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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

김헌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20년 03월 25일 출간

국내도서 : 2016년 12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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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52120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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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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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적 상상력의 관점에서 그리스 문학을 보다
신화적 상상력의 관점에서 그리스 문학을 조망한 책. 이야기의 형태로 그리스 문학을 개괄하면서, 작품들에 녹아 있는 그리스인들의 신화적 상상력을 짚어내 보여준다. 시간의 순서를 따라가며 그리스 문학사의 주요 작품들을 감상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인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헤시오도스의 서사시, 서정시, 비극, 희극 등을 차례로 다루었고, 그리스 문학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며 그리스 문학사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특별히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들어가는 말

◆제1강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보이지 않는 고릴라
왜 고릴라를 보지 못했나?
욕망에 눈이 멀어서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는 순간!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힘?
헛것이 보이는 순간!
보이는 현상 너머로
시적 상상력의 신비로운 힘

◆제2강 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
뒤엉킨 사랑의 실타래
팬지꽃이 뿜어내는 사랑의 마력
사랑에 빠진 메데이아 공주
그녀는 왜 사랑에 빠졌나?
신이란 어떤 존재인가?
인간은 어떻게 신을 상상하는가?
어떻게 ‘뮈토스’는 ‘신화’가 되었을까?
누가 신화를 이야기하는가?

◆제3강 무사 여신과 시인
사후세계로 떠난 단테
기독교 세계를 노래하는 그리스 신들?
에덴동산을 노래하는 무사 여신
무사 여신은 누구인가?
호메로스의 전통은 이어지고
로마, 그리스를 모방하다
우주의 변신을 노래하는 오비디우스, 그도 역시

◆제4강 신화를 지은 작가, 전설의 호메로스
압도적인 작가 호메로스
작가가 있는 신화
그리스 신화는 어떻게 형성되었나?
신화답지 않은 그리스 신화
호메로스는 없다?
호메로스는 있다!
역사를 신화로 만든 호메로스?
전설이 된 작가 호메로스
호메로스가 장님이라는 것에 관하여

◆제5강 호메로스의 신화적 어법
호랑이와 토끼가 인간의 말을 한다고?
외연과 내포 사이
『일리아스』, 아니면 『오뒷세이아』
아킬레우스의 분노와 제우스의 뜻
역병의 창궐과 아폴론의 분노
신화로 설명해야 더 진실해!
천하의 아킬레우스가 분노를 참다니
신화적 표현은 최상급의 수사
우주를 뒤흔드는 아킬레우스의 분노

◆제6강 불멸의 명성을 열망하는 영웅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로 그리스 진영이 초토화되다
목숨은 육체를 떠나 어디로?
죽은 후의 혼백을 상상한 까닭은?
혼백이 아니라 몸이 중요해
죽고 싶지 않은 사내들
아킬레우스의 선택
불멸을 갈망하니 분노할 수밖에

◆제7강 친구에게 좋은 것을, 적에게 나쁜 것을
둘로 쪼개진 인간들
‘너의 분노 때문에 네 친구가 죽었다…’
‘아킬레우스’가 된 헥토르?
두 번째 분노는 첫 번째 분노와 달라
헥토르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시선들
난폭한 아킬레우스 vs 신사다운 헥토르
결정적인 순간에 그는 쓰러지고
난폭한 아킬레우스는 정의롭다?
친구란 무엇인가?
전쟁터의 미덕, 친구 사이의 의리

◆제8강 헥토르의 장례식
『일리아스』는 왜 우울하게 끝나는가?
찬란하게 빛나던 헥토르는 쓰러지고
신들은 마지막으로 무엇을 결정했는가?
아들을 죽인 자를 찾는 노왕 프리아모스
아킬레우스는 격렬한 노여움을 풀고
헥토르에게 보내는 세 여인의 만가
헥토르의 장례식

◆제9강 필멸의 세계로 돌아간 영웅
트로이아 목마를 만든 사나이
이름을 잃어버린 사나이
이리저리 헤매는 사나이
‘아무도 안’인 오뒷세우스
홀로 남은 오뒷세우스
오뒷세우스의 ‘이상한’ 선택
그는 왜 ‘필멸’을 선택하는가?
필멸의 삶은 아름답다?
인간 삶에 대한 예찬
죽음으로 끝날 인생, 우리에게 남는 것은?

◆제10강 미지의 세계에 대한 신화적 상상력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상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
내가 사는 곳 바깥에는 누가 사는가?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모험 이야기, 그 원류는?
오뒷세우스의 모험 이야기
오뒷세우스가 본 사후세계, 하데스
플라톤이 그려주는 사후세계
사후세계는 정말 존재할까?

◆제11강 뮈토스의 영웅에서 로고스의 영웅으로
새로운 유형의 영웅, 오뒷세우스
‘말발’ 좋은 영웅, 아킬레우스?
설전을 벌이는 영웅들
오뒷세우스와 아이아스의 대결
탁월한 연설의 영웅, 오뒷세우스
패배한 아이아스의 극단적인 선택
‘흙수저’ 오뒷세우스의 생존 전략?
말솜씨는 신들의 선물
‘뮈토스에서 로고스로

◆제12강 서사 완결의 욕구와 신화의 확장성
알렉산드로스의 야망
호메로스의 천재성, 그리고 아쉬움
호메로스의 여백을 채우려는 노력들
『일리아스』 직전의 이야기
『일리아스』 직후의 이야기
『작은 일리아스』의 오뒷세우스
트로이아 목마는 『일리오스의 함락』에서
‘영웅들의 귀향’
그 이상을 상상할 수 없는 막장 드라마?

◆제13강 창조의 신화, 신화의 체계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누가 해와 달을 만들었을까?
세계에 대한 이야기, 이야기 속의 세계
이야기를 짓는 작가는 세계를 짓는다?
세계를 지은 작가, 헤시오도스
헤시오도스가 지은 세계, 그 이야기
헤시오도스,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다
정의란 무엇인가?

◆제14강 그리스 서정시의 신화적 상상력
장르의 역사, 그리스 문학사
서사시에서 서정시로
방패 따위는 버려!
내 마음이 느끼는 대로, 내 생각대로
파리스가 최고의 영웅이라고?
사랑을 노래하는 시인, 삽포
헬레네를 찬양하라
서정시, 개성의 발견

◆제15

호메로스와 관련된 내용은 현재로서는 대부분 믿기 어려운 내용들이지만, 고대 그리스 사람들 사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 호메로스에 관한 정보가 풍성하게 제공될수록, 사람들은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고 믿고 싶어 했고 마침내 믿었다.(80쪽)

수많은 사람들이 왜 싸우는지도 모르고 서로 미친 듯이 죽이며, 합리적인 협상을 통해 타협과 중재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 그리스 사람들은 인간의 통제력을 넘어서는 불가사의(不可思議)의 무시무시한 존재를 느끼며 ‘전쟁’의 신을 상상했다. 그런 존재가 장난을 치지 않는다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인간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인간을 넘어서는 ‘신’적이며 경이로운 존재를 상정해야만 했던 것이다.(92쪽)

존재하는 모든 것이 존재를 지속시키려는 본성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사람들은 가능한 한 오래 살고 싶어 하며 죽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죽음이 엄습하는 전쟁을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런데 사르페돈은 친구에게 전쟁터로 나가자고 한다. 왜? 나가서 싸우면 삶이 연장되기는커녕 죽음이 더 빨리 올 텐데, 왜 죽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처럼 전쟁터로 나가자고 하는 것일까?(108쪽)

친구에게 끝까지 의리를 지켜줄 필요가 간절한 곳, 쓰러진 친구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지켜줘야 하는 곳, 친구를 위해 목숨도 던질 수 있어야 하는 곳, 그곳이 바로 전쟁터다. 호메로스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전쟁터요, 전사들의 세계였다. 그곳에서는 전우와 친구에 대한 존중과 신뢰와 의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미덕이며 정의였고, 우정을 위해 적에게 잔인해야 하는 잔혹함의 미학이 숭앙되었다.(129쪽)

인간의 한계는 단순히 극복하고 넘어서야만 할 불편한 조건이 아니라, 우리의 유한한 삶을 찬란한 것으로 빛나게 만드는 것이다. 유한한 인간이 죽음의 한계 속에서 그 너머를 상상하며 영생을 열망했던 것처럼, 거꾸로 무한한 신들은 인간의 죽음과 한계를 갈망할지도 모른다. 영원히 지속되어야 할 신들의 무궁함은 어쩌면 신들이 넘지 못할 영원한 한계일 것이며, 생각만 해도 아찔한 절대적인 지루함의 원천이다. 무한함은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162쪽)

디오뉘소스 극장에 참여한 아테네의 시민들은 아이스퀼로스와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을 보면서, 그 비극의 주인공을 제물로 삼는 제의에 참여하였다. 주인공의 분노와 사랑, 배신, 격정과 욕망에 자신을 비추고 감정이입하면서 주인공과 하나가 되어, 그와 함께 고통에 나뒹굴고 운명의 굴레에 저항하고 무너지면서, 그와 함께 찢기고 그와 함께 죽는다.(259쪽)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러분 곁에서 떵떵거리며 호의호식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어려서 배웠던 것과는 달리, 법을 우습게 여기며 남을 속이고 친구조차 이용하고 짓밟고 올라섰던 사람들은 아닌가? 그래서 올바르고 건전하게 욕심 없이 살던 여러분의 지난날이 억울하고, 행여 여러분의 자식들이 윤리와 도덕을 삶의 지침으로 삼으려고 할 때, 덜컹 겁이 난 적이 있는가?(318쪽)

모든 문학작품에 대해서도 그렇듯, 신화적 상상력의 관점에서도 호메로스의 서사시가 차지하는 위치는 압도적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비극작품에서 제기하는 많은 신화적인 문제는 이미 호메로스의 서사시에서 제기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문제들을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비극은 여러 가지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어 주목할 만하지만, 그 경우에도 역시 많은 지점에서 호메로스를 다시 찾아가게 된다.(330-331쪽)

호메로스 서사시를 시작으로 비극·희극의 탄생에 이르는 그리스 문학사를 개괄하면서, 그리스 문학에 대한 신화학적 접근을 통해 그리스인들의 신화적 상상력을 드러내 보이는 책. ‘신화적 상상력’의 관점에서 그리스 문학사를 편집한 결과물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쉽지만은 않은 논의를 쉽게 풀었다는 데 있다. 각 작품들이 그리스 문학사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갖는 지위와 의미를 밝히면서도, 개별 작품을 부지런히 직접 인용함으로써 그것의 이야기적 흥미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신화적 상상력’의 관점과 관련된 신화학적 논의를 끌어올 때에도 독자의 이해를 돕는 탁월한 비유와 예시를 제공한다.

‘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이 우리에게 던질 법한 질문들을 제시한다는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영생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필멸의 인간 존재를 선택했던 오뒷세우스, 신들이 정한 몫을 넘어보려다 죽어간 신화 속 인물들의 이야기 등 거의 자동적으로 우리에게 질문과 반문을 건네 오는 요소에 주목하여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시간의 순서를 따라가며 그리스 문학사의 주요 작품들을 살펴보는 구성을 취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테마별 구성의 성격도 띠고 있다. 그리스 문학에 어느 정도 익숙한 독자라면 차례를 훑어보며 흥미로운 부분을 골라 읽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헌

저자 김헌(金獻)은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부교수(HK교원).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플라톤의 『파르메니데스』 편 연구로 석사학위를, 서양고전학 협동과정에서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수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는 「아킬레우스의 분노와 제우스의 뜻」, “L’influence de la l?gende bouddhique sur le roman de Barlaam et Josaphat: un cas de persuasion rh?torique et religieuse”,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나타난 창작의 원리」, “What Place Does the ‘Hymns to the Gods’ Occupy in Plato’s Republic?”, “Isocrates’ Philosophy in Relation to Education”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고대 그리스의 시인들』, 『위대한 연설: 아테네 10대 연설가』, 『문명 안으로』(공저), 『서양고대철학』 1, 2(공저), 『인문학의 뿌리를 읽다』, 『낮은 인문학』(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는 플루타르코스의 『두 정치연설가의 생애』, 알베르토 망구엘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 이소크라테스 외의 『그리스의 위대한 연설』(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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