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과 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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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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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동생은 보았지 내가 잘못돼가는 것을
서로의 것이 아닌/ 로이의 미로/ 물색 륙색/ Run to You/ OA/ 스타워즈/ 바닥의 맹점/ 시소/ 검은 비닐봉지/ 로이가 로이에게/ 밝혀진 바에 따르면
2부 왜 너는 썩지도 않을 물건에 마음을 주었을까
우주 밤/ 당신만의 것/ 경로를 잃어버린 통로와 불가피한 레시피/ 리부트/ 자기장 위의 발굽소리/ 그릇이 떠오르는 순간/ 당신의 주방/ 잊지 않는 방안/ 그림자 숲과 검은 호수/ 마야꼬프스끼/ 스퀴즈 오렌지
3부 사랑할수록 가슴을 찢는 이상한 방식
서로의 것/ 기계 세상의 아코나리움/ 정밀하게 고안된 하루/ 당신의 것이 아닌/ 너는 화분마다 로켓을 키웠다/ 보이트 캠프 검사법/ 친절한 얼굴/ 한번은 그게 나라고/ 로제타(Rosetta)/ 고통의 반대편으로 뛰는 것/ 오백 개의 볼트와 오백 개의 너트를 조여야 해/ Fantasic Show
4부 Long Walk
Long Walk
5부 엔딩과 랜딩
SPY/ 고쳐쓰는 SPY의 밤/ 토요일 오후 그랜드호텔 바 SPY/ 농장에서 나무 선 언덕으로 가는 길,
아치교 밑을 지나는 SPY/ 기우는 쪽으로, SPY/ 심문B/ 뒤링켄 골목의 접선/ 파면/ 채신머리없는 말로의 말로
해설 | 속하지 않는 것들의 열정
양경언(문학평론가)
【??‘당신’이 전한 임무를 짊어진 스파이가 침묵과 배반, 그로 인한 슬픔을 아직도 감당하고 있지만, 그는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실패가 예정된 임무를 포기하지 않는다. “엔딩과 랜딩은 한끝 차이”라고, “첫 줄을 고칠 때 이미 엔딩은 바뀌었다”(「고쳐쓰는 SPY의 밤」)는 것을 알고 바뀔 미래에 승부를 걸어보기로 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인은 ‘홀로’들이 ‘서로’가 되기 위해 펼치는 손길을 끝끝내 바라본다.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을 옭아매는 실패를 절절하게 감내하면서도 이륙을 준비한다. 엔딩은 끝만이 아니라 시작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랜딩이라는 것을 믿으면서.
이 모든 활동을 이원석의 시는 떨면서 한다. 우리는 시의 목소리가 ‘떨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시는 긴 세기 동안 이어진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 그리고 거기에 속하지 않았던 이들이 다시 긴 세기의 이야기를 새로 쓰고자 하는 속에서 개시된 시이기 때문. 긴 세기가 성스러움을 위장하여 많은 살아 있는 목소리를 배제하고자 할 때, 배제된 이들은 긴 세기가 결코 알지 못하는 방식으로 다른 역사를 개시한다. 다른 처음을 개시한다. 처음부터 다시 ‘처음’을 새기려는 이가 가진 감정은 떨림, 그러니까 폭발이 내장된 열정임은 당연하다. 우리의 응원은 그 떨림에, 떨면서도 그치지 않는 열정에 바쳐져야 할 것이다.
_평론가 양경언, 해설에서
작가의 말
전자식 자연 관찰소에서 처음
한 줌의 양털을 받아왔을 때
그게 전기양으로 자라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
처음으로 그게 네 다리로 일어섰을 때
조금 두렵기까지 했으니까
부드러운 양털을 쓰다듬으며 네가
흰 털이 피로 물들 때까지 부드러운 양털을 쓰다듬으며
네가
내 이름을 부를 때면 나는
목에 단 종을 흔들며 비뚤어진 웃음을 웃었지
나의 치욕은 나의 것일 뿐
파랗게 빛을 내는 질문지에 네 이름을 써
2022년 6월
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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