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의 꿈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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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그늘 속 흰 얼굴의 소년, 김해경
이상, 그는 누구인가?
이상과 거울
가슴에 날개를 품다
2장 세상 밖에서 세상을 보다
또 다른 열정의 꽃이여!
구본웅과 다시 만나다
각혈과 시 그리고 외로움
금홍아, 금홍아!
3장 삶과 문학 그리고 사랑
까마귀의 눈으로 본 세상, 「오감도」
사랑이 떠난 자리에
현실이라는 벽과의 싸움
권태로부터의 탈출
4장 날개를 품고 잠들다
구인회와 김유정
날개야, 다시 돋아라
동경으로, 한 가닥 희망의 갈구
레몬 향기를 맡고 싶소
- 작가의 말
- 이상 연보
사실 해경은 대를 이을 장손이라고 큰아버지는 물론 할아버지에게까지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마저 가끔은 벗어버리고 싶은 성가신 것으로 여겨졌다. 그 때문에 자신들의 자리가 위태롭다고 여긴 큰어머니와 문경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물론 큰아버지가 집 안에 있을 때는 결코 내색하지 않았다. 어쩌다 큰아버지가 외출하는 휴일이나 귀가가 늦는 날에는 해경은 두 사람의 화풀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다.
“그 집 두부는 퍽퍽하고 군내가 너무 나더라. 큰길 건너 시장에 가서 다시 사 와라.”
- 본문 22쪽
해경은 선뜻 만두에 손이 가지 않았다. 손가락 끝으로 눌러 주름을 만들어 놓은 만두를 보자 아버지 얼굴이 떠올랐다. 얼굴이 온통 얽고 손가락마저 세 개가 없는 무능한 아버지…… 그리고 천애 고아 출신으로 늘 그늘처럼 살고 있는 어머니…… 양자로 가는 자식을 잡지도 못한 껍데기뿐인 부모…….
그들만 생각하면 부초가 떠올랐다. 해경은 또다시 가슴이 답답해져 엽차를 단숨에 들이켰다.
- 본문 37쪽
띄어쓰기의 무시는 물론 낯선 시어들이 난무한 「이상한 가역반응」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했다. 건축이나 혹은 미술 관련 단어들이 나오고 난해한 성향이 짙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내저을 뿐이었다.
하지만 난해하기 짝이 없는 이상의 시를 누구보다 반갑게 생각한 사람이 있었다.
(…)
“허, 이 사람…… 어릴 때하고 하나도 안 변했네. 혼자 노는 버릇도 여전하고. 하하하…….”
먼저 아는 체하며 특유의 넉넉한 웃음을 던진 것은 바로 구본웅이었다. 일행에게 양해를 구한 구본웅이 이상과 마주 앉더니 너스레를 떨며 떠들어 댔다.
“그렇지 않아도 한번 만나고 싶었네. 그동안 자네가 쓴 시들을 모두 봤는데 열정이 대단해. 그림에다 이젠 시까지 쓰니 부럽군.”
- 본문 71쪽∼72쪽
금홍이를 처음 본 이상은 호기심이 잔뜩 생겼다.
“몇 살인가? 체구가 풋고추만 하고 깡그라진 것이 이제 열여섯이나 많아야 열아홉 정도겠지?”
금홍이 그윽한 시선을 주며 작은 입으로 말했다.
“스물한 살이네요.”
“허허, 그럼 나는 몇 살이나 돼 보이나?”
“글세…… 마흔? 아니면 서른아홉?”
순간 이상의 얼굴이 잔뜩 굳어졌다.
그날은 일찍 여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밤새 이상의 머릿속을 옮겨 다니며 불면을 만드는 얼굴 하나가 있었다. 금홍이었다.
- 본문 99∼100쪽
어릴 때 큰집으로 입양된 이상은 부모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성장했다. 물론 집안의 장손으로서 큰아버지가 큰 관심을 보여주긴 했지만 근본적인 애정 결핍에서 벗어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날개」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어린아이와 같은 행동 양식을 보인다. 아내가 외출하면 ‘나’는 화장품이나 거울 그리고 돋보기 등을 갖고 논다.
그러나 ‘나’는 결국 세상을 향해 날기 위해 높은 옥상에서 외쳐댄다. 정체된 자신에서 벗어나고 무기력한 현실을 바꾸려는 ‘나’ 그리고 이상의 절규이다.
- 본문 173쪽
유치장 생활 첫날부터 이상은 기침과 각혈에 시달렸다. 그러나 일본 경찰들은 꾀병이라며 거들떠보지 않았다. 더군다나 첫날부터 가해진 고문 때문에 이상의 몸은 만신창이였다. 폐결핵마저 더욱 악화되어 숨 쉬기조차 어려울 지경이었다.
결국 이상은 심한 각혈과 함게 실신을 하고 말았다. 그때야 놀란 일본 경찰이 이상을 동경 제국대학 부속병원에 부랴부랴 입원시켰다. 하지만 이미 때를 놓친 뒤였다. 검사 결과 이상의 폐는 거의 형체도 없는 지경이었다.
- 본문 191쪽
암울한 시대를 바람처럼 머물다 간 이상
낯설고 실험적인 작품으로 모더니즘의 선구자가 되다!
┃ 책소개
한국 모더니즘의 선구자, 이상
낯설고 실험적인 문학 세계를 이룩하다
『날개의 꿈 - 이상』은 낯설고 실험적인 시와 소설, 수필로 한국 문학에 큰 자취를 남긴 이상의 일대기를 그렸다. 이상은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로 인간 해체의 위기와 맞닥뜨린 현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주로 썼다. 조롱과 비웃음, 아이러니, 역설 등을 작품으로 승화시켜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했다. 이 책에서는 이상이 살다 간 파란만장한 생애와 언제나 새롭게 해석되는 그의 작품을 동시에 조명하고 있다.
동전의 양면, 불우한 생애와 독특한 작품 세계
이상은 아들이 없는 큰아버지 집에 입양되어 자랐다. 물질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큰어머니의 냉대와 구박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큰아버지 가족과 함께 지내며 받은 마음의 상처는 훗날에까지 그의 삶에 영향을 미쳤고, 이는 작품에서도 종종 드러난다.
이상에게 문학과 예술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찾은 탈출구였고, 불행했던 가족사와 성장 과정을 희석하고 현실로부터 벗어나고픈 도피처이기도 했다. 세상은 이상에게 혹독하기만 했다. 거듭되는 사업 실패도 있었지만, 잠시나마 좌절을 어루만져 준 사랑도 그의 곁에 오래 머물지는 못했다. 언제나 세상의 온갖 질서와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려 노력했던 이상은 평범함을 거부했다. 독특한 삶의 흔적처럼 그의 작품은 낯설고 실험적이었다. 이상은 예술에 대한 희망을 안고 동경으로 가지만 결국 그곳에서 짧은 생애를 마감하고 말았다.
이상은 서구의 모더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자신의 작품에 적용하려 노력한 인물이었다. 자의식의 탐구와 형태의 파괴, 해체 등은 이상만의 언어를 담는 그릇이었다. 숫자의 뒤틀림과 기하학적인 양식 역시 새로운 의식을 구축하는 도구였다. 그는 「지비(紙碑)」, 「가외가전」, 「위독」, 소설 「지주회시」, 「날개」, 「봉별기」, 「동해」, 「종생기」, 수필 「권태」 등의 많은 작품으로 문학의 새로운 인식과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그의 작품은 한국 문학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평범함을 거부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쉽게 이해되지 못했지만 시대를 앞선 작품 활동을 보여 준 이상, 그는 모더니즘의 선구자이자 불우한 천재였다.
자음과모음의 청소년평전은
청소년 시기에 꼭 만나야 할 훌륭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엮었습니다. 업적 위주로 쓰인 보통의 위인전과 달리 위인의 삶을 조명하며 그들의 성공적인 삶 이면에 서려 있는 고통과 아픔, 심리적 혼란 등을 보여줍니다. 고통과 시련 앞에서도 무릎 꿇지 않고 당당히 자신의 삶을 살다간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들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멘토를 만나게 되고 성장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ㆍ 청소년의 이해 수준과 필요를 고려한 인물들을 선정했습니다.
ㆍ 역량 있는 작가들의 필력과 평가를 겸해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생생함을 더해줍니다.
ㆍ 다양한 분야의 인물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통찰할 수 있는 시야를 선사합니다.
ㆍ 역사적 사실과 현실 문제에 대한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루어 논술 능력이 향상됩니다!
작가정보
저자 이원준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1년 문예지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시인, 소설가이다. 여러 중·단편집과 장편소설 그리고 에세이집 등을 펴냈고, 지난 2003년부터는 『큰 의사 노먼 베순』 『권정생-동화나라에 사는 종지기 아저씨』 『김구-겨레의 큰 스승』 『검은 대륙의 아버지 넬슨 만델라』 등 평전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한국·세계사전집 집필위원으로도 활동하여 그 가운데 『격동하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저항운동』외 31권을 완성했고, 세계음악동화전집 『시인의 사랑-슈만』 외 10권과 함께 어린이 교양서 『정약용의 편지』를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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