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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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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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미국을 지배한 계급적 모순과 부에 대한 동경, 신생 강대국의 물질주의가 가져온 화려한 열락이 있다. 무가치한 존재를 무모하게 사랑하고, 의연하게 실패를 받아들이며 여전히 그 상상 속에 머물기를 선택한 개츠비.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자극하는 물질주의 시대를 멋들어지게 묘사하면서도, 그 꿈의 이면에 감춰진 환멸과 절망을 폭로했으며, 와 동시에 인간 본원의 순수를 이야기를 한 작가 피츠제럴드. 두 사람의 삶에는 씁쓸한 아이러니가 있으며 자조의 기운이 스며 있다.
해설-표적을 빗나간 화살들이 끝내 명중한 곳에 대하여
F.스콧 피츠제럴드 연보
미국 현대문학의 거대한 지평을 연 불멸의 걸작
영원히 잊지 못할 사랑과 청춘, 장미와 샴페인의 나날
그 찬란한 영광과 슬픔을 그린 순금의 문장!
소설가 김영하의 번역으로 만나는 ‘젊은’ 개츠비!
1999 모던라이브러리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학’ 2위
2005년 타임 선정 ‘20세기 100대 영문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읽은 사람이라면 나와 친구가 될 자격이 있지.”
_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1924년, 『위대한 개츠비』를 탈고하면서 피츠제럴드는 자신이 지금까지 쓴 소설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을 썼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내심 판매와 비평 양쪽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했다. 그의 기대대로, 주위의 소설가들과 평론가들은 극찬을 마지않았다.
피츠제럴드가 가장 존경한 소설가 이디스 워턴은 책을 받아본 뒤에 그에게 손수 편지를 써보냈다. “내가 ‘개츠비’와 당신의 책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당신이 이루어낸 도약이 얼마나 위대한지는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그의 친구이자 앙숙인 헤밍웨이는 말했다. “그 친구가 이처럼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다면, 앞으로 이보다 더 뛰어난 작품도 얼마든지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시인 T. S. 엘리엇은 “헨리 제임스 이후로 미국 소설이 내디딘 첫걸음”이라는 소감을 남겼으며, 뛰어난 감식안의 소유자이자 독설가로 알려진 ‘로스트 제너레이션’의 대모 거트루드 스타인은 이렇게 칭찬했다. “새커리가 『허영의 시장』을 통해 그랬듯이 당신은 이 소설로 동시대를 창조해냈군요. 이건 결코 빈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판매는 기대와 같지 않았다. 그를 하루아침에 스타로 만들어준 데뷔작 『낙원의 이쪽』과는 달리, 소설은 데뷔작의 절반도 팔리지 않았다. 작가는 제목을 잘못 지은 게 아닐까 후회했지만, 어쨌든 다음해쯤, 책은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 1940년, 작가가 44세를 일기로 사망했을 때, 그는 거의 잊혀진 작가였다.
놀라운 일이지만, 죽은 자가 부활하여 영생을 얻기도 한다. 작가의 죽음과 더불어 그를 칭송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높아져갔다. 그리고 그의 대표작은 단박에 가려졌다. 갑자기 『위대한 개츠비』를 찾는 주문이 급증하기 시작했으며, 여러 판본이 동료 작가들의 헌사를 달고 서점에 깔렸다. 제2차 세계대전에는 진중문고 판으로 만들어져 전선으로 보내진 부수만 15만 부 이상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도 부동의 스테디셀러다. 아무리 작은 서점에도 이 책은 반드시 놓여 있다.
소설가 김영하의 손끝에서 되살아난 젊은 인물들,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의 새로운 경지!
그런데,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한 권의 소설이 다른 문화, 언어권으로 건너가면서 흔히 벌어지는 일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위대한 개츠비』는 실로 많은 한국 독자들에게 오해를 사고 있는 소설이다. 고전이라는 이름이 주는 압박, 머나먼 딴세상의 고색창연한 대사들, 무슨 말인지조차 알 수 없는 장황한 묘사……
비록 무라카미 하루키가 대표작 『상실의 시대』를 통해 우리 독자들에게 『위대한 개츠비』로 가는 다리를 놓아주긴 했으나, 아직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는 독자를 주위에서 만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율리시스』처럼 형식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라면 어렵고, 읽는 이에 따라서는 재미없는 책일 수도 있으나, 『위대한 개츠비』는 그런 책이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하나의 기막힌 ‘사랑 이야기’이고, 1920년대의 화려한 풍속이 생생히 그려져 있으며, 보석처럼 반짝이는 문장과 절로 입이 딱 벌어지게 만드는 기발한 풍자가 담겨 있다. 그러면서도 시간을 뛰어넘어,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소설가 김영하는 이 책이 재미없는 책이라고 한마디로 일축해버리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변론하는 마음으로 번역에 착수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위대한 개츠비』가 한국에서 ‘재미없는 책’ ‘이름값만 높은 책’이 되어버린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먼저 주목할 것은 한국어로 옮겨진 인물들의 설정과 관계다. 소설 속에서 화자인 닉 캐러웨이는 29세이고, 주인공 개츠비 역시 그와 동년배이며, 개츠비가 영원히 사랑한 여자 데이지는 22세다. 아무리 미국 상류층이고, 90여 년 전 이야기라지만, 이들이 나누는 대화가 ‘하오’ 체나 ‘합쇼’체라면, 이들의 반짝이는 젊음과 치기가 제대로 살아날 리 없다.
또한 지금까지 많은 번역본들은 소설의 ‘위대함’에 압도된 나머지, 인물들이 지닌 결점을 적확히 그려내지 못했다. 인물들의 철없는 행동은 우리말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순화되었고 이기적인 의도는 그 맥락이 증발해버리고 말았다(‘위대한’ 소설의 주인공이 설마 그럴 리 없어!). 그 결과 캐릭터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먼 곳의 존재로만 그려졌다.
‘위대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개츠비는, 사실 근본을 알 수 없는 벼락부자이며 그 화려한 배경을 삭제하고 보면, 둔하고 범속한 청년이다. 개츠비가 평생을 걸고 사랑한 데이지는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보다는 ‘영국제 셔츠’를 더 사랑하는 나약하고 철없는 여자다. 데이지의 남편 톰은 잔인하고 이기적인 존재이며, 화자인 닉과 맺어질 뻔한 골프선수 조던 베이커는 약삭빠른 거짓말쟁이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이들을 지켜보는 화자 닉의 냉정하면서도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그려지는 인물들의 모순과 간극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이렇듯 속물적이고 통속적인 존재들이 갈등하고 부딪히는, 살아 숨쉬는 책이다. 옮긴이 김영하는 이 점에 가장 먼저 주목했다.
어째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곰곰이 생각해본 결과, 그것은 한국말에 내재된 말의 위계 때문인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이전의 번역본에서는 어김없이 개츠비와 닉이 존댓말을 하고, 데이지와 개츠비도 존댓말을 하는 걸로 설정돼 있다. 그것은 어쩌면 20세기 중반의 우리 말글살이에는 적합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21세기로 넘어온 지금, 고작해야 이십대 초반에서 삼십대 초반일 이 인물들이 서로 말을 높이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
개츠비가 자기 인생을 걸고 사랑하는 이 여성은, 실은 그런 사랑을 바칠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우리의 주인공 ‘위대한’ 개츠비가 인생을 걸고 사랑하는 여자가 실은 그럴 만한 가치가 전혀 없는 여자라는 아이러니는, 사실 받아들이기 쉬운 것은 아니다. 그 결과 이전의 몇몇 번역본에는 데이지의 철없음, 무지, 방종과 나약함이 순화(혹은 미화)되어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데이지라는 인물은 종잡을 수 없는 모호한 존재로 보이게 된다. (…) 개츠비도 그걸 알고 있지만 어쩔 수가 없다. 사랑할 가치가 없는 여자를 지독하게 사랑한다는 것, 아니 그 여자를 지독하게 사랑하는 자기 자신의 이미지를 사랑한다는 것. 바로 그 지점에서 『위대한 개츠비』는 상투적 로맨스의 공동묘지에서 부활해 하늘로 승천한다.
_해설에서
재즈 시대, 그 화려한 영광의 나날 속에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신화와 차가운 진실
1922년, 1차 대전에 참전하고 예일대를 졸업한 서부 출신의 청년 닉 캐러웨이는 미다스를 꿈꾸며 월스트리트에 길게 늘어선 증권맨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동부 롱아일랜드 지역의 웨스트에그로 온다. 그의 사랑스러운 사촌 데이지 역시 부유한 폴로 선수 톰 뷰캐넌과 결혼하여 부촌인 이스트에그에 살고 있다. 데이지와 톰의 집을 방문한 닉은 톰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고, 데이지 역시 그 사실을 알지만 안락한 환경을 박차고 나올 마음이 조금도 없음을 알게 된다.
씁쓸한 마음으로 웨스트에그의 집으로 돌아온 날 밤, 닉은 우연히 집 앞 잔디밭에서 옆집 백만장자인 개츠비의 모습을 본다. 그는 마치, 무언가를 그리워하듯, 만 저편 이스트에그의 초록색 불빛을 어루만지고 있다.
그해 여름, 개츠비의 집에서는 주말마다 수백 명이 몰려드는 호화로운 파티가 벌어진다. 개츠비의 얼굴도 모르면서 파티에 초대받았던 그는 거기서 개츠비를 둘러싼 무수한 소문을 듣고, 장본인인 개츠비와 안면을 트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를 둘러싼 주위의 호기심이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데이지의 친구인 골프선수 조던 베이커가 놀라운 소식을 전한다. 개츠비는 5년 전에 데이지의 연인이었고, 참전하느라 헤어졌지만 지금은 절박한 심정으로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행여나 그녀와 마주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이스트에그 근처에 대저택을 샀고, 그녀가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매주 호화로운 파티를 열었던 것이다.
개츠비와 데이지는 닉의 집에서 재회한다. 데이지는 다시 만난 옛 연인의 엄청난 부에 매혹되고, 개츠비는 자신이 지금까지 너무도 열렬히 그려온 여인을 다시 제 곁으로 데려올 것을 꿈꾼다. 그리고 둘의 관계에 대한 톰의 의심이 짙어져가는 가운데, 어느 뜨거운 여름 오후, 개츠비와 조던 베이커, 톰과 데이지, 닉은 함께 맨해튼으로 향하고, 운명은 돌이킬 수 없는 방향을 향해 달려간다.
평생을 좌우한 치명적인 사랑과 영웅적 실패
1914년, 스콧 피츠제럴드는 그의 삶과 문학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길 첫사랑에 빠진다. 미국의 최상류층이자 부유한 시카고 은행가의 딸로, “숨이 멎을 듯한” 미모와 총명함의 주인공인 지니브러 킹과 만난 것이다. 친구를 따라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한 그녀를 처음 본 순간, 그는 단박에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엄청난 재력과 미모를 모두 가진 지니브러에게 그는 수많은 연애 대상 중 하나에 불과했다. 피츠제럴드 역시 지니브러를 얻기엔 자신의 신분이 너무나 빈약하고 내세울 게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결국 짧은 연애 끝에 그는 지니브러에게 매정하게 거절당한다. 그리고 그다음에 만나서 아내가 된 젤다 세이어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법원 판사의 딸인 남부 미녀 젤다는 그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한번 약혼을 취소했다가, 그가 데뷔작으로 성공을 거두자 바로 결혼식을 올렸다. 이러한 뼈아픈 경험은 ‘부와 성공에 대한 열망’과 ‘사랑하는 미녀를 차지하지 못하는 신분의 장벽’이라는 콤플렉스로 피츠제럴드의 문학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는다.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와 데이지는 이러한 소설적 모티프의 완벽한 구현이다.
그러나 『위대한 개츠비』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단순한 연애담이었다면 시대를 뛰어넘어 이토록 사랑받지는 못했으리라. 거기에는 당대 미국을 지배한 계급적 모순과 부에 대한 동경, 신생 강대국의 물질주의가 가져온 화려한 열락이 있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낭만적 이상주의와 풍요와 번영에 대한 무한한 낙관주의에 사로잡혔다. 격변하는 사회 속에서 젊은이들은 부와 성공의 꿈을 안고 대도시로 몰려들었으며, 도시는 밤마다 수많은 사교 모임과 무도회의 휘황한 불빛으로 가득했다. 금주법의 시대였음에도 모두가 넉넉히 취할 만큼 밀주가 넘쳐났으며, 언제나 쾌활하고 자유분방한 재즈의 선율이 흘렀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주식으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의 신화가 넘쳐났다. 이디스 워턴의 『순수의 시대』에 등장했던 ‘올드 머니’의 폐쇄적 세계는 새로 등장한 ‘뉴머니’의 노골적인 부의 과시에 뒷자리로 물러났다. 19세기의 청교도적 성실함은 20세기의 물질주의로 대체되고, 이제,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미녀를 손에 넣기를, 무비스타가 되기를 꿈꾸었다. 그것이 20세기 초, 아메리칸 드림이었다.
그 가운데, 서부 촌구석 출신의 작가 피츠제럴드와 그의 등장인물들이 있었다. 이들은 화려한 부의 세계를 누구 못지않게 동경하면서도 부자들의 위선적이고 핏기 없는 차가운 세계를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환멸의 세계 이면에 감춰진 쓸쓸함과 인간적인 온기도 결코 놓치지 않았다.
거기가 바로 나의 중서부다. 밀밭도, 초원도, 사라진 스웨덴 이민자들의 마을도 아닌, 젊은 날의 가슴 떨리는 귀향 열차, 서리가 내리는 어둠 속 거리의 가로등, 썰매의 방울 소리, 그리고 불 켜진 창문의 불빛으로 눈 위에 제 모습을 드러내는 성탄 축하 장식의 그림자들이다. 나는 그것의 일부다. 긴 겨울을 겪으며 조금은 진중해지는 마음, 그리고 몇십 년간 가문의 이름이 주소를 대신하는 곳에서 살아왔다는 것에 대한 약간의 우쭐함. 지금까지 한 얘기도 결국은 서부에 대한 이야기였다. 톰과 개츠비, 데이지와 조던, 그리고 나는 모두 서부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바로 그것 때문에 우리는 동부의 삶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어떤 공통된 결함을 공유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_본문에서
데이지와 톰, 개츠비가 지닌 인간적 결함과 파탄적 관계를 시종일관 냉정한 눈으로 지켜보았던 화자 닉이 개츠비에게 마지막으로 “너는 그 빌어먹을 인간들 다 합친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인간이야” 하는 온정 어린 위로의 말을 던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무가치한 존재를 무모하게 사랑하고, 이상과 현실의 그 엄청난 간극 앞에서 의연하게 실패를 받아들이며 여전히 그 상상 속에 머물기를 선택한 개츠비.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자극하는 물질주의의 황홀한 취기, 그 환락의 시대를 멋들어지게 묘사하면서도, 그 꿈의 이면에 감춰진 환멸과 절망을 폭로했으며, 또한 그와 동시에 그 속에 숨겨진 인간 본원의 순수를 이야기한 작가 피츠제럴드. 두 사람의 삶에는 씁쓸한 아이러니가 있으며 자조의 기운이 스며 있다. 그러나 그들은 문학을 통해 끝끝내 위대해졌다.
만일 누군가 나에게 이 소설을 단 한 줄로 요약해달라고 한다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표적을 빗나간 화살들이 끝내 명중한 자리들”이라고. 개츠비에게는 데이지라는 목표가 있었고, 데이지에게는 낭만적 사랑이라는 지향이 있었다. 지친 윌슨은 엉뚱한 사람에게 복수를 하고, 몸이 뜨거운 그의 아내는 달려오는 자동차를 잘못 보고 제 몸을 던진다. 작가인 피츠제럴드마저도 당대의 성공과 즉각적인 열광을 꿈꾸었다. 그러나 그 표적들을 향해 쏘아진 화살들은 모두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꽂혔다. 난데없는 곳으로 날아가 비로소 제대로 꽂히는 것, 그것이 바로 문학이다.
_해설에서
문학동네가 펴낼 피츠제럴드 장편소설 전집
낙원의 이쪽
전도유망한 프린스턴 대학생으로 총명하고 재기 넘치는 문학청년 에이머리 블레인과 뉴욕의 부유한 사교계 아가씨 로절린의 백일몽 같은 사랑을 그린 피츠제럴드의 데뷔작. 자본주의가 화려하게 꽃피운 20세기초 미국, 그중에서도 쾌활하고도 화려한 ‘재즈 시대’를 배경으로 미국식 삶과 연애를 그려낸 풍속도로, 피츠제럴드의 영원한 뮤즈이자 당대 최고의 미녀였던 지니브러 킹과의 짧은 연애를 가장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그린 낭만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피츠제럴드를 하룻밤 만에 스타로 만든 전설의 데뷔작.
밤은 부드러워
랜덤하우스 선정 20세기 영문학 100선에 오른 걸작. 탁월한 문학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당대 사람들에게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던 비운의 작품이기도 하다. 『위대한 개츠비』가 아메리칸드림의 허망함을 이야기하는 청춘의 작품이라면, 『밤은 부드러워』는 부르주아의 몰락을 처연하도록 생생하게 묘사한 원숙기의 작품으로, 피츠제럴드 자신이 살과 피로 겪은 생의 궤적이 담겨 있다.
아름답고도 저주받은 사람들
청춘의 광기와 열정에 휩싸여 재즈 시대를 살았던 젊은이들이 신분과 사회적 장벽이라는 현실에 부딪히며 처참히 몰락해가는 과정을 날카롭게 파헤친 문제작. 끊임없이 자기 파괴의 충동에 시달리며 술에 만취해 살았던 피츠제럴드 자신과 끝내 정신병자가 된 아내 젤다의 관계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마지막 거물의 사랑
1930년대 할리우드의 유능한 영화감독 먼로 스타를 주인공으로 한 피츠제럴드의 미완성 유작. 젊은 시절의 화려했던 명성이 처참히 스러지고, 작가로서의 정체성마저 의심해야 했던 피츠제럴드가 술과 비탄의 나날 속에서 마지막으로 꿈꿨던 원대한 문학적 야망.
작가정보
저자(글) F. 스콧 피츠제럴드
1896년 9월 24일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다. 그의 긴 이름은 미국 국가 <스타 스팽글드 배너>를 작사한 시인이자 그의 먼 친척인 프랜시스 스콧 키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명문 프린스턴 대학에 입학했으나 졸업하지 못했다. 입학하자마자 학업은 뒤로하고 문학과 연극에 열중하는 바람에 성적 부진으로 졸업이 불가능했고, 결국 3학년 때 자퇴하고 만다. 1919년 자신의 프린스턴 시절 이야기를 그린 재기 넘치는 장편소설 『로맨틱 에고이스트』가 『낙원의 이쪽This Side of Paradise』이라는 제목으로 스크리브너에서 출간되어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다.
1925년 대표작인 『위대한 개츠비』를 발표하며 문단의 총아로 떠오른다. T. S. 엘리엇, 거트루드 스타인 등 당대 최고의 작가들과 평론가들로부터 ‘문학적 천재’라고 칭송받았다. 작가로서 그가 누린 유명세는 오늘날 할리우드 특급 스타 못지않아, 세인의 이목을 끌며 신문 지상을 오르내렸다. 그러나 작가로서 성공을 거머쥐는 동시에 그의 삶은 추락하기 시작한다. 돈에 쪼들리고 빚에 시달리는 사이, 아내 젤다는 정신병이 발병해 입원하고, 친구와 지인들은 멀어진다.
1934년, 마침내 9년 만에 장편소설 『밤은 부드러워Tender Is the Night』를 출판한다. 이 작품은 훗날 『위대한 개츠비』와 함께 ‘랜덤하우스 선정 20세기 영문학 100선’에 오르는 걸작으로 평가받지만, 발표 당시 세간의 평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할리우드 영화계의 이야기를 담은『마지막 거물의 사랑The Love of Last Tycoon』을 집필하던 중 1940년 12월 21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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