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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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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09일 출간

종이책 : 2014년 06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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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6.75MB)
ISBN 9788954634342
쪽수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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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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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종기, 당신의 루시드폴은 어디에 있나요?
시인 마종기와 뮤지션 루시드폴, 두번째 서간집『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 평생을 타국에서 살아야 했던 고독과 그리움을 시로 녹여냈던 의사 시인 마종기와, 수년째 스위스 로잔 연구실에서 머물며 ‘외로움’의 선율을 기타줄에 옮겼던 화학자 뮤지션 루시드 폴의 편지를 담은《아주 사적인, 긴 만남》. 5년 후 다시 시작된 그들의 편지를 담은 책으로, 시 같은 40통의 편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두 번째 서간집에는 음악과 문학 뿐 아니라 조국과 예술, 관계와 가족, 자연과 여행 등 삶 전체를 아우르는 따뜻하고도 깊은 대화가 담겨 있다. 때로 서로에게만 들리는 독백으로, 처절한 흐느낌으로, 때로 서로를 향한 끝 모를 지지와 응원의 내용으로 채워져 있으며, 편지에는 ‘당신은 내가 무척 그리워하던 사람이었어요’라고 고백하는 저자들의 ‘진심’이 묻어나 여느 편지와는 다른 감동을 전한다. 삶의 갈림길에서 나를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을 때, 마냥 혼자인 듯 생각이 들 때, 세상 어딘가에는 분명 ‘혼자가 아니라는’ 따스한 위안을 주는 편지글이다.
세대를 초월한 ‘진정한 소통’의 본보기로 회자되며, 이 편지글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수많은 관계 속에도 서로의 마음 깊은 곳을 알아줄 친구는 많지 않은 이 시대에, 서로를 진심으로 부르고 화답하는 ‘마음의 소리’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part 1 서울의 봄
part 2 결정되지 않은 노래
part 3 꿈의 다른 표징
part 4 아직 바람은 거칠어도
editor’s note

part 1 서울의 봄
모처럼 선생님께 긴 편지를 보내려니 마음이 설렙니다. 2009년 이맘때였던가요. 인사동에서 선생님을 처음 뵈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간 저는 두 장의 앨범을 냈고, 세 번의 이사를 했습니다. 한 권의 책을 썼고, 많은 공연을 했습니다. 이젠 정말이지 한국 땅에 자리잡고 살아가는 전업 뮤지션이 되었지요.(……)요즘 저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합니다. 노래하는 사람이 노래하면서 행복할 수 있다는 것만큼 운좋은 일도 없을 텐데, 저는 참 행운이지요. 올해엔 선생님 스케줄과 제 공연 일정이 맞아서 또 기쁩니다. 선생님께 공연을 보여드리는 것도 몇 년 만인지 모르겠네요. 2년 만인가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꽤 오래된 것만은 확실한데…… _루시드폴(p.9, 14 첫번째 편지)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 잘 받았어요. 그간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고 요즈음은 서울서 장기 연주 공연에 바쁘다니 모두 반가운 소식들입니다. 윤석군 말대로 우리가 처음 만났던 2009년 봄 이후 내가 고국에 있을 때는 자주 만나왔지요. 그러다가 작년에는 내가 서울에 두 달 체류하는 동안 정말 한 번도 만나지 못했네요. 아마도 그 큰 이유는 내 사정 때문이었을 겁니다. _마종기(p.17 두번째 편지)

part 2 결정되지 않은 노래
올봄 공연 때부터 무언가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어요. 조금 간간이 말하자면, 시를 ‘쓰기’보다 ‘부르고’ 싶어졌다고 할까요. 아니, 시가 아니어도 상관없지요. 시일 수도, 시가 아닐 수도 있겠고, 그냥 나의 모어로 노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짙어졌지요. _루시드폴(p.135 열아홉번째 편지)

이번 편지를 보니 눈에 확 뜨이는 곳이 있네요. ‘시를 쓰기보다 시를 노래 부르고 싶다’는 말. 내가 알기로도 사실 시란 것이 그렇게 시작된 것이지요. 옛날 유럽 쪽에서 부자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연극하던 광대 비슷한 연예인들이 노래를 부르다가 그 가사가 눈에 뜨이기 시작했고 그 운문 낭독이 인기가 생기니까 노래 못하는 상류 계급이 가사를 만들어 읽는, 그러니까 시를 읽게 되었다고 해요. 한국의 시도 거의 같은 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믿는 학자들이 많지요. 떠들면서 춤추는 것에서부터 춤 안 추고 노래만 하는, 그러다가 가사만 만들기 시작해서 시문학이 되었다고들 하지요. 요는 시의 모태는 노래고 운문이어서 곡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노래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니까 윤석군의 이야기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르네상스를 시작하는 모양새로 보입니다. _마종기(p.139 스무번째 편지)

part 3 꿈의 다른 표징
저는 아버지와 저 둘이서 차례를 모십니다. 아버지도 남자 형제가 없고 저도 그렇지요. 요즘 아버지는 지방을 쓰실 때 가끔 할아버지와 할머니 위치를 바꿔 쓰시기도 하고, 글자를 틀리기도 하십니다. 예전엔 그럴 때마다 이것저것 제가 참견도 하고 말씀도 드렸는데, 요즈음엔 그러지를 못하겠어요. 맞고 틀린 것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가족과의 관계가 그렇지요. 어제 서울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는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불현듯 선생님의 시들이 생각나는 것이었습니다. 「외로운 아들」 「손녀를 안고」「동생을 위한 조시」 같은 유독 가족과 관련된 시들이었지요.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도 그렇고요. 눈을 감고 곰곰이 시를 더듬어보는데, 아 내가 선생님의 시 중 가족에 대한 시를 유독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_루시드폴(p.228, 스물아홉번째 편지)

나는 때때로 고아처럼 느낍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을 하려는 사람은 때때로
고아처럼 외로워야만 한답니다. 오죽하면 작곡가 베토벤은 외로움이 자신의 종교라고까지 고백했겠습니까. 미국의 의사 시인으로 미국 현대시의 문을 연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는 외로움을 자주 느끼지 않는 자는 시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나를 고아처럼 느끼게 하는 이 비 오는 우중충한 시간을 아파하면서도 고마워하고, 고국을 멀리 떠나 살고 있는 내 신세를 힘들어하면서도 또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_마종기(p240 서른번째 편지)

시인 마종기와 뮤지션 루시드폴, 두번째 서간집
첫 만남 후 5년
그 사이에서 피어난
시 같은 40통의 편지!

『아주 사적인, 긴 만남』그후 5년
다시 시작된 두 사람의 이야기
마종기 시인과 루시드폴은 2007년 처음 편지로 만났다. 평생을 타국에서 살아야 했던 고독과 그리움을, 시로 녹여냈던 의사 시인 마종기와 수년째 스위스 로잔 연구실에서 머물며 틈이 날 때마다 ‘외로움’의 선율을 기타줄에 옮겼던 화학자 뮤지션 루시드폴. 이 두 사람은 2009년 봄 서울에서 처음 대면하기까지 2년간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알아갔다. 이들의 편지는 책으로도 묶여(『아주 사적인, 긴 만남』으로 출간)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았고 그간 세대를 초월한 ‘진정한 소통’의 본보기로 회자되며,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그후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간간히 소식을 이어가던 이 두 사람은 2013년 봄 다시 집중적으로 편지를 나누기 시작한다. 그리고 2014년 봄까지 1년간 오간 마흔 통의 편지를 모아 두번째 서간집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처음 편지로 만나 서로를 더듬더듬 알아가던 첫번째 서간집에서 한 발 나아가, 두번째 서간집에는 음악과 문학 뿐 아니라 조국과 예술, 관계와 가족, 자연과 여행 등 삶 전체를 아우르는 따뜻하고도 깊은 대화가 담겨 있다. 두 사람, 그 ‘사이의 이야기’는 그들의 시와 노래처럼 아름답고, 영혼을 어루만지는 놀라운 위안이 있다. 자주 혼자였고, 마음을 나눌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고픈 편지글이다.
*첫번째 서간집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은 두번째 서간집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과 함께 동일한 제목의 개정판으로 출간되었습니다.

● 출판사 서평
7년 전 대서양을 건넌 한 통의 편지에서
시인과 뮤지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되다
2007년 8월 24일 지금으로부터 7년 전, 한 통의 편지가 대서양을 건넜다. ‘선생님은 아마도 저를 모르시겠지요’라며 머뭇머뭇 인사를 건네던 스위스 로잔발 편지는, 곧 미국 플로리다의 한 시인에게 닿는다. 그리고 시인은 일주일 뒤, 만나본 적 없고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던 이 편지의 주인공에게 자신의 시 「첫날밤」을 적어 화답했다. ‘그랬었다, 내가 처음 외국에 도착했던/ 삼십 년 전 밤에도 비가 왔었다./ 사정없는 외국의 폭우가 무서워/ 젊은 서글픔들이 오금도 펴보지 못하고/ 어두운 진창 속에 던져 버려졌었다.’ 50년 가까이 고국을 떠나 이국에서 살아야 했던 시인 마종기가, 역시 낯선 땅에서 생명공학과 음악 사이를 오가며 홀로 분투하던 뮤지션 루시드폴에게 보낸 첫 편지였다.
그후 2년간 두 사람 사이에는 자연스럽고 소박한 대화가 흘렀다. 때로 서로에게만 들리는 독백으로, 처절한 흐느낌으로, 때로 서로를 향한 끝 모를 지지와 응원의 손짓으로 읽히는 대화는 54통의 편지로 남았고,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이라는 책으로 묶였다. 이후에도 간간이 소식을 주고받으며 만남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지난 봄부터 1년간 다시 집중적으로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두 사람 사이에 다시 흐르기 시작한 대화의 물길은 여전히 맑고 세찼으며 시간의 더께는 느껴지지 않았다.

“당신은 내가 무척 그리워하던 그런 사람이었어요”
마음을 나눌 누군가를 그리워했던 사람들
그간의 근황을 풀어놓으며 마종기 시인은 루시드폴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자신에게 루시드폴은 무척 얘기를 해보고 싶었던, 그리워하던 스타일의 사람이었다고. 어릴 때부터 시를 써온 의사 시인에게, 대부분의 친구는 한쪽의 사람이었다. 시를 쓰는 사람이거나 의사이거나. 그것이 섞여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같이 드물기만 했다. 그러다 공학, 과학 공부를 한 이가 예술에 대한 주장이 있는, 간단히 얘기하면 르네상스맨 같은 사람을 드디어 만난 것이다. 루시드폴 역시 오랜 시간 홀로 음악을 만들고 가사를 지었다. 음악을 이야기하고, 함께할 누군가를 원했지만, 대부분의 시간 동안 주변에는 음악적으로 이방인들뿐이었다. 그는 그렇게 섬처럼 이국의 자기 방에서 매일 밤 그리움과 고독을 기타줄에 옮겼다. 심적으로 극한에 내몰릴 때마다 그를 구원한 것은, 마종기 시인의 시집이었다. 그는 시인의 시를 읽고 노래 가사를 지었고, 그의 시집을 붙들고 혼자라는 ‘고립’의 시간을 넘어섰다. 홀로 묵묵히 만든 노래들로 루시드폴은 점차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시인의 마음도 움직였다.

이들의 편지가 평범한 대화이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
서로 다른 대륙의 이쪽과 저쪽에서, 자주 혼자였고 마음을 나눌 누군가를 그리워했던 이 두 사람의 만남은 세상의 수많은 관계를 떠올려보게 한다. 그 관계들에는 저마다 부르는 이름이 있다. 친구, 선후배, 지인 혹은 연인……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부르는 이름이 어떠하든 마음을 깊숙한 곳까지 나눌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는 것, 또 그와 오랜 시간 함께 가는 것은 그 두 사람 모두 온맘을 기울이는 진심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편지를 주고받으며 루시드폴은 시인의 방대한 숲으로 조심스럽게 걸어들어갔고, 마종기 시인은 뮤지션의 낯선 바다로 힘껏 노를 저어갔다. 처음 상대의 낯선 땅에 발을 내디딘 이 두 사람을 이어준 것은 ‘고독과 그리움’이라는 공통분모였지만, 둘의 만남을 깊고 오래 지속시킨 힘은 쉬지 않고 노를 저었던, 내딘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던 이들의 ‘진심’에 있을 것이다. 이들이 주고받은 편지가 두 사람이 살아가는 평범한 이야기이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흔치 않은 편지로 읽히는 이유이다.

서로를 진심으로 부르고 화답하는,
마음으로만 들을 수 있는 메아리 소리
‘세상이 어두워질 때/ 기억조차 없을 때/ 두려움에 떨릴 때/ 눈물이 날 부를 때/ 누구 하나 보이지 않을 때/ 내 심장 소리 하나 따라/ 걸어가자 걸어가자’(루시드폴의 노래 [걸어가자]) 루시드폴이 공학도의 삶을 내려놓고 음악인의 길을 걷는 동안, 시인은 여전히 아름다운 시를 짓고 새 시집을 발표하는 것 외에도, 의학과 문학, 과학과 예술 사이에 가교를 만들고, 통섭이란 개념을 세우는 데에 힘쓰고 있었다.
온몸으로 삶을 밀어나가는 젊은 뮤지션에게 노시인은, 거센 풍랑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등대 같은 존재가 되어주고 있다. 뮤지션은 타국의 시인에게 고국의 소식을 전하는 메신저로, 또 경계에서 살아온 사람 사이에서만 가능한 우정과 존경으로 답한다. 이 두 사람이 나눈 편지의 숱한 행간에는 마음으로만 들을 수 있는 메아리 소리가 있다. 마음의 문턱을 낮추고, 배려하고 양보하며 서로를 진심으로 부르고 화답하는 관계의 메아리다. 삶이 계속되는 한, 끊이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의 메아리가 이렇게 다시 40통의 편지로 모였다. 이 편지들은 삶의 갈림길에서 나를 알아주는 이가 아무도 없을 때, 마냥 혼자인 듯 생각이 들 때, ‘거기 누구 없냐’고 목소리를 힘껏 내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세상 그 어딘가에는 분명 그 소리를 듣고 화답할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고. 당신의 마종기, 당신의 루시드폴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책속으로 추가-
part 4 아직 바람은 거칠어도
외로움은 시인이 꼭 먹어야만 하는 약이고 아무리 쓰고 떫어도 먹어야만 사는 약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아예 팔자라고 생각하고 외로움과 차라리 친해져서 형제같이 되는 게 좋다고요. 그리고 외로움의 아픔과 눈물은 자주 시인이 살아가는 힘이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누군가가 그랬지요. 기타줄은 한 줄씩 따로따로 떨어져 있어서 소리가 나는 것이다, 줄이 다 함께 붙어 있으면 줄들은 혹 외롭지 않을지 몰라도 더이상 소리를 내고 음악을 만들 수가 없다, 떨어져 있으니까 소리가 난다. 아마도 모든 예술이 다 그럴 것입니다. _마종기(p.292 서른여섯번째 편지)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지만, 그 적당한 거리가 주는 외로움에는 긴장감이 있어서 오히려 더 관계를 가깝게 해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떨어져 있지만 완전히 떨어진 것이 아니니까요. 사람들은 누구나 이어져 있음을 갈구하면서도 떨어져 있고 싶어하지요. 한 존재의 죽음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유배겠지요. 사람들은 어쩌면 영원히 그런 연결의 긴장감을 잃어버리게 하는 죽음을 제일 두려워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_루시드폴(p.298 서른일곱번째 편지)

요즘 저는 모든 생물에게는 적당한 영토가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 사람도 그렇다 싶었습니다. 심지어 음악도 그렇지요. 적절한 공백은 그것만으로도 음악적이니까요. 적절한 부대낌이 주는 활기와 즐거움을 넘어서면 괴롭고 밑돌면 외롭지요. (……) 누구나 두 가지 성향을 다 가지고 있겠지만 저는 후자에 속하는 인간형에 더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과의 최소한의 교류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지요. 그래서 어쩌면 늘 어딘가로 스스로를 격리시키려 애써왔는지도 모르겠어요. _루시드폴(p.299~300 서른일곱번째 편지)

모쪼록 오늘의 인기에 연연해하지 말고 초조해하지 말고 팬과 청중을 따뜻하게 위무하고 보듬어주는 가수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나는 그 청중 안에 있지는 못하겠지만 언젠가 윤석군이 나이들어 백발을 날리며 청중에게 정성을 다해 노래를 들려주는 광경을 상상해봅니다. 나이든 노래를 듣는 루시드폴의 청중은 깊은 위안과 즐거움을 누리겠지요. 바로 그때서야 드디어 루시드폴은 가수가 됩니다. 훌륭한 가수, 자신도 만족하는, 세월 속에서 잘 익은 가수가 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윤석군을 믿습니다. _마종기(p.323~324 마흔번째 편지)

비록 나는 평생을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지고 확실하게 헤아릴 수 있는 것에만 의지해 살아온 의사였지만 누구에게라도 언제고 말해주고 싶은 것이 있어요. 아마도 내가 어쩔 수 없이 삶과 죽음의 가교에 서서 오래 살아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요. 그중 하나는 주위의 착한 이웃을 위해 정성을 전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바치라는 말입니다. 옳고 그른 것에도 늘 엄격해야겠지만, 그래서 강직한 사람도 되어야겠지만 그보다는 착하고 힘없는 것에 더 마음을 주고 그 편이 되어주는 따뜻한 시간 속에서 살기를 바란다는 거예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한 사람이 정성을 다해 다른 사람을 신뢰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_마종기(p.324~325 마흔번째 편지)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글) 마종기

저자 마종기는 1939년 1월생. 시인. 의사. 1959년 의대 본과 1학년 재학중 『현대문학』에 「해부학교실」 「나도 꽃으로 서서」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60년에 출간한 첫 시집 『조용한 개선』으로 제1회 ‘연세문학상’을 수상했고 그후 한국문학작가상, 편운문학상, 이산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문학상, 혜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도미 후, 황동규, 김영태와 함께 공동시집 『평균율』 『평균율 2』를 펴냈다. 다른 시집으로 『두번째 겨울』 『변경의 꽃』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모여서 사는 것이 어디 갈대들뿐이랴』 『그 나라 하늘빛』『이슬의 눈』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하늘의 맨살』, 산문집으로 『별, 아직 끝나지 않은 기쁨』 『당신을 부르며 살았다』 『우리 얼마나 함께』, 뮤지션 루시드폴과의 서간집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을 출간했다.

저자 루시드폴(조윤석)은 1975년 3월생. 음악인. 화학자. 1998년 인디밴드 ‘미선이’의 첫 앨범 ‘Drifting’으로 데뷔, ‘lucid fall’ ‘오, 사랑’ ‘국경의 밤’ ‘레미제라블’ ‘아름다운 날들’ ‘꽃은 말이 없다.’ 등 6장의 정규 앨범을 냈고, 2009년 미국 화학회지JACS에 논문 「Micelles for delivery of nitric oxide」를 발표했다. 가사집 『물고기 마음』과 소설집 『무국적 요리』, 번역서 『부다페스트』, 시인 마종기와의 서간집『아주 사적인, 긴 만남』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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