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녀 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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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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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황태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이때 함께 드라마를 시청하던 할머니는 별이의 증조할머니가 궁녀였다는 사실을 얘기하고, 궁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시작된 액자 형식의 이야기는 5개의 에피소드로, 학이가 궁에 입궐하여 개화기 당시에 궁녀로서 살아가던 상황을 보여준다.
까치가 울던 날
생일날
입궁
두 번째 목요일
궁궐 구경
어머니의 편지
쥐 부리 글려, 쥐 부리 지져
세 번째 목요일
궁궐의 설날
그리운 어머니
궁녀가 되는 길
갑신년의 회오리바람
자자형
네 번째 목요일
계례식
말녀
건청궁에 떨어진 별
다섯 번째 목요일
구사일생
거짓 장례식
여섯 번째 목요일
『궁녀 학이』를 쓰는 동안 궁녀들이 겪어야 했던 시대의 아픔과 외로움, 눈물을 가슴으로 느끼려고 노력했습니다. 결혼도 못 하고 죽을 때까지 궁궐의 꽃으로 살았던 수많은 궁녀들이 이 책을 통해 다시 깨어나서 못다 한 말과 한을 쏟아내기를 바랍니다._글쓴이 문영숙
궁궐의 꽃으로 살았던 수많은 궁녀들
흔히 궁녀를 일컬어 ‘궁궐의 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궁녀가 돼야 했던 사연, 그리고 궁녀로 살아가면서 겪어야 했던 생활은 그리 녹록지 않았을 것이다. 집안에 양식을 대 주는 조건으로 네댓 살부터 대비전 노리갯감 생활을 해야 했던 어린 궁녀들부터 외로움을 삼키며 왕의 승은을 입기 위해 끊임없이 견디고 노력해야 했던 궁녀들까지, 궁녀의 삶에는 웃음보다는 눈물로 얼룩진 날이 많았을 거라 짐작된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궁녀 이야기는 낯설고 먼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역사를 이해하고 배워가는 과정에서 궁녀에 대한 이야기는 빠질 수 없다. 그렇기에 궁녀의 삶을 소재로 삼은 창작 동화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아주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궁녀 이야기를 다룬 최초의 창작 동화
궁녀의 삶에는 보통 여자들의 삶과 다른, 특별하면서도 은밀한 무언가가 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성인문학이나 영상매체에서 궁녀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궁녀 이야기를 다룬 어린이책은 지금껏 단 한 권도 없었다.
이번에 출간된 문영숙의 『궁녀 학이』는 궁녀 이야기를 풀어 놓은 최초의 창작 동화이다. 특히 주인공의 아기나인 시절부터 정식 나인이 되기까지의 궁궐 생활을 어린이 눈높이에서 깊이 있게 그리고 있다는 점이 단연 돋보인다. 여덟 살 철부지 나이에 가장 역할을 하기 위해 궁녀가 되어야 했던 주인공 ‘학’이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주변을 한번쯤 되돌아보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를 좀 더 진지한 자세와 관심으로 바라보게 할 것이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궁궐 생활이나 법도, 궁녀들만의 의식인 ‘쥐 부리 글려, 쥐 부리 지져’ 등의 장면이 색다른 재미를 안겨 준다.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으며 살았던 궁녀 학이 이야기
여덟 살 학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궁궐 구경을 하는 줄만 알고 궁궐로 들어간다. 하지만 보름이 지나도, 한 해가 지나도 집에 갈 수가 없다. 이유는 바로 궁궐 구경을 하기 위해서가 아닌, 궁녀가 되기 위해 입궁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궁녀로 보낸 어머니를 원망하며 늘 도망칠 틈만 노리던 학이는 어려운 집안 사정상 자신이 궁녀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다.
학이는 총명한 머리와 예쁘장한 외모 탓에 아기나인 시절부터 상궁 마마님의 예쁨을 한 몸에 받는다. 반면에 학이 때문에 찬밥 신세가 된 아기나인 말녀는 학이를 시기하면서 괴롭힌다. 그렇게 학이는 피붙이 하나 없는 궁궐에서 원망과 외로움을 삼키고, 시기와 고난을 온몸으로 겪으며 마침내 정식 궁녀로 성장한다. 하지만 시대적 환란이 몰아치고 조선의 운명이 뒤흔들리면서 학이의 운명까지도 예상치 못한 길로 접어들고 만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왕비가 죽음을 당하면서 학이 또한 궁녀의 삶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늘 학이 하나만을 바라보던 머슴 만석이가 학이를 끝까지 지켜 내며 두 번째 삶을 찾아 준다.
독특한 액자식 구성, 단아하면서도 색과 선이 고운 삽화
작가는 어린이들이 『궁녀 학이』를 좀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게 연속극의 내용을 빌려 ‘액자식 구성’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본문에 처음과 마지막 부분, 중간 중간에 나오는 ‘목요일 이야기’ 속에는 손녀와 할머니가 연속극을 보며 나누는 대화가 담겨 있다. 궁궐 이야기를 다룬 연속극을 시청하면서 할머니는 자신의 어머니, 즉 손녀의 진외할머니가 궁녀로 살아간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이러한 액자식 구성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 주는 가교 역할을 해 준다. 또한 먼 옛날 궁녀의 삶이 현대 어린이들에게 좀 더 생생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도와 준다.
그림책 『경복궁』으로 잘 알려진 이승원의 삽화가 이야기를 한껏 빛내고 있다. 궁녀의 이미지를 닮은 고운 색감과 단아한 그림 선이 독자들의 마음까지 차분하게 한다.
작가정보
그림/만화 이승원
대학에서 서양화를 공부했고, 2001년 출판미술대전에서 특별상을 받으며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006년 그림책 『경복궁』으로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린 책으로 『생각하는 떡갈나무』 『꿈을 찍는 사진관』 『아주 특별한 내 동생』 『나는 청각 도우미견 코코』 『내 동생 별희』 『첫눈이 일찍 오는 마을의 동화』 『그래도 내게는 연극이 있다!』 『왕언니 망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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