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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허 그리스도 이야기

루 월리스 지음 | 김석희 옮김
시공사

2016년 09월 12일 출간

국내도서 : 2015년 12월 1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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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6.33MB)
ISBN 9788952727411
쪽수 7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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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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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월리스의 장편소설『벤허: 그리스도 이야기』. 로마 제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배신과 복수의 장대한 역사소설이자, 유대 청년 유다 벤허의 고난과 청년 예수의 운명이 절묘하게 엮이며 믿음의 근본을 파고드는 종교소설이다. 작품 속에서 예수와 벤허는 단 두 번 만날 뿐이지만 그럼에도 작품 전체를 통틀어 두 사람의 생애는 긴밀히 연결되고, 벤허는 자신의 고난을 통해 예수의 존재 의미를 깨달아간다.
제1부 … 9
제2부 … 111
제3부 … 181
제4부 … 239
제5부 … 393
제6부 … 539
제7부 … 601
제8부 … 647
해설 | 교황의 축성을 받은 미국 대중소설의 금자탑 … 761

사실 유다는 군중에게 욕을 먹고 있는 이 총독에게 동정심마저 느꼈다. 그래서 총독이 이 저택 모퉁이까지 왔을 때, 아래 상황을 좀 더 잘 보려고 난간에서 몸을 더 많이 내밀었다. 그때 생각지도 않게 손이 깨진 기와 위에 놓였다. 그 순간 바깥쪽 기왓장이 아래로 떨어졌다. 공포가 몸을 꿰뚫었다. 떨어지는 기왓장을 황급히 손을 뻗어 잡으려고 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기왓장을 더 멀리 떨어지게 해버렸다. 게다가 그 몸짓이 남들 눈에는 마치 기왓장을 던진 것처럼 보였다. 유다는 소리를 질렀고, 그 목소리에 근위대와 총독도 위를 쳐다보았다. 다음 순간, 총독이 떨어진 기왓장에 정통으로 맞았다. 그 충격으로 총독은 말에서 떨어져 죽은 듯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_168쪽

유다는 어깨에 상냥하게 놓이는 손을 느끼고 정신을 차렸다. 쳐다보니 한 젊은이가 서 있었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얼굴이었다. 자기와 비슷한 나이이고, 노르스름한 곱슬머리가 얼굴에 늘어져 있었다. 짙은 파란색 눈은 부드러웠지만, 사랑과 거룩한 기운이 넘치고 가슴에 호소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강한 의지와 위엄을 느끼게 했다. [...] 유다는 물병에 입을 대고 단숨에 물을 들이켰다. 그동안 젊은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유다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다가 물을 다 마시자 젊은이는 유다의 어깨 위에 올려놓았던 손을 머리 위에 놓았다. 축복을 내리는 딱 그 정도의 시간 동안, 그는 먼지투성이가 된 유다의 곱슬머리 위에 손을 올려놓고 있었다. 그것이 끝나자 젊은이는 물병을 원래대로 돌려놓고는 도끼를 집어 들고 랍비 요셉에게 돌아갔다. 십인대장도 마을 사람들도 그의 움직임을 그저 멍하니 지켜보고만 있었다. _180쪽

보면 볼수록 아리우스는 그 노예의 젊음에 감동했다. 키는 크고 팔다리는 완벽했다. 팔은 너무 길다고 여겨질 정도였지만, 노를 저을 때마다 부풀어 오르는 멋진 알통이 그 결점을 상쇄하고 있었다. 몸통의 갈빗대가 또렷이 떠올라 있는 것도 단련된 육체의 증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노잡이의 움직임 전체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에도 마음이 끌렸다. 모양이 좋은 머리가 탄탄한 목 위에서 멋진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사령관은 어떻게든 이 노예를 정면에서 보고 싶었다. _198쪽

이렇게 말하고 남자는 물이 가득 든 호리병박을 내밀었다. 호리병박은 당시 나그네의 상비품이었다. 남자는 나환자가 두려워서 조금 떨어진 땅바닥에 호리병박을 놓는 게 아니라, 여주인에게 직접 건네주었다. 그녀는 깜짝 놀라서 물었다. “당신은 유대 사람인가요?”
“예, 지금 내가 한 일과 똑같은 일을 날마다 하고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입니다. 그분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을 보여주는 분이시죠. 당신과 모든 분에게 평안이 있기를. 그럼 안녕히 계세요.” _679-680쪽

1. 작품 소개
출간 후 50년간 베스트셀러 1위, 브로드웨이 무대 20년 장기공연, 교황의 축성을 받은 최초의 소설…… 전례 없는 수식어를 보유한 작품의 주인공은 바로 영화 <벤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루 월리스의 장편소설 《벤허: 그리스도 이야기》이다. 우리에겐 1959년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영화로 익숙하지만, 그보다 80여 년 전 출간된 소설 《벤허》(1880)는 영화의 명성을 능가하는, 미국 소설사에서 획기적인 작품이었다. 로마 제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배신과 복수의 장대한 역사소설이자, 유대 청년 유다 벤허의 고난과 청년 예수의 운명이 절묘하게 엮이며 믿음의 근본을 파고드는 종교소설이며, 여기에 전차경주 장면으로 대변되는 웅대한 스펙터클과 두 여인 사이에서의 흥미로운 로맨스까지 가미되어, 그야말로 대중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미국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인 《톰 아저씨의 오두막》(1852)을 뛰어넘어 50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한 초대형 베스트셀러라는 전무후무한 기록과 함께 19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교황인 레오 13세에게 축성을 받은 최초의 소설로 이름을 올린 《벤허》는 출간된 지 100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까지도 《성경》과 함께 미국인들이 가장 가까이 두고 읽는 책으로 남아 있다.

50년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미국 대중소설의 금자탑
사실 1880년 《벤허》가 처음 출간되었을 때 비평가와 학자의 반응은 미미했고, 당연히 책의 팔림새도 시원치 않았다. 당시 미국 문단의 흐름이었던 리얼리즘 문학 속에서, ‘피가 끓고 살이 떨리는’ 복수의 로망스이자 로마 제국 시대를 무대로 한 역사소설이며 부제 ‘그리스도 이야기’처럼 종교소설이기도 한 ‘종합 대하드라마’ 《벤허》는 평단에서 간단히 외면당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은 달랐다. 그들은 청년 벤허의 파란만장한 이야기 속에서 자신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와 신념, 당시의 정치나 사회 문제를 보았다. 출간 이듬해까지도 한 달에 300부 남짓 나가던 책은 서서히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해가 거듭될수록 판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7년째에는 한 달에 무려 20만 부가 팔리기에 이르렀고, 결국에는 팔리고 또 팔려서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6)가 출판될 때까지 50여 년간 미국 소설사상 최대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1959년 영화 <벤허>가 개봉된 이후에는 매출이 다시 늘어나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뛰어넘었다). 또한 1899년 윌리엄 영이 각색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진 연극도 엄청난 성공을 거두어 20년 동안 장기공연으로 이어졌다. 순수하게 독자의 힘으로 이루어낸 《벤허》의 이러한 성공으로 미국 대중소설은 비로소 화려한 꽃을 피우고 풍요로운 열매를 맺는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로마 교황의 축성을 받은
19세기 최고의 역사 종교소설
소설 《벤허》는 우리가 알고 있는 영화 <벤허>보다 훨씬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광대한 역사적 무대를 배경으로 한 배신과 복수의 드라마인 동시에, 부제 ‘그리스도 이야기’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로마 제국 치하 예루살렘의 정치적·사회적 배경과 그 속에서의 예수의 일생이 더해진 역사 종교소설이기도 하다. 그때까지 한 권의 역사소설을 쓴 것이 전부였던 루 월리스가 이런 대작을 쓰게 된 동기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상세히 밝히고 있다. 우연히 열차에서 불가지론(인간은 신을 인식할 수 없다는 종교적 인식론)의 유명한 논객이었던 로버트 잉거솔을 만나 예수의 신성에 대한 의심과 그리스도교인의 어리석음에 대한 주장을 들은 작가는 자신이 이 문제에 무지했다는 것을 깨닫고 그리스도를 탐구하기로 마음먹는다. 그 후 5년 여 동안의 치밀한 자료 조사와 집필 과정을 거쳐 ‘그리스도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 《벤허》를 세상에 내보냈다(얼마나 철저히 조사했는지 훗날 《벤허》의 성공으로 작품의 배경이 되었던 중동 지방을 직접 방문하게 되었을 때 자신의 작품에서 고칠 부분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스스로도 놀랐다고 한다). 작품 속에서 예수와 벤허는 단 두 번 만날 뿐이지만 그럼에도 작품 전체를 통틀어 두 사람의 생애는 긴밀히 연결되고, 벤허는 자신의 고난을 통해 예수의 존재 의미를 깨달아간다.

최고의 번역가 김석희의 문장으로 만나는
웅장한 고전의 품격
이렇듯 《벤허》는 미국문학사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작품임에도 ‘대중소설’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지금껏 국내에 제대로 된 원전 형태로 소개가 되지 못했다. 방대한 분량으로 인해 주요 줄거리만을 뽑아낸 축약본으로 소개가 되거나 어린이용으로 그림과 함께 가볍게 나온 판본이 전부였다. 하지만 출간된 지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영화와 드라마, 연극과 뮤지컬로 끊임없이 재해석

작가정보

저자(글) 루 월리스

저자 루 월리스(Lew Wallace, 1827. 4. 10~1905. 2. 15)는 미국의 작가, 군인, 법률가, 정치가. 1827년 인디애나 주 브룩빌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부터 시와 짧은 소설들을 쓰기 시작했다. 낭만적 기질과 혈기왕성한 행동력의 소유자로, 1845년 멕시코와 전쟁 분위기가 고조되자 아직 학생임에도 스스로 의용군을 모집해 출정하려 했고, 이에 반대한 아버지가 학비 지원을 중단하자 열여섯의 나이에 자립하여 지방신문 기자로 일했다. 서른 살 때 주의회 의원으로 선출되었으며, 1861년 남북전쟁 시에는 인디애나 주 연대장으로 출정해 도넬슨 전투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그러나 같은 해 샤일로 전투에서 많은 희생자를 내어 격렬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후 변호사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해, 1873년 역사소설 《아름다운 신(The Fair God)》을 출간했다. 이 작품은 2년 동안 15만 부가 팔릴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이후 5년간의 광범위한 자료 조사와 집필 과정을 거쳐, 1880년 《벤허》를 세상에 내보냈다. 출간 직후 비평가들의 반응은 미미했으나 점점 대중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6)가 출판될 때까지 50년 동안 미국 소설사상 최대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다. 또한 소설로는 처음으로 교황의 축성을 받은 기념비적 작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벤허》에 감명받은 제임스 가필드 대통령으로부터 터키 주재 공사를 임명받아 4년 동안 임무를 수행했고, 귀국하여 강연과 저술 활동에 힘썼다. 1893년 또 다른 역사소설 《인도의 왕자(The Prince of India)》를 출간했으며, 1905년 자서전을 집필하던 중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역자 김석희는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문학과를 중퇴했으며,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가로 데뷔했다. 영어·프랑스어·일어를 넘나들면서 시공사 ‘세계문학의 숲’에 포함된 토머스 드 퀸시의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콘라드 죄르지의 《방문객》,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사랑》, 크누트 함순의 《목신 판》을 비롯하여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존 러스킨의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허먼 멜빌의 《모비 딕》,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쥘 베른 걸작선집(20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등 많은 책을 번역했다. 역자후기 모음집 《번역가의 서재》, 제주도 귀향살이 이야기를 엮은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등을 펴냈으며, 제1회 한국번역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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