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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

에게해에서 만난 인류의 스승
클래식 클라우드 9
조대호 지음
아르테(arte)

2019년 06월 19일 출간

종이책 : 2019년 05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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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60.44MB)
ISBN 9788950981976
쪽수 3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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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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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학문의 우뚝 솟은 아크로폴리스
고전을 낳은 고전, 아리스토텔레스를 향한 방대한 지적 모험
모두가 알지만 누구도 제대로 안다고 말하기 어려운, 가깝고도 먼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그가 남긴 지적 유산은 그 방대함만으로 이미 우리를 압도한다. 그는 자연 세계 전체, 생명과 인간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천문학, 기상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심리학, 윤리학, 정치학 등을 학문으로 정립했으며 이 모든 학문을 위한 수단으로서 논리학의 기초를 놓았다. 겨우 예순두 해를 산 사람이 어떻게 그토록 방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질 때, 좋은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리할 때, 민주주의와 현대 정치사상을 논할 때도, 우리는 자꾸만 이 케케묵은 고대 철학자를 소환하게 된다. 여전히 그가 우리에게 알려줄 것이 남았을까? 21세기에 아리스토텔레스를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그가 열어 보여준 거대한 지식의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줄 지도는 없을까?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아리스토텔레스 인생과 철학의 무대인 그리스로 떠났다. 아테네에서 스타게이라, 레스보스섬, 칼키스 등으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저자 조대호 교수는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풍성한 배경지식과 상상력을 동원해 2400년 전 한 철학자의 삶과 사상을 퍼즐 맞추듯 재구성해낸다.
PROLOGUE 서양 학문의 아크로폴리스

01 눈에 보이는 세계에도 진리가 있다 아카데미아의 유학생
02 말에의 의지, 힘에의 의지, 앎에의 의지 현실 정치에 대한 경험
03 모든 자연물에는 어떤 놀라운 것이 있다 서양 생물학의 시작, 『동물지』
04 알렉산드로스에게 호메로스를 가르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왕학
05 인간은 누구나 ‘알고’ 싶어 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방대한 연구, 뤼케이온
06 행복한 삶의 길을 찾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과 『정치학』
07 어느 국외자의 죽음이 남긴 것 진리를 향한 테오리아의 삶

EPILOGUE 인간을 전체로서 바라보다

아리스토텔레스 생각의 키워드
아리스토텔레스 생애의 결정적 장면
참고문헌

◆ 내가 눈으로 확인한 것은 폐허로 남은 아카데미아와 뤼케이온, ‘아리스토텔레스 마을’ 꼭대기의 무너진 성벽, 아리스토텔레스가 알렉산드로스를 가르쳤다고 하는 ‘님프들의 성소’ 그리고 레스보스섬의 칼로니 마을이나 칼키스의 시청 앞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흉상같이 그를 기념하는 사소한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돌아보면서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폐허의 공간과 ‘사소한’ 기념물 들에 죽은 생각을 살려내는 강력한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소의 체험 속에서 내가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 알던 것들이 새로운 빛으로 되살아났다.
- 〈프롤로그〉 중에서

◆ 경계인으로서 그의 삶은 전혀 다르게 산 두 인물, 아테네 연설가 데모스테네스와 마케도니아 왕 필립포스 2세의 삶과 겹쳐진다. 필립포스에 맞서 아테네의 부흥을 위해 싸운 데모스테네스는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해에 태어나 같은 해에 죽었다. 그리스의 패권을 얻기 위해 정복 전쟁을 벌인 필립포스는 아리스토텔레스보다 두 살 아래였다. 이 세 사람의 관계는 당대 역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삶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의미가 있다. 이들의 관계는 말에의 의지, 힘에의 의지, 앎에의 의지 사이의 역동적 관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매우 시사적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이 살아 있을 때부터 그의 철학, 특히 이데아론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자였다. 그가 보기에, 비물질적이고 영원히 존재하는 원형에 관한 이데아론은 세상을 감각적인 사물과 보이지 않는 이데아로 불필요하게 나누는 이론이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카데미아 시기에 쓴 초기 저술들에서부터 이미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매미 소리”라고 잘라 말한다. 뜻 없는 ‘헛소리’라는 말이다.
- 〈1장 눈에 보이는 세계에도 진리가 있다〉 중에서

◆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델은 생명체의 공통 유래나 시간적 분화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윈의 모델과 다르지만, 두 모델 사이에는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공통점도 있다. 바로 자연의 연속성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의 위계를 고정된 것으로 보면서도 각 단계 사이에 연속성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그에게는 이 연속성을 설명할 만한 이론, 즉 진화론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진화론적 연속성을 누구보다 세밀하게 관찰해서 기록했다.
- 〈3장 모든 자연물에는 어떤 놀라운 것이 있다〉 중에서

◆ 아리스토텔레스가 교육을 맡은 왕자는 야생동물 사냥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열세 살 소년이었다. 열여섯 살 때는 마치 차고에서 아버지의 차를 빼내 친구들과 고속도로를 질주하듯, 아버지의 군대를 이끌고 나가 이민족을 가볍게 정벌하고 돌아온 인물이다. 이런 알렉산드로스에게 수학이나 기하학 문제를 풀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교육이었을까? 그는 천성적으로 명예욕도 강했다. 아마 『일리아스』를 읽기 전부터 모든 경쟁에서 최고가 되기를 꿈꾸었을 것이다. 이런 인물에게 명예에 대한 사랑을 경계하라는 말이 무슨 도움이 될까? ‘명예를 추구하지 말라’고 가르치기보다는 ‘명예를 올바로 추구하라’고 가르치는 편이 훨씬 더 현명한 교육이지 않을까? 『일리아스』는 이런 교육에 가장 알맞은 책이었다.
- 〈4장 알렉산드로스에게 호메로스를 가르치다〉 중에서

◆ 아리스토텔레스는 ‘에피스테메’(인식)만큼 ‘파이데이아’(교양)를 중요하게 여겼다. 기하학이나 천문학 같은 체계적 지식이 에피스테메인데, 이런 지식은 전문가들의 몫이다. 반면, 파이데이아는 대중이 가질 수 있는 넓은 의미의 교양이다. 에피스테메가 능동적인 지적 활동의 산물이라면, 교양은 그것을 듣고 판단하는 수동적인 지적 활동의 기반이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일반적 교양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분명히 의식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전문 지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본성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형이상학』 I 1)는 말이 사실이라면, 그들 모두에게 교양 지식을 갖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을 실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교양을 갖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전문 지식이 살아남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지식이라도 다수 대중이 그것을 외면하거나 거부한다면 어디에서 설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 〈5장 인간은 누구나 ‘알고’ 싶어 한다〉 중에서

◆ 문제는 고대와 중세의 철학과 과학에서 ‘목적론’이 더 넓은 뜻으로 쓰인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식물은 초식동물을 위해, 초식동물은 육식동물을 위해, 식물과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며 결국 인간은 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식이다. 이렇게 자연 세계의 모든 것이 서로 목적과 수단의 사슬에 얽혀 있다고 보는 확대된 목적론을 보통 ‘우주적 목적론’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노예는 주인을 위해 존재하고, 을은 갑을 위해 존재한다는 지배 이념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은 ‘우주적 목적론’과 전혀 관련이 없는데도, 16세기 이래 과학자들은 목적론을 비판할 때 이런 기본적인 구별조차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의 관심은 천문학과 물리학 중심의 새로운 과학을 옥죄는 중세 세계관의 바스티유 감옥을 쳐부수는 데 쏠려 있었고, 그들의 눈에 목적론은 이 감옥의 망루에서 휘날리는 깃발이었다.
- 〈5장 인간은 누구나 ‘알고’ 싶어 한다〉 중에서

◆ 영혼과 신체를 한 생명체의 분리할 수 없는 두 가지 면으로 이해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의식이 기계의 몸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인공지능 개발자들의 생각은 하나의 영혼이 여러 신체를 옮겨다니며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 것과 똑같은 ‘과학주의의 판타지’일 뿐이다. 나는 이런 주장을 ‘21세기 윤회론’이라고 부르고 싶다.
- 〈5장 인간은 누구나 ‘알고’ 싶어 한다〉 중에서

◆ 지성과 욕망은 서로 맞물려 있다. 이렇게 볼 때 인간에게 최악과 최선의 가능성은 무엇을 어떻게 욕망하고, 그것을 어떻게 실현하는지에 달린 셈이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과제는 지성적 존재인 인간의 이런 양면성을 고려하면서 어떻게 인간이 본성적 능력을 잘 실현해 잘 살 수 있는지, 이를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욕망을 조절해서 행동의 목적을 올바로 세울 수 있게 하는 ‘아레테aret?’와 이렇게 정립된 목적을 잘 실현시키는 ‘실천적 지혜phron?is’에서 잘 삶의 원리를 찾았다.
- 〈6장 행복한 삶의 길을 찾다〉 중에서

◆ 펠로폰네소스전쟁은 이미 12년 전에 끝났지만, 아테네와 스파르타와 테베가 여전히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정치하는 남자들의 무능력에 여성들이 분노하고도 남을 만했다.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도시국가의 정치는 밤을 맞았다. 그러나 게오르크 헤겔의 말처럼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이 깃들 때 비로소 날기 시작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이 바로 미네르바의 올빼미였다. 그리스의 도시국가 체제에 어둠이 내릴 때 아리스토텔레스는 남부 이탈리아의 시켈리아에서 흑해까지, 북아프리카 키레네에서 트라키아까지 도시국가 158개국의 정체를 수집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 〈6장 행복한 삶의 길을 찾다〉 중에서

◆ 이렇게 사상의 릴레이가 이어졌다. 먼 곳에서 아테네로 몰려든 소피스트들이 없었다면, 어떻게 소크라테스가 있었겠나? 이오니아에서 이탈리아로 이주해 그곳에 새로운 사상의 씨를 뿌린 피타고라스가 없었다면, 어떻게 플라톤이 있었겠는가? 스타게이라에서 아테네로, 아테네에서 다시 소아시아와 흑해로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날 수 없었다면 어떻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 연구가 가능했겠는가? 서로 다른 생각의 만남이 없다면, 어떻게 논쟁과 논쟁을 통한 사유의 비상이 가능하겠는가? 그리스 사상의 다채로움이 그리스인들의 천재성에서 비롯했다면, 그들의 천재성은 다양한 삶의 장소와 이주의 가능성에서 비롯했다. 그리스인들에게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추수할 수 없는 바다”(『일리아스』 1. 315)다.
- 〈6장 행복한 삶의 길을 찾다〉 중에서

◆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것 안에서 작용하는 신적인 힘을 확인했고, 그것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보았으며 그 이치를 끝까지 밝혀내려고 했다. 천계를 이루는 별에서부터 달 아래 세계에 존재하는 날파리, 하루살이, 도마뱀, 오징어, 악어, 코끼리 등 모든 것이 그에게는 경이로운 체험과 학문적 탐구의 대상이었다. 우리는 그의 저술 곳곳에서, 그 모든 하찮은 것에 관한 이야기 속에서 서양의 스승 아리스토텔레스의 차가운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삶은 자연의 경이를 관찰하는 데 온전히 바쳐졌다.
- 〈7장 어느 국외자의 죽음이 남긴 것〉 중에서

논리학자, 형이상학자, 윤리학자, 정치학자, 『시학』의 저자...
그리고 이 모든 것에 앞서 탁월한 자연 관찰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위대한 사상의 탄생지 그리스
아테네의 뤼케이온에서 레스보스섬의 칼로니 호수까지
24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의 발자취를 좇는 여행

‘서양 학문의 아버지’ ‘모든 지식인의 스승’. 아리스토텔레스에게 붙은 수식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천문학, 물리학, 생물학, 심리학, 윤리학, 정치학, 시학, 수사학 등 온갖 서양 학문의 출발점에서 그의 이름을 만날 수 있고, 이제 당연하다 못해 단순하게 여겨지는 삼단논법과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명제도 그에게서 나왔다. 겨우 예순두 해를 산 사람이 어떻게 그토록 방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용기를 내어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펼치는 독자들을 좌절시키는 것은 악명 높은 난해함이다. 그의 저술들 중 대중을 위한 교양서는 유실되고 일종의 전공 강의 노트만 전하는 탓에 그 난삽함이 전문 연구자들조차 고개를 내젓게 만들 정도라고 하니, 일반 독자들이 그에게 다가가기는 더욱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질 때, 좋은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리할 때, 민주주의와 현대 정치사상을 논할 때조차, 우리는 자꾸만 이 케케묵은 고대 철학자를 소환하게 된다. 여전히 그가 우리에게 알려줄 것이 남았을까? 21세기에 아리스토텔레스를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그가 열어 보여준 거대한 지식의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줄 지도는 없을까?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클래식클라우드 시리즈 아홉 번째 책 『아리스토텔레스: 에게해에서 만난 인류의 스승』의 저자 조대호 교수가 아리스토텔레스 인생과 철학의 무대인 그리스로 떠났다. 거장의 탄생지 스타게이라와 주요 활동 공간 아테네, 마지막 숨결이 남은 칼키스로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풍성한 배경지식과 상상력을 동원해 2400년 전 한 철학자의 삶과 사상을 퍼즐 맞추듯 재구성해낸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이해하는 첫 번째 키워드: 국외자/관찰자
“아테네인들이 철학에 두 번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아리스토텔레스의 흔적을 찾는 여행은 아테네에서 출발한다. 그가 스승 플라톤과 친구들을 만나 배우고 가르친 아카데미아, 직접 세운 학교 뤼케이온이 아테네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분, 학문적 경향, 정치적 색깔 어느 면에서도 그는 아테네의 주류가 될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리스 북부의 작은 도시국가 스타게이라 출신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네 시민권을 가지지 못하는 거류민이었다. 수학과 기하학을 중시하는 아카데미아의 학풍을 따르지 않았고, 교장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드러내놓고 비판했다. 게다가 그가 활동했던 기원전 4세기는 그리스 세계의 패권을 둘러싸고 마케도니아와 아테네가 쉴 새 없이 충돌하던 때다. 아버지가 마케도니아 왕가의 어의였고 그 자신도 알렉산드로스대왕의 스승이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친마케도니아파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어느 편에도 설 수 없는 경계인이었다.
조대호 교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현실에 뛰어들기보다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삶을 택했다는 점을 그의 학문적 태도와 방향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실마리로 삼았다. 이방인으로서 그는 자신이 처한 현실과 이를 둘러싼 세계를 더욱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폭넓은 관찰로부터 그의 모든 학문이 시작되었다. 플라톤이 초월적 세계의 이데아를 추구하면서도 현실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 정치의 해법을 고민하면서도 눈앞의 현실과 거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를 쉽사리 놔주지 않았다. 죽기 한 해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크라테스와 같은 죄목인 불경죄로 고발당했고 “아테네인들이 철학에 두 번 잘못을 저지르게 하지 않겠다”는 말을 남기고 반평생 살았던 도시를 떠났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이해하는 두 번째 키워드: 눈에 보이는 세계
“꼬물꼬물 기어 다니는 벌레에도 신적인 자연이 숨어 있다”

국외자로서의 위태로운 운명은 일생에 두 차례 아리스토텔레스를 아테네 밖으로 내몰았는데, 삼십 대 중반에 시작된 13년간의 방랑은 그가 자신만의 새로운 학문을 발견하도록 이끌었다. 플라톤이 그리스 서쪽 시켈리아를 여행하며 피라고라스학파의 수학을 만나 보이지 않는 세계를 중시하는 철학을 세웠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스승과 정반대 방향인 그리스 동쪽 세계로 갔다. 그곳에서 그가 발견한 새로운 학문은 눈에 보이는 세계, 곧 자연이었다. 인간의 삶과 윤리에 몰두한 소크라테스, 눈에 보이지 않는 초월적 세계를 추구한 플라톤을 거치면서 철학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자연은 아리스토텔레스를 통해 참된 실체이자 학문의 대상으로 복권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리스 동쪽 레스보스섬의 칼로니 호숫가에 머물며 물고기와 새를 관찰한 것으로부터 서양 생물학이 시작되었고, 그의 ‘생물학적 철학’이 탄생했다. 저자는 레스보스섬을 다윈의 갈라파고스제도와 정약전의 흑산도에 견주며 아리스토텔레스 기행의 핵심 장소로 꼽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레스보스섬을 비롯해 오늘날의 크림반도 일대까지 자연 탐구 여행을 다니며 관찰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 『동물지』다. 이 책에는 태생 상어, 아리스토텔레스 메기, 새들의 의사소통 등 19, 20세기에 와서야 주목받게 된 선구적인 자연 관찰 기록들이 담겨 있다. 국내에 번역되지 않아 그간 제대로 접하기 어려웠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본격 생물학을 조대호 교수의 소개로 처음 만나볼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이해하는 세 번째 키워드: 인간을 향한 통합적 관점
“인간이 완전한 상태에 있을 때는 동물들 가운데 최선이지만,
법과 정의에서 멀어졌을 때는 모든 것 가운데 최악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생명계의 설계도인 ‘자연의 사다리’를 구상하면서 인간에게 가장 높은 자리를 인정한 것은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능력, ‘로고스’ 때문이다. 인간을 생존과 번식의 본능에 머물지 않고 자기 보존과 파괴, 자기 긍정과 부정을 오가는 ‘반동물적 동물'로 만드는 것이 로고스다. 지성이라는 이 위대하고도 위험한 무기는 인류에게 진화를 넘어선 혁명을 가능케 한 동시에, 수많은 전쟁과 학살과 파괴를 낳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적인 것에 관한 철학’은 바로 이러한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한다. 사다리 꼭대기에 선 인간이 어떻게 하면 최악의 존재로 추락하지 않고 최선의 삶,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를 개인과 국가의 차원에서 연구한 것이 윤리학과 정치학이다.
자연학, 형이상학, 생물학에서 윤리학과 정치학으로 이어지는 조대호 교수의 아리스토텔레스 읽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방대한 학문들이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인간의 문제를 다루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의 안에는 그가 쌓아 올린 다양한 학문들이 들어 있다. 현대의 전문화된 지식은 인간을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세밀하게 들여다보지만, 때로는 하나의 이론으로 모든 현상을 설명해내려는 환원주의의 오류에 빠지기도 한다. 부분이 아닌 전체로서 인간을 바라보고자 할 때 아리스토텔레스의 ‘통합적 관점’은 여전히 유용한 통찰과 영감을 제공한다. 이러한 통합적 시선이야말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학이 오늘날까지도 널리 읽히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일 것이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면 우리는 아직도 많은 것들을 넓고 새롭게 볼 수 있다.

-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찰과 영감을 따라가는 특별한 사상기행
-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이어지는 거장과 명작의 인사이트
- 한눈에 살펴보는 거장의 삶과 사상의 공간과 키워드, 결정적 장면
- 내 인생의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아리스토텔레스를 읽는다는 것은 세상을 향해 눈을 연다는 뜻이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배운다는 의미다.
수많은 이론들에 현혹되는 우리에게 그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관찰하고 또 관찰하라!’”
- 〈에필로그〉 중에서

북 트레일러

작가정보

저자(글) 조대호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서양 고전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 마인츠대학교 연구 교수와 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서양고전철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주로 고대 그리스 철학과 문학을 강의하고 생물학, 윤리학, 행동 이론, 기억 이론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인간과 생명을 주제로 생물학과 영문학 전공 교수들과 함께한 ‘위대한 유산’이 연세대학교 명강의로 꼽히며 책으로도 출간되었다. 저서로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위대한 유산』등이 있으며, 역서로 『형이상학』 『고대 사회와 최초의 철학자들』 『파이드로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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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스토텔레스
    에게해에서 만난 인류의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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