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결정
2015년 11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15년 09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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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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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 따르면 자기 결정의 삶이란 외부의 시선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자신만을 기준으로 삼으며 살아가는 방식을 의미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부화뇌동하며 갖게 된 생각과 취향은 아닌지 들여다보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써나가는 ‘진정한 나’로 살아갈 때야 비로소 가장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냉철한 자기 인식에서 비롯된 자기 결정의 삶은 곧 문화적 정체성을 가꾸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살아가면서 접하는 다양한 교양 중 어떤 것을 내면화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함으로써 문화적 정체성을 구축해가는 것이다. 이런 삶이라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취향과 정체성을 가질 것인지, 어떤 신념에 따라 행동할 것인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강의 | 자기 인식은 왜 중요한가? 41
세 번째 강의 | 문화적 정체성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71
참고문헌 99
감사의 말 107
확실하다고 믿어오던 것들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증거를 찾아가는 동안 나는 그 확신들이 변화할 수 있는 내적 과정의 문을 열게 됩니다. 이 과정이 충분히 반복되면 내 의견의 총합이 완전히 탈바꿈하여 결과적으로 생각의 정체성이 변화하게 됩니다. 때문에 중요한 일을 맞닥뜨렸을 때 그것을 명백히 밝히는 과정이 자기 결정의 한 행위인 것이지요. 특정한 정당을 선택하거나 하나의 종교에 귀의하거나 낙태 반대 시위에 참가하는 등의 이유가 집안 대대로 그렇게 해왔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사고의 들러리로 살아온 것이지요. 그러다가 비판적 물음을 통해서 익숙하던 생각의 패턴에서 한 발짝 거리를 두고 검증 과정을 통해 생각의 주인 자리를 찾게 됩니다.
_1장 「자기 결정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중에서
이야기하기에서 그 중력의 구심점이 되는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즉 나에게 경험된 과거의 이야기를 할 때 그 이야기는 전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말이지요. 이러한 이야기하기는 절대로 사실 그대로의 중립적인 묘사가 되지 못합니다. 나의 이야기는 선택적이며 평가적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아상에 부합하도록 편집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기억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아 떨어지도록 언제나 적당한 첨삭이라는 요소를 포함합니다.
_1장 「자기 결정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중에서
그렇다면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습관과 우연한 만남들과 자신이 우연히 받은 교육에 의해 형성되었던 자아상의 진실성과 타당성을 점검할 때입니다. 그리고 그 자아상에 의해 왜곡되고 그늘져 있던 내 안의 동력을 자세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말 그대로 자기 인식의 길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이지요.
_2장 「자기 인식은 왜 중요한가?」 중에서
문학적 텍스트는 경험을 예술적으로 나타내는 언어적 표현입니다. 작가는 가상의 이야기를 생각해내면서 자신이 얼마나 정확하게 세계와 자기 스스로를 경험하는지 알아내려고 하지요. 자신의 진짜 경험을 표현하기 위해 가공의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어찌 보면 모순일 수 있습니다. 픽션은 실제 경험의 흐름 속에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농축된 경험을 가능케 합니다. 가공의 이야기를 쓰는 것은 실험실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서 드라마적인 전개라는 수단으로 혼란스러운 내적 세계의 한 면에 특수하게 밝고 선명한 빛을 비추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자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다른 타자를 지어낸다는 행위가 더 이상 모순으로 생각되지 않아요.
_2장 「자기 인식은 왜 중요한가?」 중에서
하나의 문화가 언어와 사상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화는 인간이 자기 자신이나 타인과 어떠한 형태와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가, 그리고 이 관계를 어떻게 경험하는가에 대한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삶의 대부분 동안 타인의 시선을 받으며 살아가는데,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것은 우리가 이 시선을 어떻게 경험하는가, 또 어떤 식으로 대면하는가 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문화적 정체성은 타인과의 친밀감과 거리감에서 느끼는 감정, 즉 친밀성과 낯섦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에 의해 결정됩니다.
_3장 「문화적 정체성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중에서
타고난 것들은 결정할 수 없지만
어떻게 살아갈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현존하는 독일 최고의 철학 석학, 《리스본행 야간열차》 작가
페터 비에리의 ‘삶과 존엄’ 3부작 제2탄!
“이 책은 처세술 책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는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훌륭한 상담자와 이야기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자기 자신으로의 여행을 과감히 실천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된다.”
_〈노이에 취리히 차이퉁〉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철학의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 대해 《리스본행 야간열차》의 작가이자 독일 최고의 철학자 페터 비에리가 답한다. 갑을 간의 갈등이 사회적인 이슈였던 지난 해 출간된 《삶의 격: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이하 《삶의 격》)에서 삶에서 가장 절실한 가치로 존엄성을 이야기하며 각광받은 바 있는 저자는 신간 《자기 결정: 행복하고 존엄한 삶은 스스로 결정하는 삶이다》(이하 《자기 결정》)을 통해 존엄성을 지키며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방식으로 ‘자기 결정’의 철학을 이야기한다. 상황에 휩쓸리거나 타인에 휘둘리지 않고 모든 삶의 변곡점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스스로 결정할 때만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 문화의 수도인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주제로 2011년에 열린 3일간의 강연을 토대로 집필된 이 책은 강연 순서에 따라 자기 결정의 삶이 무엇인지, 자기 결정을 위한 전제가 되는 자기 인식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문화적 정체성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쉽고 친근하게 이야기한다. 《삶의 격》에 이은 ‘삶과 존엄’ 3부작 중 제2탄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존엄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삶의 격》에 앞서 집필된 만큼 ‘존엄’을 지고의 가치로 두는 페터 비에리의 철학에 있어 훌륭한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풍랑에서 키를 쥐고 싶은 당신에게 꼭 필요한
유럽 문화의 수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의 3일간의 특강
우리의 삶은 우리가 결정한 것일까? 《자기 결정》에 의하면 타인이나 외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 자신만을 기준으로 삼으며 살아가는 ‘자기 결정’의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인데,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은 과연 어떨까? 이를 위해서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에 관한 좋고 싫음이나 정치적 신념 등 내 생각을 이루고 있는 것들이 진정한 나와 어울리는 것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부화뇌동하며 갖게 된 생각과 취향은 아닌지 들여다봐야만 한다. 타인의 시선을 걷어내고 자기 삶을 바라보면, 지금까지 저도 모르게 타인의 생각이나 대중문화가 주입한 가치관에 따라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런 영향은 직접적으로 조종당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은밀하고 지독하게 우리 삶을 지배한다. 우리는 외부로부터 받은 영향에 잠식당하지 말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내 생각과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때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냉철한 자기 인식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나아가 어떤 사람이 아닌지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직시해야만 한다.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인 압박을 걷어내고 오직 나 자신의 눈으로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자기 인식에서 비롯된 자기 결정의 삶은 문화적 정체성을 가꾸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러시아 태생이지만 영어로 소설을 쓴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나 프랑스어로 작품 활동을 한 아일랜드인 사무엘 베케트 같은 작가들을 예로 들면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양한 교양을 접할 때 그중 어떤 것을 내면화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함으로써 문화적 정체성을 구축해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때 교양은 삶의 방식이 되며, 그 교양이 바로 문학이고, 예술이고, 사상이고, 또 삶의 가치관에 보탬이 될 인문학일 것이다.
삶의 들러리가 아닌 주인이 되어 살아가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써나갈 때만이 ‘진정한 나’로 살아갈 수 있다
‘파스칼 메르시어’라는 필명으로 여러 소설을 써온 소설가답게, 페터 비에리는 자기 결정의 삶에 필요한 도구로 문학을 꼽는다. “글을 쓰지 않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 아닌지조차 알지 못한다”라는 막스 프리쉬의 말을 인용하면서, 자신의 삶을 언어로 표현하는 글쓰기를 통해 스스로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에 더해 문학적인 글쓰기를 한다면 자신과 다른 캐릭터를 빚어냄으로써 내가 어떤 사람이 아닌지, 그리고 비로소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문학은 생산할 때만이 아니라 향유할 때에도 자기 결정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 문학은 물론이고 영화와 같은 서사적 텍스트를 통해 우리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이나 삶, 그리고 그 이면의 그들의 결정을 나에 비추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하며 자기 결정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우리에게는 문학이 있습니다. 문학은 어떻게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요? 읽기와 쓰기가 자기 결정력을 습득하는 데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요?
문학작품을 읽으면 사고의 측면에서 가능성의 스펙트럼이 열립니다. 인간이 삶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가를 알게 되는 것이지요. 문학작품을 읽기 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에 대해 이제 상상력의 반경이 보다 넓어진 것입니다. 이제 더 다양한 삶의 흐름을 상상해볼 수 있게 되었고 더 많은 직업과 사회적 정체성, 인간관계의 다양한 종류를 알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한 삶의 내적 관점에 대해서도 우리의 공감 능력이 성장합니다. 우리는 정신적 정체성의 성공과 실패, 발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 결정을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실패하면 어떻게 해서 실패하는 것인지도 알 수 있지요. 문학작품을 읽음으로써 이러한 현상이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깊어가는 것은 자기 결정을 추구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자문하는 사람에게 결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_1장 「자기 결정의 삶이란 무엇일까?」 중에서
《자기 결정》을 읽다 보면,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말에 휘둘리지 않는 것을 두고 타인과 단절하라는 것은 아닌지 오독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우리는 타인의 이익이나 그들의 편의를 위해 기꺼이 행동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반드시 그 행동에 자기의 결정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 ‘내’가 그 사람을 친밀하게 여기고 애정을 갖기에 그 사람을 돕고 그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다. 결국 자기 결정의 삶은, 내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때문에 《자기 결정》에서 페터 비에리가 말하는 철학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염치를 강박적으로 따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등 타인의 시선에 스트레스받으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른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꾸릴 것인지, 어떤 취향과 정체성을 가질 것인지, 어떤 신념에 따라 행동할 것인지…… 자기 결정의 삶에서 우리는 진정한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외모나 가정환경과 같이 타고난 것들은 결정할 수 없었지만,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갈지는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책속으로 추가
교양을 쌓는다는 것, 그것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 글을 시작할 때 언급한 문화적 구조는 처음 우리가 삶을 시작할 때 우연히 우리에게 닥쳐와서 영향을 주고, 거부하거나 어찌해볼 겨를도 없이 우리에게 깊은 흔적을 남깁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마치 몽유병 환자처럼 거닐지요. 목적지를 향해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감정이나 사고의 입체성 없이, 반응적 거리감이나 대안에 대한 의식 없이 움직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던 습득의 과정과 단계를 밟으면서부터 우리는 조금씩 깨어갑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문화의 문법에 대해 말하는 법을 배우고 그것을 더 큰 문맥에서 이해하고 나면 그 문화가 복수의 가능성 가운데 하나임을 알게 되는 것이지요.
_3장 「문화적 정체성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중에
작가정보
저자 페터 비에리Peter Bieri는 1944년 스위스 베른에서 태어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 철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버클리 대학, 하버드 대학, 베를린 자유대학 등 여러 곳에서 연구 활동을 했으며, 마그데부르크 대학 철학사 교수 및 베를린 자유대학 언어철학 교수를 역임했다. 대표작 《자유의 기술》과 2014년 트락타투스상을 수상한 《삶의 격》 등을 비롯해 다수의 저서를 썼다. 문학 창작에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 ‘파스칼 메르시어’라는 필명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리스본행 야간열차》을 비롯, 《페를만의 침묵》 《피아노 조율사》 《레아》 등의 장편소설들을 발표했다. 현재 인간의 정신세계, 철학적 인식의 문제, 언어철학 등 폭넓은 인문학 분야를 아우르며 연구 및 저술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역자 문항심은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에서 마기스터 학위를 받았다. 베를린 자유대학 도서관과 훔볼트대학 도서관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독일에 거주하면서 독일문학을 우리말로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베를린 대왕》 《비를 먹는 사람들의 도시》 《사로잡힌 꿈들의 밤》 《미무스》 《그것이 어떻게 빛나는지》 《패배자들의 도시》 《시간을 여행하는 소녀》(3부작) 《삶의 격》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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