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건너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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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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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미완성의 방식으로 존재하는
사랑의 문법……”
『애주가의 결심』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은모든의 [자음과모음 트리플 시리즈] 두 번째 작품
『오프닝 건너뛰기』는 우리 주변의 다양한 방식의 ‘관계’들에 관한 이야기다. 세 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막 결혼한 부부이거나 연애하지 않고 살아가는 중이거나 이전의 연애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대의 문법이 바뀌어도 사랑과 연애 그리고 결혼을 둘러싼 문법은 좀처럼 바뀌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기존의 문법과 불화하며 여기저기서 충돌음”(작품 해설, 박혜진 문학평론가)을 낸다. 이 소설은 이렇듯 “요란하고 뜨거운 충돌”음 속에서 너와 내가 공존하기 위한 적당한 온도와 속도를 가늠해보고 있는 것이다.
쾌적한 한 잔
앙코르
에세이 공명을 위한 온도와 속도
해설 규칙 없이 사랑하기_박혜진
低?들어도 골치가 아팠다. _「오프닝 건너뛰기」, 13쪽
경호가 품고 있는 따스함과 단순함. 그 두 가지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것은 연애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 아마도 과일의 껍질을 벗기고 씨앗을 도려내듯 필요 없는 부분은 제거하고 원하는 부분만 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터였다. 누군가와 한집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일의 본질이 거기에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_「오프닝 건너뛰기」, 26쪽
냉담한 사람에게 혼자 열을 내는 것도, 열병에 걸린 상대를 일방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일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경호는 수미가 원하던 적당한 온기를 품고 있는 사람이었다. _「오프닝 건너뛰기」, 27쪽
어느 작은 베이커리 주인이 개점 3주년을 기념하며 올린 소감의 일부였다. 처음 읽었을 때는 ‘남자친구’도 ‘여자친구’도 아닌 ‘배우자’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으므로, 작성자가 자신과 같은 정체성을 가진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_「쾌적한 한 잔」, 61~62쪽
지나치게 빠르거나 느리거나 당황하거나 당황한 사실을 들키지 않기를 바라는 극도의 긴장 상태 속에 쾌락은커녕 오감이 뒤섞이는 듯한 이물감만 커질 뿐이었다. 마치 손끝으로 냄새를 맡고 눈으로 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 친밀감과 애정을 느꼈던 상대 역시 그 순간만큼은 낯설게 보였다. _「쾌적한 한 잔」, 79쪽
은우는 다시 잔을 들고 칵테일을 한 모금 삼켰다. 쾌적한 맛이 났다. 요란하고 뜨거운 충돌의 반대편에 위치한 듯한 맛이었다. 크고 단단한 얼음이 뿜어내는 냉기에 중심을 내주어야만 성립하는 맛이기도 했다. 자신이 견뎌낼 수 있는 온도와 머물 수 있는 환경에 대해 가늠해보면서 은우는 기다란 유리잔 표면에 맺힌 물방울에 손끝을 가져다 댔다.
_「쾌적한 한 잔」, 84쪽
따프롬 사원을 휘감고 있는 스펑나무를 여러 곳에서 거듭하여 관찰하자 어쩐지 저항감이 들었던 첫인상은 서서히 누그러들었다. 스펑나무가 무너져가는 돌벽을 전력을 다해 움켜쥐고 지탱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아마도 오늘 보는 것 중에 이보다 더 마음을 동요케 하는 광경은 없으리라는 예감도 들었다. _「앙코르」, 111쪽
“우리가 멋진 노래를 한 번 더 듣고 싶을 때 뭐라고 하죠? 그렇죠, 앙코르! 하고 말하죠. 바로 이곳, 앙코르와트는 한 번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앙코르를 해야, 그러니까 다
작가정보
작가의 말
낯선 풍경을 향해 홀연히 떠나버리고 싶은 소망과 한자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포근하게 맞이하는 존재가 있었으면 하는 갈망의 크기를 저울질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누군가 전하기를 그 두 가지는 저울질할 문제가 아니라 조율해야 할 문제라고 하더군요. 저울질로 단박에 답이 나올 문제가 아니니 확실히 조율 쪽이 나을 테지요. 만일 이 책에 담긴 세 편의 소설을 즐기는 동안 살면서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지 되뇌어보실 수 있다면, 자신을 지키고 삶의 쾌적함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떠한 형태의 관계를 맺을지 조율해보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입니다. _에세이 「공명을 위한 온도와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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