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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한 사람의 차지

김금희 소설
김금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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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9월 11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9월 0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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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1.90MB)
ISBN 9788954657792
쪽수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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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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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때보다 입체적이고 감각적으로 구현된 감정의 서라운드!
《너무 한낮의 연애》, 《경애의 마음》 등으로 사랑받으며 독자들이 뽑은 2019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로 선정된 김금희의 세 번째 소설집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흥미로운 장면, 멀거나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어쩌다 발견하게 되는 낯선 모습을 예리하게 관찰하여 아주 내밀하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세계를 펼치는 저자의 9편의 소설을 엮은 것으로, 제62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체스의 모든 것》과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문상》이 수록되어 있다.

아내와 장인의 눈치를 보며 힘들게 1인 출판사를 운영하다 사업을 정리해야 했던 ‘나’의 모욕감과 상실감을 그린 표제작 《오직 한 사람의 차지》, 예민한 기질을 지녔지만 의외로 여린 마음으로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사장’과, 사장의 비밀을 눈치채버린 아르바이트생 ‘나’의 교감이 점차 진해지는 과정을 따라가는 《사장은 모자를 쓰고 온다》, 최선을 다해 서로를 사랑하려 한 두 소녀의 맑은 마음과 그 시절 순수했던 만큼 쉽게 깨어져버리곤 했던 관계의 기적 같은 불행을 하나의 화폭 위에 절묘하게 겹쳐 보이는 《레이디》 등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이곳을 무대로 삼아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품고 있는 복합적인 마음의 결을 섬세하게 어루만지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평온했던 내면을 거세게 뒤흔드는 과거의 순간들에 주목한 아홉 편의 작품들은 우리가 삶을 살아내기 위해 묻어두어야만 했던 지난 시절의 상처를 골똘하게 바라보며, 때때로 모질고 비겁해야 했던 우리의 흉한 일면, 삶의 부산물처럼 딸려오는 괴롭고 버거운 감정들을 되살려낸다. 그렇게 삶의 표층으로 튀어 오른 감정들과 생의 저변을 관류하는 씁쓸하고 아릿한 정서가 풍부하게 어우러진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한층 명료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체스의 모든 것 _007
사장은 모자를 쓰고 온다 _039
오직 한 사람의 차지 _061
레이디 _095
문상 _131
새 보러 간다 _161
모리와 무라 _193
누구 친구의 류 _223
쇼퍼, 미스터리, 픽션 _251

해설|백지연(문학평론가)
생의 아이러니를 응시하는 심퍼사이저 _275

작가의 말 _292

아주 오랫동안 마음이 상하는 일을 두려워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면 인정하지 않고 싶었지만 돌아보면 그것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과일이 물러지듯 자연스러운 일. 상할수록 더 진하고 달콤한 향을 내는 무언가가 있다고 마음이 다치는 과정을 미화할 생각은 없지만 상처를 들여다보는 사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진실, 깨달음, 아름다움, 서글픈 환희를 발견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통과해온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단편들을 묶는다. 다행인 건 되도록 물러서지 않고 모든 상태를 기록하려 노력했다는 점이다. 아름다움이 있다면 아름답다고 썼다. 사랑이 있다면 사랑이 있다고, 잃어버리거나 비극과 직면했다면 슬프다고 썼다. 어리석었다면 고통스러울 정도로 어리석었다고 용서할 수 없을 듯한 순간에는 용서할 수 없으리라고 썼다. 완전히 혼자라는 생각이 들면 그렇다고, 하지만 그것이 강제적인 고립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썼다. 우리는 스스로 그런 선택을 하며 상처 이후의 시간을 예비할 수 있다고. _‘작가의 말’에서

셋이서는 체스를 둘 수 없고 게다가 나는 체스를 둘 줄 모르니까 국화와 자리를 바꿨다. 그런데 그렇게 옆자리로 넘어가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소외 상태가 된다는 것을 엉덩이를 들어 옮기는 순간 느꼈다. _「체스의 모든 것」

그런데 입김이 발끝까지 닿다니 얼마나 로맨틱한가. 우리의 높고 호젓한 입이라는 것이 몸의 무게를 온전히 감당하고 있는 까마득한 아래의 발에 닿는다면, 어느 타인의 것이 어느 타인의 것에 그렇게 닿는다면 기적이 아니라 무얼까. _「사장은 모자를 쓰고 온다」

뭐야 저 차들을 좀 봐, 저렇게 다들 안개등을 켜고 가니까 꼭 별빛 같잖아. 이런 속도로 가다가는 집까지 두 시간은 걸릴 것 같은데 이 곡예운전이 대체 어떻게 끝날지도 모르는데 기는 그렇게 말했다. 마치 동면을 지속해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던 시절은 다 잊은 봄날의 곰처럼, 아니면 우리가 완전히 차지할 수 있는 것이란 오직 상실뿐이라는 것을 일찍이 알아버린 세상의 흔한 아이들처럼. _「오직 한 사람의 차지」

말끝을 올리고 내리는 것으로 누군가는 남겨지고 누군가는 옮겨가는 사람이 된다는 것, 어쩌면 세상의 많은 일들은 그런 사소한 변별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는 것에 대해 그후로도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_「레이디」

벚꽃이 하늘하늘 지는 봄밤이었는데 희극배우는 바닥에 길게 다리를 뻗고 나 옛날에 나쁜 놈이었잖아, 나빴잖아, 넌 알잖아, 하고 따졌다. 너무 진지하고 간절하게 물어서 지나가던 송이라도 그래, 넌 나빴어, 아주 나빴어, 동의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_「문상」

그렇게 끌려온 현경은 한 달 동안 외출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연락이 안 되자 아파트 앞까지 그 사람이 와서 새벽까지 창을 올려다보다가 가곤 했다고. 그러던 어느 날, 현경이 윤에게 와서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에게 쪽지 좀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
나는 거기에 적힌 게 뭐였냐고 다시 한번 물었다. 윤은 액정 불빛에 자기 얼굴을 담근 채 흥미는 별로 없다는 듯 “너를 잃는 오늘이 앞으로 내게 남아 있는 날들 중 그나마 가장 행복한 날일 거야였던가”라고 했다. _「누구 친구의 류」

K는 여자가 늙었다는 것, 여자가 죽지 않고 살아남아 마침내 늙어버렸다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적어도 여자는 거부하지 않았음을, 살 것을. 최선을 다해 살 것을. 여자가 했다면 자기도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여기 이 도시에서 어떤 무게를 감당하면서 거짓말처럼 살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자신이 이루어야 할 모든 것을 이루는 셈이었다. _「쇼퍼, 미스터리, 픽션」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붙드는 일,
삶에서 우리가 마음이 상해가며 할 일은
오직 그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마음의 열도가 사그라든 후 우리를 휩싸는 알싸한 공기와
무미건조하던 일상을 채우는 풍부한 감정의 서라운드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흥미로운 장면, 멀거나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어쩌다 발견하게 되는 낯선 모습을 예리하게 관찰하여 아주 내밀하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세계를 일구고 있는 김금희의 세번째 소설집 『오직 한 사람의 차지』가 출간되었다. 소설집 『너무 한낮의 연애』와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등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독자들이 뽑은 2019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로 선정되기도 한 김금희의 새로운 성취가 아홉 편의 소설마다 편편이 빛난다.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이곳을 무대로 삼아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품고 있는 복합적인 마음의 결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전작 『너무 한낮의 연애』에서 불쑥 생활을 장악해버린 불가해한 감정을 소상히 묘사하며 그 감정의 기원을 탐사했던 김금희의 단편은 이제 평온했던 내면을 거세게 뒤흔드는 과거의 순간들에 주목한다. 작가는 우리가 삶을 살아내기 위해 묻어두어야만 했던 지난 시절의 상처를 골똘하게 바라보며 때때로 모질고 비겁해야 했던 우리의 흉한 일면, 삶의 부산물처럼 딸려오는 괴롭고 버거운 감정들을 되살려낸다. 그렇게 삶의 표층으로 튀어오른 생동하는 감정과 생의 저변을 관류하는 씁쓸하고 아릿한 정서가 풍부하게 어우러진 김금희의 최신작은 그 어느 때보다 입체적이고 감각적으로 구현된 ‘감정의 서라운드’로 독자의 내면을 가득 채운다.

젊은작가상 대상·현대문학상 수상
김금희 신작 소설!

제62회 현대문학상 수상작 「체스의 모든 것」,
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문상」 수록

나는 이 작가가 이제는 잘 쓰는 작가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작가로 나아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_윤성희(소설가)

표제작 「오직 한 사람의 차지」는 아내와 장인의 눈치를 보며 힘들게 1인 출판사를 운영하다 사업을 정리해야 했던 ‘나’의 모욕감과 상실감을 그린다. ‘낸내’라는 아이디를 쓰는 독자로부터 책에 대한 때늦은 컴플레인을 받은 ‘나’는 비밀스러운 매력을 지닌 낸내를 알아가며 기이한 활기를 얻게 된다. 세속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사회에 안착하고자 하는 아내와 장인에게 반감을 갖고 있으나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데 자괴감을 느끼던 중, 낸내에게 “자기 세계에 대한 충만과 고독, 그리고 왠지 모를 열패감이 뒤섞인 이상한 동질감”을 느낀 것. 하지만 낸내의 정체가 선명해질수록 ‘나’의 마음속 환상과 낭만도 한 꺼풀씩 벗겨진다.
이처럼 김금희 소설은 느닷없이 치밀어오르는 기억과 감정을 끝내 잠재우지 못해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고 마는 애잔한 인물들에게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준다. 2017년 현대문학상 수상작 「체스의 모든 것」은 한번 창피한 일을 겪으면 집요하게 그 모멸감을 되새기며 자조와 자학에 빠지는 ‘노아 선배’와, 무신경함을 가장한 강인한 자세로 모멸을 이겨나가고자 하는 ‘국화’의 대학 시절 교류를 그린다. 그들이 각자의 고집대로 체스를 두기 위해 대치하는 모습은 작가의 사유를 통과하며 자신의 신념을 꺾지 않으려는 의지로 확장된다. 같은 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작품 「문상」은 가까운 이의 죽음에서 비롯된 죄책감이 폭력적으로 발현되는 장면을 포착한다. 그 폭력으로 인한 상처를 간직한 ‘송’은 타인을 위로하기 위해 떠난 문상길에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조금씩 보듬게 된다. 「사장은 모자를 쓰고 온다」는 예민한 기질을 지녔지만 의외로 여린 마음으로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사장’과, 사장의 비밀을 눈치채버린 아르바이트생 ‘나’의 교감이 점차 진해지는 과정을 따라간다. 동조자의 위치에 있던 ‘나’가 사랑이 끝난 후 남은 감정을 이어받아 완결시키는 장면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모리와 무라」의 ‘숙부’는 다른 가족들과 달리 정갈한 태도를 지키며 살아왔지만 왠지 그에게는 숨겨진 일면이 있을 것만 같아 미심쩍다. 소설은 그런 숙부가 고독하게 감당하고 있던 죄책감을 드러내며, 비정한 생이 결과적으로 그를 고통에서 해방시켰다면 그것은 또다른 형태의 자비로움이 아닐지 묻는다. 「레이디」는 최선을 다해 서로를 사랑하려 한 두 소녀의 맑은 마음과, 그 시절 순수했던 만큼 쉽게 깨어져버리곤 했던 관계의 ‘기적 같은 불행’을 하나의 화폭 위에 절묘하게 겹쳐 보인다.
김금희의 인물들이 겪는 동요는 우리가 살아가는 한 홀로 감당할 수밖에 없는 내밀한 고통과 합동처럼 꼭 닮았다. 그러면서도 소설이 그리는 내면의 술렁임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가히 ‘김금희표’라고 명명할 수 있을 만큼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인물들이 발산하는 매력 덕분이자, 그런 인물들이 자신만의 생생한 목소리로 복합적인 인간 내면을 차근차근 이해해나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소설은 얽혀 있던 감정의 타래를 풀어내 독자와 소설 속 인물을 소통시키는 심퍼사이저(sympathizer)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그래서 우리는 김금희의 소설을 읽으며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한층 명료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상처에 대한 기억과 그것을 뛰어넘는 현재의 감정
우리가 살아낸 모든 시간을 긍정하는 다정한 문장들

2016년 가을에 발표된 자전소설 「쇼퍼, 미스터리, 픽션」을 읽으면 작가가 지금까지 소설쓰기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단편의 주인공이자 소설가인 ‘K’는 유년 시절의 상처를 누구와도 나누지 않은 채 고립된 삶을 살아왔다. 언젠가는 그 상처를 소설로 쓰고 싶어 흉터를 헤집으며 열의를 불태우던 그에게도 해방과 치유의 시간이 도래한다. 영업이 끝나가는 야간시장에서 자신의 슬픔이 시작된 계기와 맞닥뜨리게 된 K는 “결벽과 고통의 기억을 넘어 삶으로 잠입할 수밖에 없는 픽션의 운명”(문학평론가 백지연, 해설)을 감지한다. 이제 그에게 소설은 자신이 살아내고 있는 현재의 삶 속에서 창작되어 어떻게든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된다.
그래서 김금희는 과거의 상처를 미화하는 대신 그 벌어진 틈새를 똑바로 들여다보며, 특유의 다정한 시선으로 우리가 살아온 모든 시간에 담긴 의미를 찾아낸다. 잊고 싶었던 과거와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우리가 그려온 궤적에는 그렇게 그려져야 할 이유가 있었다고, 그래야 살아낼 수 있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비록 잃는 것에 점점 익숙해져가는 삶을 살고 있지만, 매 순간 느껴지는 이 충만한 감정만큼은 오롯이 우리의 차지가 아니겠냐고. 이처럼 김금희가 한결같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긍정하는 메시지들이다. 김금희의 애정 어린 문장을 통과하면 우리의 사랑스럽지 않은 모습마저도 그저 좋거나 나쁘다고만 평가될 수 없는, 살아가려는 의지의 표현이 된다. 우리가 듣고 싶었던 진정한 위로를 소설로 전해 공감하게 하는 일을 작가는 꿋꿋이 수행해나간다. 김금희가 동시대 독자들에게 가장 소중한 작가가 된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김금희의 소설은 관습적인 서사를 비틀어 개성 있는 질감의 이야기를 만든다. 삶과 예술, 과거와 현재, 기쁨과 슬픔의 경계를 부드럽게 허무는 그의 소설은 ‘지나간 시대’를 현재로 연결하여 생생한 시대성을 획득한다. ‘이후’의 삶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는 이 화법은 세밀한 공감자의 시선을 통해 인간 심리의 세부를 날카롭고 섬세하게 살핀다. 그의 소설에서 이야기되는 기억과 애도 역시 현재를 새롭게 바라보는 리얼리티를 획득하는 통로가 된다.
(…)
과거의 상처에 붙들린 인물들의 고독한 마음을 읽어내는 심퍼사이저(sympathizer)의 시선은 시대적 상처를 기억하면서도 그것을 뛰어넘는 현재의 감정들을 창조한다. 소설 속 인물들이 속삭이듯이 사랑 역시 그렇게 무언가를 견디고야 얻게 되는 간절한 이름으로 우리의 곁에 다가온다. _백지연(문학평론가

작가정보

저자(글) 김금희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너의 도큐먼트」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너무 한낮의 연애』,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 중편소설 『나의 사랑, 매기』, 짧은 소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가 있다. 2015년, 2017년 젊은작가상, 2016년 젊은작가상 대상, 신동엽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작가의 말

아주 오랫동안 마음이 상하는 일을 두려워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면 인정하지 않고 싶었지만 돌아보면 그것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과일이 물러지듯 자연스러운 일. 상할수록 더 진하고 달콤한 향을 내는 무언가가 있다고 마음이 다치는 과정을 미화할 생각은 없지만 상처를 들여다보는 사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진실, 깨달음, 아름다움, 서글픈 환희를 발견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통과해온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단편들을 묶는다. 다행인 건 되도록 물러서지 않고 모든 상태를 기록하려 노력했다는 점이다. 아름다움이 있다면 아름답다고 썼다. 사랑이 있다면 사랑이 있다고, 잃어버리거나 비극과 직면했다면 슬프다고 썼다. 어리석었다면 고통스러울 정도로 어리석었다고 용서할 수 없을 듯한 순간에는 용서할 수 없으리라고 썼다. 완전히 혼자라는 생각이 들면 그렇다고, 하지만 그것이 강제적인 고립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썼다. 우리는 스스로 그런 선택을 하며 상처 이후의 시간을 예비할 수 있다고.

여름에 나는 평생 살아온 도시를 떠나 새로운 도시로 옮겨왔다. 여기 실린 소설을 쓴 장소와 책으로 펴내는 장소가 다른 셈이다. 그 차이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면 어느 날은 아주 찬 표면에 물기가 어리듯 슬픈 일이기도 하고 어느 날은 그렇게 해서 마음의 안팎 온도를 맞춰 더 나아지는 일이기도 하다. 그 모든 기대와 두려움으로 벅찬 여름이다. 하지만 소설을 쓴 날들에도, 지금도,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붙드는 일, 삶에서 우리가 마음이 상해가며 할 일은 오직 그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 쥘 수 있는 많은 것들 중에, 소설을 선택해준 당신에게 내 미약한 응원과 용기를 보낸다. 그 덕분에 나는 오래 쓸 수 있는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우리가 온전히 차지할 수 있는 이 영역을 포기하지 말자고 적어둔다. 쓰는 일에, 그렇게 해서 당신을 만나는 일에 나는 어느 때보다 욕심이 생긴다. 그 욕심을 이해해주는 가족과 친구들, 문학동네 편집부와 해설을 써주신 백지연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환하지 않은 여름은 없다고 생각하며,
2019년 8월의 끝에서
김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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