어린 복이는 어떠한 현실이라도 감히 범접하지 못하는 천진한 상상력으로 그 시대를 견딘 것입니다.

이처럼 상상과 꿈은 어려운 현실을 건너갈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표제작인『이삐 언니』에서도 바로 이러한 상상력이 나옵니다. 복이는 처음에는 느닷없는 충동에 이끌려 아무런 목적 없이 길을 가다가, 문득 자신은 지금 이삐 언니를 만나러 가고 있다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복이는 사실 이삐 언니네 집이 어디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상상은 아무런 목적성을 지니지 못해 부유하던 복이의 행로에 확고한 목적성을 부여하며 먼 길을 걷는 고단함을 이겨 내는 힘을 줍니다. 우리가 통념적으로 보기에 막연하고도 무의미한 상상력이 때로는 아이들에게 현실의 어려움을 견뎌내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귀신들이 살 집을 마련해 주기 위해 자기 집을 내어준 사람의
아주 기이한 이야기

이 책 『이삐 언니』에는 기이하고 신비스러운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습니다.
동화 『안개 골짜기』에 나오는 광암 아저씨의 이야기는 신비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저씨 부부는 김부자네 집의 머슴으로 삼년을 일하곤, 삼년치 새경 대신 안개골 땅을 빌리기로 합니다. 그런데 안개골은 도깨비와 귀신이 나온다고 해서 아무도 가지 않는 거칠고 후미진 곳입니다.

아저씨 부부가 안개골로 온 첫날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집을 고치러 온 인부들이 까닭없이 대판 싸움을 벌이고, 인부의 새끼 밴 암소가 갑자기 죽고, 풀밭에 누워 자던 인부의 손발이 마비되는 일이 생깁니다. 인부들은 겁을 먹고 도망가 버립니다.

어느 날 밤 아저씨는 잠을 자다가 수상한 사람들의 기척에 눈을 뜹니다. 어시(귀신)들이었습니다. 어시들은 이 집은 자기네들 것이라고 주장하며 아저씨더러 떠나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저씨는 어시들을 쫓기 위해 액막이 부적을 부칩니다. 알고 보니, 그 어시들은 이승에서 비참하게 죽은 것이 한이 되어 차마 저승으로 떠나지 못하는 가엾은 원혼들이었습니다.

아저씨는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는 어

작가정보

저자(글) 강정님


동화작가 강정님은
1937년 전남 나주에서 태어나 영산강의 아름다운 물줄기를 보며 어린시절을 보냈습니다.
1987년 ‘아동문예’에 동화 『달아난 누렁소』가 당선되어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이삐 언니』는 이 작가의 첫 동화집입니다.

그린이 양상용은
1963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동양화를 공부했습니다. 그린 책으로 『아, 호동 왕자』『바람의 아이』등이 있습니다.

수상 및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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