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하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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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88954629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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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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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어영부영인 고1 남학생 ‘나’. 그야말로 평범한 고등학생인 그에게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 건 이혼 선언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 큰누나의 등장이다. ‘나’가 어렸을 때부터 어른이었던 큰누나, 살아 있는 위인전이나 다름없는 모범생 작은누나, 이미 어른인 줄 알았는데 계속 커야 할 것 같은 엄마와 아빠, 무시했던 친구의 변화는 그에게 ‘난 뭘까?’라는 질문을 몰고 오는데….
가을부터
겨울과 여름
다시, 가을
에필로그를 빙자해서
작가의 말
세상이 무슨 바닐라 아이스크림이야?
민트 초콜릿이야?
향긋하지도 않고 달콤하지도 않아.
옆집 문을 열면 있을 법한 남학생이 등장하는 이 소설의 미덕은 바로 그 평범함에 있다. 이 소설에서도 주인공에게 결핍은 있다. 그런데 그것을 삶의 무늬처럼, 그런 상처쯤은 어느 가정에나 있는 것처럼, 과장되게 그리지 않아 작가가 건강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평범한 아이를 그린다고 해서 소설까지 평범해지지는 않는다. 윤성희(소설가)
우리 청소년소설의 빈 자리를 메워 줄 바로 그 소설!
“너 이런 친구 본 적 있어?
똑똑하고 생각 깊고 운동도 잘하고 어른스럽고. 하나하나 뜯어보면 슈퍼맨과 다를 게 없는.”
‘청소년’이라는 독자층을 내걸고 출간된 대부분의 성장소설은 평범한 아이들을 주인공의 자리에서 외면해 왔다. “모범생도 아닌데 열등생도 아니야.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래.”라는 본문의 말마따나,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아주 뛰어나지도 아주 색다르지도, 슈퍼맨도, 갖은 고난을 극복하고 성공한 칠전팔기의 영웅도 아니다. 그럼에도 각종 추천도서목록이나 청소년소설이 브랜드화되어 쏟아진 2000년대 이후의 청소년소설에서 보통 아이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보통의 인물이 영웅이 되는 판타지는 현실에서 흔치 않은데도, 보통의 아이들은 판타지 같은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책들에 둘러싸여, 너는 왜 이렇게 못 돼, 너도 이렇게 해 봐, 라는 응원 아닌 응원을 받으며 위너가 되기를 은연중에 강요받아 왔다. 이 소설은 계몽의 책무와 잘난 인물을 과감히 내던지고 틀에 박힌 기존 성장서사를 꼬집는다. 극한의 환경은 등장하지 않는다. 선정적인 소재와 설정도 없다. 변두리로 밀려나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평범한 아이가 중심으로 들어와, 바로 나의 이야기, 바로 옆집에 사는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지금의 현실과 고민을 파고들고 있다. “평범한 아이를 그린다고 해서 소설까지 평범해지지는 않는다(소설가 윤성희).” 그래서 파격적이다.
많은 이가 기다리던 청소년소설이다. 그간 가장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놓치고 있었던 평범한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삶을 그려 냈다. 기존 성장서사에 물음표를 던지는 작가의 기획은 우리 청소년소설의 빈 자리를 메워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유영진(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평론가 유영진은, “그간 주목을 받으며 현실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 낸 작품의 면면을 보면 비보잉, 연극, 록밴드, 코스프레 등 청소년 특기적성 활동 경연장 같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물론 학교 공부 외의 사회적 활동을 통해 탈출구를 찾는 청소년의 모습을 그려 보인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삶을 통해 삶의 돌파구를 열어 가는 아이들은 현실에서 그다지 많지 않다.”며 이 소설의 의의를 역설한다. 우리 주위에 언제나 있었지만 주인공으로는 매우 낯선 ‘나’가, 도저히 상큼할 것 같지 않은 소설의 한복판에서 벌이는 이야기는 청소년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열패감을 희석시키며 한마디 격언 없이도 격려와 위안을 준다.
“나는 자라고 있을까?”
“성장은 없어. 우리는 다만 변화하는 것이지 자라는 게 아니야.”
무엇이든 어영부영인 고1의 남학생인 ‘나’는 일 년 넘게 별거 중인 부모님, 명문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며 알쏭달쏭한 말만 내뱉는 공부 머신 작은누나, 얼마 전까진 나와 같은 게임폐인이었지만 일찍이 프로게이머로 진로를 정하고 매진 중인 친구 영현이와 복닥대며 1년 365일의 활주로를 별 생각 없이 달리고 있다. 고등학생이니까 공부하고, 성장기니까 키를 고민하고, 시험 시즌이니까 성적표 걱정하고, 적당히 운동을 즐기며 적당히 어른의 세계를 넘보며, 이따금 집 나간 아빠를 만나 용돈 받아내는 궁리에 젖어 있다. 한 번도 여자 친구와 함께인 크리스마스를 보낸 적 없는 ‘나’는 꿈속에서나마 반에서 제일 예쁜 효주에게 말을 붙여 볼 뿐이고, 담임에겐 존재감 없는 하나의 백성일 뿐이며, 진로 계획서를 앞에 두고 뭘 하고 싶은지부터 헤아려야 하는 불특정다수이자, 매일 피시방에 들락거리며 게임의 룰로 세상 이치를 깨닫는 그야말로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소설의 주인공이 되기엔 시시하기까지 한 나. 상큼하지 않은 것들에 에워싸인 상큼하지 않은 나에게 잔잔한 파장을 일으킨 건 이혼 선언과 함께 집으로 귀환한 큰누나의 등장이다. 주인공 ‘나’가 어렸을 때부터 키가 큰 어른이었던 큰누나, ‘슈퍼’하다고 믿어 왔던 살아 있는 위인전이나 다름없던 작은누나의 한숨, 이미 어른인 줄 알았는데 죽을 때까지 커야 할 것 같은 엄마와 아빠, 나보다 조금 못하다고 무시했던 밉살스러운 한 친구의 변화는 파이처럼 무한히 계속되던 일상에 한 가지 질문을 몰고 온다.
“난 뭘까?”
‘성장소설’에 대해 그것이 청소년들의 솔직한 욕망을 억압하고 평범한 것들에게 열패감을 안겨 주는 것인지 의심하는 대목들도 곱씹어 볼 만하고, 각각의 인물들에게 서로 다른 독특한 매력을 배당하는 데 성공적이라는 것, 일상적 체험 속에서 주인공의 심경이 변화하는 부분에서 어떤 조급함이나 어색함도 발견할 수 없게 만드는 매끄러움이 있다는 것 등도 이 작품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소들이다. 권희철(문학평론가)
상큼하지 않은 것들로 담근 상큼한 이야기!
창비장편소설상, 전태일문학상 수상작가의 첫 장편소설!
작가라는 호칭에 아직은 수줍음이 많은 낯선 이름의 작가, 김학찬. 김학찬은 최명희청년문학상, 전태일문학상을 받으며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야금야금 드러내 왔다. 그 면모는 이번 해 치러진 창비장편소설상에 당선되며 더욱 강렬하게 드러났다. “자신의 처지를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 덤덤한 적극성과 타인에 대한 은근한 연대감(창비장편소설상 심사평)” “과장 없이 담백하며 감동적(전태일문학상 심사평)”이라는 평은 김학찬이라는 작가를 설명하는 데 있어 키워드가 될 듯하다. 김학찬 작가의 첫 장편소설 『상큼하진 않지만』에서 작가는 주인공 ‘나’의 고등학교 1학년 가을부터 시작해 이듬해 겨울까지, 남들이 지나치는 별스럽지 않은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과장되지 않게 세목을 짚어 나간다. 평범한 ‘나’를 슈퍼맨으로 만드는 “말하는 파랑새도 마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전혀 특별하지 않은데 평범한 내가 특별한 이야기를 읽고 감명을 받고 무섭게 변하는 일이 가능할까. 그래야 할까.”라는 나의 물음은 학교와 집을 오가며, 별다른 기회나 경험 없이 살아가는 청소년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민을 담고 있다. 자서체 소설 같지만, 그 어떤 이야기보다 대중적이다. 게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재미있고 은근히 던지는 농담과 뼈 있는 말도 위트 있다. 무심한 듯하면서도 섬세한 화법으로, 평범한 것을 드라마로 만드는 작가의 재기가 다음 작품을 기다려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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