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
2013년 12월 20일 출간
종이책 : 2012년 03월 0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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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제1부
1. 블라디보스토크
2. 희망을 쏘다
3. 페테르부르크의 밤
4. 이위종
5. 동의회
6. 많지 않은 시간
7. 살아남아야 한다
8. 국내진공
9. 더 큰일이 남았다
제2부
10. 귀환
11. 대동공보
12. 전명운
13. 동의단지회
14. 돌아온 사람들
15. 전쟁의 시작
16. 돌아오지 않는다
17. 하얼빈의 아침
에필로그
작가의 말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과 안중근에 대한 재조명
한ㆍ중ㆍ일ㆍ러시아의 이토 히로부미의 저격을 둘러싼 미스터리
지금까지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은 한국과 일본 간의 문제로만 국한해서 이해되어온 경향이 우세했다. 특히 일본은 이 사건을 안중근 의사의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치부하고 싶어 했고, 일부에서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당사자가 안중근 의사가 아니라고 왜곡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보다 여러모로 복잡하고 민감한 데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이해하기 위해 당대의 시대적 상황을 포괄적이고 심층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하는 것도 바로 그래서이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는 일본에게 병합당하기 직전의 한국의 분노는 물론 청일전쟁 이후 만주와 중원으로 진출하려는 일본에 대한 중국의 두려움, 러일전쟁에서 패한 러시아의 일본에 대한 증오가 맞물려 있고 그 핵심에 이토 히로부미가 있었다. 그리고 정국을 독주하는 이토 히로부미에 대한 일본 정계의 반감도 작용했다.
따라서,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는 단선적이고 피상적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보다 거시적인 시각에서 폭넓게 고찰하는 것이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길이 될 것이다.
평화를 위해 고뇌하는 인물 안중근
“그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공판 과정에서의 안중근의 진술과 쓰다만 미완의 <동양평화론>을 통해 드러나는 그의 세계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당대의 상황에 대한 깊은 인식이다. 그것은 그가 단순히 킬러가 아니었음을 웅변적으로 시사한다. 요컨대, 안중근의 행위는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깊은 성찰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이다.”(본문 중에서)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을 한갓 테러 행위로 폄하하려는 시도는 일본 일각에서 오래 전부터 줄기차게 시도되어 왔다. 그러나 공판정에서의 진술과 미완의 <동양평화론>에서도 드러나듯이 안중근 의사는 일찍이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우국지사였고 사재를 털어 학교를 세우고 교육에 매진한 교육자였으며, 동양평화의 길을 모색한 당대의 경세가였다. 그리고 그의 그런 다양한 면모의 밑바닥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깊은 신앙심이었다. 따라서, 안중근 의사의 생애, 특히 연해주에서의 마지막 2년은 광야에서 진리를 찾아 헤매다가 마침내 그것을 얻어 실천하려는 구도자의 삶과 닮아 있다.
일반적으로 독립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안중근 의사의 그런 면모를 통해 우리는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의 진정한 의미를 한층 더 각별하게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안중근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4년 10월 3일 밤이었다. 저녁 식사 후 동네를 산책하던 중 어떤 각성 하나와 맞닥뜨렸던 것이다. 그것은 안이하고 통속적인 내 삶에 대한 자성이었다. 그 순간 문득 떠오른 게 안중근의 얼굴이었다.
그 후 7, 8년간 줄곧 안중근을 생각하면서 살았다. 그 동안 안중근의 눈빛은 한시도 떠나지 않고 늘 내 머리 속에 남아 있었다.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그 눈빛에서 사랑과 평화를 염원하고 갈망하는 그의 마음을 읽었다. 그윽하고도 슬픈, 그러면서도 따뜻한 그 눈빛은 끝없이 기도하면서 자기희생으로써 모든 것을 대속하려는 구도자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민초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며 노블레스 오브리제를 몸소 실천한 양반가의 후예이자 교육을 통해 민족 계몽을 꿈꾼 선각자로서, 그리고 독립운동가로서 안중근은 질풍노도의 삶을 살았으되 그의 생애를 시종일관한 것은 타자에의 사랑을 통한 평화 구현이라는 당대의 시대정신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주변에서 동시대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에게도 한결같은 것이었다.
안중근의 생애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로 영웅의 일대기에서 발견되는 신화적 요소를 많이 내포하고 있지만 가장 낮은 데서 소박한 삶에 천착하려는 모습에 더 큰 의미를 두려했던 것도 그래서이다.
오늘의 시대가 보듬어야 할 시대정신과 우리가 더불어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제시라는 측면에서 그와 그의 시대를 탐색하는 작업은 백 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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