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시의 미학성

김용희 지음

소명출판 2006년 06월 22일 출간 종이책 : 2004년 05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정지용의 시가 가지는 이미지는 기교주의적 감각에 불과하다는 혹평과, 예리한 감각과 이미지를 형상화했다는 호평을 극단적으로 받아왔다. 또한 이런 대립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정지용 시는 창조적인 시언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의 저자는 조선 근대 안에서 정지용 시가 보여주는 근대적 지성과 미학성을 분석하고 있다.

목차

1부 미적 근대성의 전통
제1장 정지용 시의 데카당티즘과 지적 허무
제2장 자연의 미적 전유와 새로운 전통

2부 언어장치의 미학적 형식
제1장 정지용 시에서 은유에 의한 시각적 재현과 미적 현대성
제2장 지용 시 어법에서 형태적 기술과 음상
제3장 리듬의식과 불안한 근대

3부 감각과 상상력의 변주
제1장 감각의 시적 개성과 인식화 과정
제2장 정지용 시의 공간과 고독

출판사 서평

지용은 1920년대 낭만파들이 보여준 감정적 과도한 유로를 차단하는 대신 감각과 이미지를 통해 시적 절제와 시적 형상화방식을 얻어낼 수 있었다. 이 같은 절제와 절도는 근대의 불안과 공포를 받아들이는 지용의 엄격한 지성 혹은 유교적 교양주의에서 배태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용 시에서 특히 근대적 문물이 많이 등장한다. 유리창, 기차, 배, 황마차, 카페, 마담 등, 시인은 근대의 풍경에서 멋스러움과 동시에 슬픔의 정조를 느낀다. 혼돈과 좌절, 도취와 퇴폐, 이것은 지적 지식인의 이중적 고뇌라 할 수 있다. 정지용은 가난한 일본 유학파 지식인으로 근대에 처한 지식인의 지적 우울과 허무를 절제된 감각의식으로 표출한다. 그런 점에서 정지용 시는 이상의 시처럼 판독되거나 이해되어야 할 시가 아니다. 해석의 어려운 물고를 찾기 위해 암호해독을 필요로 하는 시도 아니고 유장한 문장으로 앞의 문장을 기억하면서 그 통사적 구조를 찾아 내용을 요약하려는 시도 아니다. 정지용 시는 '인식'되는 시라기보다는 '감지'되는 시다. 결국 정지용은 근대 조선의 현장에서 근대와 전통의 갈등, 근대문명에 대한 심리적 동향을 지적 미학성으로 이미지화하고 창조해내고자 한 가장 고전적 인간형이면서 동시에 가장 모던한 사색가였다. 이 책은 지금까지 한국문학연구의 고착과 강박을 벗어나,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이라는 양대 구분을 넘어서 정지용 시에서의 미학성을 통해 한국현대시의 근대성을 규명해보고자 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용희

1963년 대구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평론 '생명을 기다리는 공격성의 언어:김기택론'으로 등단하였다. 논문집 '현대시의 어법과 이미지 연구', 문화평론집 <기호는 힘이 세다>, <천국에 가다>외 소수의 평론과 논문이 있다. 현재 평택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문학평론가로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