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탐정을 탐정하다
2013년 08월 29일 출간
종이책 : 2011년 12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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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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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탐정의 의미 규명과 탐정소설의 특성 연구
방정환의 소년탐정소설 연구
『동생을 차즈려』,『칠칠단의 비밀』,『소년사천왕』을 중심으로
채만식의 유정한(soft-boiled) 탐정소설『염마』
1930년대 모험탐정소설과 김내성『백가면』의 관계
식민시 시기 탐정소설의 번역과 수용 양상 및 장편 번역 탐정소설 서지연구
아서 벤자민 리브, 에밀 가보리오, 이든 필포츠의 번역작을 중심으로
식민지 시기부터 1950년대까지 모리스 르블랑 번역의 역사
최서해 번안 탐정소설『사랑의 원수』와 김내성『마인』의 관계 연구
식민지 시기 가스통 르루의『노랑방의 수수께끼』의 영향을 중심으로
식민지 조선의 여성범죄와 한국 팜므파탈의 탄생
부록_ 식민지 시기 탐정소설 서지 정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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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시기 탐정소설의 정체성을 규명하다
‘조선의 탐정을 탐정하다’라는 책 제목은 동어반복 같기도 하고 그래서 어색하기도 하다. 그러나 식민지시기에는 ‘탐정’이란 용어가 마치 유행어처럼 즐겨 사용되었고, ‘탐정을 탐정해내다’, ‘탐정 생활을 정탐해내다’와 같은 어구가 실제로 통용되었다. ‘탐정’이라는 용어의 사용이 탐정소설의 유입에 따른 것임을 감안할 때, 식민지시기 탐정은 오히려 탐정소설과는 별개의, 동사(서술어)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았다. 탐정이라는 용어는 오히려 현재로 오면서 인물에 국한된 것으로 축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책 제목이 ‘조선의 탐정을 탐정하다’인 것은 ‘탐정’이란 용어의 ‘서술어적 의미’를 살리고자 함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추리소설은 서구의 고전적 추리소설을 평가 기준의 잣대로 놓고 그에 부합하면 훌륭한 작품으로 거기에 부합하지 않으면 미흡한 작품으로 평가해 왔다. 식민지시기 탐정이 연애 감정에 휩싸이거나 제육감을 믿고 행동하는 것은 서구의 고전적 추리소설에서 내세우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탐정이나 논리적인 추리와는 거리가 멀다. 저자는 그것이 바로 한국적 탐정소설의 특성이라 역설한다. 이 책에서 주목하는 것은 서구의 냉철한 추리와 이성을 내세우는 탐정이 아닌 희생자와 정에 얽혀 있거나 연애 감정에 사로잡혀 있는 유정한(soft-boiled) 탐정의 면모이다. 서구의 것과는 다른 한국적 탐정소설의 정체성을 규명하기 위해 이 책에서는 식민지시기의 순수창작 탐정소설뿐만 아니라 번역ㆍ번안 탐정소설에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식민지시기 대중에게 가장 인기를 끌었던 탐정은 코난 도일의 홈즈가 아니라 모리스 르블랑의 루팡이었다. 더불어 모리스 르블랑의 루팡 탐정소설도 서구의 것이 아닌 일본을 거쳐 들어왔다고 판단하여 서구의 것이 아닌 일역대본과 비교하면서 달라진 제목 같은 것에 주목하였다. 한국에서 서구 탐정소설의 수용 과정은 에밀 가보리오의 「르루주 사건」을 번안한 「누구의 죄」, 가스통 르루의 「노랑방의 수수께끼」를 번안한 「사랑의 원수」, 모리스 르블랑의 「호랑이 이빨」을 번안한 「이억 만원의 사랑」을 거쳤다. 제목만으로 본다면 한국의 감수성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 즉 사랑이다.
이 책은 번역 양상과 더불어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던 서지사항을 제공한다. 가령, 가스통 르루의 「노랑방의 수수께끼」가 식민지시기 「사랑의 원수」라는 연애소설 제목으로 번역되었으며, 번역자가 최서해라는 사실도 놀랍고, 에밀 가보리오의 「르루주 사건」이 신파 어조로 바뀌어 「누구의 죄」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으며, 번역자가 이해조라는 사실 역시 감탄사를 연발케 한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식민지시기 번역ㆍ번안 탐정소설의 서지정리에서부터 「별건곤」에 실린 최류범과 류방의 단편들, 방정환의 「동생을 차즈려」, 「칠칠단의 비밀」, 채만식의 「염마」, 김내성의 모험탐정소설 「백가면」과 본격 장편 탐정소설 「마인」에 이르기까지의 한국 탐정소설의 계보를 제시하고자 시도하였다. 뿐만 아니라 「염마」의 범인 서광옥과 「마인」의 범인 주은몽이 ‘여자’였다는 점을 감안하여 탐정소설이 식민지시기 들끓던 본부살해 담론을 등에 업고 한국 ‘팜므파탈’의 탄생에 방점을 찍었다고 역설하였다. 이 책에 실린 가장 마지막 논문은 탐정소설은 아니지만 본부살해사건을 둘러싼 한국 팜므파탈의 탄생을 잘 보여주었다고 판단한 방인근의 「마도의 향불」을 다루고 있다. 방인근의 「마도의 향불」과 같은 연애소설에서도 본부살해사건 같은 범죄가 소재로 차용되고, 채만식의 「염마」나 김내성의 「마인」과 같은 탐정소설에서도 연애감정이 삽입되는 점을 통해 식민지시기 장르 혼합 양상을 제시했다.
이 책의 다양한 삽화는 식민지시기 탐정소설 속 인물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우리 탐정소설의 인물들을 삽화를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최애순
저자 최애순(崔愛洵, Choi Ae-soon)은 고려대학교에서 「최인훈 소설에 나타난 연애와 기억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식민지시기 탐정소설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오며 한국 탐정소설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대중문학을 즐겨 읽으며 대중문학과 본격문학의 ‘경계’에 관심이 많다. 특히 현재보다 과거의 대중문학을 통해 겪어보지 못한 그 시대를 들여다보는 재미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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