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사경 역주

편집부 지음 | 김선민 옮김

소명출판 2013년 04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11년 08월 1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황제사경』은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정치이론서이다. 전체 내용은 불변의 자연법칙에 기초한 허정무위(虛靜無爲) 음양형덕(陰陽刑德)의 철학, 그리고 이를 원리로 하는 대내외 국가통치론의 두 가지를 근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허정무위’로부터는 공정무사(公正無私) 법치론을 도출하고, ‘음양형덕’으로부터는 내외통치 원칙론을 추론하였다. 작품의 궁극적인 의도는 명분도 원칙도 없는 전국시대의 현실을 고발·비판하는 동시에 이상적인 통일군주의 통치모델을 제시하는데 있다. 전쟁의 종식 및 안정된 생활에 대한 현실적 염원과 작자가 평소 품어왔던 이상정치론이 정교하게 교직된 개성 강한 작품이다.

목차

역자 서문
해제

제1편 「경법(經法)」
제1장 도법(道法)
제2장 국차(國次)
제3장 군정(君正)
제4장 대분(大分)
제5장 사도(四度)
제6장 논(論)
제7장 망론(亡論)
제8장 논약(論約)
제9장 명리(名理)

제2편 「경(經)」
제1장 입명(立命)
제2장 관(觀)
제3장 오정(五正)
제4장 과동(果童)
제5장 정란(正亂)
제6장 성쟁(姓爭)
제7장 자웅절(雌雄節)
제8장 병용(兵容)
제9장 성법(成法)
제10장 삼금(三禁)
제11장 본벌(本伐)
제12장 전도(前道)
제13장 행수(行守)
제14장 순도(順道)
제15장 십대(十大)

제3편「칭(稱)」

제4편 「도원(道原)」

참고문헌
백서원문 도판

출판사 서평

20세기 중국 고고학 발굴사의 가장 충격적인 발견, 『황제사경 역주』

1973년 중국 호남성 장사 동쪽 교외 마왕퇴(馬王堆)에서 한나라 초기의 고분 3기가 발굴되었다. 이 중 3호묘에서는 다양한 부장품들이 출토되었는데, 특히 비단을 서사재료로 하여 필사된 20여 종에 이르는 백서(帛書)의 발견은 고고발굴사상 유례없는 대성과로 기록되고 있다. 백서 중에는 오늘날 전해지고 있는 『노자』ㆍ『주역』ㆍ『전국책』 등과 같은 문헌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고일서(古佚書)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20여 종의 백서 중 『노자』는 갑ㆍ를 두 종류의 사본이 있으며 그 중 『노자』 을본의 앞에 쓰여진 4편의 고일서를 『노자을본권전고일서(老子乙本卷前古佚書)』라고 칭한다.

이 4편의 고일서는 누구에 의해, 언제 지어졌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며, 한 사람의 저작인지 동일 시점에 저작된 단일작품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이 책에서는 이 4편의 작품을 『황제사경』이라 칭한다. 고일서 4편은 「경법(經法)」ㆍ「경(經)」ㆍ「칭(稱)」ㆍ「도원(道原)」 등 모두 4개의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편의 글이 끝날 때마다 말미에 글의 표제와 글자수를 명기해 놓았기 때문에 학자들이 그 표제를 가져다 편명으로 삼은 것이다. 초사자가 이를 문헌말미에 명기했다는 점은 당시 고일서 4편이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존재했고 유통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황제사경 역주』는 고일서 4편의 원문과 번역·주석을 함께 싣고 있다. 각 편의 말미에 편명과 글자수를 밝혔다는 위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원문 도판과 마왕퇴묘의 그림을 싣고 있어 감상과 이해를 도왔다.

4편의 체재는 서로간에 큰 차이가 있다. 제1편 「경법(經法)」이 ‘도(道)’, ‘법(法)’, ‘명(名)’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 통치의 원리와 대강을 장중한 필치로 담아낸 경문(經文) 형식의 글이라면, 제2편 「경(經)」은 ‘생살(生殺)’과 ‘극이반(極而反)’의 자연법칙에 순응하는 통치 방략을 황제신화와 군신간의 문답 형식으로 차분히 풀어낸 서사(敍事)형 글이다. 제3편 「칭(稱)」은 법도와 시(時)의 중요성을 주제로 당시 통용된 격언과 어록을 모아놓은 집록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제4편 「도원(道原)」은 고일서 4편을 총결하는 의미에서 그 철학적 기초를 다시 한 번 요약하는 내용으로 4편 중 가장 짧은 글이다.

이와 같은 체재의 상이함 때문에 이 4편을 과연 단일작품으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 4편의 글을 단일저작으로 보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한서』 「예문지」에 수록된 ‘도가류’ 문헌 중 하나인 『황제사경』에 해당한다고 본다. 단일저작으로 볼 수 있을 만큼 어휘와 문체, 내용 및 사상에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사유방식이 통일되어 있고 독특한 개념과 용어가 4편에 중복하여 출현하고 있다. 1인의 단일저작이 아니라 해도 4편의 자료를 선택, 배열하는 과정에 편집자의 관점과 철학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황제사경 역주』에서는 4편의 체재가 상이하지만 사상과 내용이 일관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완결된 한 편의 작품으로 간주한다.

『황제사경』은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정치이론서이다. 전체 내용은 불변의 자연법칙에 기초한 허정무위(虛靜無爲) 음양형덕(陰陽刑德)의 철학, 그리고 이를 원리로 하는 대내외 국가통치론의 두 가지를 근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허정무위’로부터는 공정무사(公正無私) 법치론을 도출하고, ‘음양형덕’으로부터는 내외통치 원칙론을 추론하였다. 작품의 궁극적인 의도는 명분도 원칙도 없는 전국시대의 현실을 고발·비판하는 동시에 이상적인 통일군주의 통치모델을 제시하는데 있다. 전쟁의 종식 및 안정된 생활에 대한 현실적 염원과 작자가 평소 품어왔던 이상정치론이 정교하게 교직된 개성 강한 작품이다.

『황제사경』의 첫머리는 “도에서 법이 나온다[道生法]”로 시작하여 마지막 「도원」편에서는 “도를 안고 법도를 잡으면 천하를 통일할 수 있다[抱道執度, 天下可一也]”는 구절로 마무리하고 있다. 『황제사경』 전편을 일관하는 철학적 기초로서의 ‘도’는 기본적으로 『노자』의 ‘도’ 개념을 계승하고 있지만 양자 간에는 차이점이 있다. 『노자』가 ‘도’의 ‘무위자연’적 성질에 역점을 두었다면 『황제사경』은 ‘도’의 법칙적 의미를 크게 부각했다. 도의 객관적 법칙으로부터 인간사회의 규범과 제도를 추론해낸다는 점은 노자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황제사경』의 두드러진 사상적 특징이다.

『황제사경』의 발견은 20세기 중국고고학 발굴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선진 사상과 많은 부분을 공유하면서도 나름의 독특한 독자적인 사상체계를 보여주는 1만 1천 7백자에 이르는 만만치 않은 분량의 정치이론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편집부

번역 김선민

역자 김선민(金羨珉)은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隋·唐初 君臣의 公道의식 변화－魏徵의 至公君主論」, 「兩漢 이후 皇帝短喪制의 확립과 官人三年服喪의 入律」, 「『禮記』 「禮運」편에 나타난 禮와 天의 관계」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古代中國』, 『아시아 歷史와 文化 2』, 『역주 당육전』 상ㆍ중(공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