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나는 북벽에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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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54647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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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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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풍경에서 스며나는 비린내와 그 너덜너덜해진 질감의 흔적들에 배어든 아우성으로 그득한 총 55편의 시가 4부로 나뉘어 수록되어 있다. ‘죽음이 참 깨끗했다’, ‘거울 앞에서’, ‘마르지 않는 샘’, ‘누가 보낸 건지 알 수 없지만’, ‘나도 모르게 낳은’ 등의 언어가 아닌 몸짓이나 삶의 흔적, 사물의 모습 그 자체가 지닌 또 다른 언어의 힘을 다시 시의 언어로 담아내고자 하는 노력이 담긴 시편들을 만나볼 수 있다.
1부
붉은 꽃
공중
꽃 찢고 열매 나오듯
호수
눈꺼풀
춤
고등어가 돌아다닌다
죽음이 참 깨끗했다
새
나사못 박듯 송두리째
대추나무 가지에 돌멩이 끼우듯
벗을 수 있다는 말
2부
거울 앞에서
겹벚꽃
둥근 돌
죽음에 뚫린 구멍
마르지 않는 샘
누가 보낸 건지 알 수 없지만
빵을 뜯다
나도 모르게 낳은
파리떼
혀
입술
3부
빗소리
흐린 날은
귀
공중변소에서
차마 목 조를 수 없어서
숨긴다고 숨겨지는
향이 탄다
휘파람 부는 나무
기린
낮달
어째서 멈칫거리는가
참 긴 시간이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고양이
북대(北臺)
4부
올해는 신묘년(辛卯年),
벌서는 나무
잉어들
뱀
가난론
손가락
쌀자루
호떡집에 불이 나서
달팽이
단지(斷指)
영영이라는 말
보조개사과
벌초
탱자는, 탱자가 아닙니다
웃음이 파인다
꽃눈처럼
허브도둑
해설 │타자의 얼굴, 저 지워지지 않는 고통의 비린내들
│이찬(문학평론가)
‘몸들의 세계’ 그 마디마디에서 일렁이는 “비언어적 누설”
말이 이끄는 길을 따라가는 시인 장옥관!
그의 언어가 다다른 ‘원초적 글쓰기’의 세계
1987년 『세계의문학』으로 등단한 시인 장옥관의 다섯번째 시집 『그 겨울 나는 북벽에서 살았다』가 문학동네시인선 036번으로 출간되었다. 전작 『달과 뱀과 짧은 이야기』 이후 7년 만에 찾아온 새 시집이다.
장옥관 시인은 이전 시집에서 인식의 상투성을 깨부수고 대상의 본질을 찾아 깨달음에 이르는, 종횡무진 날아오르고 솟구치는 동사들의 역동성에서 무궁무진한 상상력으로 시인의 깨달음을 보여주는 시를 담아내었다는 평을 받은 바 있다. 총 55편의 시가 4부로 나뉘어 실린 이번 시집에서는 이러한 장옥관의 시의 특징을 이어가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종류의 언어 안에 이미 기입되어 있는 ‘시공간적 분기의 운동’, 그 리듬을 담아내고 있다.
거짓말할 때 코를 문지르는 사람이 있다 난생처음 키스를 하고 난 뒤 딸꾹질하는 여학생도 있다
비언어적 누설이다
겹겹 밀봉해도 새어나오는 김치 냄새처럼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것, 몸이 흘리는 말이다
누이가 쑤셔박은 농짝 뒤 어둠, 이사할 때 끌려나온 무명천에 핀 검붉은 꽃
몽정한 아들 팬티를 쪼그리고 앉아 손빨래하는 어머니의 차가운 손등
개꼬리는 맹렬히 흔들리고 있다
핏물 노을 밭에서 흔들리는
수크령
대지가 흘리는 비언어적 누설이다
-「붉은 꽃」 전문
『그 겨울 나는 북벽에서 살았다』 서시 자리에 놓인 이 작품은 장옥관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거짓말할 때 코를 문지르”고 “키스를 하고 난 뒤 딸꾹질하는” 등의 “겹겹 밀봉해도 새어나오는 김치 냄새처럼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몸이 흘리는 말”들처럼 “비언어적 누설”을 담아내고자 하는 시인은, 이러한 ‘몸짓 언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미지들을 향해 시선을 던지고 있다. “누이가 쑤셔박은 농짝 뒤 어둠, 이사할 때 끌려나온 무명천에 핀 검붉은 꽃// 몽정한 아들 팬티 쪼그리고 앉아 손빨래하는 어머니의 차가운 손등”과 같이 삶의 이면에 숨겨진 흔적들을 좇기도 하고, “맹렬히 흔들리”는 “개꼬리”와 “핏물 노을 밭에서 흔들리는/ 수크령”처럼 자연 사물에서 “대지가 흘리는 비언어적 누설”에서 ‘시공간적 분기의 운동’의 궤적을 발견해내는 것이다.
이렇듯 언어가 아닌 몸짓이나 삶의 흔적, 사물의 모습 그 자체가 지닌 또다른 언어의 힘을 다시, 시의 언어로 담아내고자 하는 시인의 노력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혀가 가둬놓았던 말들, 저수지에 갇혀 있던
말들이 치밀어올라
방류된다 평생 되새김질만 하던 혀는
갇혀 있던 말들을 들개들이 쏘다니는
초원에 풀어놓는다
-「혀」 부분
아기 낳을 때 속옷 벗듯이 사랑 나눌 때 반지 빼고 목걸이 풀듯이 교복 입은 아이들 뛰어내릴 때 구두를 벗어두듯 생이 생을 마주할 땐 몸이 말을 벗는다
-「벗을 수 있다는 말」 부분
그러나 제아무리 비슷하게 꾸며도 그것은
쓸모에서 벗어난 것
있기는 있지만 쓸모가 없다는 점에서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시를 닮았다
(……)
딱딱한 돌이 표정 짓는 걸 보지 못했으니 손길 닿으면 웃음을 짓는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말이 닿으면 눈뜨는 사물처럼
지금 시가 피어오른다, 내 젖꼭지 위에서
-「꽃눈처럼」 부분
“생이 생을 마주할 땐 몸이 말을 벗는” 것처럼 어쩌면 삶과 자연 앞에서 언어란 무용한 것일지 모른다. “있기는 있지만 쓸모가 없다는 점에서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시를 닮았다”는 고백은 그러므로 시인이 도달한 아픈 진실이다. 그러나 그는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말이 닿으면 눈뜨는 사물처럼” 표정 짓는 걸 보지 못했던 “딱딱한 돌”도 “손길 닿으면 웃음을 짓는다”는 걸 아는 시인이다. 하여 말을 벗은 “몸들의 세계” 마디마디에 일렁이는 “비언어적 누설”을 다시 시에 담는다. “몸의 마려움이 피워낸 꼭”이 그에겐 시이기에 “갇혀 있던 말들을 들개들이 쏘다니는/ 초원에” 그저 풀어놓는 것이다.
“단 한 번만이라도 틀어쥔 고삐 놓고 말이 이끄는 길 따라” 가고자 한 시인의 열망은 그곳이 결코 “다다를 수 없는” 곳이며, 그 끝에는 “실패”가 있으리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제대로 실패”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자이다. 7년 만에 만나는 그의 시에서 여전히 시적 상상력의 힘, 이미지의 힘, 그리고 그것들을 담아내는 말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 시인의 말
단 한 번만이라도 틀어쥔 고삐 놓고 말이 이끄는 길 따라 갈 수 있다면. 다다를 수 없는 그곳에서 제대로 한번 실패할 수 있다면.
부끄럽지만, 이 부끄러움 위에서 더 지독한 부끄러움을 찾아보려 한다..
2013년 봄
장옥
작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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