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가는 전봉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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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5467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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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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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옛 시집을 복간하는 일은 한국 시문학사의 역동성이 드러나는 장을 여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의 새로운 예술작품이 창조될 때 일어나는 일은 과거에 있었던 모든 예술작품에도 동시에 일어난다는 것이 시인 엘리엇의 오래된 말이다. 과거가 이룩해놓은 질서는 현재의 성취에 영향받아 다시 배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현재의 빛에 의지해 어떤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그렇게 시사(詩史)는 되돌아보며 전진한다.
이 일들을 문학동네는 이미 한 적이 있다. 1996년 11월 황동규, 마종기, 강은교의 청년기 시집들을 복간하며 '포에지 2000' 시리즈가 시작됐다. "생이 덧없고 힘겨울 때 이따금 가슴으로 암송했던 시들, 이미 절판되어 오래된 명성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시들, 동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의 젊은 날의 아름다운 연가(戀歌)가 여기 되살아납니다." 당시로서는 드물고 귀했던 그 일을 이제 다시 시작해보려 한다.
개정판 시인의 말
눈 오는 날 / 22시 바다 / 소록도 사람들 / 늙은 권투선수의 죽음 / 산역(山驛) / 낙동강 / 허수아비가 되어 /
빈 콜라병들을 위하여 / 변방에서 / 길 / 유민(流民) / 귀(歸) / 풍산국민학교 / 안항(雁行) / 강의실 밖에 내리는 눈 /
고추밭 / 사월 / 초소에서 / 전야(前夜) / 회군(回軍) / 북일동 / 눈 / 족보(族譜) / 서울로 가는 전봉준(全琫準) /
오랑캐꽃 피기 사흘 전에 / 비 내리는 군대 / 연날리기 / 신혼 일기 / 화투놀이 / 부여 기행 / 그늘 /
만경평야의 먼 불빛들 / 세수를 하며 / 가자 / 기러기야 발해 가자 / 행군 / 강원도 땅 / 한국개항사(韓國開港史) / 밥 1 /
봉선화 / 울타리에 대하여 / 집 / 벽시 2 / 들불 / 산맥 노래 / 홍골 / 병(兵) / 빈 논 / 젊은 북한 시인에게 1 /
젊은 북한 시인에게 2 / 저녁노을 / 5월의 단풍나무 / 밥 2 / 다시 낙동강 / 백두산 가는 길 / 새벽밥 / 기쁜 지도
에 없었던 시집을 발굴하고, 숨어 있기 좋았던 시집을 골라내며, 책장 밖으로 떨어져 있던 시집을 집어 서가에 다시 꽂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음으로써 한국 시사를 관통함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시의 독본들을 여러분들에게 친절히 제공해드릴 참입니다. 출발의 본거지는 제각각 달랐으나 도착의 안식처는 모두 한데로, 문학동네포에지 안에서 유연성 다해 섞이고 개연성 있게 엮인 가운데 한 차에 열 권씩 펼쳐질 시의 병풍은 저마다 다양한 개성으로 저마다 독특한 양식으로 저마다 특별한 사유로 시리즈라는 줄자에서 보다 큼지막한 테두리로 우리를 시라는 리듬 속에 재미 속에 미침 속에 한껏 춤추게 할 것입니다. 특히나 귀하디귀하다 싶은 것이 시인들의 첫 시집임을 알아 그 최전방에 첫 시집들을 앞서 배치한 것인데 1차분의 김언희, 김사인, 이수명, 성석제, 성미정, 함민복, 진수미, 박정대, 유형진, 박상수 시인에 이어 새롭게 출간된 2차분 역시 김옥영, 이문재, 염명순, 안도현, 정은숙, 조연호, 김민정, 최갑수, 이영주, 이현승 시인의 첫 시집임에, 복간에 있어 첫 시집을 앞서 염두에 둔다는 원칙 역시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3.
문학동네포에지는 문학동네시인선과 책 사이즈가 같습니다. 세상의 시계와는 완연히 다른 시의 시간 속에 이 두 시리즈가 맘껏 뒤섞이는 난장 속에 시집 시리즈의 건강함을 기대하였고, 맘껏 뒤섞이는 자연 속에 시집 시리즈의 무구함을 기약한 것도 애초의 기획 의도 중 하나이기도 했습니다. 표지 디자인의 중심을 컬러에 놓은 것도 둘의 공통점입니다. 문학동네시인선이 핀 꽃이거나 필 꽃이라 할 때 문학동네포에지는 꽃이 있다 떨어진 꽃자리이거나 꽃 없이 진 꽃을 기억하는 등산로 앞 의자라 할 적에 그 컬러의 생겨먹음이 필시 달라야 할 것이라는 짐작이 내내 따라붙었습니다. 힘을 빼고 또 뺐습니다. 등을 펴고 또 폈습니다. 그렇게 비우고 그렇게 꼿꼿해지는 과정 속에 문학동네포에지는 파스텔톤의 열 가지 컬러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해설이 따로 실리지 않는 시집 시리즈, 추천사도 따로 박히지 않는 시집 시리즈, 시인의 약력과 시인의 자서와 시인의 시로만 꿰는 시집 시리즈, 시인의 시 가운데 미리 보기로 어떠한가 싶어 고른 한 편의 시를 책 뒷면에 새기는 일로 시집의 단장을 마치고 시집의 장단을 맞춘 시집 시리즈, 이에는 색보다는 물의 수위가 높아야 한다는 결론에
작가정보
작가의 말
■ 시인의 말
초판 시인의 말
몇 편의 미발표작을 포함하여, 1980년부터 지금까지 씌어진 것들을 한 권의 시집으로 묶는다. 젊은 나이에 책을 내는 마음은 즐거우면서도 매우 쑥스럽다.
기왕에 멋들어지게 한마당 놀다 가려면, 앞으로 더 험하게 살아가는 나를 보아야 하리라.
1985년 8월
안도현
개정판 시인의 말
물을 건너느라
발목아, 애썼다.
2021년 3월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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