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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09일 출간

국내도서 : 2019년 11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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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14.43MB)
ISBN 9788957337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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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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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코의 주저 『새로운 학문』
의 국내 최초 완역본
비코의 『새로운 학문』은 그가 살았던 시대까지의 모든 학문을 종합적으로 포괄하면서도 현대의 학문 조류와 긴밀한 친화력을 가질 정도로 선구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는 대작이다. 이탈리아 철학자 잠바티스타 비코(1668-1744)의 운명은 살았을 때나 죽은 다음에나 우여곡절이 많았다. 자신의 시대에 이해받지 못하고 사후에 이름을 날린 사람의 예야 손쉽게 찾을 수 있지만, 비코는 특히 그런 인물의 대표자로 꼽힌다. 그 표면적인 이유는 어두웠던 생애와 사망 후 100여 년이 지난 뒤 받게 된 명성이 보이는 명암의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이나, 더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의 삶 속의 불우했던 순간들이 실제로는 더 고귀한 일을 하라는 지고의 명령인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개인의 삶에서 그것을 넘어서는 인류 공통의 역사 철학을 이끌어냈다는 사실에 존재할 것이다.
그 우여곡절의 한 예를 따라가 보자. 1723년 비코는 어느 경쟁자보다도 좋은 자격 조건을 구비하고 있었지만 대학 내의 인사 관계 정치 문제에는 둔감했기 때문에, 자신의 고향인 나폴리 대학교의 시민법 교수직 공개 모집에서 탈락했다. 그것은 비코 개인에게는 비극이었지만, 인류 전체를 위해서는 희극으로 바뀐 순간이었으며 비코 자신도 그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런 불우함을 겪으며 비코는 나폴리의 대학 공동체 내부에서의 세속적인 성공에 대한 모든 희망을 포기하고 자신의 심원한 사상을 배양시키는 데 모든 힘을 기울였고,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새로운 학문?이다.

비코의 철학 전체는 “verum ipsum factum”이라는, 즉 “진리는 만든 것과 같다.”는 방법론적 혹은 인식론적 원리에 근거한다. 사람은 자신이 만든 것, 혹은 원칙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원리이다. 인간은 인간이 만든 사회와 역사에 대해 가장 확실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입장에 근거하여, 인간의 합당한 연구 대상은 인간의 사회, 인간의 역사라고 주장하면서 역사학을 포함한 인문학을 위한 기틀을 제공하였다.
비코는 이 원리 위에 본질적으로 순환적인 사회와 역사의 이론을 세운다. 그에 따르면 역사는 “신의 시대”에서 “영웅의 시대”를 거쳐 “인간의 시대”로 진행하고 그것은 다시 불가피하게 “신의 시대”로 되돌아간다. 계급투쟁과 유사한 이런 과정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는 언어에서 찾을 수 있다. 왜냐하면 각 시대는 그에 상응하는 언어를 지니고 있어, 신의 시대에는 상형문자 즉 신성한 문자가, 영웅의 시대에는 영웅들의 언어가 그러하듯 은유로 이루어지는 상징의 문자가, 인간의 시대에는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표현으로 이루어지는 서간체 혹은 대중적 언어가 주류를 이루기 때문이다. 요컨대 비코에게서는 ‘언어적 전환’, ‘담론 분석’, ‘상징적 해석’, ‘심층 구조 분석’ 등등 현금의 인문학계에서 주류를 이루는 방법론의 선례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헤이든 화이트가 비코에게서 직접적으로 얻은 영감을 말하고, 많은 학자들이 미셸 푸코, 미하일 바흐친, 촘스키, 엘리아데, 피아제, 움베르토 에코 등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대가들과 비코의 교감을 밝히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새로운 학문』이 갖고 있는 독창적인 사상은 뛰어난 추종자들을 끌어모으기에 충분했으며, 그중에는 쥘 미슐레, 베네데토 크로체, 파우스토 니콜리니, 제임스 조이스, 에리히 아우에르바하 같은 인물들이 포함된다. 이들의 고립적인 노력으로 간간이 빛을 보던 비코는 1968년 탄생 30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 심포지엄이 열린 것을 계기로 무대의 전면에 나서게 된다. 이제는 역사학이나 철학은 물론 심리학, 인류학, 사회학, 미학, 경제학, 지리학, 정신분석학, 법학, 문학비평, 교육학, 생물학, 과학철학 등등 인문사회과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비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추구하고 있다. 비코는 각 학문 분야의 대가들에게 인식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 주었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출발점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중반에 한 차례 번역된 바가 있었으나, 그것은 일본어 번역을 통한 중역본이었

작가정보

(Giambattista Vico, 1668-1744)
1668년에 태어나 1744년에 사망할 때까지 비코는 유럽의 변방이라 할 수 있는 나폴리를 떠나 본 적이 별로 없다. 나폴리 대학교의 수사학 교수였던 그는 그곳에서조차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수입도 변변치 않은데다가 많은 식솔을 거느려야 해 빈한한 삶을 살았다. 그는 자신의 곤궁한 삶이 학문에 더욱 정진하라는 신의 섭리가 작용한 것이라 생각하며 『새로운 학문』의 집필에 몰두했다. 나폴리 뒷골목의 한 구석방에서 인류의 역사는 물론 천상의 세계까지 아우르는 업적이 탄생한 것이다.
그의 최대의 업적이라고 일컬어지는『새로운 학문』은 대단히 독창적이면서 수많은 학문 분야에 창조적인 화두를 던져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저작은 읽기가 난해하여 이탈리아 사람들조차 프랑스어 번역과 영어 번역을 통해 그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실토할 정도였다.

서강대학교 사학과에 다니며 서양사에 대한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같은 대학원에 진학하여 역사 이론과 사상사에 관심을 구체화시키면서 『 막스 베버의 가치 개념』 이라는 제목으로 석사학위 논문을 썼다. 1980년대 초에 미국의 텍사스 주립대학교로 유학을 떠나 1991년『 미슐레의 비코를 위하여』 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했다. 잠바티스타 비코의 』 새로운 학문』 을 프랑스 역사가 쥘 미슐레가 불어로 옮기면서 원전을 왜곡시키긴 했지만, 어쨌든 그 번역 덕분에 비코의 사상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는 주제로 그 전후의 사정을 밝힌 것이다.
1992년 한국교원대학교에 부임하여 2019년 퇴임할 때까지 문화사학회의 회장을 역임하며 주로 문화사와 관련된 저서를 옮기고 집필했다. 옮긴 책에는 피터 게이의 『 바이마르 문화』 , 로버트 단턴의 『 고양이 대학살』 , 린 헌트가 쓰거나 엮은 『 문화로 본 새로운 역사』 , 『 포르노그라피의 발명』 , 『 프랑스 혁명의 가족 로망스』 , 로저 샤툭의『 금지된 지식』 ,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 , 피터 버크의 』 문화사란 무엇인가』 』 , 로저 에커치의 』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등이 있다. 쓴 책에는 』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 『 서양 지성과의 만 남』 , 『 역사에 비친 우리의 초상』 , 『 내 곁의 세계사』 ,『 마키아벨리를 위한 변명』 등이 있다.
문화사를 대표하는 역사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에서 밝혔듯 본질적으로는 비코의 연구자라고 스스로를 정의하고 있다. 비코에 대한 논문을 여러 편 썼지만 이제 이 『 새로운 학문』 의 번역이 비코 학자로 들어서는 입구라고 여기며 비코를 알리는 글을 계속 쓰고 번역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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