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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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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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예나 지금이나 자본과 민족, 국가라는 하나의 원형을 유지하기 위한 예외 상태의 희생양이다. 과거에는 종교의 절대성을 증명하고 설명되지 않는 과학을 이름 짓기 위한 존재였다면 오늘날에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등장하여 집단의 윤리성을 증명하는 매개로 변모하였다. 저자는 이러한 형상을 마녀 프레임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며 마녀의 보편성을 설명하면서 사회를 분석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공한다.
마녀사냥과 인쇄술 17
마녀와 마법
마법이라는 불가사의한 테크놀로지
마녀의 탄생
마녀사냥과 인쇄술
중세적 질서에 찾아온 종언
마녀사냥이라는 시대적 공모
근대 과학과 마녀 77
임상 의학의 탄생
중세 의학의 종언과 과학의 출현
마녀의 질병
합리성의 이데올로기
마녀 프레임의 유령 115
마녀사냥에 대한 금지
근대 국가와 마녀사냥
마녀, 날것의 생명
사법 체계와 마녀사냥
마녀사냥의 현재성
마녀의 귀환
Epilogue 161
마녀 프레임은 박물관에 남겨진 유물이라기보다 지금 현재진행형으로 우리 곁에서 의사소통에 간섭하는 요소다. 마녀 프레임은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을 넘어서서 작동한다는 특징이 있다. 자기 의사에 반하면 마녀로 낙인찍어서 사냥을 벌이려는 시도는 오늘날에도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배제를 위한 논리가 마녀 프레임을 이루는 핵심이다.
(본문 12쪽)
마녀사냥은 백년전쟁이 끝난 다음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잘 알려진 대로 프랑스를 구한 영웅으로 추앙받는 잔 다르크도 마녀재판을 받고 처형당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마법을 실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사람 중에 절대 다수가 여성이었다는 점이다.
(본문 42쪽)
16세기와 17세기에 이르는 시기 동안에 마녀가 특별한 공격 대상이었던 까닭이 근대 의학의 패러다임과 마녀사냥 논리가 결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은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본문 102쪽)
마녀는 실제로 존재했다. 또한 존재해야 했다. 그렇게 존재하지 않는 마녀를 존재하게 한 것은 마녀 프레임이었다. 프레임을 작동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데올로기다. 이데올로기는 숭고한 대상을 필요로 한다. 이 대상은 욕망이 실현될 수 없다는 한계를 은폐하기 위한 절대적 대상이다. 절대적이라는 것은 경험과 증명을 초월해 있다는 뜻이다.
(본문 112쪽)
마녀사냥을 촉발한 것이 인쇄술 발명과 마녀에 대한 지식 확산이었다고 한다면 마녀를 미신의 세계로 추방하고 마녀사냥을 옳지 않은 일로 규정한 것은 근대적 계몽주의에게 세례를 받은 사법체계라고 할 수 있다.
(본문 123쪽)
마녀는 언제나 자본-민족-국가라는 삼위일체를 유지하기 위한 예외 상태로 남아 있다. 이것이 바로 마녀 프레임을 여전히 작동하게 하는 원천이다. 예외적 존재야말로 근대 국가를 위한 희생양이다. 이 희생양은 과거에 여성이었고 유태인이었고 ‘빨갱이’였지만, 오늘날도 여전히 무슬림이고 동성애자고 이주 노동자의 모습으로 현신하고 있는 것이다.
(본문 142쪽)
마녀 프레임이란 마녀가 만들어지는 시대 이데올로기 공식을 말한다
마녀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논리적으로 만들어지는 발명품이다. 그리고 이 발명품을 만든 시대적 공모가 바로 마녀사냥이다. 이데올로기에 반하는 하나는 마녀가 되고 그 마녀를 만드는 우리의 행위가 마녀사냥인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마녀 프레임이라 이름 지었다.
『한국 문화의 음란한 판타지』 『이것이 문화비평이다』 등 다수의 책을 통해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독창적인 비평을 선보인 문화비평가이자 철학자 이택광이 마녀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꺼냈다. 저자는 마녀가 왜 탄생하게 됐고 시대가 변하면서 어떻게 진화했는지 그리고 현대적 마녀사냥을 프레임의 이론으로 재해석함으로써 사회의 군상을 보여준다.
이 책은 고대부터 거슬러 올라간다. 성서에 등장한 마녀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중세와 근대에 이르러 마녀사냥이 급속하게 확산된 원인들을 사회 구조적으로 살펴본다. 인쇄술의 발달과 돌림병의 등장, 봉건 계급 사회로 바라본 ‘마녀 이야기’는 재미있는 통사 같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구조와 모양만 변했을 뿐 계속 유지되는 이데올로기임을 설명하고 있다.
마녀는 예나 지금이나 자본과 민족, 국가라는 하나의 원형을 유지하기 위한 예외 상태의 희생양이다. 과거에는 종교의 절대성을 증명하고 설명되지 않는 과학을 이름 짓기 위한 존재였다면 오늘날에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OO녀’, ‘△△남’으로 등장해 집단의 윤리성을 증명하는 매개로 변모되었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마녀 프레임이라는 시각으로 바라보며 마녀의 보편성을 설명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내가 옳은 것인지 우리가 옳은 것인지 아니면 내가 아닌 타인이 옳은 것인지. 하지만 이 관점은 앞으로의 사회를 분석하는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다.
마녀 프레임이란 무엇인가
마녀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논리적으로 발명된다. 어떤 기이한 사건이 일어나면 어느 누군가가 주범자로 지목되어 단두대에 오른다. 사건의 진위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사건의 출현이 핵심이다. 마녀라고 규정하는 정확한 방식도 없다. 그저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법칙이 있을 뿐이다. 그 법칙이 바로 마녀 프레임(framing a witch)이다. 프레임 이론을 응용하여 개념화한 것으로써 마녀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중세에 행했던 마녀사냥의 시대적 이데올로기부터 현재 우리 사회의 호모 사케르 현상까지 마녀 프레임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본다.
마녀는 부활한다
마녀는 언제 어디서나 부활한다. 우리가 모두 마녀이자 동시에 마녀 심판자다. “너는 마녀다”라고 지목하는 순간 너를 배제한 우리는 윤리적 공동체가 된다. 그것이 이 시대에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재현되고 있다. 어떤 사건 때문에 하나의 희생양이 나타나는 현상은 중세나 지금이나 똑같다.
마녀 프레임은 시대적 마녀 탄생의 원리 그 이상이다. 지금 우리 가운데서 일어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이 사유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현재를 벗어날 수 있는 출구를 내면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 이택광은 문화평론가,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영미문화전공 교수. 영국 워릭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셰필드대학교 대학원 영문학과에서 문화이론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술, 영화, 대중문화에 대해 글을 쓰며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무례한 복음』 『인문좌파를 위한 이론 가이드』 『인상파, 파리를 그리다』 『이것이 문화비평이다』 『99% 정치』 『한국 문화의 음란한 판타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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